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후기★ 서울대병원 수술 마치고 돌아왔어요

[관객2]

오늘 퇴원해서 돌아왔어요~
사실 피곤해서 후기 올리지 말아버릴까 했는데... ^^; 여기서 도움을 얻어서 병원 생활을 잘 보낼 수 있었는데 가만히 있는 게 도리가 아닌 것 같아서요. 오늘 지나면 또 귀찮아서 더 하기 싫을 것 같기도 하고요. 하하하.
저희 엄마가 갑상선암으로 수술 받았어요. 엄마는 올해 63세이시고, 갑상선에 혹이 생긴지는 꽤 오래되었어요. 한 6~7년 정도. 양쪽에 혹이 있는데 그 세월동안 혹이 자라서 크기가 한쪽은 1.5cm, 다른 한쪽은 3.6cm였어요.
16일 월요일 오후 2시에 입원해서 17일 화요일 오전 8시 수술, 20일 오후 금요일 1시에 퇴원했습니다. 서울대병원 윤여규 교수님께 수술 받았어요.
운이 좋아서 수술을 첫번째로 하게됐어요. 간호사가 수술 마치고 그날 저녁부터 식사를 할 수 있게 되었다고 하루를 번 셈이라고 하더라고요.
수술과 입원 전반에 대해 자세하고 꼼꼼하게 적어주신 분들이 많으셔서 저는 주의해야 할 두 가지 사항을 말씀드리고 ㅎ싶어요.
첫째는 수술 전날 긴장이 되더라도 잠을 푹 주무셔야 해요. 엄마가 좀 예민한 편이라 잠자리가 바뀌면 잠을 잘 못자는데 수술을 앞둔지라 한 숨도 못자고 수술장에 들어갔거든요. 그런데 문제는 수술을 마치고 돌아오면 한숨도 못 자게 한다는 겁니다. 전신마취를 해서 약이 깨기 전에 절대 잠을 재우면 안된다고 간호사가 신신당부를 하고 나가서 엄청 긴장했습니다. 엄마는 졸음을 이기지 못하고 눈을 감을 때가 많았고 옆에서 지켜보는데 엄청 괴로웠어요. 그날 밤 10시까지 잠을 재우면 안된다는데 1분이 한 시간 같고 하루가 열흘 같았어요. 마취약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아마도 전날 잠을 못잔 게 큰 원인인 것 같아요.
둘째는 안정을 취해야 한다는 거예요. 저희 주변에 계시던 분들은 위암, 대장암 등 큰 수술이어서 통증도 심하고 거동도 불편했는데 갑상선암은 하루가 지나면 생활하는데 큰 지장은 없거든요. 그래서 저희 엄마는 '나일롱 환자'라는 별명까지 얻었죠. ^^; 근데 좀 방심을 했던 것 같아요. 면회 온 손님들이랑 오래 대화도 나누고 바깥으로 산책도 자주 나가고 운동 삼아 1층부터 6층까지 계단으로 무려 네 번을 오르락 내리락 했더니... 다음날 몸살 걸려서 오후까지 앓아누웠습니다. -_-; 이러다 퇴원이 늦어지는 거 아닌가 걱정을 했었다는... 너무 긴장하는 것도 안 좋지만 긴장이 풀어졌다고 방심하는 것도 주의해야 될 것 같아요. 그래도 암수술을 받았는데...
일반외과와 성형외과가 같이 쓰는 6층 병동에 있었습니다. 간호사분들이 친절하시고 싹싹하게 잘 대해주세요. 저희는 2인실에 있었는데요. 병실마다 크기가 달라서 어떤 병실은 6인실인데도 채광이 좋고 넓은데 어떤 병실은 2인실이어도 볕이 안들어서 어둡고 좁은 편이었어요. 병실이 맘에 들지 않으면 바꿔달라고 신청하면 바꿔주니까 그리 걱정 안하셔도 될 듯. 저희도 첫날 5인실 배정 받았는데 2인실로 바꿨거든요. 우리 병동은 병실이 14개 정도 됐는데 6인실 1개, 5인실 2개, 1인실 1개, 2인실 10개 정도 되는 것 같아요.

참! 서울대병원 윤여규 교수님 수술 받으려고 대기하는 사람이 많아서 대개 6개월 정도 기다려야 하잖아요. 알고보니 분당 서울대병원에서도 목요일마다 윤여규 교수님이 집도하신다고 하더라고요. 분당은 혜화동보다 대기 시간이 좀 더 짧다고 하니 분당에서 예약하는 것도 괜찮을 것 같아요. 집도하시는 선생님 이름을 잘 확인한다면요.

중증 환자 등록은 원무과에서 알아서 처리해줍니다. 갑상선암 수술은 수술한 다음에 1주일 뒤에 조직검사 결과가 나와서 암 여부를 판단할 수 있어서 진단서든 중증 환자 등록 신청이든 모두 다 뒤로 미뤄진다고 해요. 수술 끝나고 2주 뒤에 첫 외래에 가서 확인하죠. 저는 중증 환자 혜택을 못 받는게 아닌가 해서 퇴원 수속 밟는 곳 찾아가서 물어보고 다른 사이트 확인해보고 전전긍긍 앓았는데 퇴원하는 날 서명을 하라더니 중증 환자로 감면된 퇴원비를 지불했습니다. 수술비는 138만 원 정도 냈습니다. 건강보험 혜택이 꽤 큰 것 같아요.

생각나는 대로 적어놨더니 말이 길고 횡설수설이네요. ^^; 병실 생활 동안 잊고 있던 소중한 것들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어요. 내가 엄마를 얼마나 사랑하는지도 알게 됐고 철도 좀 든 것 같아요. ㅎ 아무튼 좋은 경험인 것 같아요. 아, 그렇다고 또 오겠다는 건 아니고. ㅋ

수술 앞두신 분! 너무 걱정 마세요. 저는 처음 6개월 수술 대기하는 것부터 너무 오래 기다리는 것 아닌가 끙끙 고민했었는데 지나고 보니 다 그런 이유가 있는 것 같아요. 걱정 마시고 침착하게 준비하세요. 사실 솔직히 수술 끝나면 다 해결되는 줄 알았는데 방사선 치료가 또 걱정이긴 하네요. ㅎㅎㅎ 그래도 저번처럼 지나치게 걱정 않고 2주 뒤 외래까지 맘 편하게 기다리려고 해요. 엄마도 괜히 걱정 않게 안심시켜야죠.
말이 좀 두서없었죠. ㅎ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네요~ 그럼 힘내세요. 모두들! ^-^

[금동어멈]

관객2님의 어머님은 참으로 행복한분이시네요. 이렇게 사랑스러운 딸이 있으니 말이예요. 전 아들만 하나 있는데 딸가진 엄마의 행복을 모르고 평생 살아야한다니 슬퍼지네요. 저도 2번째 수술을 기다리고 있는데 내용도 꼼꼼하게 잘 쓰셨네요 하루빨리 건강 회복하시길 빌께요 ^^

[관객2]

실은 그리 사랑스러운 딸은 아닌데...^^; 좋게 봐주셔서 감사해요. ^^ 여기 와서 다른 분들 이야기 들어보면 우리 얘기는 별 것 아닐 수도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 2번째 수술이라니. 힘드시겠어요. 무조건 잘 되시길 빌께요. 힘내세요! ^^

[송미소]

저도 부럽네요,ㅡ그리고 수술비가 적게나왔네요 돈은 문제가 안된다고 생각했는데,지나고보니 아깝네요, 똑갇은 조건에서 저는 1백70만원 냈어요,3월 13일 수술받고 동위원소 5월30일에 받아요,건강하세요,즐거운 나날^*^

[관객2]

저희도 오늘 외래 가서 동위원소 날짜를 잡았어요. 근데 추석 연휴라네요. ;; 병실이 워낙 없으니 그렇겠죠. 병원마다 비용 차이가 많이 나서 좀 그렇긴 해요. 님도 건강하시고 치료 잘 받으세요!

[강냉이]

큰일무사히 잘치러고 오셨네요^^* 꾸준히 건강관리하시고 하면 금방 회복되실거라믿어요..^^*

[관객2]

감사합니다. 엄마 나이가 있어서 그런지 수술 후에 체력이 팍 떨어진 것 같은데 점점 나아지겠죠. 건강하세요~

[안개꽃0303]

모든님들 목소리는 안나오지는 안는지요...수술후 목소리가 안나와 답답 하네요...언제쯤돌아올지 막연히 기다릴수 밖에요...

[관객2]

엄마도 목소리가 약간 쉬고 말하기도 힘들대요. 외래 갔을 때 들여다보더니 이상 없다네요. 지금 수술 받은 지 3주 정도 지났는데 목소리는 점점 돌아오는 것 같아요. 사람마다 다르니까 알 수 없지만 저희도 기다릴 수밖에요. ㅎㅎㅎ

[민들레처럼]

효녀님 고생많으셨네요 짝짝짝!! 저는 원자력병원에서 수술했는데 전신마취했는데도 수술끝나고 계속 잠만잤는데 간호사나 의사샘은 아무말없던데??잠을 못자게하는이유가 무엇때문이었을까요?

[관객2]

전신마취 후유증으로 혹시 있을지도 모르는 폐렴 때문이래요. 수술 후에 심호흡을 해주지 않으면 폐에 가래가 생길 수도 있다고... 만에 하나를 위해 대비한 것 같아요. 후유증이 그리 자주 발생하는 건 아닌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