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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공부하느라 바쁜 건 비단 아이들뿐만이 아닙니다. 교과 지도부터 학습 코칭까지 자녀를 위해 학구열을 불태우는 엄마들이 늘고 있습니다. 낮 시간 성인 영어회화 학원은 주부들로 붐비고, 아예 전문 강사를 초빙해 스터디 모임을 결성하는 엄마들도 눈에 띕니다. 가베, 독서 지도 등 유아 교육 중심이던 전문 기관의 교육 강좌도 ‘맹모 중학 영어 교과서반’ ‘초등부터 준비하는 영어 몰입 교육 완벽 대비법’ 등 자극적인 이름으로 엄마들을 유혹합니다. 예전 품앗이로 대표되던 엄마표 학습이 한층 업그레이드된 양상입니다. 이 흐름에 비켜서 있다면 ‘내 아이만 뒤처지는 건 아닌지’ 심적 부담을 느낄 만합니다. 유난스러워 보일 수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24시간이 모자란 엄마들의 바쁜 행보를 따라가 보니 이 역시 자녀 교육에서 끊임없이 겪을 시행착오를 줄이기 위한 작은 노력이자 시도에 다름 아니었습니다. 이들은 과연 어떤 교훈과 성과를 얻었는지 들어보시죠.
진행 | 정애선 기자 asjung@naeil.com 사진 | 안지섭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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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t 1 목적도, 양상도 다양해진 엄마표 학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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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과서부터 코칭까지 엄마는 ‘열공’ 중
요즘 엄마들은 아이의 학습 태도를 파악하는 건 물론이고, 과목별로 부족한 영역까지 꿰뚫어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한다. 좋은 학원에 보내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라는 얘기. 그래서 교과서를 분석하고, 엄마표 학습을 위한 성인 강좌를 듣고, 자녀 학습 코칭 특강에 참여한다. ‘한 발 더 앞서 나가는 아이’로 키우기 위해 동분서주하는 ‘알파맘’들을 만나봤다.
취재 | 김혜원 리포터 pinepole@naver.com·정애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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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표 학습도 이제 투자가 필요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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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등학교 2학년 딸과 유치원에 다니는 아들(5)을 둔 김혜진 씨(36·서울 동대문구 답십리동)는 아이들이 집에 없는 아침 시간을 이용해 집 근처 영어학원에서 회화 수업을 듣는다. 딸의 영어 공부를 돕기 위해서다. “학원 숙제를 봐주다 모르는 단어가 너무 많이 나와 적잖이 충격을 받았어요. 성인 영어회화 강좌를 듣는 수강생 20명 중 17명이 주부더라고요. 자신을 위해 오는 분도 있지만 아이 학습에 도움을 주려고 시작한 경우가 대부분이더군요.” 학원에 다니면서 영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자 딸의 수업 진도와 학습 강도가 한눈에 들어왔다고. 아이가 어떤 부분에 취약한지도 금세 파악했다. “요일별로 읽기, 문법, 단어, 듣기, 말하기 등을 전부 배우기 때문에 딸의 영어 실력이 영역별로 고르게 향상되는 줄 알았어요. 그런데 제가 배운 생활영어로 대화를 시도해보니 말문이 트이려면 아직 멀었더라고요. ‘학원에서 다 알아서 해주겠지’ 하고 무조건 맡겨서는 안 된다는 걸 새삼 깨달았다.” 초등학교 1학년 아들을 키우는 권선숙 씨(33·서울 관악구 신림동)도 영어교육센터에서 리딩 강좌를 듣고 있다. 영어 동화책 한 권을 보더라도 교수법을 제대로 익혀서 읽어주면 교육 효과가 높아지리라는 기대 때문. “기초 리딩 교재로 영어책 읽는 방법을 배우는데, 구문 패턴과 파닉스 활용법을 알고 나니 책을 더 쉽게 읽어줄 수 있더라고요. 예전엔 단순히 영어 문장을 읽는 정도였다면 지금은 아이 눈높이에 맞춰 내용을 재미있게 전달하는 거죠.” ‘엄마를 위한 런투리드 교실’ ‘읽기 지도법’ 등 엄마표 학습을 위한 성인 강좌를 운영하는 킴앤존슨 영어교육센터 관계자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재교육을 받기 위해 찾아오는 교사들이 대부분이었는데, 요즘은 엄마 수강생 숫자가 부쩍 늘었다”며 “학습에 바로 적용할 수 있는 손에 잡히는 노하우를 원하기 때문에 샘플 레슨을 통해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하고, 수강생이 직접 앞에 나와 수업 장면을 시연해보기도 한다”고 전했다. 비용은 4주에 10만~15만 원 선으로 싼 편은 아니지만, 이론만으로는 실전 활용도를 높일 수 없다는 판단 때문에 잘못되거나 부족한 점을 짚어주는 실습 위주의 강좌가 인기를 끄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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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 테스트 받는 이 시대 ‘맹모’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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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배워서 가르칠 수 있는 시기는 초등학생 때까지가 한계라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요즘 전문 기관에는 중학생 자녀를 둔 엄마들을 위한 강좌가 다양하게 개설돼 눈길을 끈다. 서울 양천구에 위치한 CBS교육문화센터에 개설된 ‘맹모 중학 영어 교과서반’은 <능률중학영어>를 교재로 중학교 과정을 다시 배워보는 프로그램. 신규로 수강 신청을 하려면 엄마들도 레벨 테스트를 거쳐야 한다. 역시 중학교 교과 내용을 가르치는 ‘수학 교과서 풀이’는 아이들의 질문에 정확한 대답을 해주기 위한 목적도 있지만, 엄마가 수학 공식과 풀이 방법을 미리 배워 1~2학기 선행 학습을 시키려는 경우도 있다. 이외에 ‘미국 교과서 자녀 지도법’이나 ‘자녀 글쓰기와 독서 지도’ 등의 강좌도 인기가 높다. 수강료는 3개월에 10만 원 선. 온라인 동영상 강의나 EBS 강의를 활용하는 엄마들도 있다. 중학교 2학년 딸이 중간고사 때 유난히 성적이 나빴던 국어 공부를 돕기 위해 EBS ‘기말고사 대비 특강’을 듣는다는 이수임 씨(39·서울 금천구 시흥동)는 “기말고사 대비 강좌는 강의 수도 적고, 교안도 내려받을 수 있어 엄마가 활용하기 좋다”며 “미 리 요점을 파악하고, 서술형 주관식 문제 유형을 확인해두면 아이가 강의를 들으며 시험공부 할 때 맥을 정확히 짚어줄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엄마들 간 네트워크가 활성화되다 보니 스터디 모임을 만들어 전문 강사를 초빙하는 사례도 눈에 띈다. 커뮤니티를 통해 만난 엄마들로 구성된 영어 에세이 모임에 참여하는 김태영 씨(39·서울 성북구 돈암동)는 단순히 엄마들끼리 모여 공부하는 게 아니라 영어 교육 전문가가 수업을 이끌어 만족도가 높다고 전했다. 엄마가 에세이를 지도할 때 어떻게 동기 부여를 하고 자극을 줘야 하는지 노하우를 배우고, 직접 에세이를 써가며 과정에서 어려움을 체감해 보는 것이 모임의 목적. “초등학교 3학년 아이가 영어학원에 다니지만, 리딩과 라이팅이 부족해 엄마가 보충해주려고 모임에 참여해요. 예전엔 아이가 에세이를 제대로 쓰지 못하면 답답하기만 했는데, 직접 해보니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는 일이 절대 만만한 게 아니더라고요. 어떻게 해야 아이 입장에서 접근해 효율을 높일 수 있는지 전문가에게 체계적으로 배우니까 도움이 많이 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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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율적인 학습 코칭도 배워야 가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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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직접 가르치는 데 중점을 둔 엄마들도 있지만, 아이의 학습 코칭을 제대로 하기 위해 강좌를 듣는 경우도 늘었다. 최아무개 씨(35·서울 양천구 목동)는 원어민 교사와 원활하게 대화하기 위해 영어학원에 등록한 사례. “아들이 다니는 영어유치원은 원장만 빼고 전부 원어민 교사예요. 담임교사에게 아이가 선생님 말은 잘 이해하는 편인지, 수업 시간에 참여도는 높은지, 어떤 부분이 부족한지 물어보고 싶어도 상담을 요청하기가 겁나더라고요. 미리 영어 좀 배워둘걸, 후회했죠.” 최씨가 다니는 영어학원에는 자녀의 어학연수나 유학을 대비해 회화를 배우는 엄마들도 적지 않다. 아이와 외국에 나갔을 때 현지 교사나 지역 주민들과 의사소통이 원활해야 헬퍼 역할을 완벽하게 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여섯 살 된 아들을 키우며 맞벌이를 하는 김진미 씨(36·서울 노원구 하계동)는 며칠 전 문화센터에서 실시하는 교육 특강을 신청했다. ‘영어 몰입 교육 어떻게 준비할까’ ‘초등부터 준비하는 영어 몰입 교육 완벽 대비법’이란 부제가 눈길을 끈 것. “대치동에서 활동하는 영어 교육 전문가가 영어 몰입 교육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주고, 영어 학습 전략을 제시한다고 하더라고요. 이제 곧 일곱 살이니 체계적으로 학습 방향을 잡아 나가야 할 때다 싶어서요. 일찌감치 전문 강사에게 입시나 교육 트렌드를 들어두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아요.” 초등학교 3학년 아들을 둔 박진희 씨(40·인천 남동구 서창동)가 월요일마다 세 시간을 투자해 가톨릭대학교 평생교육원에서 ‘우리 아이 교과서 지도하기’ 강좌를 수강하는 이유도 비슷하다. “엄마가 교과서 ‘내용’을 100퍼센트 알기는 힘들어도 교과서를 공부하는 ‘방법’은 알아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야 아이 공부 습관을 잡아줄 수 있으니까요. 강의를 듣고 나서 아이와 함께 먼저 단원 목표를 확인하고, 도입 문장을 통해 꼭 알고 넘어가야 하는 내용이 뭔지 점검하는 시간을 갖고 있어요.” 이 강의를 맡은 김명미 강사는 “과목별로 차례 보는 법, 학습 목표 찾는 법, 내용 요약하는 법 등을 강의하는데, 엄마가 교과 내용의 큰 틀을 파악하고 있으면 아이들을 어떻게 가이드해야 할지 나름의 기준이 생기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가령 초등학교 4학년 과학 교과서에 나오는 수평 잡기의 경우, 식사 시간에 젓가락을 이용해 균형 잡는 실험을 해본 경험이 있다면 좀더 쉽게 이해할 수 있다. 김 강사는 “코치가 선수보다 운동을 잘해야 할 필요는 없듯이 아이가 학습에 집중할 수 있도록 엄마가 동기를 부여하고, 제 실력을 발휘하도록 가능성을 계발해줄 수 있다면 그게 유능한 ‘엄마표 학습 코칭’”이라며 “직접 공부를 가르칠 때와 달리 자녀와 감정적으로 부딪히거나 화를 내는 빈도를 줄일 수 있다는 게 장점”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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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을 위한 필수 조건… 아이에게 선택권 주고, 균형 감각 갖출 것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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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요즘 엄마표 학습은 전문성을 갖추기 위한 적극적인 투자를 아끼지 않으며 내 아이에게 꼭 맞는 맞춤형으로 변화하는 추세다. 보통 3세부터 품앗이로 엄마표 학습을 시작했다가 한계를 느껴 6세 무렵이면 거의 해체되는 것과 달라진 세태다. 한데 이렇게 엄마가 열성을 보이기만 하면 반드시 성공으로 이어질까? 경험해본 엄마들은 한결같이 ‘누구든 뼈아픈 경험과 시행착오를 겪을 것’이라고 말한다. 일찍부터 엄마표 학습을 해왔다는 윤선미 씨(39·서울 양천구 목동)는 아이가 일곱 살 무렵 처음 독서 수업을 듣게 했다가 충격을 받았다. ‘아이가 너무 수동적인데, 뭘 많이 시킨 편이냐’는 교사의 질문을 받은 것. “한 방 맞은 것 같았어요. 엄마가 가르치는 게 최고라 생각했는데 제3자가 보기엔 우리 아이나, 저나 최고가 아니었던 거예요. 이제 겨우 일곱 살인데 그런 면이 나타났다니…. 학원에만 의지하는 것과 별다를 게 없었죠. 한 발짝 물러서 아이한테 선택권을 주고, 균형을 찾으려고 노력했어요. 그게 가장 어려운 것 같아요.” 그때부터 관계 형성에 도움이 될 만한 교육서를 읽고, 부모 교육 강좌도 자주 들었다. 지금 참여 하는 영어 에세이 모임도 균형 감각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단다. “어제만 해도 열이 풀풀 났는데, 이런 모임에 와서 털어놓고 전문가 조언을 듣다 보면 ‘아, 아무것도 아닌 일이었구나. 애들이 그렇게 얼었을 때 내가 끊었어야 했구나’ 하는 깨달음을 얻어요. 엄마가 주도하고, 아이는 그저 수동적으로 끌려오는 식이라면 아이가 엄마와 대화를 거부하는 등 학습 자체보다 관계에 문제가 생겨 차라리 학원에 보내는 편이 나아요. 아이와 엄마가 궁합이 맞아야 효과도 볼 수 있으니까요.” 엄마표 학습이라 해서 모든 걸 소화하려고 욕심내기보다 사교육과 병행하며 최소한의 비용으로 최대한의 효과를 내는 방향을 모색하는 것이 좋다는 의견도 우세하다. 초등학교 5학년 딸을 둔 유영주 씨(41·서울 동대문구 휘경동)는 “저학년 때는 전 과목을 가르치는 게 가능할지 모르지만, 4학년만 돼도 학습량이 방대해져 엄마가 일일이 가르치기 쉽지 않다”며 “수학이나 영어는 심화 학습이 가능한 사교육의 장점을 취하는 게 효과적이어서 예습이나 복습 과정에 개입해 이해를 돕고, 대신 과학이나 사회는 엄마가 책임지는 방식을 택했다”고. 한번 시작했다면 꾸준히 하는 것도 중요하다 . ‘엄마표 학습에 욕심냈다가도 결국 사교육으로 선회하더라’는 얘기가 나오는 것은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고, 역량을 높이려는 마음의 준비가 안 된 상태에서 시작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 기복을 겪는 아이를 보며 학원을 끊고 섣불리 엄마표 학습을 시도했다가 중도에 포기, 학원으로 돌아가면 학습은 뒤처진 채 실패 경험만 남는다는 게 선배 엄마들의 충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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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t 2 고수 엄마들이 전하는 생생 노하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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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Ⅰ <목동 엄마들의 파워 공부법> 저자 김원경 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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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과 욕심내기보다 신뢰 쌓기 먼저
아들은 과학고와 서울대 전기공학과를 거쳐 미국에서 유학 중이고, 딸은 외고를 나와 이화여대 의대 본과 3학년에 재학 중이다. 부러울 만한 자식 농사 뒤에는 엄마표 학습으로 뒷바라지한 김원경 씨가 있다. ‘엄마’라는 역할을 직업으로 여기고, 아이들을 가장 우선순위에 놓았다는 그는 두 자녀를 교육한 경험을 바탕으로 현재 문화센터에서 교육 특강을 진행하고 있기도 하다. 그가 전하는 ‘불변의’ 엄마표 학습 성공 원칙.
취재 | 김혜원 리포터 pinepol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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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조금씩, 밀리지 않게’… 공부 습관 잡는 첫 번째 원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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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원경 씨(54)는 엄마표 학습의 생명은 관심과 노력이라고 말한다. 특히 자녀 교육은 거저 되는 일이 아니기에 저력 있는 아이로 키우려면 초등학교 저학년 때부터 엄마와 자녀가 호흡을 맞추며 기초를 튼튼히 해야 한다는 것. 그가 남매의 공부 습관을 세우기 위해 활용한 건 어린이 신문과 학습지. ‘매일, 조금씩, 밀리지 않게’란 학습 규칙을 실천하는 데 안성맞춤이었다. 중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학습지를 활용한 큰아이는 과학고에 입학하면서도 ‘시간만 있다면 계속하고 싶다’고 아쉬워했을 정도란다. “어린이 신문을 구독하며 학습란에 나오는 영어 표현이나 한자는 꼭 따라 써보게 했어요. 학습지는 초등학교 2학년 때 시작했는데, 매일 영어와 수학을 세 장씩 풀게 하고 밀리지 않도록 신경을 썼어요. 여름휴가나 명절에는 미리 정해진 분량을 풀어놓고 가도록 했죠. 그래야 가벼운 마음으로 다녀올 수 있으니까요.” 엄마표 학습을 정착시킨 또 다른 비결은 언제나 공부하는 순서를 지킨 것. 학교에서 돌아오면 숙제부터 하게 했고, 항상 교과서를 본 다음 자습서와 선생님이 나눠준 프린트물을 공부하도록 했 다. “엄마들 중에는 과목별로 기출 문제만 잔뜩 풀게 하는 경우가 많은데, 개념 정리 없이 문제만 푸는 건 무의미해요. 특히 수학은 공식을 외우고, 책에 있는 쉬운 문제부터 해결한 뒤 문제집을 푸는 게 바른 순서죠. 채점도 미루지 말고 바로 하는 게 중요해요. 오답 내용을 즉시 확인해야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거든요.” 김씨는 수학 오답노트를 만들어 틀린 문제는 3~4번씩 다시 풀도록 했다. 수학도 외운다는 말이 있듯 완전히 이해할 때까지 반복 학습을 한 것. 아이가 공책에 문제를 풀고 나면 금방 해결한 문제, 시간이 오래 걸린 문제, 실수한 문제, 몰라서 틀린 문제 등을 구분해 ○, ◎, ☆, ∨ 식으로 사인을 남겼다. 표시가 많을수록 힘들게 풀었다는 얘기. 시험 전날에는 이런 문제를 집중적으로 공부하면서 문제 풀이 감각을 유지하도록 했다. 공책 한 권을 다 쓰고 나면 책이나 옷을 사주기도 하고, 게임도 하게 해주면서 ‘공책걸이’를 했다고. “엄마표 학습 위주로 공부하면 자기 주도 학습 습관을 잃을 수도 있다는 우려가 있는데, 그건 방법상의 문제라고 생각해요. 엄마가 학습 계획을 완벽하게 짜놓고 무조건 따라오라고 하면 당연히 엄마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겠죠. 하지만 공부할 과목 선택이나 분량 조절에 아이 의견을 반영하면서 스스로 판단이 서도록 유도하면 ‘혼자 공부하는 힘’을 얼마든지 기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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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습, 생활 일관된 기준 적용해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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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특강을 듣는 엄마들은 대부분 실질적인 학습법을 기대한다. 하지만 그는 항상 ‘엄마 역할의 9할은 칭찬과 존중’이란 말을 먼저 꺼낸다. 엄마와 자녀의 관계가 정서적으로 안정되지 않으면 지금 눈에 보이는 학습 효과를 끝까지 유지하기 힘들기 때문. 초등학생 때부터 차근차근 둘 사이의 관계를 다져놓아야 중·고등학교 6년 동안 학습도 순조롭게 이어진다는 말이다. “순한 양처럼 엄마 말을 잘 듣던 아이도 중학교에 진학하고 사춘기를 겪으면서 180도 달라지는 경우가 많아요. 아이를 키우다 보면 전혀 예상치 못한 여러 변수가 작용하게 마련이죠. 평소 아이들 말을 주의 깊게 듣고 지지하면서 사소한 일도 칭찬해보세요. 학습에 걸림돌이 되는 돌발 상황이 생겨도 비교적 가볍게 넘길 수 있답니다.” 아이들의 요구에 항상 즉각적으로 반응하려고 애썼다는 김씨는 궁금한 점을 질문하면 백과사전을 뒤져서라도 그 자리에서 해결해줬고, 간식으로 떡볶이가 먹고 싶다고 말하면 ‘나중에 해줄게’라고 하는 대신 바로 만들어줬다. 학습과 생활을 분리하지 않고 늘 일관성 있게 아이들을 대하려고 노력한 것이다. 이런 ‘항상심’ 덕분에 남매는 엄마가 이끄는 대로 잘 따라왔고, 그는 큰돈 들여 사교육을 시키지 않고도 자녀를 성공적으로 길러낼 수 있었다. 김씨가 자녀 교육에 필요한 노하우를 얻은 곳은 다름 아닌 주변 엄마들. 여러 사람의 말을 골고루 듣다 보면 남이 가는 길에서 내가 원하는 정보를 취사선택하는 눈을 기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엄마표 학습을 위해 ‘학생’이 되기를 자처하는 엄마들에 대해선 어떤 생각일까. “아이 공부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부족한 부분을 찾아 보충해주는 데는 분명 도움이 될 거예요. 하지만 어떤 방법이 더 효율적인지는 정확히 판단해야 해요. 엄마가 직접 배워 가르친다는 취지는 좋지만 이것도 돈이 드는 일이잖아요. 배운 내용을 제대로 전달하지 못할 바에야 아이에게 직접 투자하는 게 낫죠. 사교육비 지출 원칙을 정하고, 그 항목을 현명하게 컨설팅하는 게 엄마표 학습의 출발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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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p 김원경 씨의 엄마표 학습 성공 노하우 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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쪾공부 순서 정하기_ 고학년이 되고 학습할 양이 많아지면 정작 무슨 내용을 먼저 공부해야 할지 모르는 경우가 생긴다. 교과서 - 자습 서 - 수업 워크시트(프린트물) - 문제집 순서로 학습하는 습관을 기른다. 쪾일관된 태도로 아이들을 대할 것_ 엄마 기분이나 컨디션에 따라 학습량이나 공부 분위기가 좌우되지 않도록 주의한다. 매일 정해진 시간에 규칙적으로 공부하는 건 엄마표 학습을 성공으로 이끄는 지름길이다. 쪾선배 엄마들의 이야기를 경청하라_ 나름대로 주관이 있어야 하지만 내 방법만 옳다고 생각해선 안 된다. 정확한 정보 없이 ‘엄마표’를 고집했다간 아이 학습에 구멍이 생길 수도 있다. 친척이나 이웃, 선배 등 아이를 먼저 키운 엄마들과 교류하며 귀를 활짝 열어둔다. 쪾사교육과 엄마표 학습 적절히 배치_ 적기에 필요한 사교육을 투입하는 것도 엄마의 역할. 남매 역시 중학교 진학 후 성적이 잘 나오자 특목고 진학을 염두에 두고 중학교 2학년 때부터 학원에다니기 시작했다. 대신 경시대회나 올림피아드 수상 실적이 있는 게 아니었기 때문에 영어, 수학 과목의 실력을 쑥 끌어올리며 내신을 본격적으로 관리하는 전략을 택했다고. 무조건 엄마표 학습으로 밀고 나가겠다는 생각을 버리고 방문 학습, 학원 수강, 개인 과외 등 어떤 형태의 사교육이 아이에게 알맞을지 미리 고민해 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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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Ⅱ ‘엄마표 영어’ 대표 주자 서현주 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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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행착오 줄이는 제1원칙은 ‘완급 조절’
‘엄마표 유아 영어’ 하면 떠오르는 이가 있다. 내 아이들만은 영어를 배우려고 안간힘을 쓰며 고생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습득할 수 있도록 태교부터 영어 교육에 신경 쓴 조금은 별난 엄마 서현주 씨.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히플러 서현주의 자신만만 유아 영어> 등을 펴내 엄마들의 호응을 얻기도 했다. 이제 훌쩍 자라 초등학생, 중학생이 된 아이들을 위해 엄마표 학습의 업그레이드를 고민한다는 그를 만났다.
취재 | 이우영 리포터 drama720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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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서부터 팝송을 흥얼거리고, 늘 영어책을 끼고 살 정도로 영어를 좋아했을 뿐이라는 서현주 씨(40). 그의 발음을 들어보면 당연히 외국에서 살다 왔거나 유학 경험이 있을 거라 여기기 쉬운데, 의외로 그는 외국에서 공부한 적도 없고 전공도 영문학이 아니다. 그의 표현을 빌리면 ‘영어와 늘 친하게 놀았기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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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세 뒤에도 고비는 있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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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아기부터 영어 환경을 제공해야 한다는 인식이 막 생겨날 10년 전쯤, 그 중심에는 서씨가 있었다. “어려서부터 엄마가 조금만 노력하면 영어 환경을 만들어주는 게 어렵지 않을 것 같았어요. 미국 엄마들이 일상적으로 쓰는 대화를 찾아보고, 신체 각 부위에 포스트잇을 붙이면서 단어를 익히는 등 간단하게 영어로 대화하며 신나게 놀아줬어요.” 함께 영어 비디오를 보고, 소리 내서 영어 그림책을 읽어주니 큰아이 재윤이(14)와 둘째 혜윤이(12)에게 점점 효과가 보이기 시작했다. 자신을 얻은 그는 영어 교육법 책을 펴낸 데 이어 학부모 커뮤니티를 통해 품앗이 영어 모임의 붐을 일으키며 유명세를 탔다. 현재 중학교 1학년 재윤이는 학원에 다니지만, 초등학교 5학년 혜윤이는 사교육에 의존하지 않고 ‘엄마표 영어’로 해결하고 있다. 어려서부터 익숙해져서 그런지 공부를 위해 영어를 하기보다 스스로 영어 비디오나 영어책을 찾아보는 게 일상일 만큼 영어를 좋아한다고. 해외여행 경험은 있지만 그 흔한 어학연수나 해외 캠프 한 번 다녀오지 않았다는 서씨의 아이들은 학원에서도 해외파 특별반에서 공부하고, 일상적인 영어 대화는 물 론 영어책을 거뜬히 읽을 정도로 실력이 수준급. 하지만 그에게도 지나오면서 고비는 여러 번 있었다. “첫 번째 고비는 유치원에 입학하고 나서였어요. 집에선 주로 영어로 대화하다가 친구들과 우리말로 얘기하니 영어 대화 자체를 거부하는 거예요. 아이를 존중하기로 했죠. 거부감이 없어질 때까지 영어 대화는 중지하고, 영어책 읽기와 비디오 시청만 꾸준히 이어갔어요. 영어 그림책에서 그림이 없는 책으로, 글밥이 적은 책에서 많은 책으로 업그레이드할 때도 버거워하더군요. 그럴 땐 욕심을 버리고 과감히 그냥 놔두는 편이 낫더라고요. 과부하가 걸리면 아이도, 엄마도 힘들어지니까요.” 일정 기간 아이를 기다려주면 어느 순간 다시 엄마가 이끄는 교육에 호응한다는 것이 그의 지론. 미국식 문법이나 한국식 입시 문법 공부를 시작한 초반에는 힘들어하는 아이를 위해 흥미를 느낄 만한 만화나 비디오, 인터넷 게임 등의 연계를 고민했다. 가장 위험한 건 스파르타식 학습. 그럴 땐 차라리 사교육에 의존하는 게 낫다. 꾸준히 엄마표 학습을 이끌어가려면 공부하는 만큼 신나게 놀면서 스트레스를 해소해주며 신뢰를 쌓아가는 것도 중요하다. 서씨는 두 아이와 체험 학 습도 자주 다니고, 콘서트도 함께 다니면서 취미를 공유했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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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랄수록 아이 주도로 무게중심 옮겨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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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들은 아이가 자라면서 엄마표 영어 학습의 한계를 느끼고 사교육에만 의존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아이의 실력이 느는 만큼 단계별로 엄마들의 실력과 교육법도 향상돼야 하는데 늘 제자리라면 당연한 결과다. 서씨 역시 아이들이 자라갈수록 엄마표 영어를 어떻게 접목해야 할지 고민할 때가 많았다. 최근 엄마들 6명과 함께 하는 영어 에세이 모임 ‘마중물’을 주도하고, 유아부터 중학생 자녀를 둔 엄마들을 대상으로 영어 교육에 대한 고민과 정보를 공유하기 위한 사이트 ‘줄탁닷컴’(www.jultak.com)을 오픈한 것도 적극적으로 대안을 찾기 위해서다. 아이가 초등학생 정도 되면 엄마 주도에서 아이 주도로 바꾸고, 엄마는 옆에서 받쳐주는 역할 정도만 해야 한다는 것이 그가 내린 결론. 무조건 사교육을 거부하거나, 무조건 의존하는 것에도 반대다. 재윤이가 학원에 다니긴 하지만 그만의 노하우로 아직도 꾸준히 엄마표를 실천하는 것처럼 “자녀가 성장하고 중학생이 돼도 엄마가 항상 옆에서 지켜보고, 아이 상태를 체크하고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란다. 아이를 가장 정확하게 아는 것은 엄마기 때문에 아이 연령과 상관없이 엄마표 학습은 늘 필요하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사교육에 맡기더라도 아이가 뭘 원하는지, 어떤 점을 보완해야 하는지 대화를 통해 함께 찾아가는 것도 엄마표 학습이라는 것. 의지만으로는 한계가 있을 수 있으니 부족한 실력과 노하우를 배우기 위해 적극적으로 찾아다니는 엄마들이 늘어나는 데 대해선 사교육과 공교육에서 채워질 수 없는 간극을 메우기 위한 또 다른 대안이기에 긍정적으로 본단다. 하지만 엄마표 학습에서 잊지 말아야 할 것은 목적을 분명히 해야 한다는 점. 서씨는 “글로벌 인재로 키우겠다는 영어의 궁극적인 목적과 특목고를 보내기 위해, 좋은 대학에 보내기 위해 영어 공부를 한다는 실제적인 목적이 균형을 이루는 게 좋다”며 “사교육에서 시험을 잘 봐야 한다는 건 충분히 강조하니까 엄마는 아이 인생을 좀더 멀리, 넓게 내다보는 자세로 완급을 조절해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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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p 서현주 씨가 추천하는 ‘엄마표 영어’ 노하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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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기별 학습법 어떻게? 쪾유아기 : 듣기와 말하기 중심으로 실생활에서 영어로 많이 대화해본다. 그림책을 소리 내 자주 읽어주고, 영어 동요를 들려준다. 쪾초등학교 : 사교육에만 전적으로 의존하지 말고, 여유 있게 이끈다. 초급 단계에서는 파닉스로 시작하기보다 영어 동화, 리더스북, 비디오, DVD를 활용한다. 영어 동화책을 꾸준히 읽게 하면 읽기가 자연스럽게 가능해지고 문맥 안에서 어휘를 습득한다. 미국 학교 교재와 아이들 눈높이에 맞는 코스북을 병행하는 것도 좋다. 쓰기는 초급 단계부터 서서히 시작한다. 중급 단계 이상이면 영어 동화와 비소설 책 읽기를 병행하며 영어적 사고력을 길러주고, 레벨이 높아지면 영어백과사전과 학습서를 활용한다. 초등학교 6학년 때는 중학생 때 배울 한국식 문법 공부를 시작하는 게 필요하다. 쪾중학교 : 영어책 읽기와 문법 공부를 병행한다. 책 읽기(reading)는 사교육에서도 따로 해주지 않기 때문에 반드시 엄마표로 이끌어준다. ● 추천 사이트&책 쪾초급 단계 : 키즈클럽(www.kizclub.com - 다양한 영어 교육 자료 무료로 프린트 가능), 잰브렛닷컴(www.janbrett.com - 마스 크, 달력, 색칠하기, 워크시트 등을 프린트해 쓸 수 있는 그림책 작가 잰브렛의 무료 사이트), 스타폴닷컴(www.starfall.com - 게임과 그림책 등을 통해 무료로 파닉스를 배울 수 있는 곳) / <노래로 부르는 영어> 시리즈, 잡지 , 시리즈, 쪾중급 단계 : 래즈키즈닷컴(www.raz-kids.com - 온라인 읽기 책을 오디오와 함께 읽는 유료 사이트), 샤또메디벰스(www.meddybemps.com - 스토리, 게임 등의 자료 무료 제공), Brainpop Jr.(www. brainpopjr.com - 애니메이션, 퀴즈 등을 통해 학습하는 초등 저학년 홈스쿨용 유료 사이트), Funbrain (www.funbrain.com/kidscenter.html - math, reading 등의 학습 게임 제공), learninga-z.com(www.learninga-z.com - 레벨별 책을 내려받아 프린트해 활용하는 유료 사이트) / 시리즈, <100 Words Kids Need to Know>, 시리즈, 시리즈 쪾고급 단계 : Brainpop(www.brainpop.com - 애니메이션, 퀴즈 등을 통해 학습하는 초등 고학년 홈스쿨용 유료 사이트), Chem4Kids(www.chem4kids.com - 화 학 교육을 위한 홈스쿨링 사이트), Read.Write. Think(www.readwritethink.org - 학부모와 교사 위한 교육 자료와 레슨 플랜 제공) / 시리즈, 시리즈, 시리즈, 미국 초등 교과서 과학 시리즈(Harcourt Science, Houghton Mifflin Science)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