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곳 서당에 가입한지 벌써 일년이 되어가군요. 조금은 미숙했던 고등학교 2학년에서, 20살을 바라보는 저는 지금 제 인생에서 19페이지를 나지막하게 걷고 있습니다.
작년, 상위권 학생들만 뽑아서 학교에서 논술 수업을 해 주었지요. 선생님을 모셔 와서요. 근데 저는 친구랑 놀기 바빴고, 공부하기 바빴으며, 야간 자율학습을 도망가며 cgv vip회원이 될 정도로 영화와 다큐 왕이었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논술선생님께서 논술 쓰기 싫은 놈들은 한번 문학글을 적어 보라고. 자기도 그렇게 해서 경희대에 갔다고하시더군요 저는 논술보단 그래도 문학글이 낫겠다고 판단한 결과 글을 써 내려 가기 시작했고, 그 결과 선생님께서 이렇게 글 잘쓰는 학생은 처음본다며 칭찬을 해주셨고. 급기야 제 글을 읽은 친구들은 제게 "야,! 맨날 노느라 바쁜줄 알았는데 글도 잘적고 공부도 잘하고 뭐냐? 내가 크면 꼭 니 소설집 수십권씩 사줄게! 꼭 작가되라!"라는 말을 하곤 했죠
그 자그마한 칭찬이 절 바꿨습니다 학교가서는 '뭔 글을 지을까?' '책은 뭘 읽지?' '난 소설을 못적고 수필류로 적었는데? 소설은 어떻게 적는거지?' 급기야 성균관 대학교를 비롯해서 각종 대학교에 백일장을 참여하고, 상을 타고
혼자 눈물도 많이 흘리고 새벽에 글이 잘 적는다는 이유로 밤 낮이 바껴서 코피도 몇번 흘러보고, 하하
혼자 경북이고 서울이고 대전이고 대구고 글적으러 나름의 기차여행을 다닌 결과 나와 좀 더 가까워지는 계기를 가지게 되었구요
그러다가 한계를 느끼고 글을 놓게됬네요. 주변사람들은 왜 그러냐는둥 엄마와 아빠는 왜 이렇게 끈기가 없냐는 둥 어릴때는 피아노 7년 배우고 예중가서는 갑자기 일반중학교로 전학시켜달라고 울지를 않나. 정말 너도 모를 애다 라고 하시곤 한숨도 지으시고
이렇게 글과 멀어진 저는 글을 원망하며 살았습니다. 아,! 글만 안적었어도 내신은 엄청 높았을 건데 왜 그랬지. 내가 왜 그랬을까 왜, 앞 뒤 안 살피고 글을 적었을까? 단지 어렸을때부터 각종 글짓기 상은 다 휩쓸어서? 라는 생각과 함께 그렇수 일을 괴로워 하다가 18살 4월의 저는 꿈이 필요했었다고. 꿈에 목말라 있었다는 결론이 나왔습니다.
고등학교에 올라와서 이리치이고 저리치이고, 더군다나 제가 중학교때 말썽꾸러기였다가 인문계 고등학교에 꼴지로 입학하고는 정신을 차리고 공부한 케이스라 중학교때 친구들은 싹 짤라내느라 스스로도 많이 지쳐있었거든요
그 뒤로 새로 하나하나씩 쌓아 가리라 생각하고 지금 껏 공부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제가 글을 제 가슴 한켠에 묻어둠에도 불구하고 이 까페에 일주일에 두 세번씩은 들어오는 것 같네요. 모르겠어요 이러다가 또 문창과로 가고싶다는 생각이 들면 또 목숨을 걸고 사수하려고 노력 하려는지
지금 저는 중앙대 신문방송학과를 목표로 공부하고 있습니다. 꿈도 생겼어요! 음, 여건이 된다면 <좋은 생각>이라는 잡지회사에 취직을 하는거에요. 좋은님들의 고민 그리고 슬픔 그리고 행복을 함께 나누고, 글을 수십번 읽고, 퇴고하다 보면 저도 모르게 제 안에 행복의 에너지가 많이 움솟을꺼란 이유 때문이지요.
앞과 같이 무언가에 시련을 당해 본 저 인지라 <좋은 생각>에 못들어 가더라도 길은 항상 열려 있을거라 생각됩니다
어릴때부터 엄마 손 잡고 일반 영화관이 아닌 다큐를 상영해주는 영화관이나 칸느 영화제를 상영해주는 영화관, 인도영화와 멕시코 영화를를 특히 좋아하는 저. 이런걸 보면 또 영화 쪽에 달려들것 같기도 하구요.
어떻게 보면 '글'이라는게 저를 더 성숙하게 만들어 준 것 같습니다. 항상 앞만 보며 꿈없이 달려왔던 저, 모의고사 등급 하나하나에 울고 웃던 저, 내신 1등급을 못 유지했다는 이유로 스스로에게 자책감을 줬던 저에게 공부가 다가 아니라는것 정말 중요한것은 꿈이라는걸 알려준 고마운 친구기도 하구요.
히히 글을 쫙 적어 놓고 보니까 부끄럽네요 친구 앞에 앉혀놓고 그동안 있었던 일을 말하듯이 횡설수설하게 적어논것 같기도 하고. 이해 해 주실거죠? 그냥 스스로 생각 정리겸 한번 적어봤어요
저도 고3이고, 여기 있는 친구들도 수험생들이 많던데 과거의 저처럼 세상을 좁게 보지 말았으면 좋겠어요. 글을 사랑하고 글 적는것을 좋아하되 글에 얽메이지 않으셨으면 좋겠어요. 당신은 항상 어느 분야에서 던지 가능성이 있는 존재라는걸 잊지 말아줬으면 좋겠어요.
방학이 끝났네요! 80여일 정말 열심히 해서 수능 끝나고 모두가 웃으며 2012년을 맞을 수 있길 기원합니다.
글쟁이들 화이팅!
첫댓글 이곳엔 많은 예비작가분들께서 이미 화이팅하고 계시지요. 발맞춰 가는 것도 서로에게 좋은 일이 될 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