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타운이야 뉴빈민촌이야" |
거여마천·상계·신림뉴타운 주민 "소형 비중 너무 높아" 반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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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각 구청이 발표한 재정비촉진계획안에 대해 주민들이 크게 반발하고 있다. 먼저 사업을 진행한 서울 지역 다른 뉴타운과 달리 소형 비중이 지나치게 높다는 게 가장 큰 불만요인이다. 계획안에 따르면 일부 주민들은 뉴타운 사업 이후 지금 살고 있는 집보다 더 작은 집으로 옮겨야 할 처지다. 재정비사업은 주민 동의가 기본이 돼야 단계별로 사업 진도를 나갈 수 있는 만큼 주민 반발은 사업 추진의 가장 큰 장벽이다. "큰 집 내놓고 작은 집 받으라니…." 노원구청은 지난달 12일 상계 재정비촉진계획안을 마련, 같은 달 26일 주민공람 절차를 끝냈다. 상계 3ㆍ4동 일대 64만7414㎡(19만5843평)을 6개 구역으로 나눠 총 9110가구(임대주택 1788가구 포함)규모의 첨단 주거지로 탈바꿈시킨다는 게 계획안의 주요 골자다. 그러나 계획안을 확인한 일부 주민들이 크게 반발하고 있다. 특히 2·3구역 주민들의 반발이 거세다. 2구역의 경우 1500가구에 달하는 낡은 다세대 주택 등을 헐고 총 2100가구의 아파트를 새로 지을 계획이다. 그런데 계획안에 따르면 1500가구 중 10% 가량은 지금 살고 있는 집보다 작은 면적의 아파트를 배정받게 된다. 현 용적률이 평균 210%인데 재정비사업에 적용되는 용적률은 230%로 한도가 정해져 있어 고작 20%포인트밖에 용적률 혜택을 보지 못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학교용지로 개발예정지 내 땅을 내놓고, 새로 짓는 아파트 중 500가구는 임대아파트로 지어질 예정이어서 일반분양분도 거의 없다. 노원구청 관계자는 "전체 건립가구수의 3% 가량만이 일반 분양분으로 돌아 갈 것 같다"고 말했다. 통상 뉴타운 사업은 일반 분양분의 수입이 원주민에게 골고루 돌아가 원주민 입장에서는 큰 자금 부담없이 새 집을 받는다.
또 전체 2100가구 중 80%가 넘는 1800여가구가 60㎡(전용면적)이하의 소형 아파트고 그 중 700가구 가량은 원룸수준인 40㎡ 이하의 초소형이다. 기존 뉴타운 내 면적 비율은 60㎡ 이하가 20%,60~85㎡ 이하가 40%,85㎡ 초과가 40%다. 때문에 일부 주민들은 "뉴타운이 아니라 뉴달동네"라며 반발하고 있는 것이다. 3구역도 전체 2800여가구 가운데 40㎡ 이하의 초소형 비율이 26%에 달한다는 게 노원구청 관계자의 설명이다. 노원구청도 딱히 해결책이 없다. 노원구청 도시개발과 뉴타운팀 관계자는 "가구수는 많은데 용적률은 한정돼 있어 큰 면적의 아파트를 짓고 싶어도 지을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저소득층 밀집지역 고착화” 신림뉴타운 예정지 내 주민들도 상계뉴타운과 비슷한 이유로 반발하고 있다. 관악구청은 관악구 신림동 1514 일대 52만7790㎡(16만평)을 재개발해 6885가구(임대아파트 774가구 포함)의 새 아파트를 짓는 내용을 담은 신림재정비촉진지구계획안에 대해 7~8월 중 주민공람을 거쳤다. 그런데 계획안에 따르면 신림뉴타운 역시 60㎡ 이하 소형 비율이 40%에 달한다. 특히 40㎡ 이하의 초소형도 500가구나 지어지게 된다. 관악구청이 이 같이 소형 비중을 높인 이유는 노원구청과는 다르다. 관악구청 관계자는 "관악구 난곡지구 재개발 지역에 재개발 후 원주민 정착률이 낮다는 언론의 지적이 잇따르자 서울시는 '100% 뉴타운 재정착 지침'을 내렸고 구는 이에 따랐을 뿐"이라고 말했다. 세대원이 2명 이하인 가구수가 전체의 40%를 넘는 지역적 특성을 고려해 소형 비중을 높인 것이라는 설명이다. 신림뉴타운의 경우 조합원분 대 일반분양분의 비율이 1대1.5 가량으로 용적률 등은 여유가 있는 편이다. 거여마천뉴타운은 소형 비중이 무려 51% 송파구청이 지난달 재정비촉진계획안을 마련, 이달 5일까지 주민공람을 진행할 예정인 거여마천 뉴타운에서도 주민들의 반발이 심하게 나오고 있다. 송파구청은 마천·거여동 일대 73만8000여㎡를 재개발해 1만1090가구(임대아파트 1754가구 포함)의 아파트를 지을 계획이다. 거여 2∼3구역과 마천 1∼4구역 등 모두 6개 구역으로 나눠 구역별로 842∼2477가구씩 지을 예정이다. 그런데 계획안에 따르면 거여마천뉴타운 내 60㎡ 이하 소형 비율이 무려 51%에 달한다. 이에 반해 85㎡ 초과 대형 비율은 14%에 불과하다. 이 때문에 해당 지역 주민들은 "계획안 대로라면 거여마천뉴타운은 뉴타운이 아니라 뉴빈민촌"이라며 크게 반발하고 있다. 특히 마천3구역은 원주민 가구수가 계획된 새 아파트 건립가구수보다 많아 새 아파트에 입주하지 못하는 경우도 나올 수 있다. 송파구청 관계자는 "거여마천뉴타운은 서울시내 3차 뉴타운 중 주거 밀도가 가장 높기 때문에 모든 주민들이 만족할 만한 계획안이 나오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재정비사업은 계획안에 대한 주민공람이 끝나면 구의회 의견청취·주민공청회·재정비촉진계획 결정요구·관계기관 협의·재정비촉진계획 결정고시·구역별 추진위원회 승인·구역별 조합설립 인가 등의 여러 절차를 거쳐야 한다. |
함종선 기자[jsham@joongan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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