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소개해드릴 도시는
미 중부의 교통의 요지이자,
마찬가지로 번영했던 미국의 도시입니다.
미주리의 유래깊은 도시인
세인트 루이스(St. Louis) 입니다.
세인트루이스의 개요와 역사
세인트루이스는 미주리 주의 동부, 미시시피 강의 서쪽 연안에 위치하며,
미주리 강의 합류점 부근에 있습니다.
대표적인 미시시피 강의 지류에 만들어진 도시이며,
꽤 넓은 지역을 대도시권으로 두고 있습니다.
실제 구글 지도로 보시면 아시겠지만 남북을 연결하는 미시시피 강이기에
일리노이, 위스콘신, 미네소타 이 3개 주와
남부의 주를 연결해주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사실 지도에 관심 많은 사람이나,
메이저 리그 야구팬(?)이 아닌 이상 잘 모르는 도시이지만,
미국에서도 중-동부에서는 나름 역사가 깊은 도시라고 볼 수 있습니다.
프랑스 국왕이었던 루이 9세의 이름을 따라 지은 도시로서,
한때 프랑스도 북아메리카의 영토를 영국과 반땅놀이를 하고 있었고,
이 곳도 루이지애나, 캐나다 등과 마찬가지로 프랑스의 영역이었습니다.
또한, 미국으로 소유권이 넘어온 이후에도 중요한 내륙 수로인 미시시피 강과
미주리 강의 합류점에 위치하여 일찍부터 수상 교통의 요지로 주목받기도 했습니다.
1800~1900년대에는 LA나 시카고가 대도시로 성장하기 이전이라서
이 도시는 중부 최대의 도시이자,
미국 내에서도 제3의 도시였습니다.
그런 위상 덕분에 1904년에는 올림픽이 열린 도시이기도 한데,
현재 세인트루이스의 위상을 생각해보면
정말 그때야 말로 리즈시절이 아닌가 합니다.
물론 이 올림픽은 대표적으로 망한 올림픽(!)으로
100명의 외국 선수가 참가했지만, 사실상 유럽에서는 100명도 되지 않았고,
미국에서 500명이 넘는 선수를 참가시켜서 사실상
미국 전국체전(...)이라는 흑역사가 있었습니다.
아 망했어요
하지만, 이 도시 또한 러스트 벨트의 그 도시들 못지않게 파격적으로
몰락하기 시작했는데, 1920년에는 자동차와 철강 산업으로 급격히 성장한
디트로이트와 클리블랜드에 추월당하고,
1930년에는 캘리포니아에서 성장하는 로스앤젤레스에도 추월당해
미시시피 강 서부의 최대 도시 지위도 넘어가게 됩니다.
그나마 50년대까지는 나름 8~10위를 유지했지만,
20세기 후반~21세기 산업의 변화로 인해 이 도시 또한
현재와 같이 중규모 도시로 몰락해 버립니다.
다만, 인구가 위상 대비 줄어서 그렇지 경제 규모가 작지는 않아서,
미국에서도 제법 네임드 도시이긴 합니다.
여전히 교통의 요지로서의 역할도 하고 있기도 하구요.
21세기 들어 연방 정부의 적극적 기업 유치로 인해
이전의 리즈 시절을 찾아가기 위해 다시 뜨고 있는 도시이기도 합니다.
참고로, 한국과 위도상 거의 비슷한데,
내륙 도시답게 여름에는 엄청나게 덥다고 하는데,
심지어 더위의 상징인 대구보다도 덥다고(!) 합니다.
그래서인지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에서 2년을 보낸
대구 출신 오승환 선수는 대구보다도 더웠다고 합니다.,
또한, 산도 없고 평평한 대지이다 보니
토네이도의 습격을 종종 받는다고 하네요.
세인트루이스의 경제
한때 번영했던 도시이고, 나름 교통의 요지이다 보니
나름 경제 기반은 있는 편입니다.
도시 자체도 의외로 스카이라인이 잘 갖춰져 있는 도시이기도 하구요.
2000년대 들어서도 쇠락한 도시의 오명이 있었고,
연구인력, 사무인력은 별로 없고
세계적인 맥주회사 버드와이저 공장이 유명한 정도였지만,
2015년부터 시 정부의 친기업 정책을 시행하고 난 뒤
이케아, 마스터카드 본사, 그리고 홀푸드 (Whole Foods)가 들어오면서
다시금 번영을 꾀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의외로 세계 경제 뉴스를 보다 보면 자주 볼 수 있는 도시인데,
미국과 세계 경제에 엄청나게 큰 영향을 주는 연방준비제도의 지역 지사인
연방준비은행의 12개 은행 중 하나가 여기 있습니다.
특히, 연준 이사이자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총재인
제임스 불라드가 유독 영향력이 뛰어난 편이라 뉴스를 보면
종종 이 사람 사진을 볼 수 있습니다.(...)
이 분은 비둘기보다는 매파 성향이라
종종 악플을 많이 받기도 합니다(...)
다만, 경제학자로서 예측이나 이런 부분에서
학자로서는 꽤 괜찮은 평가를 받는 편입니다.
세인트루이스의 치안과 문화
하지만, 세인트루이스가 미국 내에서 제법 유명한 것은
미국 내에서 최상위 수준으로 나쁜 치안입니다.
위의 표는 2013년 데이터이긴 하지만,
현재 들어서도 세인트루이스는 여전히 상위권에 있습니다.
게다가 최근 디트로이트가 대기업이 재건을 하는 분위기이다 보니
세인트루이스가 한때 디트로이트나 볼티모어를 제치고
살인 범죄율 1위, 강력 범죄 발생률 1위(!)를 석권한 적이 있습니다.
이런 걸로 경쟁하지 마라
아이러니하게도 왜 이렇게 되었지라는 생각을 해보면
미국 도시들 중에서 빈부격차와 흑백격리가 가장 큰 도시인데다가,
남북 전쟁의 도화선이었던 판결의 배경
(노예는 사람이 아니다라는 판결)이 있을 정도로
꽤 오랜 기간 역사적인 배경이 있었던 것이죠.
흑인 운동이 득세하던 곳이라서
이곳에는 마틴 루터킹을 추모하는 도로도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러스트벨트의 도시들처럼
현재는 민주당 강세 지역이기도 합니다.
여기도 디트로이트 만큼이나 지역이나 계층간으로
엄청난 차이를 보이는데, 델마 대로라는
대로 하나를 두고 생활 수준과 치안 수준이 극명히 갈려버리기도 합니다.
마치 디트로이트의 8mile rd와 비슷한 수준이라고 볼 수 있죠.
한국으로 치면 성남 분당구와 중원구의 차이라고 볼 수 있을지도...
하지만, 그런 분위기에도 불구하고 의외로 도시는
스포츠의 도시이자, 교육의 도시이기도 합니다.
특히, 다른 스포츠 구단들도 유명하지만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는 MLB에서도 손꼽히는
명문 구단입니다.
디트로이트, 클리블랜드의 스포츠 구단들이 딱히 별 활약을 못하지만
카디널스는 월드 시리즈 우승만 11회가 있는데,
이 기록은 뉴욕 양키스에 이은 미국 2위의 기록이기도 합니다.
참고로, 스포츠 구단은 그 지역의 재정이 뒷받침 되어야 하는데,
그런 걸 보면 이 도시는 개떡같은 치안(?)과 별개로
생활이나 문화 수준이 높은 특이한 도시라는 점입니다.
또한, 헬게이트급의 치안과 별개로 미국에서도 손꼽히는 교육도시이기도 한데,
대표적으로 세인트루이스 대학교 워싱턴(Washington University in St. Louis)은
그냥 역사만 깊은 대학도 아니라 미국 내 최상위,
사실상 아이비리그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대학으로 꼽힙니다.
개교 이래 24명의 노벨상 수상자가 이 학교와 연관이 있으며,
경영대는 3위, 의학, 건축 등 다양한 분야에서 미국 내에서도 5위 안에 들기도 합니다.
미국 내에서 대학 순위도 꽤 높아서,
아이비리그는 아니지만 지역 최상위 명문대로서,
연구 중심 대학으로 유명한 노스웨스턴 대학교 못지않게 좋은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치안이 안좋아진 세인트루이스를 위해 슬럼화된 땅을 사서
캠퍼스 연구시설을 짓기도 하는데,
이렇게 연구시설이나 캠퍼스 단지가 되면서 치안이 좋아지기도 한다고 하네요.
이런 분위기와 별개로 먹거리가 많은 곳이기도 하고,
흑인들이 많았던 곳 답게 재즈 문화도 유명하며,
나름 뮤지컬, 공연 등의 문화도 즐길 수 있는 곳이라고 하네요.
세인트루이스의 교통
교통의 요지 답게 철도 교통이 있긴 하지만,
애초에 수운을 위한 도시이다 보니 다른 도시처럼
교통이 엄청 발전하진 않았습니다.
도시 내에서는 버스나, 노면 전차등으로 이동 가능하다고 하네요.
이 도시의 국제공항은 램버트 국제공항인데,
우리가 흔히 하는 구강청정제인 리스테린을 만든 램버트 제약회사의 회장이자
시내 최초의 비행사 자격증 취득자인 앨버트 본드 램버트 회장에게서
이름을 가져왔다고 합니다.
물론, 한국과 친한 도시는 아니니 직항은 없습니다.
(야구선수 아님 갈 일도 잘 없어서...)
저도 공부하러 갈일이 생기지 않는 이상 안갈거 같습니다
세인트루이스의 부동산 시세
미국의 조사업체인 스마트에셋에 따르면,
세인트루이스는 가구당 연소득이 6만1600달러(약 8천만원)로
전국 중간치 보다 높은 지역인데, 주택가격은 상대적으로 낮아
중간치 가격은 17만2200달러(2억 2천만원) 수준이라고 합니다.
미국 내에서는 그러다 보니 가장 집사기 쉬운 지역(?)이라고 하는데,
치안은 극도로 안좋지만 명문대가 있고 생활/문화 수준이 높은
아이러니한 도시라는 걸 생각해보면 특이하기도 하네요.
미 중부의 고담시????
대충 시세 맛만 보겠습니다.
제법 조용하면서 인프라가 있는
세인트루이스 유니온 역(중앙역)남쪽에 있는
주택입니다.
깨끗하고 리모델링한 집입니다.
왠지 냉장고에 LG가 있어서 그런지
멋모르고 보면 한국 집처럼 보이기도...
2룸의 110 제곱미터(우리로 치면 33평)입니다.
가격은 $255,000인데,
우리 돈으로 치면 3억 3천만원입니다.
평당가로 치면 1000만원!!!
나름 부촌이라고 보이는 곳을 찝었는데
이정도인 걸 보면 위의 조사 결과가 맞는 것 같기도 하네요.
참고로 여기는 나름 세인트루이스에서도 비교적
안전하면서 부촌 느낌입니다.
하지만, 북부의 낙후된 지역으로 가면 이곳과 별로 멀지도 않은데
비슷한 면적에 우리돈 $120,000~$150,000인 곳들도 있는데,
한화 1억~1억 5천 정도라고 볼 수 있습니다.
한 도시에서 이렇게까지 차이가 난다니...
놀라울 따름입니다.
가이아님이 추천해주신 마이클 무어의 다큐멘터리,
그리고 지난 주에 썼던 디트로이트에
이번에도 빈부격차의 상징인 도시를 연달아 보니
생각해보는 게 많아지게 된 것 같습니다.
우리의 미래는 세인트루이스 북부일까, 남부일까
뉴욕일까 디트로일까,
한번 생각해보게 됩니다.
오늘의 세계로 가는 부투스
세인트루이스 였습니다.
첫댓글 선댓후감
헉 성댓후감이라니
@인싸이트 보셨군여 ㅋㄷㅋㄷ
@진리는나의빛 거룩하군요
선댓후감
와아 2등이십니다 ㅎㅎ
세인트루이스는 정말 야구로 밖에 알지 못한 도시인데 이렇게 덕분에 소소하고 깊게 공부합니다.
인싸이트님 이렇게 써주시는 정성. 너무 대단하십니다. 브랜드인싸이트 포스팅 까지요!!!
매번 감사드립니다. 👍
세인트루이스
나름 리즈시절은 올림픽때
여름엔 덥고 회사본사도 꽤 있으며 연방은행이 있는!
그치만 치안이 나쁘지만 명문대가 있는 아이러니한 도시네요
평당가 1000만원
저의미래는
부투스의미래는!
강남으로 뉴욕으로!
정성가득 글 감사드려용
야구로만 알고있던 세인트루이스 이렇게 자세히 알아갑니다~ 정보 감사합니다^^
세인트루이스!
역사 경제 문화 교통 부동산시세까지
인싸이트님 감사합니다^^
가구당 소득이 6만불
맞벌이 금액이란걸 생각하면 참 놀랍죠
미국은 정말 도시마다 소득수준 차이가 정말 큰것같습니다
그리고 도시마다 특이한 풍경들,
처음가보는 도시는 여기사람들은 뭐먹고사는가 궁금할때가 많습니다
미국중부도시 잘공부했습니다
감사합니다 인싸이트님!
세인트루이스
제가
너무나 좋아하시는분이
여기 이대학나와서
개인적으로 좋아하는도시입니다
미국50개주 다 가보고싶다
인싸이트님 또 다른희망으로 살아가보자구요
미국은 정말 모르는 도시도 짱 많다는
오늘도 인싸이트님
정독하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세인트루이스 다녀온 기분입니다
정성과 사랑이 느껴지는 인싸님의 글 잘봤습니다 감사합니다
이번 이야기도 재밌고 술술 잘 읽혀서
좋았어요.
세인트루이스 스포츠뉴스에서나 듣던
관심밖 도시였는데
이렇게 또 기회가 되어 공부하게 됩니다.
상식이 넓어지는 기분이예요.
치안은 좋지 않지만
명문대, 문화가 있는 도시.
세인트 루이스~
상반된 매력(?)이 있는 곳.
기억될것 같습니다.
애써주셨을 글 감사드립니다.
야구 밖에 생각이 안 나는 도시
대프리카 보다 더 더운 도시
생각보다 저렴한(?) 주택
제일 중요한 치안은 ㄷㄷㄷ
오늘도 이야기 감사드립니다^^
미국에 있는 세인트루이스
미국은 모든 주를 다 가보고 싶어요
인싸이트님 귀한 자료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