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을 받고 나눔을 나누어 주는 새벽에 띄우는 글입니다.
새벽에만 글을 올리겠습니다. 왜냐구요...
행복한 뜨락에서 오늘도 즐겁고 명랑한 하루가 되기를 간절히 기원하는
우리 한음 촌장님의 뜻이겠지요...
바다와 산이 만나는 곳 - 변산
변산반도
일찍 찾아온 추위, 간간이 불어오는 바람에 나뭇잎들이 여기저기 흩날리며 도시를 온통 갈색 가을빛으로 물들여 놓고 있다. 쏟아진 낙엽을 사각사각 밟으며 지난 추억을 더듬고 싶어지는 이 가을의 끝에 어디론가 훌쩍 떠나고 싶다면 망설이지 말자.
변산반도에서는 지금 떠나가는 가을과 다가오는 겨울이 만나고 있다. 예부터 능가산, 영주산, 봉래산 등으로 불려 온 십승지지의 하나인 변산은 산과 바다와 기름진 평야가 조화를 이뤄 가는 곳마다 절경을 자랑하는 땅.
바다(변,邊)와 육지(산山) , 변산 반도의 두 부분이 철저하게 내외하면서도 각각 나름의 매력을 고이 간직한 변산, 채석강의 저녁 노을과 내소사의 하늘가린 전나무 숲이 변산을 대변한다. 채석강이 외변산의 진주라면 내변산에는 내소사가 대변한다.
전라북도 북서쪽에 자리잡고 있는 부안은 천하의 곡창지대인 김제평야를 옆에 두고 있는 고장이며 서해안에서는 보기 드물게 근사한 해안 드라이브 코스를 지니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전원시의 거성 신석정과 조선 중기 기생시인 이매창의 고향이다.
서해 변산으로 가자. 반도의 서편, 거기서도 또 다시 작은 반도를 이루는 이곳. 바다에 면한 반도의 삼면 가장자리로 산자락을 끼고 동그랗게 이어진 30번 국도를 달려보자. 꾸불꾸불 느릿느릿. 뭍과 바다의 경계가 애매한 해안선은 구성진 남도가락처럼 끊길 듯 끊길 듯 하면서도 끊기지 않고 '감칠맛' 나게 이어진다. 그 앞 바다에 점점이 떠있는 크고 작은 섬 섬 섬….
변산은 그 내외(內外)가 분명하다. 산 쪽의 내변산과 바다 쪽의 외변산으로. 반도의 중앙을 차지한 내변산은 의상봉을 기점으로 여러 봉우리가 둥그렇게 둘러싼 채 그 안은 텅 비워둔 형국의 산악 지형. 그 바깥의 바다로 펼쳐진다.
새만금 전시장 - 농어촌진흥공사가 '91년 11월에 공사에 착수한 이래 10여년이 지난 이 사업은 전북 부안군 변산면 대항리에서 전북 옥구군 고군산도를 거쳐 군산시 비응도를 연결하는 세계 최장의 방조제로서 길이가 33km에 달하며 조성되는 면적만도 여의도 면적의 140배에 달하는 약 1억2천만평을 창출하는 건국이래 최대규모의 간척사업이다. 새만금 간척공사를 반대하는 환경단체들이 모래밭에 장승들을 세웠는데 5분 거리에 간척공사의 당위성을 역설하는 새만금전시장이 우뚝 서 있다. '후손으로부터 잠시 빌린' 환경을 어떻게 다뤄야 할지 생각하게 해주는 공간이다.
변산해수욕장 - 서해안의 대표적인 해수욕장으로 변산반도 국립공원에 속해 있다. 전북 부안읍에서 서쪽으로 18km 떨어진 곳에 있으며 해안도로의 경치가 아름다워 환상의 드라이브 코스로 각광받는다. 하얀 모래와 푸른 솔숲이 어우러져 '백사청송' 해수욕장으로도 불린다. 고운 모래가 깔린 백사장이 2km에 달하는 해변을 따라 펼쳐져 있고 다른 서해안의 해수욕장보다 물이 맑은 편이다.
채석강 - 변산해수욕장을 빠져 나와 끝없이 펼쳐진 바다를 옆으로 지고 다시 격포항 방향으로 오르면 오른쪽 산봉우리 아래 마치 수만권의 책을 쌓아올린 듯 채석강은 한눈에 들어온다. 태고적 호수였다가 격렬한 지각변동으로 뭍으로 솟아 절벽이 됐다. 절벽엔 낱장 종이 같은 지층들이 켭켭이 쌓여 있다. 햇살 각도에 따라 절벽은 색깔을 바꾸고, 석양 무렵이면 누렇고 붉게 물든다. 바다 건너 위도에 해가 지는 시간, 해무(海霧)라도 끼는 날이면 채석강, 바다, 노을은 서로를 치켜주며 웅장한 그림을 만든다. 거세게 핥아 오르는 파도를 온몸으로 막아 선 채 당당한 위풍을 자랑하고 있다. "아!" 자연의 신비감에 절로 감탄사가 터져 나오는 채석강은 당나라의 이태백이 놀았다는 채석강과 흡사해 이름이 붙여졌으며 최근에는 빼어난 경관으로 전국 사진촬영 대회나 영화촬영 장소로 각광받고 있다. 인근 도청리에는 마치 살아 움직이는 듯한 한국 여인의 독특한 이미지가 담긴 30여점의 작품들이 자연과 한 덩어리로 전시돼 있는 금구원 조각공원이 있다. 물 때가 맞아야 채석강 끝까지 걸어갈 수 있고, 주차장에서 해안을 따라 난 도로를 가면 적벽강이 나오고, 그 뒤로 짧되 놓치기 아까운 드라이브코스가 이어진다. 채석강 입구 해변 암반에는 어민들이 즉석에서 맛있는 해물을 팔고 있다.
모항해수욕장 - 울창한 소나무 숲을 끼고 있는 아담한 모항해수욕장. 해수욕장 뒤편에 빼어난 산세를 자랑하는 갑남산이 자리잡고 있고 산 아래에 호랑가시나무가 군락을 이룬 광경에 제법 볼 만하기 때문이다.
내소사 - 호랑나무 군락지를 지나서 다시 해안도로를 타면 왼쪽으로 내소사(진서면 석포리)가 나온다. 백제 무왕 34년(633년)에 혜구두타가 이곳을 절을 세워 큰절을 대소래사, 작은절을 소소래사라고 했다는 내소사에는 향긋한 솔내음이 온통 산을 뒤엎고 있다. 내소사 일주문에서 천왕문까지 600m 접어드는 길목의 전나무 숲에서 불어오는 진한 솔내음이 일년내 묵은 스트레스를 훌훌 날려 줄 것 같다. 전나무 숲이 끝나면 단풍길이, 그 앞으로 300년 된 보리수가 서 있다. 보리수에는 이름 모를 씨가 날아와 싹을 틔웠고, 새 한 마리가 둥지를 틀어 시끄럽게 울어되고 있다. 보물로 지정된 대웅보전은 쇠못 하나 안 쓴 목조건물이 있다.
그 대웅보전 창호에 활짝 핀꽃들이 아름다움을 장식한다. 꽃으로 장식된 문창살을 '꽃무늬 문살이라하며 준말이 꽃살이다. 위로 부터 국화무늬 빗꽃살, 연꽃 무늬 소슬빗꽃살, 모란 무늬 소슬빗꽃살로 대웅보전 정문 여덟짝의 하나 하나가 그대로 꽃밭이고 꽃가마다. 문창살의 모양이 아(亞)자를 닮으면 아자창, 만(卍)자를 닮으면 만자창, 정(井)자를 닮으면 정자창이라고 한다. 또 살을 45도, 135도로 교차시키면 빗살창, 여기에 수직으로 살 하나를 더 넣으면 소슬빗살창이라고 한다. 궁궐 건물 문살에는 꽃이 없는데 사찰 건물에 꽃이 있는 이유는 꽃은 불가의 상징물로 진리를 뜻하고 극락정토로 가는통로인 셈이다. 그래서 내소사는 단아한 꽃살과 더불어 그 넘어에는 해탈이였다는 것이다...
"송풍회우(松風檜雨·소나기 내리는 소리처럼 들리는 소나무 전나무숲을 스치며 이는 바람소리) 동조백화(冬朝白花·겨울아침 문을 여니 간밤에 내린 눈으로 온통 하얗게 덮인 세상을 보게 됨) 사월신록(四月新綠·새 봄의 신록) 소사모종(蘇寺暮鐘·낙조 드리운 포구를 향해 만선 깃발을 휘날리며 들어오던 황포 돛대 고깃배와 이 때 은은히 울려 퍼지는 소래사 대북소리가 어울린 풍요로운 바다풍경)이 변산의 비경이지요." 대웅전 처마 밑에서 비 피하면 선 채로 들려준 변산의 아름다움. 어느 명사가 이곳을 칭송했다 한다. 내소사 뒤로 직소폭포로 가는 등산로가 있는데, 짙푸른 녹음(綠陰) 속 5시간 코스.
곰소항 - 내소사를 나와 곰소항으로 들어가는 도로는 염전을 가로지르고 있어 운치가 있다. 곰소항에서는 이 지방 특산물인 멸치액젓을 구할 수 있고 염전에서 소금 만드는 작업도 구경 할 수 있다. 각종 해산물이 풍성하여 여행객들이 장 흥정을 하는 풍경이 아름답다. 아마 퇴근 길에 아내에게 비타민 C를 사다 주는 마음으로...
반계 유허지 - 개암사에서 고창으로 가는 23번 국도로 나온 다음 영전 검문소에서 변산반도로 향하는 30번 국도를 10여분 달리다 보면 조선 중기 실학자인 반계 유형원의 유적지 입구를 알리는 팻말이 나온다. 이곳에서 우회전, 2㎞ 남짓 달리다 차를 세운 뒤 산길을 20여분 오르면 반계초당이다. 유형원 선생이 반계수록을 집필한 곳이다.
직소폭포 - 내소사 전나무 숲에서 옆길로 가면 산넘어 직소 폭포로 가는 길이다. 내변산 비경이 집결한 깊은 산속을 걸어 보는 여행도 좋지만 차를 몰아 바다와 산을 두루 감상할 수 있는 30번 국도를 달려 산 반대편 계곡을 통해 직소폭포로 가는 가벼운 트래킹 코스도 좋다. 내변산 매표소부터 폭포 전망대까지는 2.2km. 아기자기한 숲길이 이어진다. 매표소 지나 처음 만나는 곳은 6·25전쟁중 소실된 실상사터. 조금 더 가면 야생화 꽃밭과 조류 관찰대가 있는 자연 수목원이다. 자연보호헌장비를 지나 다리를 건너니 너럭바위에 한문에 새겨진 봉래구곡. 그옆으로 숲그늘 드리워진 오솔길이 이어진다. 가파른 바위계단을 딛고 올라 폭포 전망대에 서니 옥녀봉 선인봉 쌍선봉에 둘러싸인 채 움푹 파인 분지의 중턱에서 쉼없이 하얀 계곡물을 수직으로 떨어뜨리고 있는 직소폭포(낙차 30m)가 정면에 있었다. 폭포의 절경을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전망대 바로 아래에 놓인 본옥담(혹은 선녀탕). 용소에서 흘러나와 또 다시 폭포를 이루며 흘러내린 물이 잠시 쉬어가는 계곡의 형성된 2개의 맑은 연못 형상이다. 직소폭포 주변의 월명암과 낙조대 등 내변산 깊숙이 숨은 명소들이 즐비하다.
개암사 - 줄포에서 고창으로 가는 길이 시원하게 뻗어 있어 속도를 즐기다보면 천하 명당 자리인 개암사 입구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 사찰 뒤에 버티고 선 우금바위와 병풍처럼 둘러선 산세가 아늑해 풍수를 잘 모르는 사람도 쉽게 명당임을 짐작할 수 있다. 뒷산에는 우금산성이라는 옛 성터가 있다.
최근에 격포에서 포항까지 여객선이 운행한다고 하니 이제 목포까지 내려 갈 필요가 없다.
* 쇼핑=공소항의 진서농협 젓갈식판장(582-7418 몇치젓을 비롯, 새우젓 황석어젓)
* 별미=계화회관(행안면 신기리584-3075,0075백합죽). 칠산꽃게장횟집(진서면 진서리. 581-3470) 변산온천산장(변산면 대항리, 584-4874/5)
* 변산통나무집(전북 부안 584-2885) 초대형 스크린을 통해 DVD를 즐길 수 있다. 객실 내에서 변산 앞바다를 창 밖으로 볼 수 있으며 상록 해수욕장이 걸어서 7분 거리. 성수기 요금은 별도 문의
* 문의(063)=변산반도국립공원 관리사무소(582-7808)
* 숙박(063)=새만금장(583-2114) 백제성(581-5433) 변산파크장(583-2544), 모항레저타운 (584-8867/8), 썬리치랜드(584-8030/1)
* 전화 번호가 틀릴지 모르니 꼭 확인 하세요...
첫댓글 많이 배우고 갑니다 생소한곳도 많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