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에 비친 내 모습/ 惠庵 박 상 국
물가에서 물수재비를 뜨며 하나 둘 셋 넷 그 수(數)를 헤아리는 것은 더 멀리 더 많은 수를 얻으려는 욕심이다. 사람이 여러 사람에게 사랑받는 것보다도 단한사람에게 사랑 받기가 더 어렵다. 아름다움의 척도(尺度)는 아름다워지려는 것이 아니라 아름다움 그 자체(自體)이기 때문이다. 거울 앞에서 아름다워지려는 건 나를 치장(治粧)하는 것에 불과하다 진정 내가 아름답기를 원(願)한다면, 거울 밖에서 스스로 들어나는 아름다움을 가져야 한다. 빵을 가지면 배고픈 사람을 먼저 생각하고, 물을 얻으면 목마름으로 허덕이는 사람을 위하고, 시인(詩人)되었을 땐, 고독한 영혼들을 위해 영혼이 갈망(渴望)하는 아름다운 시(詩)와 노래를 풀어, 허기진 군상(群像)에서 벗어나게 하는 것이 진정한 보시(普施)이다. 그리스도께서는 왼손이 한 짓을 오른손이 모르게 하라 하셨으니. 곧 들어나지 않는 아름다움 그 자체가 아름다움이기에, 나를 들어내지 말고, 목마른 자에게 물이 되고, 배고픈 자에게 빵이 되며, 불쌍한 영혼들에게 벗이 되어 위로가 되게 하는 것이 세상을 맑고 환하게 하는 것임을 말 함이다. 거울 앞에서 아름다워 지려는 것은, 꾸미고 분칠한 치장(治粧)일 뿐 내가 참으로 아름다워지려면, 내 마음에 비친 내 모습이 아름다워야 진정한 아름다움이다 가을들녘 바람에 껍데긴 날아가고, 알맹이만 남는 것이 바람의 끝이다 아침 해가 서산에 저녁놀로 지듯, 바람에 핀 꽃바람에 지듯, 우리네 인생도 바람에 떠 밀려가는 한 점 구름에 불과하다
[블로그] 혜암의 시 향기 인간의 가장 아름다운 부분은 반추라고 생각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