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100일기도를 다니며 제 월급의 몇 배를 시주할 정도로 불교에 열성이었던 아내의 개종은 충격이었습니다. 되도록이면 이해하려 노력하는 변화된 모습을 보며 저 사람을 저렇게 변화시킨 것이 도대체 무얼까 하는 궁금증이 생겨 제가 먼저 교회에 가겠다고 했습니다.
오랫동안 다니던 회사를 사직하고 월급쟁이의 한계를 벗어나기 위해 사업을 시작했지만 우여곡절 끝에 다 잃어버렸습니다. 둘째와 저는 본가로, 아내와 큰 딸은 처가로, 고3이던 막내는 일산 친구 집으로, 온 가족이 뿔뿔이 흩어졌고 우리 부부는 자연스럽게 별거하게 되었습니다.
그 해 10월은 일하다가 발목까지 부러져 3개월여 고생을 했고 부부 관계는 최악이었습니다. 아마 그 무렵 아내가 교회를 다니기 시작한 것 같습니다. 당시 우리는 대화를 했다면 다투기 일쑤였고 아내는 툭하면 이혼하자고 했습니다. 저도 이렇게 살 바에는 차라리 이혼하는 게 낫겠다는 생각이 울컥울컥 들었습니다. 그러나 부모님의 아픈 기억 때문에 스스로 맹세한 것이 있어서 수모를 당한다고 생각하면서도 참고 또 참았습니다. 그때 아내의 기도는 수월이 이혼하게 해달라는 것이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여느 때와 같이 기도하던 어느 날, 모든 것이 남편의 탓이 아니고 네 탓이라는 말씀이 들리며 참회의 눈물을 흘렸고 미웠던 남편이 측은해 보였답니다. 그렇게 아내의 마음이 바뀌면서 흩어졌던 온 가족이 같이 살고 조금씩 부부 관계도 회복되기 시작했습니다.
사실 아내는 일산에서 인천 용화사까지 새벽100일기도를 다니며 제 월급의 몇 배를 시주할 정도로 불교에 열성이었습니다. 저 또한 사랑의교회 옆에 있던 능인선원 불교대학을 수료하였고 4박5일 단기출가과정을 땅 끝 마을 해남 대흥사에서 2번이나 하는 등 많은 관심을 갖고 있었습니다. 틈틈이 불교서적을 읽고 사찰순례도 많이 했습니다.
그러한 저에게 아내의 개종은 충격이었습니다. 옛날 같으면 도저히 받아드릴 수 없었지만 얼마나 견디기 힘들었으면 그랬을까하고 그냥 넘어갈 수밖에 없었습니다. 다만 교회가자는 얘기는 절대 하지 말라고 다짐을 받아두었습니다. 그러면서도 새벽에는 교회까지 차를 태워주곤 했습니다. 차만 타면 은근히 트는 테이프, 조심스럽게 들려주는 교회이야기, 그 중에도 옥한흠 목사님이 오정현 목사님을 후임으로 세운 아름다운 이야기는 제가 갖고 있던 교회에 대한 부정적인 인상과는 사뭇 다른 내용이었습니다. 그리고 되도록이면 이해하려 노력하는 아내의 변화된 모습을 보며 또 기회만 되면 펼쳐놓는 예수님의 이야기를 들으며, 이 상황에서 저 사람을 저렇게 변화시킨 것이 도대체 무얼까 하는 궁금증이 생겼습니다. 그래서 제가 먼저 교회에 가겠다고 했습니다. 아내는 제가 쉽게 돌아설 것 같지 않았기에 뛸 뜻이 기뻐했습니다.
작년 4월17일부터 교회에 나오기 시작하여 그해 추석인 주일 하루만 빠지고 한 주도 빠진 적은 없습니다. 언제부턴가 예배 시작하며 부르는 “예수는 그리스도 예수는 주”에 눈물이 마구 쏟아져 주위사람 눈에 띌까 어쩔 줄 몰라 했습니다. 새벽 기도 중에는 거의 매번 눈물과 콧물이 범벅이 됩니다. 일하는 중에 성경암송을 하면 저도 모르게 눈물이 흐릅니다. “헛된 것과 거짓말을 내게서 멀리 하옵시며 나를 가난하게도 마옵시고 부하게도 마옵시고 오직 필요한 양식으로 나를 먹이시옵소서. 혹 내가 배불러서 하나님을 모른다 여호와가 누구냐 할까 하오며 혹 내가 가난하여 도둑질하고 내 하나님의 이름을 욕되게 할까 두려워함이니이다.” 지난 휴가 때는 혼자 강남금식기도원을 찾아 뜻 깊은 3박4일을 보냈습니다. 어렵고 항시 부족한 생활이지만 십일조를 지키기로 작정하고 이제 3달째를 맞고 있습니다. 이번 추석에는 무척이나 망설이고 주저했지만 지난 50년 동안 지내오던 제사를 결단을 내리고 온 가족이 감사예배로 드렸습니다.
요즘 저희 부부가 종전과 다른 점은 많은 대화를 한다는 것입니다. 아직도 어렵고 힘든 생활이라 하루하루 살얼음판을 걷는 것같이 아슬아슬하지만 오히려 마음은 평안합니다. 전에는 죄로 여기지 않았던 교만이 성경을 읽으면서 커다란 죄임을 알게 되었고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내가 얼마나 큰 죄를 지었는지 비로소 알게 되었습니다. 이제 예수님을 구주로 믿고 세례를 받으며 앞으로는 더욱 예수님을 닮아가는 삶을 살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