- 주장하는 글쓰기 중 외모 칭찬에 대해 인상적으로 논지를 전개한 **이의 글이 눈에 띄었다. 질문을 계속하여 내용을 마련한 점이 돋보인다.
1. 외모 칭찬을 들었을 때 텁텁한 기분이 듦. 다른 사람도 그러할까? 외모 칭찬을 해도 될까?
2. 외모 칭찬의 유래, '칭찬'이라는 단어 뜻 확인. 외모가 탁월한 것이 유리하다는 인식이 자리잡은 것에 대한 진화론의 입장 소개. 외모지상주의가 만연한 현실 서술.
3. 외모 칭찬 이면의 외모지상주의 근절 촉구. 평가 잣대로서 외모를 보지 않고 있는 그대로 바라볼 것 주장.
- 인간은 하찮다. 아주 가벼운 우주 먼지다. 이것을 알고 있다. 그런데 하찮은 삶의 태도로 살아가는 것은 싫다. 하찮은 삶의 태도란 타인을 존중하지 않는 것. 타인은 나와 다른 생각을 할 수 있다.
- 어제 가장 행복했던 순간을 떠올려보았다. 교실에 들어갈 때, 복도에서 마주쳤을 때 순간 얼굴이 환해지면서 인사해주고, 무언가 배우겠다는 자세로 교과 시간에 임하던 너의 얼굴과 태도를 마주했을 때. 하찮은 우주 먼지인 우리가 하찮지 않게 되는 순간. 귀한 존재로서의 존엄함을 획득하는 순간. 너는 아름답다. 외모 평가의 말들은 그 태도 앞에 하찮은 수준이 된다.
- 사람을 대체로 힘들게 하는 것은 자신의 감정과 생각이다. 우리가 평온한 삶을 살고 싶을 때 알아야 할 것을 하나만 꼽는다면, '자신이 만든 해석 틀 안에 있는 자신을 인식하기'이다(자신을 둘러싼 투명 틀을 상상해 보자). 감정과 생각은 우리가 만든 것이다. 감정과 생각, 즉 '상'은 고정 불변의 것이 아니며 시간이 지나면 변화하고 사라진다. 우리가 추구할 것은 순간순간 드는 감정과 생각을 제 3자의 시선으로 바라보기, 그리고 객관적인 실체가 무엇인지에 대한 탐구이다. 삶에는 어떤 일이든 일어날 수 있으며 상대는 나와 다른 생각과 감정일 수 있음을 알고 담담하게 수용한다(외부 요인과 나를 구분한다). 부정적 감정이 들면 알아차리고(알아차리면 점차 소멸한다), 해야 할 일을 하나씩 해 나간다.
p.s.
수시로 스스로에게 '없다(공)'를 말한다. 붙들려 고통 받을 고정 불변의 실체란 없다. 내가 만든 상일 뿐이다. 이것도 지나간다. 평온하게 살기 위해 미소, 호흡(에 집중하기), 관찰(평가나 판단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 걷기(운동하기. 운동은 질 좋은 수면을 유도하고 수면은 정서 안정에 직결된다).
p.s.2.
하기 싫은 것인데 하는 것이 나에게 유리하면 그냥 한다. 그 일에 '놀이'를 붙여본다. '*** 놀이를 지금부터 해 볼까?'하고 시작하기. 기력이 없어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상황에 처하는 것에 비한다면 무언가 할 수 있는 지금은 정말 감사한 때다. 또한 이 고난(?)이 지나간 후의 성취감은 고난이 있을 때만 느낄 수 있다('조건'이라는 수학 개념으로도 표현해 볼 수 있겠지).
- 곧 사라진다는 것을 염두에 두고 보면, 다들 모두 너무 연약해 보이고 불쌍하다. 사느라 다들 애쓴다... 영원히 살 것만 같지만 그렇지 않다. 만날 수 있는 오늘은 너무 소중하다.
- 우리 반 분위기가 좋아졌다고 여러 선생님들이 말씀하셨다. 얼굴에 미소를 띈 학생들이 늘어났나 보다. 교과 선생님들께서 반에 관심을 가지고 살펴보아 주셔서 감사하다. 긍정적인 마음으로 학생들이 생활해 주어 고맙다.
- 가끔 실내에서 실외화를 신는 학생을 본다. 그러면 아주 못.생.겨. 보.인.다. 실내에서 실외화를 신고 있는 너는 못.생.겼.다. 학기 초에 왜 실내에서 실내화를 신으라고 하는지 이야기 나누었다. 생각하는 시간을 가졌음에도 실외화를 신고 다니면 미.성.숙.한. 학생임을 드러내는 것이라고 했는데도 신고 다니는구나... 저런저런. 내일은 달라지기를 바라.
- 급식 시 내가 서 있는 이유는 새치기 단속을 하기 위해서가 아니다. 학생들이 밥을 먹는지, 반찬이 부족하지는 않은지, 도움이 필요한지, 표정은 어떠한지 관찰하기 위해서다. 새치기와 같이 수준 낮은 행동에 일일이 반응하고 제지하느라 진을 뺄 이유가 없다. 새치기하는 학생을 본 학생이 신고하면 벌점을 부여하면 된다. 나는 오늘 너의 얼굴이 환한지, 밥을 먹는지, 반찬이 부족한지 확인하거나, 머리를 잘랐다면 새로워진 모습에 감탄하면서 너를 보기 위해, 너와 함께 있으려고 급식 시간에 서 있다.
p.s.
갑자기 작년에도 이렇게 급식 시간에 서 있었는데 '내 옆에 존재하던 그들'이 사라졌다는 사실이 떠올랐다. 너희도 곧 사라지겠지. 그래서 더 소중한 오늘.
- 배워야 할 것이 있다면, 그건 눈에 잘 보이지 않는 사실이다. 시간이 지나가고 모든 것이 변화한다는 사실, 우리가 생각하고 느끼는 것이 실체와는 다른 우리의 해석일 뿐이라는 사실, 사랑하는 마음으로 관계를 맺을 때 행복하다는 사실.
- 수행평가 후에는 여학생, 남학생 회장에게 번호대로 걷어줄 것을 부탁하곤 한다. 수고스러운 일인데 잘 도와주어서 늘 고맙다. 미소 띈 얼굴로 도와주어 더 감동적이고 고맙다.
<조회>
- 보건실에서 주신 코로나 진단 키트를 배부하였다. 검정 봉다리를 들고 교실로 가는데 아이들이 간식이라고 기대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간식이 아니니 기대하지 말라고 했다. ㅋㅋ
<11반>
- 통일 사전 만들기 수행평가를 했다. 여기 저기에서 문제 이해를 위한 질문이 들어왔다. 평가지에 표기된 것과 학생들이 이해하는 것이 다를 수 있음을 안다. 맞게 이해했는지 확인하거나 이해가 잘 안 되었다면 설명을 부탁하는 적극적인 모습이 예쁘다.
- 남한과 북한의 단어를 골라 통일 국어 사전에 싣는다면 어떤 단어를 만들어 실을지 쓰는 것이 수행평가였다. **이가 질문했다. "어떻게 만들어요?"
그러게요... '어떻게 만드는지' 쓰는 것이 수행평가인데 '어떻게 만드는지' 물어보면 어떻게 하지... ㅋㅋ
- **이는 주장하는 글쓰기를 여러 번 퇴고하여 제출했다. 정성을 다하는 모습이 예쁘다.
- 11반은 이번 주에 하루 보고 다음 주에나 만날 수 있겠네. 만날 수 있는 귀한 시간이었다.
<15반>
- 통일 사전 만들기 수행평가를 했다. 분명히 설명한 내용인데 또 질문한다. 그래... 그럴 수 있지...^___^
- **이가 오랫동안 나오지 않네. 많이 아픈가... 건강한 모습으로 곧 만날 수 있기를 바란다. 태어나서 사는 동안에는, '잘 존재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 **이가 소감 세 줄 쓰라고 했는데 다섯 줄 썼다고 괜찮냐고 물었다. 응. 당연히 매우 괜찮아. ㅋㅋ
<13반>
- 전입한 **이는 지난 수행평가 안내를 했더니 열심히 참여하여 인상적이다. 예쁘다.
<14반>
- 교실에 들어가니 '일본어'라고, '국어' 아니라고 놀란다. 이상하다... 분명히 맞는데... 알고 보니 교실 시간표에 누군가 다르게 붙여놓았네(아마 지난 주 시간표 변동 상황에서 복귀시키지 않아서 그런 듯).
- 수행평가한다고 하니 또 놀란다. 전 시간에 예고 했는데 처음 들은 것처럼 놀라... 어쩜 이래. (앞서 쓴, 교과 선생님들이 말씀하신 반 분위기대로 '미소를 띈 채' 놀란다. 황당.)
- 15반의 **이만 걱정하는 줄 알았는데 **이도 소감 세 줄 넘어간 것이 괜찮냐고 묻는다. 대체 왜들 그러니... ㅋㅋ
- 수행평가를 거의 하였는지 수업 시간 끝날 무렵에 화장실 가겠다는 학생들이 제법 나왔다. 민석이도 나왔다. 화장실 가겠다고 해서 "안 돼 안 돼 안 돼."라고 해주었다. 왜 안 되냐고 묻길래 화장실 가라고 했다. 어쩐지 장난 치고 싶은 민석이. ㅋㅋ
- 영어A 선생님께서 책을 두고 가셔서 오늘의 선생님 도우미 학생인 재웅이에게 갖다 드릴 것을 부탁했다. 미소를 띈 채 흔쾌히 그러겠다고 해주어서 고마웠다. :)
오늘도 예쁘고 귀여운 너희를 만날 수 있어서 즐거웠어. 학교 다니느라 수고했네. 내일만 나오면 이번 주는 주욱 이어서 쉴 수가 있구나. 조금만 더 힘내자. :)♡
p.s.
J여고를 간 학생들이 교무실을 방문했다. 수현이는 나에게 편지를 썼는데 집에 두고 왔다고 한다. ㅋㅋ 그는 나에게 아이스티를 선물했다. ㅠㅠ 너무 시원하고 달콤했다. 잘 저어서 먹으라고 자상하게 말해주기까지. J여고를 후배들에게 추천하겠느냐고 물었더니 추천하겠다고 했다.
다른 학생들에게도 J여고를 추천할지 물었더니 아니라고 한다. (??) 은채의 말에 따르면 일단 여자가 너무 많아서 추천할 수 없다고 한다. (??)
수현이 말마따나 아무 날도 아닌데 이렇게 깜짝 방문이라니 더 감동적이다. ㅎㅎ 재잘재잘 떠드는 목소리로 교무실을 채우더니 한순간에 사라졌네. 늘 건강하고 행복하기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