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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육진(六塵)의 원통(圓通)공부
❙ 원문
憍陳那五比丘即從座起, 頂禮佛足而白佛言: 「我在鹿苑及於雞園, 觀見如來最初成道, 於佛音聲悟明四諦. 佛問比丘, 我初稱解, 如來印我名阿若多. 妙音密圓, 我於音聲得阿羅漢. 佛問圓通, 如我所證, 音聲為上.」
優波尼沙陀即從座起, 頂禮佛足而白佛言: 「我亦觀佛最初成道, 觀不淨相生大厭離, 悟諸色性以從不淨. 白骨微塵歸於虛空, 空色二無成無學道, 如來印我名尼沙陀. 塵色既盡妙色密圓, 我從色相得阿羅漢. 佛問圓通, 如我所證, 色因為上.」
香嚴童子即從座起, 頂禮佛足而白佛言: 「我聞如來教我諦觀諸有為相. 我時辭佛宴晦清齋, 見諸比丘燒沈水香, 香氣寂然來入鼻中. 我觀此氣非木 非空 非煙 非火, 去無所著來無所從, 由是意銷發明無漏. 如來印我得香嚴號. 塵氣倏滅妙香密圓, 我從香嚴得阿羅漢. 佛問圓通, 如我所證, 香嚴為上.」
藥王 藥上二法王子并在會中五百梵天即從座起, 頂禮佛足而白佛言: 「我無始劫為世良醫, 口中嘗此娑婆世界草木金石, 名數凡有十萬八千, 如是悉知苦醋鹹淡甘辛等味, 并諸和合俱生變異, 是冷是熱有毒無毒悉能遍知. 承事如來了知味性非空 非有 非即身心 非離身心, 分別味因從是開悟, 蒙佛如來印我昆季藥王 藥上二菩薩名. 今於會中為法王子, 因味覺明位登菩薩. 佛問圓通, 如我所證, 味因為上.」
跋陀婆羅并其同伴十六開士即從座起, 頂禮佛足而白佛言: 「我等先於威音王佛聞法出家, 於浴僧時隨例入室, 忽悟水因. 既不洗塵亦不洗體, 中間安然, 得無所有. 宿習無忘乃至今時從佛出家, 令得無學, 彼佛名我跋陀婆羅. 妙觸宣明, 成佛子住. 佛問圓通, 如我所證, 觸因為上.」
摩訶迦葉及紫金光比丘尼等即從座起, 頂禮佛足而白佛言: 「我於往劫於此界中, 有佛出世名日月燈. 我得親近聞法修學, 佛滅度後供養舍利 然燈續明, 以紫光金塗佛形像, 自爾已來世世生生身常圓滿紫金光聚. 此紫金光比丘尼等, 即我眷屬, 同時發心. 我觀世間六塵變壞, 唯以空寂修於滅盡, 身心乃能度百千劫猶如彈指. 我以空法, 成阿羅漢. 世尊說我頭陀為最, 妙法開明銷滅諸漏. 佛問圓通, 如我所證, 法因為上.」
교진나오비구즉종좌기, 정례불족이백불언: 「아재녹원급어계원, 관견여래최초성도, 어불음성오명사제. 불문비구, 아초칭해, 여래인아명아야다. 묘음밀원, 아어음성득아라한. 불문원통, 여아소증, 음성위상.」
우파니사타즉종좌기, 정례불족이백불언: 「아역관불최초성도, 관부정상생대염리, 오제색성이종부정. 백골미진귀어허공, 공색이무성무학도, 여래인아명니사타. 진색기진묘색밀원, 아종색상득아라한. 불문원통, 여아소증, 색인위상.」
향엄동자즉종좌기, 정례불족이백불언: 「우문여래교아체관제유위상. 아시사불연회청재, 견제비구소침수향, 향기적연내입비중. 아관차기비목 비공 비연 비화, 거무소착내무소종, 유시의소발명무루. 여래인아득향엄호. 진기숙멸묘향밀원, 아종향엄득아라한. 불문원통, 여아소증, 향엄위상.」
약왕 약상이법왕자병재회중오백범천즉종좌기, 정례불족이백불언: 「아무시겁위세양의, 구중상차사바세계초목금석, 명수범유십만팔천, 여시실지고초함담감신등미, 병제화합구생변이, 시냉시열유독무독실능변지. 승사여래요지미성비공 비유 비즉신심 비리신심, 분별미인종시개오, 몽불여래인아곤계약왕 약상이보살명. 금어회중위법왕자, 인미각명위등보살. 불문원통, 여아소증, 미인위상.」
발타바라병기동반십육개사즉종좌기, 정례불족이백불언: 「아등선어위음왕불문법출가, 어욕승시수례입실, 홀오수인. 기불세진역불세체, 중간안연, 득무소유. 숙습무망내지금시종불출가, 영득무학, 피불명아발타바라. 묘촉선명, 성불자주. 불문원통, 여아소증, 촉인위상.」
마하가섭급자금광비구니등즉종좌기, 정례불족이백불언: 「아어왕겁어차계중, 유불출세명일월등. 아득친근문법수학, 불멸도후공양사리 연등속명, 이자금광도불형상, 자이이래세세생생신상원만자금광취. 차자금광비구니등, 즉아권속, 동시발심. 아관세간육진변괴, 유이공적수어멸진, 신심내능도백천겁유여탄지. 아이공법, 성아라한. 세존설아두타위최, 묘법개명소멸제루. 불문원통, 여아소증, 법인위상.」
❙ 해설
교진나(憍陳那) 등 다섯 비구가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 발에 이마를 대어 절하고 부처님께 사뢰었다. 「제가 녹야원(鹿野苑)과 계원(鷄圓)에 있을 때 여래께서 최초로 성도(成道)하심을 보고, 부처님 음성을 듣고 사성제(四聖諦)를 분명하게 깨달았습니다.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사성제의 이치를 물으실 때, 제가 가장 먼저 이해하였다고 칭찬하시면서, 부처님께서 저를 인가하시고 아야다(阿若多)라는 이름을 주셨습니다. 묘한 소리가 빈틈없고 원만하였으므로, 저는 그 음성으로 인하여 아라한이 되었습니다. 부처님께서 원통(圓通)의 원인을 물으시니, 제가 진리를 깨달아 얻은 바로는 음성의 경계를 관찰함이 가장 뛰어나다고 생각합니다.」
우파니사타(優波尼沙陀)가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 발에 이마를 대어 절하고 부처님께 사뢰었다. 「저도 또한 부처님께서 최초로 성도하심을 보고, 몸의 깨끗하지 못한 모습인 부정상(不淨相)을 관찰하다가 크게 싫어하고 떠나려는 마음을 내고, 모든 물질의 성품이 깨끗하지 못한 것임을 깨달았습니다. 백골과 티끌이 허공으로 돌아가고, 허공과 물질이 둘이 아님을 깨달아 더 배울 것이 없는 무학의 도를 이루었습니다. 부처님께서 저를 인가하시고 니사타(尼沙陀)라는 이름을 주셨습니다. 깨끗하지 못한 물질은 이미 다 없어지고 묘한 물질이 빈틈없고 원만하였으므로, 저는 물질로 인하여 아라한이 되었습니다. 부처님께서 원통의 원인을 물으시니, 제가 진리를 깨달아 얻은 바로는 물질의 경계를 관찰함이 가장 뛰어나다고 생각합니다.」
향엄동자(香嚴童子)가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 발에 이마를 대어 절하고 부처님께 사뢰었다. 「저는 부처님께서 저를 가르치실 때 모든 유위상(有為相)을 자세히 관찰하라는 말씀을 들었습니다. 저는 바로 부처님 곁을 떠나 몸과 마음을 깨끗이 하고 고요하게 명상을 하다가, 여러 비구들이 침수향(沈水香)을 태우는 것을 보았는데, 그 향기가 아무런 기척이 없이 조용하게 콧속으로 들어왔습니다. 제가 그 향기를 관찰해보니 그 향기는 나무에서 온 것도 아니고, 허공에서 온 것도 아니고, 연기에서 온 것도 아니고, 불에서 온 것도 아니어서, 가더라도 닿은 데가 없으며, 오더라도 시작된 곳이 없음을 관찰하였고, 이로 인하여 분별하는 생각이 사라지고 샘이 없는 무루(無漏)의 이치를 분명하게 알았습니다. 부처님께서 저를 인가하시고 향엄(香嚴)이라는 이름을 주셨습니다. 향기가 문득 사라지고 묘한 향내가 빈틈없고 원만하였으므로, 저는 향엄(香嚴)으로 인하여 아라한이 되었습니다. 부처님께서 원통의 원인을 물으시니, 제가 진리를 깨달아 얻은 바로는 향엄의 경계를 관찰함이 가장 뛰어나다고 생각합니다.」
약왕(藥王) 약상(藥上) 두 법왕자(法王子)가 모임에 참석한 오백의 범천(梵天)과 함께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 발에 이마를 대어 절하고 부처님께 사뢰었다. 「저는 시작이 없는 때로부터 세상에서 좋은 의사가 되어, 입으로 이 사바세계의 풀 나무 쇠 돌을 맛보았으며, 그 수가 무릇 십만 팔천이나 되는데, 이와 같이 쓰고 시고 짜고 담백하고 달고 매운 것 등의 맛을 다 알며, 또한 화합하여 생긴 맛과 본래부터 있던 맛과 변하여 생긴 맛을 모두 다 알며, 약성이 찬 것과 더운 것 그리고 독이 있고 없는 것을 모두다 두루 잘 알았습니다. 여래를 받들어 섬기며 맛의 성품이 없는 것도 아니고 있는 것도 아니고, 몸과 마음에 붙어 있는 것도 아니고 몸과 마음을 떠나 있는 것도 아님을 알아서, 맛의 원인을 분별하여 이로 인하여 깨닫게 되었으며, 부처님께서 저희 형제를 인가하시어 약왕 약상 두 보살의 이름을 주셨습니다. 지금 이 모임에서 법왕자가 되었으며, 맛으로 인하여 깨닫고 분명해져서 보살의 지위에 올랐습니다. 부처님께서 원통의 원인을 물으시니, 제가 진리를 깨달아 얻은 바로는 맛의 원인을 관찰함이 가장 뛰어나다고 생각합니다.」
발타바라(跋陀婆羅)가 그와 동반한 열여섯 보살들과 함께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 발에 이마를 대어 절하고 부처님께 사뢰었다. 「저희들은 지난 세상에 위음왕(威音王) 부처님의 법문을 듣고 출가하였으며, 스님들이 목욕할 때 차례로 욕실에 들어가서는 문득 물을 원인으로 하여 깨달았습니다. 접촉을 알아차리는 마음이 때를 씻는 것도 아니고 또한 몸을 씻는 것도 아니며, 몸과 물의 중간도 아닌 줄을 알아 있는 곳이 없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러나 전생의 버릇인 증상만(增上慢)을 잊지 못하다가 지금에 이르러서 부처님을 따라 출가하여 더 배울 것이 없는 무학을 얻었으며, 저 위음왕 부처님께서 저에게 발타바라라는 이름을 주셨습니다. 묘한 촉감이 뚜렷하고 분명해서 불자주(佛子住)를 이루었습니다. 부처님께서 원통의 원인을 물으시니, 제가 진리를 깨달아 얻은 바로는 촉감의 원인을 관찰함이 가장 뛰어나다고 생각합니다.」
마하가섭(摩訶迦葉)과 자금광(紫金光) 비구니가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 발에 이마를 대어 절하고 부처님께 사뢰었다. 「제가 지나간 세월 그 세계에 있을 때 부처님이 세상에 출현하셨으니 그 이름이 일월등(日月燈) 부처님이셨습니다. 제가 가까이 모시면서 법문을 듣고 닦아 배웠으며, 부처님이 열반하신 뒤에는 사리(舍利)에 공양을 올리고 등불을 켜고 계속 밝혔으며, 자금광으로 부처님의 형상을 도금하였더니, 그 후부터는 세상에 태어날 때마다 몸에 항상 자금광 빛이 가득 찼습니다. 이 자금광 비구니 등은 곧 저의 권속으로서 그 때에 같이 발심하였습니다. 저는 세상의 육진(六塵)이 변하여 무너지는 것을 관찰하고서, 오직 마음이 텅 비고 고요한 것으로 멸진정(滅盡定)을 닦아서, 몸과 마음이 백 천겁을 지나더라도 오히려 손가락 한 번 튕기는 순간과 같았습니다. 저는 공(空)한 법으로 아라한이 되었는데, 세존께서 저를 두타(頭陀)가 제일이라고 하셨으며, 묘한 법이 밝게 열리면서 모든 번뇌가 소멸되어 누진통(漏盡通)을 얻었습니다. 부처님께서 원통의 원인을 물으시니, 제가 진리를 깨달아 얻은 바로는 생각[法塵]의 원인을 관찰함이 가장 뛰어나다고 생각합니다.」
❙ 보충
25가지 원통공부에 대한 법문이 시작된다. 우리가 살고 있는 사바세계(娑婆世界)는 음성이 교체(敎體)가 되므로 성진(聲塵)을 가장 먼저 말씀하셨다.
①육진원통(六塵圓通) : 聲塵, 色塵, 香塵, 味塵, 觸塵, 法塵
②오근원통(五根圓通) : 眼根, 鼻根, 舌根, 身根, 意根
③육식원통(六識圓通) : 眼識, 耳識, 鼻識, 舌識, 身識, 意識
④칠대원통(七大圓通) : 地大, 水大, 火大, 風大, 空大, 見大, 識大
⑤이근원통(耳根圓通) : 耳根
성진(聲塵) 원통공부
묘음(妙音)이 밀원(密圓)하다. 소리는 어떻게 나오는가? 소리가 내 입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다. 내 입에서 나오는 것은 공기의 진동일 뿐이다. 공기진동이 고막을 두드리고 청신경에 연결되어 말로 알아듣는다. 내가 말을 할 때는 공기진동만 있을 뿐이고 내 입에 말이 있는 것은 아니다. 음악을 틀어도 거기에는 공기의 진동만 있을 뿐이다. 공기진동→고막→청신경→소리라고 하는 상호작용을 통하여 소리가 나온다. 따라서 소리라는 것도 찾아보면 있는 곳이 정해져 있지 않다. 이에 따라 소리를 묘음(妙音)이라고 표현하셨다. 불교에서 묘(妙)의 뜻은 있는 것도 아니고 없는 것도 아니라는 뜻이다. 즉, 소리가 있는 것 같은데 따져보면 소리는 없고 공기의 진동만 있을 뿐이다. 그런데 소리가 나타날 수 있는 필요충분조건을 갖추면 소리가 나타난다. 밀원(密圓)이란 소리를 찾아보면 없는데 우리는 소리를 분명하게 듣고 아는 것을 뜻한다. 그래서 소리는 인연으로 생긴다(緣生). 그런데 그 소리는 어디에 있다가 나타나는가? 여래장(如來藏) 묘진여성(妙眞如性)이다.
묘음밀원(妙音密圓), 인연을 갖추면 소리가 나오고(소리를 알고) 인연이 흩어지면 소리가 안 나온다. 그 소리는 여래장 묘진여성에서 나왔다. 여래장에서 그 소리는 어떤 상태로 있는가? 공적하니까 아무 모습이 없다. 그렇다고 해서 소리가 없는 것은 아니다. 조건만 갖추면 소리가 나온다. 찾아보면 없으니까 無와 같고, 조건을 갖추면 나타나니까 有와 같다. 그래서 무도 아니고, 유도 아니고, 무가 아니라고 해도 아니고, 유가 아니라고 해도 아니다. 말로서는 설명할 수 없는 자리다. 그 자리를 어떻게 아는가? 손뼉을 치면 들린다(안다). 이렇게 알면 되지 무냐 유냐 따질 일이 아니다. 말로서 설명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소리가 사라져도 여래장 묘진여성을 떠난 것이 아니다.
교진나(憍陳那)는 귀[耳根]의 대상인 소리[聲塵]를 통하여 깨달음을 얻었다.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깨달음을 얻었다고 하여 성문(聲聞)이라고 한다. 묘음(妙音)이 밀원(密圓)한 것을 듣고 성진(聲塵)을 통하여 본성인 여래장묘진여성에서 음성이 나온다는 것을 알고 그 성품 자리를 깨달았다는 것이다. 육진(六塵) 가운데서 성진(聲塵)을 먼저 설명하신 이유는, ①제자들 중 가장 먼저 깨달음을 이룬 방법이 음성을 통한 것이고 ②또한 이근원통이 가장 수승한 방편이라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것이다. 능엄경 6권에 나오는 문수보살의 게송에 다음과 같은 구절이 있다. 성유역비생(聲有亦非生) 소리가 있다고 하여 생기는 것이 아니고, 성무역비멸(聲無亦非滅) 소리가 없다고 하여 사라지는 것도 아니라네. 차즉상진실(此則常眞實) 이것이 곧 변함없는 진실이라네. 문성불생멸(聞性不生滅) 듣는 성품은 생멸이 없는 것이라네. 이는 듣는 성품인 문성(聞性)은 대상인 성진(聲塵)과 관계없이 항상 변함없이 여여(如如)하다는 말이다. 앞에서 라후라로 하여금 종을 치게 하고, 아난에게 듣느냐 못 듣느냐고 물었을 때의 장면과 같다. 보살영락경(菩薩瓔珞經)에는 생본무생(生本無生) 생겨나되 본래 생겨난 바가 없고, 멸본무멸(滅本無滅) 사라지되 본래 사라진 바가 없다는 구절이 있다.
아야다(阿若多)는 해(解)라는 의미이며 부처님 성도 후 제일 먼저 인가받은 제자란 뜻이다. 교진나(憍陳那) 등 다섯 비구가 깨달음을 얻음으로 인하여 불법승(佛法僧) 삼보(三寶)가 갖추어지게 되었다. 부처님은 불보(佛寶), 사제법(四諦法)은 법보(法寶), 오비구(五比丘)는 승보(僧寶)가 되었다. 그래서 스님들이 거처하는 방인 승당(僧堂)에는 교진여를 모시는 전통이 있다.
색진(色塵) 원통공부
색(色)은 두 가지 뜻인 형색(形色)을 말한다. ①(모양) 형(形)은 물건의 생김새나 상태를 나타내는 형상(形狀)이고, ②(색깔) 색(色)은 뚜렷이 드러나 보이는 색깔인 현색(顯色)을 말한다. 색공불이(色空不二)다. 색(色)은 영원하지 않고 시간이 흐르면 결국은 공(空)이 될 수밖에 없다. 즉, 실상(實相)과 상즉(相卽)하여 둘이 없다는 뜻이다. 색(色)은 모두 인연의 소생(所生)으로서 그 본성은 공(空)이며 실체가 없고 자성(自性)이 없다. 따라서 색(色)의 본성은 무상(無常)으로 항상 변하는 것이므로 텅 빈 허공과 물질은 모두 다 실체가 없다. 색(色)의 본성은 지혜(智慧)이고, 지혜(智慧)의 본성은 색(色)이므로, 색의 본성은 공성(空性.순야타)이다. 허공성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따라서 묘색(妙色)은 공성(空性)의 지혜를 말하는 것이며, 색즉시공 공즉시색(色卽是空 空卽是色)을 깨달아 원통을 얻었다. 묘색(妙色)은 있는 것도 아니고 없는 것도 아니다. 있는 것 같은데 찾아보면 없고, 없는 것 같은데 찾아보면 있다. 밀원(密圓)은 조건만 갖추면 어디서든지 색이 나온다. 우파니사타(優波尼沙陀)의 니사타(尼沙陀)는 근소(近小) 소분(小分) 등으로 번역하며 진성(塵性)의 뜻이다. 가장 적은 것을 우파니사타라고 말하기도 한다.
부정관(不淨觀)은 몸이 깨끗하지 않음을 느끼고 깨달아 번뇌와 욕망에서 벗어나는 수행법이다. 부처님께서는 음욕이 많은 젊은 비구들에게 특히 부정관 수행을 권하셨다. 공동묘지에서 시체가 썩어가는 과정을 관찰함으로서 탐욕과 음욕을 제거하는 수행법이다.
향진(香塵) 원통공부
향에서 향내가 나는 것이 아니고 (연기→허공→코→후각신경→대뇌) 등의 조건이 있어야 향기가 난다. 향기를 알아차리는 것은 마음이고 이것이 바로 나다. 향기는 여래장 묘진여성에 있다. 향기는 인연에 의하여 생긴다는 공성(空性)의 지혜를 깨달아 원통을 얻었다.
침향(沈香) 또는 침수향(沈水香)은 향나무를 물에 수십 년간 담갔다 말린 것이라고 하는 사람이 많은데 정확하지 않다. 침향은 침향나무에 상처가 났을 때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분비하는 수지(樹脂.나무진액)가 짧게는 10~20년, 길게는 수백 년의 세월 동안 조금씩 굳어져 덩어리가 된 것이다. 수지는 나무가 세균 곰팡이 등 상처 감염으로부터 자신을 방어하고 스스로를 치료하기 위해 분비하는 점도 높은 액체다. 침향은 예로부터 황금보다 귀하게 여겼는데, 불속에 넣어 태우면 특유한 상쾌한 향기를 내고, 쓴맛이 난다고 알려져 있다. 중아함경(中阿含經)에서는 향 중에서 오로지 침향이 제일이라고 표현하고 있다. 향기(香氣)가 존재하기 위해서는 코, 마음, 나무, 허공, 연기, 불 등이 필요하다. 따라서 향기는 어느 한군데서 나왔다고 할 수가 없고 인연에 의하여 생겨난 것이다. 곧 향기는 모두 인연의 소생(所生)으로서 그 본성은 공(空)이며 실체가 없고 자성(自性)이 없다. 향엄동자는 향기를 통하여 모든 것은 인연에 의하여 이루어진다는 것을 깨달아 원통을 얻었다.
미진(味塵) 원통공부
감초를 입에 넣으면 단맛이 난다. 단맛이 감초에 있느냐 아니면 혀에 있느냐. 실제로 단맛은 감초나 혀에 있는 것이 아니다. 감초→혀→미각신경→대뇌 등은 맛을 아는데 필요한 조건일 뿐이고, 맛은 내가 안다. 맛은 여래장 묘진여성에서 나왔다.
법왕자(法王子)란 미래에 부처가 될 자리에 있는 보살(菩薩)들을 말하며 불자(佛子)를 말하기도 한다. 두 법왕자는 맛의 원인을 분별하여[分別味因] 깨달았다. 맛은 있는(有) 것도 아니고 없는(空)도 아니고, 붙어있는(即) 것도 아니고 떨어져있는(離) 것도 아니다. 맛을 결정하는 것은 혀 마음 음식 허공 등이 필요하다. 따라서 맛은 어느 한군데서 나왔다고 할 수가 없고 인연에 의하여 생겨난 것이다. 곧 맛은 모두 인연의 소생(所生)으로서 그 본성은 공(空)이며 실체가 없고 자성(自性)이 없다. 두 법왕자는 맛을 통하여 모든 것은 인연에 의하여 이루어진다는 것을 깨달아(空性의 지혜를 깨달아) 원통을 얻었다.
촉진(觸塵) 원통공부
목욕탕에서 때를 밀 때 촉감이 일어난다. 이때 촉감은 때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고 몸에서 나오는 것도 아니다. 촉감은 내가 안다. 촉감은 피부와 때에서 일어나는 것이 아니고 여래장 묘진여성에서 나왔다.
발타라바는 목욕을 하면서 물이 몸에 접촉하는 것을 통하여 깨달음을 얻었다. 즉, 물을 원인으로 하여 깨달음을 얻었다. 물이 몸에 닿는 순간 공성(空性)을 깨달았다. 촉(觸)은 머물지 않고 무상(無常)하고 변하는 것이므로 무소유(無所有.空)라고 하였다. 촉감을 아는 것은 몸-마음-대상물-허공 등이 필요하다. 따라서 촉감은 어느 한군데서 나왔다고 할 수가 없고 인연에 의하여 생겨난 것이다. 곧 촉감은 모두 인연의 소생(所生)으로서 그 본성은 공(空)이며, 실체가 없고 자성(自性)이 없다. 발타바라는 촉감을 통하여 모든 것은 인연에 의하여 이루어진다는 것을 깨달아(空性의 지혜를 깨달아) 원통을 얻었다.
<참고> 법화경의 상불경보살(常不輕菩薩)과 발타바라(跋陀婆羅)
발타바라(跋陀婆羅)는 상불경보살을 경멸했던 수행자 중의 한 명이었다. 우주가 생성되고 나서 최초로 깨달음을 이루신 분은 위음왕(威音王) 여래셨다. 그분으로 인해 세상은 평화로워졌고 사람들은 스스로 괴로워할 일도 또 남을 괴롭히는 짓도 하지 않았다. 하지만 위음왕 여래께서 멸도하시고 세월이 한참 흐르자 인간들의 폭력적 욕망은 되살아났고 더불어 그분의 가르침은 세상에서 잊혀졌다.
그분의 형상이 황금과 나무로 조성되어 있고, 그의 말씀이 종이와 돌에 새겨져 있고, 그분께 예배하고 그분의 말씀을 암송하는 승려들이 여전히 넘쳐났지만 형식과 풍습에 지나지 않았다. 우월감으로 똘똘 뭉친 승려들은 자기들만의 독특한 지식과 생활방식을 뻗대면서 대중 위에 군림하려 들 뿐이었다. 그런 시절에 기존 승단에서 보면 이단아와 같았을 인물이 한 명 등장한다. 그가 상불경(上不輕)보살이다.
비구였던 그는 길거리를 오가는 모든 이들에게 항상 절하며 찬탄하였다. “저는 당신을 깊이 공경합니다. 당신을 무시하거나 업신여기지 않습니다. 당신은 반드시 부처님이 되실 분이기 때문입니다.” 라고 합장 예배하였다. 누구에게나 ‘항상 가벼이 여기지 않는다.’ 고 말했기 때문에 상불경(常不輕)이라는 이름이 생긴 것이다. 그러나 상불경이 차별 없이 평등하게 건네는 찬탄의 인사말이 모든 사람들에게 호감을 사지는 않았다. 어떤 사람은 화를 내고 얼굴을 붉히며 욕설을 하고 심지어 때리기도 하였다. 그래도 그는 그들을 원망하지 않고 “당신들은 부처가 될 수 있다” 며 찬탄하였다. 상불경보살이 임종할 때 그를 박해한 사부대중들은 모두 지옥에 떨어졌다.
법진(法塵) 원통공부
마하가섭은 불상에 금칠을 하는 개금불사(改金佛事)를 함으로써 그 영향으로 몸에 항상 금빛이 가득하였다. 마하가섭은 생각[法塵]을 원인으로 하여 깨달음을 얻었다. 생각이나 감정과 같은 법진은 무상(無常)하고, 그 본성은 공(空)이며, 실체가 없고 자성(自性)이 없다(무상즉공 無常卽空). 즉, 감정이나 생각은 생기면 머물지 않고 사라지니 무상(無常)하며 무소유(無所有)이며 공(空)한 것이다. 망상은 생겼다가 사라지는 것이므로 실체가 없고 집착할 이유가 없다. 마하가섭은 생각을 통하여 모든 것은 인연에 의하여 이루어진다는 것을 깨달아(空性의 지혜를 깨달아) 원통을 얻었다.
마하가섭(摩訶迦葉)은 부처님의 십대제자 중 선종(禪宗) 제1조(祖)인 가섭존자이다. 자금광 비구니는 가섭존자의 부인이다. 전등록(傳燈錄) 제1권에서는 마하가섭과 자금광 비구니를 무인부처(無姻夫妻)라고 하고 있다. 이름만 부부로서 생활했다는 뜻이다. 중아함경에 의하면 석가모니 부처님의 정법안장(正法眼藏)을 미륵부처님에게 전하는 소임은 가섭이 맡고 있었는데, 이는 석가모니 부처님이 가섭에게 헤어지고 누덕누덕 기운 가사를 전해주는 것으로 법을 전하였기 때문이었다. 석가모니 부처님보다 다섯 살 어렸던 가섭존자는 부처님의 열반 뒤 수많은 세월동안 입멸하지 않고 계족산(鷄足山) 석실에서 선정에 들어가 미륵불이 태어나기를 기다리며 있다.
(참고) 부처님의 10대 제자
①두타(頭陀) 제일(第一) 가섭존자(迦葉尊者)
②다문(多聞) 제일(第一) 아난존자(阿難尊者) - 경장(經藏)을 결집(結集)
③지혜(智慧) 제일(第一) 사리불존자(舍利弗尊者)
④신통(神通) 제일(第一) 목건련존자(木健連尊者)
⑤해공(解空) 제일(第一) 수보리존자(須菩提尊者)
⑥설법(說法) 제일(第一) 부루나존자(富樓那尊者)
⑦천안(天眼) 제일(第一) 아나율존자(阿那律尊者)
⑧지계(持戒) 제일(第一) 우바리존자(優婆離尊者) - 율장(律藏)을 결집(結集)
⑨논의(論議) 제일(第一) 가전련존자(迦旃連尊者) - 논장(論藏)을 결집(結集)
⑩밀행(密行) 제일(第一) 라훌라존자(羅睺羅尊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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