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학생들의 독서 감상문에서 인상적이었던 구절이다.
1) 규리가 '감정은 사라져도 결과는 남는다'를 읽고
잘 되는 사람들의 공통적인 특징: 문제를 대하는 태도가 남다름. 눈앞에 몰려오는 문제들을 불행이라 정의하지 않고 해결하면 된다는 의연함을 보임.
타인에게 내 기운을 뺏기지 말고 '나'를 가장 많이 사랑하고 아껴주자.
'나'에게 충실하고 지혜로운 사람이 되어보자.
2) 민준이가 '나무- 내겐 너무 좋은 세상'을 읽고
너는 이 세상에 존재하는 수많은 것들 중, 꿈을 꿀 수 있는 몇 안 되는 존재야. 너를 깎아내리는 말이 있더라도, 그 말들은 아직 꿈에서 깨어나지 못한 자들의 말이라는 걸 알려주고 싶어.
3) 지오가 '꾸뻬 씨의 행복 여행'을 읽고
행복은 살아 있음을 느끼는 것이다.
4) 혜라가 '빙하 조선'을 읽고
용기를 조금씩만 내다 보면 그게 큰 자산이 되어 너를 도와줄 수 있어.
5) 수안이가 '세상 끝의 까페'를 읽고
스트레스를 많이 받으며 힘들게 공부하는 오빠가 자신의 행복을 위해 밀쳐지는 것이 아니라 흘러가며 남은 인생을 살아가면 좋겠다.
6) 남준이가 '열두 발자국'을 읽고
습관적인 행동을 하는 것이 뇌의 에너지를 적게 쓰므로 잘 바뀌지 않음. 10-20% 정도는 새로운 탐색을 하는 삶을 살아보기.
인생의 발걸음이 가볍지만 의미 있도록.
7) 유주가 '모든 것은 태도에서 결정된다'를 읽고
시련은 누구에게나 있다. 하지만 일시적이다. 우리는 극복할 수 있다.
8) 예원이가 '나는 내가 죽었다고 생각했습니다'를 읽고
좌뇌는 나와 세상을 분리시켜 자아라는 것을 만들고, 과거/미래에 기반한 사고를 하고, 조건적 사랑을 하도록 기능하고, 우뇌는 나를 유동체로서 인식해 세상의 흐름이라고 느끼고, 현재에 기반한 사고를 하고, 무조건적인 사랑을 하도록 설계되었다. 좌뇌의 활동을 줄이고 우뇌를 활성화시키면 깊은 마음의 평화를 얻을 수 있다. 의식적으로 뇌의 활동을 조절하여 생각과 감정을 내가 원하는 대로 흐르게 할 수 있다.
"왼쪽 뇌의 힘이 점차 강해지면서 내 감정이나 상황을 자연스럽게 다른 사람이나 외적 사건 탓으로 돌리고 싶어졌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보면 나와 나의 뇌 말고는 나에게 어떤 기분을 느끼게 만든 사람은 없었다."
우리 사회에서 돈을 잘 벌고, 경쟁에서 이기려면 좌뇌가 활성화되어야 한다. 하지만 이제는 행복과 평화를 위해서 우뇌에 집중해 보는 것이 어떨까.
9) 서율이가 '고층 입원실의 갱스터 할머니'를 읽고
너의 일에 집중하는 건 좋지만 거기에만 몰두해서 너 자신을 돌보지 못하는 건 올바른 삶이 아니라고 생각해. 네 삶의 모양과 속도가 남들과 조금 다르다고 해서 속상할 순 있어. 그렇지만 너의 속도에 맞춰 생겨나는 다양한 일들에서 행복을 찾으면 좋겠어. 천천히 걸으며 한 걸음 한 걸음 너만의 발자취를 남겼으면 좋겠어. 주변 사람들보다는 너에게 집중하며 너에게 맞는 방식을 찾아 봐. 천천히 지치지 않고 끝까지 해내 줘.
10) 성우가 '인간 실격'을 읽고
사람들이 남과 자신을 비교하지 말고 자신을 더 사랑해 주었으면 한다. 다른 사람이 나보다 잘하는 게 있으면, 내가 다른 사람보다 잘하는 게 있다.
11) 은율이가 '여름을 한 입 베어 물었더니'를 읽고
과거의 선택에 사로잡혀 있는 친구에게: 너는 그 날 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을 한 거야. 너를 너무 자책하지 말고 앞으로의 생각만 했으면 좋겠어.
12) 하민이가 '붉은 무늬 상자'를 읽고
반에서 일어나는 학교 폭력을 방관하고 있지만 신경쓰고 있는 친구에게: 진짜 용기는 내가 부당한 상황에만 필요한 게 아니라 무언가 옳지 않을 때 필요한 것 같아. 요즘처럼 개인주의적인 사회에서는 실현해내기 힘든 가치지만, 지금 상황에서 너에게 필요한 건 '진짜 용기'일 거야.
13) 혜리가 '이토록 평범한 미래'를 읽고
'시간이 없으면 과거도 미래도 없어요. 오직 이 순간의 현재만 존재하죠. 그럼에도 인간은 지나온 시간에만 의미를 두고 과거에서 현재의 원인을 찾습니다.'
과거는 그저 너의 환상이라고 생각해 봐. 너의 기분에 따라 그 과거의 일이 더 심하게 고통스럽거나 엄청나게 기쁠 수도 있어. 그러니 과거는 불특정하고 존재하지 않는다는 거야. '나는 그냥 살아가고 싶은데'라는 생각이 든다면 과거를 너무 구체적으로 생각해서가 아닐까?
14) 승현이가 '호밀밭의 파수꾼'을 읽고
"피비가 목마를 탄 채 돌아가고 있는 것을 보다 갑자기 행복을 느꼈다. 너무나 기분이 좋았다. 왜 그런지는 모른다."
너도 누군가의 순진함을 보고 조금이라도 행복을 느끼고 결벽증을 극복했으면 좋겠어.
15) 희수가 '제인 에어'를 읽고 쓴 독서활동기록장에서
"내가 나를 걱정한다. 쓸쓸하고 고독하고 아무도 의지할 사람이 없으면 없을수록 나는 나 자신을 존경한다."
주변 의견에 휩쓸리지 않고 자신의 야망과 소신을 밀고 나가며 자기 자신을 있는 그대로 존경하는 모습은 본받고 싶다.
제인이 강인하고, 그 시대의 여성들과는 확연히 다른 모습이라는 점은 틀림없지만, 외모지상주의적인 생각은 마음에 들지 않았다.
유명한 소설이라도 사람마다 그 작품에 대해 해석이나 얻는 것이 다를 수 있다.
- 학생들의 독서감상문 중, 삶에 영감을 주는 구절이 많이 있다. 다른 학생들과 글을 공유해 보면 좋겠다. 자신에게 도움이 되는 구절을 발견해 보기.
- 수안이가 일본어로 자기 소개를 할 수 있다고 자랑했다. 특유의 또랑또랑한 목소리로 뭐라고 길게 말했다! 나는 일본어를 못 하니까 무조건 나보다 잘 한다. 일본어로 말하는 와중에 "그런 다음에"를 넣어 웃겼다(자연스럽게 한국어로 이어주기). ㅋㅋ 나보다 일본어 잘한다고 하니 지원이가 나는 한국어로 자기 소개 할 수 있지 않냐고 위로해 주었다. ㅋㅋ 그렇다. 나도 뭔가 할 수 있다.
- 기성이가 오늘 또 작품을 칠판에 남겨 주었다. 아무리 보아도 서준이와 닮은 얼굴을 가진(어쩜 그렇게 닮게 그렸지...), 네 발 달린 것이 눈알 달린 사과(?)를 먹고 있고, 눈알에서는 눈물인지 피인지가 나오는 작품이었다. 무엇을 표현한 것인지 작가에게 물어보고 싶었다. 가볍고 발랄하고 섬세한 스케치 선이 너무나 내 스타일이다(사진 찍어 간직하고 싶었다). 다음에도 독창적이고 주제가 궁금해지는 작품을 만날 수 있으면 좋겠다.
p.s.
자꾸 눈길이 가서 그림을 쳐다보았더니 태혁이가 자꾸 보면 악몽 꿀 거라고 했다. ㅋㅋ
- 수업할 때 큰 소란은 없지만 다소간 서로 눈 마주치며 장난치는 것이 목격되었다(14반에서 세 그룹을 발견함). 틈만 나면 웃고 싶고 친구와 친밀감을 나누고 싶은 마음은 충분히 이해하지만 학교에 온 목적이 배움에 있으므로 조금은 진지하게 수업에 임해달라고 당부했다.
늘 이럴 때 마음에 갈등이 있지만(개입할지 말지, 개입한다면 언제 어떻게 할지 등), 수업 진행을 거스르지 않는 범위에서(나의 개입 자체가 수업에 집중하는 학생들에게 방해 요소가 될 수 있으므로 조심스럽다) 최대한 적은 문장으로 당부하려 한다. 말을 하면 그래도 무엇을 유념해야 하는지 신경쓰는 학생들이 대부분이라는 믿음이 전제다. 또한 완전 방치 시에는 깨진 유리창 이론이 적용되므로(유리창 한 두 개 깨진 것을 방치하면 건물 대부분의 유리창이 파손됨) 개입하는 쪽을 선택하고자 한다. 되도록 개입해야 하는 상황이 없기를 바란다.
- 오늘은 원래 7교시인 날인데 수요수업으로 6교시를 하였다. 그래서 조금은 가뿐한 날이었네. 그렇지만 7교시도 좋아.
오늘도 학교 다니느라 수고 많았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