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학 끝무렵 터미널 CGV에서 일대종사를 봤다.
내가 처음 본 책들이 세로로 씌여진 중국 무협지여서일까?
벌교의 현대극장인가 제일극장인에서 처음 본 영화가 홍콩 무술영화들이어서일까
내 속에 남아있는 싸구려 저질(?)의 영웅심리같은 건 꼭 그런 삼류소설이다.
광주의 계림극장이나 태평극장에서 동시상영하는 영화 중엔
꼭 홍콩 무협영화가 있었던 것 같다.
요즘엔 홍콩영화인지 대만영화인지 중국영화인지 극장에서 무협영화를 보기 어렵다.
그 많던 배우나 감독들은 직업을 바꿨을까?
오랜만에 검은 하늘에 천둥번개가 치며 폭우가 쏟아지는 속에
목요일 저녁이 되기 전인데 사람들이 북적인다.
극장 안엔 처음에 나만큼 나이가 든 남자 셋이더니
나중엔 역시 머리가 하얀 남자가 여인과 들어온다.
50대 중후반의 사람들이나 중국영화를 찾으니 중국영화는 설 땅이 없나보다.
실은 이 영화 퍈들은 유선방송이나 케이블 티브이의 시리즈 중국연화에 밤늦게까지 빠져 있을지도 모른다.
영화는 싸움을 서있는 자(세로) 승자, 누워있는 자(가로) 패자로 시작한다.
문파나 스승이 필요없이 오직 싸움 실력으로 말하는 엽문 양조위가 주인공이다.
남파와 북파, 스승과 제자, 무림 맹주 등에 살짝 남녀의 사랑도 보여주지만
스토리는 빈약하다. 주인공의 나래이션이 거슬린다.
난, 왜 이런 영화를 보며 시간을 보내고 있을까?
그 다음 날에 무등산에 가기전에 광주극장의 조조 프로그램을 본다.
북극의 후예 이누크는 그린란드에 사는 알래스카 인디언?의 후예들 이야기다.
시내버스가 늦어 첫도막을 놓쳤다.
시설의 책임자인 여성은 아이들을 잘 보고 있다.
때로 폭력적으로 때려부쉬는 아이보다
표현 안하는 새로 온 이누크가 더 걱정이다.
그 센터장?은 물개 사냔하는 이쿠마 팀에게 아이들을 데려가 달라고 한다.
아아딜을 돌보는 일은 할 수 없다고 거절하던 사냥꾼은
아이들 데려가는 수당?으로 총을 구입해 얼음판을 여행한다.
http://cafe.naver.com/cinemagwangju/8011
문명세계에 적응하지 못하고 술로 세월을 보내다 가족을 떠나보내버린 이쿠마는
냉정하지만, 눈 속에서 옛 사냥꾼의 아들인 이누크에게 개끄는 썰매운전을 가르치고,
얼음에 빠진 이쿠마를 도와주는 등 서로의 마음을 열어간다.
눈과 얼음 뿐인 대자연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좋다.
사람은 어떻게 성장해 가는가? 소년의 마음 속에 들어있는 분노나 화를
잘 볼 줄 아는 센터장의 나레이션이 있지만
어제의 일대종사와는 차원이 다르다.
인간은 어떻게 성장해 가는 것이 좋은가?
자연 속에서 온 몸으로 부딪히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