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크대 배수구가 늘 신경 쓰였다.
내가 이사온 게 8년 전인데
그 이전부터 쓰던 거고
어쩜 입주할 때부터 써 온 걸 수도 있는데
그러면 나이가 15살이 넘은 거다.
배수가 시원스레 되지 않고
퀴퀴한 냄새도 나는 데다
거름통도 제 짝이 맞지 않는 거라
어떨 때는 음식물이 새어 내려가고
또 어떨 때는 꽉 끼어있어서
뻰찌로 빼내야만 할만큼 불편했다.
오죽하면 "싱크대를 교체해 버릴까?"
하는 생각도 많이 해 봤는데
씽크대 교체하려니 욕실까지 같이 하고 싶고
그러자니 공사비가 커지는데
그러고나면 또 다른 곳을 하고 싶어질까 봐
꾹꾹 참아오던 차에...
어제 퇴근하고 들어오며 아파트 7일장에서
배수관 세트를 교체해주는 트럭을 보았고
5만원 주고 교체를 하고나니
앓던 이를 뺀 기분이다.
거길 쳐다볼 때마다 기분이 좋다.
가장 불편한 것이 해결되고 나니
싱크대와 욕실의 다른 단점들이
별거 아닌 것처럼 느껴지면서
횡재한 기분이 들었다.
5만원짜리 싱크대 배수구 하나가
내 삶에 이렇게 신선한 기쁨을 줄 것이라고
평소에 짐작이나 했을까?
그러고보면 삶의 다른 부분에서도
꽉 막혀 있어 답답하다고 느낄 때
이렇듯 작은 출구라도 있다면
그게 돌파구가 될 거란 생각이 들었다.
카페 게시글
검색이 허용된 게시물입니다.
……── 세상속 이야기
횡재한 기분.
단비
추천 0
조회 46
19.12.12 18:34
댓글 9
다음검색
첫댓글 참말로 횡재한 기분 맞네요~ㅎ
저도 얼마전 다용도실에서 바깥 마당으로
연결된 문고리에 결로 현상이 생기길래
매일 신경이 쓰이더라구요.
저문을 막아버려야 하나?
아님 스티로폼을 사다 덧대야 하나?
그럼 일이 커질텐데...
옆지기와 둘이서 고심을하다
뽁뽁이와 결로방지 테입을 사서
문틈새를 막았더니 담날부턴 결로현상이
일어나지 않더라구요...
아주 간단한 방법으로 조금 번거러울
공사를 해결했으니...
참으로 앓던 이가 빠진 기분이었답니다.
단비님 글을 읽으면서 공감 또 공감...
암튼 축하합니다. ㅎ
댓글이 엄청 길어졌네요~~ㅎㅎ
고운밤 좋은 꿈 꾸시구요~
여울아이님. 감사.
120% 공감해 주셨군요.
ㅎㅎ 우리 여울아이님도 살림의 달인이실듯한걸요..
집안구석구석 조금씩만 손보면 멀쩡하게 잘 사용할 곳들을 찾아서
알뜰살뜰하게 가꿔가는 모습이 보기 좋네요..
@cj 하얀쪽배 살림의 달인은 아니구요~~
할 수 있슴 내손으로...ㅎㅎ
@단비 많이 배웁니다.
단비님의 글속에서...ㅎ
삶속에서 느껴지는 작은 행복이 그런거 같습니다..
그래요.
근데 길게 가진 않겠지요.
그 행복감이...ㅎㅎ
ㅎㅎ 단돈 5만원으로 한방에 해결을 하셨네요.. 속이 다 씨원~~ 합니다요
단비님 사람도 이렇게 불편하고 아픈곳
작은 돈으로 실실 고쳐가면서 살면 얼마나 좋을까요 ㅎㅎ
그러게요.
세상의 모든 아픔과 불편함
실실 고치는 의원..
생겼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