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에너지는 열복사를 통해서 지구로 전달된다. 지구는 태양으로부터 1억 5천만 km나 떨어져 있고 그 사이의 공간은 물질이 극히 희박한 진공이어서 매개물질이 있어야 하는 전도나 대류로 전해질 수 없다. 설령 태양에너지가 전도나 대류에 의해서 지구까지 도달한다고 해도 지구를 둘러싸고 있는 대기층을 통과하여 지표로 전달될 수 없다. 무엇보다 공기의 낮은 열전도율이 전도에 의한 열전달을 가로막고 있다. 만약 대류에 의해 열전달이 일어난다면 먼저 상층의 공기가 뜨거워진 다음 대류가 일어나야 하는데 이것은 중력(부력)을 거슬러 자연대류가 일어나야 되는 것이다. 무엇보다 전도나 대류를 통해서 지표까지 열이 전달되려면 지표가 데워지기 전에 먼저 대기가 뜨거워져야 하는 그런 증거는 없다. 또 다른 문제는 전도나 대류는 느린 열전달 방법이어서 수십 km의 대기층을 지나오는데 시간이 걸린다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태양이 비치면 바로 따스함을 느끼고 태양이 지고 나면 서늘해짐을 느낀다. 이러한 사실들로 태양에너지가 복사를 통해 전달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검은 것과 반짝이는 것 – 복사에너지의 좋은 흡수체와 나쁜 흡수체
복사에너지가 물체에 닿으면 일부는 흡수되고 나머지는 반사된다. 흡수된 복사에너지는 물체의 온도를 증가시킨다. 만약 물체로 들어오는 모든 빛을 반사하지 않고 모두 흡수하는 물체가 있다면 그 물체는 검게 보일 것이다. 이러한 물체를 흑체(black body)라 부른다.
좋은 복사에너지 흡수체도 매우 작은 양의 복사에너지만 반사시키므로 표면이 검게 보인다. 사람의 동공이 검은 것도 이런 이유다. 홍채는 인종에 따라 파란색이나 회색, 갈색 등으로 다양하지만 동공은 모두 검다. 동공이 검은 것은 빛이 반사 없이 들어오도록 작동하기 때문이다. 쌓아 놓은 원통관의 열린 끝이 검게 보이는 것이나 멀리 있는 집 창문이 검게 보이는 것도 마찬가지다. 열린 구멍으로 들어간 빛이 내부에서 여러 번 반사되면서 흡수되어 밖으로 나오지 않아서 검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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