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윽고 우리는 옆 문을 밀었는데, 그 문은 벽 속에 위장된 집무실과 연결되어 있었고, 바로 그 집무실에서 그를 보았으니, 그는 표장 없는 두꺼운 리넨 군복을 입은 채 각반을 차고 있었고, 왼쪽 발꿈치에 황금 박차를 달고 있었으며, 이 땅과 이 바다에 사는 그 어떤 늙은 사람과 늙은 짐승보다 더 늙어 보이는 모습으로 바닥에 엎드려 쓰러져 있었으며, 오른팔은 구부러진 채 머릿밑으로 들어가 있어서 베개로 사용된 것처럼 보였는데, 고독한 독재자로 너무나 긴 생애를 사는 동안 매일 밤 그렇게 잠을 잔 것 같았다.
얼굴을 보려고 그의 몸을 돌리고서야 우리는 독수리들이 파먹지 않았더라도 그를 알아볼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는데, 그의 옆 얼굴은 동전의 양면과 우표에, 그리고 조혈 강장제 상표와 탈장대와 스카풀라에 새겨져 있었고, 석판으로 인쇄한 모습, 그러니까 가슴에 국기와 조국의 용을 안고서 석판으로 인쇄한 모습으로 어디를 가든 항상 전시되어 있었지만, 우리 중에서 그를 직접 본 사람은 아무도 없었기 때문인데, 우리는 그것들이 초상 화 복사품의 복사이며, 그래서 혜성이 나타났던 시절에도 이미 그의 진짜 모습과는 다르다고 여겨졌다는 사실을 알았고, 우리의 부모들은 그들의 부모들이 한 이야기를 듣고, 그들의 부모는 그들보다 앞선 부모들이 아이들에게 해 준 이야기를 들어서 그를 알았으며, 또 우리는 어렸을 때부터 그가 권력의 집에 살고 있다고 믿었는데, 그것은 누군가가 어느 국경일 밤에 둥근 램프에 불을 붙이는 것을 보았기 때문이며, 누군가가 슬픔에 잠긴 눈과 파리한 입술, 그리고 대통령 전용 차량의 미사 장식 사이로 누구에게 작별을 고하는 것인지 알 수 없이 흔드는, 생각에 잠긴 손을 보았기 때문이며, 아주 오래전 어느 일요일에 5센타보만 주면 잊힌 시인 루벤 다리오의 시구를 읊어 주던 거리의 눈먼 사람을 그에게 데려왔고, 오직 그만을 위해 시를 읊었는데도 진짜 금화 하나를 주자, 너무나 행복해했다는 얘기를 들었기 때문인데, 물론 그 거지는 그를 보지 못했고, 그것은 그가 눈먼 사람이어서가 아니라, 황열병이 창궐했던 시절 이후 그를 본 사람이 아무도 없었기 때문인데, 그래도 우리는 그가 그곳에 있다는 것을 알았으며, 그 이유는 세상은 계속되었고, 삶도 계속되었으며, 우편물은 도착했고, 시립 악단은 먼지가 수북한 종려나 무와 무기 광장의 희미한 가로등 불빛 아래서 분별없이 왈츠곡을 연주했으며, 그 악단의 단원들이 죽으면 또 다른 늙은 연주자로 대체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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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전, 그러니까 해병대가 점령했던 기간에 그는 집무실에 틀어박혀 상륙군 사령관과 조국의 운명을 결정했으며, 엄지 손가락으로 지장을 찍어 온갖 종류의 법령과 포고령에 서명했는데, 그것은 그가 당시에 글을 쓸 줄도 모르고 읽을 줄도 몰랐기 때문이지만, 혼자서 조국의 운명을 결정하게 되자, 그의 권력은 성문법이라는 귀찮은 존재로 인해 피를 말리지 않았고, 대신 살아 있는 목소리와 항상 어느 시간이든 어느 곳이든 존재하는 몸으로, 완고하고 냉혹할 정도로 인색하게, 그러나 또한 그 나이에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부지런하게 통치했으며, 그의 손은 건강의 소금을 나눠 주기를 애원하는 수많은 나병 환자와 눈먼 사람들과 중풍 환자들에게 둘러싸여 있었고, 배운 정치인들과 뻔뻔스러운 아첨꾼들에게도 에워싸여 있었는데, 그들은 그를 지진과 일식, 그리고 윤년과 하느님의 또 다른 실수들을 바로잡는 수정자로 천명했으며, 그는 눈 속의 코끼리 같은 커다란 발을 질질 끌고 온 집 안을 돌아다니면서 집안 문제들과 국가 문제들을 해결했는데, 이 문을 여기에서 떼어다가 저쪽에 갖다 놔라고 지시하고서 문을 떼면, 그 문을 제자리에 다시 갖다 달아, 라고 명령하고는 문을 다시 다는 식으로 간단하고 단순하게 처리했으며, 그 일이 끝나면 즉시 종탑의 시계가 12시에 열두 번의 종을 치지 못하게 하라고, 대신 삶이 더 길게 보이도록 2시에 치라고 명령했고, 그 명령이 완수되면 한순간도 지체하지 않고, 그러니까 일분일초도 쉬지 않고서 또 다른 지시를 내렸지만, 첩들의 어둠 속으로 도피하는 낮잠이라는 치명적인 시간만은 예외였는데, 그 시간이 되면 그는 한 여자를 택해서 그 여자의 옷을 벗기지도 않고 자기도 옷을 벗지 않은 채, 그리고 문을 닫지도 않은 채 덮쳤고, 그러면 집 안에서는 절박한 남편이 영혼 없이 헐떡이는 소리와 황금 박차가 갈망하면서 딸랑거리는 소리, 개의 작은 울음소리, 여자가 칠삭둥이들의 더럽고 지저분한 시선에서 벗어나려고 애쓰면서 사랑의 시간을 허비하다가 깜짝 놀라 외치는 소리를 들을 수 있었는데, 여자들은 아이들에게 여기서 꺼져, 어서 가서 마당에서 놀아, 이건 아이들이 보면 안 되는 거야, 라고 소리쳤고, 그러면 마치 천사가 조국의 하늘을 가로지른 것처럼, 목소리들이 꺼졌고 삶도 멈추었으며, 모든 사람이 숨도 쉬지 않은 채 검지를 입술에 갖다 대고 가만히 있으면서, 조용히 해, 장군님께서 잡숫고 계신단 말이야, 라고 말 하는 듯했지만, 그를 가장 잘 알던 사람들은 심지어 그 성스러운 휴식의 순간조차 믿지 않았는데, 그것은 그가 항상 두 사람으로 분리되어 두 장소에 동시에 존재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으로, 이는 그가 밤 7시에 도미노 게임을 하는 동시에 쇠똥에 불을 붙여 접견실의 모기를 쫓아내려고 하는 것을 보았던 사실에 기인하며, 따라서 마지막 창문의 불빛이 꺼지고, 대통령 침실에 있는 세 개의 빗장과 세 개의 자물쇠, 그리고 세 개의 가로장 소리가 나야 비로소 그가 하나임을 확신할 수 있었는데, 그럴 때 면 그가 피로를 견디지 못하고 돌바닥에 쿵 하고 쓰러지는 소리가 들렸고, 그런 다음에는 다 늙은 어린애의 숨소리가 들렸으며, 그 소리는 밀물이 들어오면서 더욱 커졌고, 밤의 하프와 같은 그 바람 소리는 고막을 찢을 듯이 울어 대는 매미 소리가 잠잠해질 때까지 계속되었는데, 그럴 때면 거품 이는 커다란 바다 물결이 부왕들과 해적들의 고도 거리를 휩쓴 다음, 사방의 모든 창문을 통해 관저로 밀려왔고, 끔찍했던 8월의 어떤 토요일처럼, 그런 바다 물결 때문에 거울에는 삿갓조개들이 달라붙어 자랐고, 접견실은 상어들이 미친 듯이 휘젓고 다녔으며, 선사 시대에 가장 높았던 대양의 해수면보다 더 높이 올라가서 대지와 공간과 시간의 표면으로 넘쳐흘렀고, 오직 그 혼자 남아서, 외롭게 물에 빠져 죽은 사람의 꿈에서나 나오는 달의 물에 엎드려 둥둥 떠다녔는데, 그럴 때도 그는 두꺼운 리넨으로 된 일반 군복을 입고, 군화를 신고 각반을 찼으며, 황금 박차를 단 채로, 오른팔을 구부려서 머리 아래에 놓아 베개로 삼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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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평안한 마음은 머나먼 황량한 고지에서 벌어진 투계장에서 갑자기 산산 조각이 나 버렸는데, 그때 피에 굶주린 어느 수탉이 피에 광분한 관객들 앞에서 상대방의 머리를 뜯어내 쪼아 먹었고, 그러자 술 취한 취주 악단은 그 끔찍한 장면을 축제의 음악으로 축하했지만, 모든 사람 중에서 오직 그만이 불길함을 감지했고, 그것을 너무나 분명하고 곧 닥칠 위협으로 느꼈기 때문에, 아무도 모르게 자기 경호원에게 한 악사를 체포하라고, 저놈, 튜바를 연주하는 놈 말이야, 라고 지시했고, 실제로 그에게서 총신을 짧게 자른 엽총을 찾아냈으며, 고문을 받자 그는 사람들이 나갈 때의 혼란을 틈타 그에게 총을 쏠 계획이었다고 자백했는데, 물론 그건 너무나도 자명한 일이지, 나는 모든 사람을 쳐다보았고, 모든 사람이 나를 쳐다봤지만, 유일하게 나를 쳐다보지 못 한 작자, 그러니까 단 한 번도 나를 쳐다보지 않은 놈은 바로 그 튜바를 부는 개자식이었거든, 이라고 설명했지만, 그는 자기가 느끼던 불안감의 결정적인 이유가 그게 아니라는 것을 알았고, 그래서 관저에서 밤을 보낼 때도 계속해서 그런 느낌을 받았는데, 심지어 국가안전부까지, 불안해하실 필요 없습니다, 장군 님, 모든 게 정상입니다 라고 했지만, 그는 파트리시오 아라고네스에게 집착했고, 투계장에서 불길한 징조를 감지한 이후부터, 마치 그 분신이 자신이라는 듯, 자기가 먹을 음식을 그에게 주었고, 같은 숟가락으로 자기가 마실 벌꿀을 먹게 하면서, 만 일 먹을 것에 독이 들어 있다면, 적어도 두 사람이 함께 죽을 것 이라는 위안을 느끼며 죽도록 했고, 또 도망자처럼 잊힌 침실들을 돌아다녔으며, 카펫 위를 걸으며 그 누구도 코끼리 샴쌍동이의 크고 은밀한 발걸음을 알지 못하게 했고, 함께 등대의 깜빡 거리는 불빛 속을 항해했는데, 등대 불빛은 창문으로 들어왔고 쇠똥에서 발산되는 수증기를 통해 집 안의 침실들을 삼십 초마다 초록색으로 흠뻑 적셨으며, 잠든 바다를 지나가는 밤배에게 처량한 작별 인사를 건넸고, 그들은 오후 내내 비가 내리는 것을 바라보았으며, 9월의 음울한 해 질 녘에는 늙은 연인들처럼 제비의 숫자를 셌는데, 너무나 세상에서 동떨어진 나머지, 두 번을 존재하기 위한 맹렬한 투쟁을 벌일수록 그 자신도 자신의 존재 횟수가 더 적어지는 게 아닌가 하는 모순적인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하고서 무기력하게 누워 있었으며, 그래서 경비 병력을 두 배로 늘리고 누구에게도 관저 출입을 허락하지 않았지만, 누군가가 새장에 가만히 있는 새들과 세례대에서 물을 마시고 있는 소들, 장미 화단에서 잠자는 나병 환자들과 중풍 환자들을 보면서 그 엄격한 경비를 비웃고, 또 모든 사람이 정오에 있으면서도 날이 밝기를 기다리는 것처럼 느꼈는데, 그가 자는 도중에 자연사할 것이라고 대야에 예고된 것처럼 죽었기 때문이지만, 고위 장성들은 유혈 음모 모임에서 미루어 놓았던 싸움을 해결하려고 애쓰면서 그 소식 발표를 지체시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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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자 그는 크게 고함치면서, 입 닥쳐, 젠장, 입 닥치지 않으면 비싼 대가를 치르게 될 거야, 라고 말했지만, 파트리시오 아라고네스는 비웃으려는 의도는 전혀 없이 말을 계속했는데, 제가 왜 입을 다물어야 하죠? 각하가 할 수 있는 건 나를 죽이는 것뿐입니다, 그리고 이미 저를 죽이고 있습니다, 장군님, 차라리 이 순간을 이용해서 진실의 얼굴을 똑바로 보십시오, 그 누구도 자기가 정말로 생각하는 것을 각하에게 말한 적이 없으며, 모두가 각하가 듣고 싶어 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기에 그런 것만을 각하에게 말하고, 그렇게 앞에서는 각하에게 절하며 굽신거리고 뒤에서는 각하를 비웃습니다, 그리고 우연히도 제가 이 세상에서 당신을 가장 불쌍히 여기는 사람이라는 것을 고마워하셔야 합니다, 그것은 제가 유일하게 당신과 닮은 사람인 동시에, 각하에게 솔직하게 말할 수 있는 사람이기 때문인데, 모든 사람이 각하는 그 누구의 대통령도 아니며, 대포 덕분이 아니라 영국인들이 그 자리에 앉혔기 때문에 권좌에 있는 것이며, 미국 놈들이 전함에서 두어 개의 포탄을 쏴서 각하가 그 자리를 지키도록 해 주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또한 저는 미국 놈들이 당신에게, 흑인 갈봇집을 여기에 놔두고 떠날 테니 우리 없이 어떻게 모든 걸 꾸려 가는지 봅시다, 라고 소리 쳤을 때, 각하가 두려움에 사로잡혀 어디서부터 명령을 내리기 시작해야 할지 몰라 바퀴벌레처럼 여기서 저기로, 저기서 여기로 갈팡질팡하는 것을 본 사람입니다, 그때부터 각하는 의자에서 내려오지 않았고 지금도 절대 내려오지 않고 있는 것은 각하가 원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그럴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그걸 인정하십시오, 장군님, 각하는 사람들이 거리에서 일반인처럼 평상복을 입은 각하를 본다면 개 떼처럼 달려들어, 이건 산타마리아 델 알타르에서의 학살 사건에 대한 대가이고, 저건 항구 요새 주변에 파 놓은 해자에 던져서 산 채로 악어 밥이 되게 만든 죄수들에 대한 대가이며, 또 다른 것은 산 채로 가죽을 벗겨서 그것을 일종의 훈계로써 가족들에게 보낸 대가다, 라고 할 것이라며, 바닥이 보이지 않는 원한, 오랫동안 미루어 왔던 그 원한의 우물에서 그의 파렴치한 체제가 범한 잔학한 행위들을 더는 말할 수 없을 때까지 줄줄이 꺼냈는데, 그러자 이글거리는 갈퀴가 그의 배 속을 휘젓고 갈기갈기 찢으면서 그의 마음이 약해졌는데, 그는 결국 그를 모욕하려는 의도가 아니라 오히려 거의 애원하듯이 말을 끝내면서, 진심으로 말합니다. 장군님, 제가 죽어 가고 있는 이 순간을 이용해서 저와 함께 죽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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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사전에 결정해 둔 조치들을 하나도 취할 필요가 없었는데, 그것은 군대가 저절로 무너져 버렸고, 시내와 국가의 다른 여섯 지역 군부대에서 마지막 순간까지 저항했던 몇 안 되는 장교들은 시민 의용대원들의 도움을 받은 대통령 경비대에 의해 몰살되었으며, 목숨을 구한 장관들은 날이 밝자 망명했고, 가장 충성스러운 두 명만 남았는데, 한 사람은 장관이자 그의 주치의였고, 다른 한 사람은 나라에서 가장 멋진 글자체를 자랑하는 사람이었지만, 정부 금고가 결혼반지들과 뜻밖의 열성 지지자들이 모은 금관들로 차고 넘쳤기 때문에 그는 어떤 외국 세력에게도 아부할 필요가 없었고, 창밖으로 내던져져서 부서지고 망가진 것들을 복구하기 위해 거적이나 가장 싼 가죽 걸상을 살 필요도 없었는데, 그것은 국가가 평정을 회복하기도 전에 접견실이 복구되었을 뿐만 아니라 전보다 더 화려해졌기 때문이고, 곳곳에 새장이 걸리고, 거기서 금강앵무들은 사나운 말버릇을 버리지 못하고 재잘거렸으며, 노란 머리 아마존 앵무들은 처마 돌림띠에서 포르투갈이 아니라 스페인을 위해 노래했고, 얌전하고 친절한 여자들은 마치 전함처럼 관저를 깨끗하고 말끔하게 정돈했으며, 창문으로는 똑같은 영광의 음악과 똑같은 기쁨의 폭죽, 그리고 똑같은 기쁨의 종소리가 들려왔는데, 그의 죽음을 축하하면서 시작되었던 그 종소리는 계속되면 서 그의 불멸을 축하했으며, 무기 광장에서는 시위대가 상주하며 영원한 지지를 소리 높여 외치면서, 주님, 사흗날에 죽은 이들 가운데서 부활하신 위대하신 분을 지켜 주소서, 라고 쓴 커 다란 현수막을 들었으며, 축제가 끝없이 이어지는 바람에 그는 과거처럼 비밀 공작으로 그것을 연장할 필요도 없었으며, 국가의 일은 저절로 해결되었고 국가는 알아서 굴러갔기 때문에, 그 혼자만이 정부였고, 어느 누구의 말이나 행동도 그의 뜻이 이루고자 하는 바를 방해하지 않았는데, 그것은 그가 영광 속에서 너무나 혼자 있었기에 이제는 적도 더 남아 있지 않았기 때문이었고, 그래서 그는 평생의 친구이자 동지였던 로드리고 데 아길라르 장군을 너무나 고맙게 생각했고, 더는 우유 비용 따위로 불안해하지 않았으며, 대신 용맹함과 의무감으로 두각을 나타냈던 병사들을 마당에 집합시켜서, 기분 내키는 대로 가리키면서 그들을 더 높은 계급으로 승진시켰고, 먹을 걸 주는 손에 침 을 뱉던 군대를 다시 복구하고 있다는 사실을 잘 알면서도, 너는 대위, 너는 소령, 너는 대령, 음, 이제 무슨 말을 할까, 좋아, 너는 장군, 그리고 나머지 모든 사람은 중위로 승진한다, 제기랄, 친구, 여기에 자네 군대가 있네, 라고 말했고, 그의 죽음으로 인해 괴로워하며 고통스러워했던 사람들에게 너무나 감동한 나머지, 비밀 결사 단체의 경례를 했던 노인과 상복을 입고 그의 반지에 입을 맞추었던 사람을 불러와서 그들에게 평화 훈장을 수여했고, 생선 팔던 여자를 데려오게 해서 그녀가 가장 필요로 하는 것을 주었는데, 그것은 열네 명의 아이들과 함께 살 수 있는 집이었고, 꽃 한 송이를 시체 위에 놓았던 여학생을 불러오게 해서, 그녀에게 이 세상에서 내가 가장 원하는 걸 주마, 라고 약속했는데, 그녀는 선원과 결혼하는 것을 원했기에 그렇게 하게 해 주었고, 그렇게 고통과 공포를 덜어 줄 행동을 했지만, 너무나 놀란 그의 마음은 한순간도 편하지 않았으며, 그런 동안 산헤로니모 부대 연병장에서 관저로 들어와 약탈을 자행한 특공 부대원들이 손발이 묶여 있는 것과, 사람들이 그들에게 침 뱉는 장면을 보았으며, 그들 하나하나를 모두 알아보고는 사무치는 원한을 되새겼고, 죄의 강도에 따라 그들을 따로따로 분류하면서, 공격을 지휘한 너는 여기, 한없는 슬픔에 잠긴 여자 생선 장수를 바닥에 쓰러뜨린 너희들은 저기, 관에서 시체를 꺼 내 계단과 진흙탕으로 질질 끌고 간 놈들은 여기, 그리고 이쪽 에 있는 나머지 모든 놈들, 너희들은 개자식이야, 라고 말했는데, 사실 그는 그들을 처벌하는 데 관심이 있었던 것이 아니라, 시체를 모독하고 관저를 공격한 것은 민중의 자발적인 행위가 아닌, 용병들의 파렴치한 거래였다는 것을 자기 스스로에게 증명하고자 했던 것이며, 그래서 육성과 육체로 이루어진 포로들을 책임지고 심문했고, 그의 마음이 필요로 하는 가공의 진실을 말하게 하고 싶었지만, 그것이 뜻대로 되지 않자, 손발이 묶인 앵무새들처럼 수평으로 놓인 대들보에 머리를 아래로 향하게 하고서 여러 시간 동안 걸어 놓게 했지만, 여전히 자기의 목표를 이루지 못했고, 그러자 그들 중 한 명을 마당의 해자로 던지 게 해서, 악어들이 그를 찢어발겨 먹어 치우는 것을 보게 했지만, 그래도 자기 뜻을 이루지 못하자, 주동자들 그룹에서 한 사람을 골라서 모든 사람이 지켜보는 가운데 산 채로 가죽을 벗기게 했고, 그러자 나머지 포로들은 모두 갓 태어난 아이의 태반 처럼 노랗고 연한 피부를 보았으며, 마당의 돌 바닥 위에서 펄쩍펄쩍 뛰며 죽음으로 괴로워하는 사람을 보았고, 그의 살아 있는 육체의 피로 끓인 뜨거운 국물에 온몸이 흠뻑 젖은 것 같은 느낌을 받았으며, 그러자 그가 원하는 것을 자백했는데, 그들은 시체를 장터의 오물터로 끌고 가는 대가로 금화 400페소를 받았지만, 자기들은 그런 짓을 좋아하지도 않았고, 돈 때문에 하려고 하지도 않았으며, 그에게 어떤 악감정도 없었고, 그가 이미 죽어 있었기에 더욱 내키지 않았다고, 하지만 비밀 회합에서 그들은 최고 지휘부의 두 장군까지 만났고, 그들이 온갖 종류의 협박으로 위협하는 바람에 겁이 났다고 자백하고서, 장군님, 우리가 그런 짓을 한 것은 그 때문입니다. 목숨을 걸고 맹세합니다, 라고 말했고, 그러자 그는 안도의 한숨을 크게 내쉬고는, 그들에게 먹을 것을 주라고, 오늘 밤은 푹 쉬게 하고 다음 날 아침에 악어들에게 던져 주라고 지시하면서, 속아 버린 불쌍한 놈들, 이라며 한숨을 내쉬었고, 의심의 고통에서 해방되었다고 믿으며 대통령 관저로 돌아가면서, 이제 봤지, 이제 알았지,
이 사람들은 나를 사랑해, 라고 중얼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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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자기가 무슨 말을 하는지 잘 알았는데, 그것은 도시가 낮 잠의 수렁에서 철벅거리는 동안 그가 매일 그녀가 너무나 좋아하는 설탕 바른 과일을 가지고 찾아왔으며, 그 기회를 이용해서 미국 해병대의 허수아비라는 쓰라린 상태에 관해 그녀에게 속 마음을 털어놓았는데, 설탕을 바른 오렌지와 설탕물에 절인 무화과를 냅킨에 싸서 몰래 가지고 나와야만 했다고, 점령군 당국이 회계사들을 고용했는데, 그들은 점심 식사 때 먹고 남은 것 까지 회계 장부에 모조리 기록하기 때문이라고 이야기했고, 언젠가는 전함 사령관이 몇몇 사람과 대통령 관저에 왔는데, 그들은 육지 천문학자처럼 모든 것을 쟀다고 투덜댔으며, 나한테 인사도 하지 않고 줄자로 내 머리를 재면서 영어로 계산했고, 통역사를 통해 당신, 거기서 멀어지라고 말하는 바람에 자기는 멀 리 떨어졌다고, 그리고 햇빛을 막지 말고 나가라고 해서 나갔다 고, 또 걸리적거리지 않는 곳에 있도록 해요, 제기랄, 이라고 말했지만, 그는 어디에 있어야 걸리적거리지 않는지 알 수 없었는데, 그것은 측량사들이 사방에서 난간으로 들어오는 빛의 크기까지 재고 있었기 때문이지만, 그는 그게 최악은 아니었어요, 어머니, 라고 말하면서, 그때까지 남아 있던 말라깽이 첩 둘을 거리로 내쫓아 버렸다고 이야기했는데, 그건 제독이 그런 여자 들은 대통령에게 어울리지 않는다고 말했기 때문이고, 그래서 정말로 여자가 궁했던 나머지, 어느 오후에 그는 교외 저택에서 나가는 척했지만, 그의 어머니는 어둠에 잠긴 침실에서 하녀들의 뒤를 쫓아다니는 소리를 들었고, 그러자 너무나 슬픈 마음에 새장의 새들을 휘저어 소란스럽게 만들어서 누구도 아들의 궁핍한 상태를 눈치채지 못하게 했고, 새들에게 억지로 노래를 부르게 하여 이웃 사람들이, 겁탈하는 소리와 저항하며 몸부림치는 수치스러운 소리, 또 제발 좀 가만히 있어요, 장군님, 아니면 당신 어머니에게 일러바치겠어요, 라고 숨죽여 말하는 위협을 듣지 못하게 했고, 찌르레기들의 낮잠을 방해하여 강제로 큰 소 리로 노래를 부르게 하여, 아무도 다급한 남편처럼 영혼 없이 헐떡이는 소리, 옷 입은 연인의 불행한 소리, 그리고 그가 개처럼 내뱉는 애처로운 울음소리와 땅거미가 내리듯이, 그리고 애처롭게 썩어 가는 것 같은 고독한 눈물 소리를 듣지 못하게 했 는데, 그럴 때면 녹아 버리는 물유리 공기 속에서, 그러니까 하느님께 버림받은 오후 3시의 8월에 급하게 해치우는 사랑 때문 에 암탉들은 꼬꼬댁거리며 침실에서 난리를 피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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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접견 다음 날 밤, 그들이 도미노 게임을 하는 동안, 그는 다소 씁쓸한 표정을 지으면서 로드리고 데 아 길라르 장군에게 가난한 사람들의 여왕은 자기가 그녀와 춤을 추는 수고를 할 필요도 없을 정도로 너무나 천박했고, 빈민굴의 다른 수많은 마누엘라 산체스처럼, 모슬린 속치마가 있는 여자 요정 드레스를 입고 있었고, 인조 보석이 박힌 왕관을 썼으며, 손에는 장미 한 송이를 들고 있었는데 어머니의 감시를 받고 있었고, 그 어머니는 그녀가 마치 황금으로 만들어지기라도 한 듯 보살폈다고 말했고, 그래서 자기는 그녀가 원하는 것을 모두 주었는데, 그건 개싸움 동네에 전깃불과 수도를 놔달라는 것뿐이 었다고 설명했지만, 그는, 내가 청원 사절단을 맞이하는 건 이게 마지막이야, 라고 경고했고, 빌어먹을, 다시는 가난뱅이들과 말하지 않겠어, 라고 말했고, 시합이 끝나지 않았음에도 문을 쾅 닫아 버리고 그곳을 떠났는데, 그는 8시를 알리는 금속 종소리를 들었고, 외양간에서 소들에게 건초를 주었으며, 쇠똥을 올려 오게 했고, 관저를 속속들이 검검하면서, 손에 접시를 들고 걸어다니며 밥을 먹었고, 팥을 넣은 소고기 스튜와 흰 쌀밥, 그리고 튀긴 바나나를 먹었으며, 입구 현관부터 침실까지 보초들의 숫자를 세어 열네 명 모두가 한 사람도 빠짐없이 제자리에 있는 걸 확인했으며, 나머지 개인 경호원들이 첫 번째 마당의 초소에서 도미노 게임을 하는 걸 보았고, 장미밭 속에 누워 있는 나병 환자들과 계단에 앉아 있는 중풍 환자들을 보았는데, 그때가 9시였으며, 그래서 그는 창턱에 먹다 남은 그릇을 놓았고, 진흙으로 지은 엉성한 막사 안에서, 그러니까 첩들이 칠삭둥이 아이들을 데리고 세 명까지 한 침대에서 자는 공간의 공기를 손으로 만지작거리고 있다는 것을 알았으며, 하루 지난 스튜 냄새를 풍기는 덩어리 위에 올라타, 두 개의 머리를 이쪽으로, 여섯 개의 다리와 세 개의 팔을 저쪽으로 치우면서, 누가 누구인지, 잠에서 깨지도 않고 그를 꿈꾸지도 않은 채 그에게 젖을 준 여자가 누구인지, 잠든 채 다른 침대에서, 너무 서두르지 말아요, 장군님, 아이들이 놀라요, 라고 중얼거린 목소리가 누구의 것인지 언제나 알게 될지도 생각하지 않았으며, 집 안으로 돌아가서 스물세 개 창문의 결쇠를 살펴보았고, 입구 현관부터 개인 침실들까지 5미터 간격으로 마른 쇠똥 더미에 불을 붙여 연기 냄새를 맡았고, 그러자 그의 어린 시절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는 확실하지 않은 시절이 떠올랐는데, 연기가 시작되던 그 순간에만 떠올랐을 뿐, 영원히 잊어버렸고, 침실부터 입구 현관까지 반대로 불을 끄면서 새들이 잠든 새장을 천으로 덮었는데, 덮기 전에 리넨 조각으로 마흔여덟이라고 숫자를 셌으며, 다시 손에 등불을 들고서 집안 전체를 돌아다녔고, 거울 하나 하나에서 자기 모습을 보았고, 그렇게 열네 개의 거울에 비친 열네 장군에게서 불 켜진 등불을 들고 걸어 다니는 그의 모습을 보았는데, 그때가 10시였고, 모두 이상이 없자 그는 대통령 경호대 숙소로 돌아가 불을 끄면서, 잘 자게, 라고 인사했고, 아래 층의 정부 집무실, 대기실, 화장실, 커튼 뒤, 테이블 아래를 점검했고, 아무도 없는 것을 확인하고는 열쇠 뭉치를 꺼냈으며, 촉각으로 열쇠를 일일이 구분하면서 사무실을 잠갔고, 2층으로 올라가서 방마다 하나씩 살펴보고서 열쇠로 문을 잠갔으며, 그림 뒤에 숨겨 놓았던 꿀단지를 꺼내 두 숟가락을 먹은 뒤 잠자 리에 들었고, 교외 저택에 있는 잠든 어머니를 생각했고, 벤디 시온 알바라도가 황금 꾀꼬리를 칠하는 핏기 없는 새 장수의 손으로 레몬밤과 오레가노 사이에서 작별 인사를 하고는, 죽어서 옆으로 누워 있는 듯이 깊은 잠에 빠져 있는 모습을 생각하면서, 안녕히 주무세요, 어머니, 라고 말했고, 그러자 그래, 너도 아주 푹 자도록 해, 라고 벤디시온 알바라도는 교외의 저택에서 잠든 채 대답했으며, 그는 침실 앞의 고리에 등불을 걸었고, 그가 자는 동안 등불을 문에 걸어 놓고서, 절대로 이 등불을 끄지 마라, 이것은 긴급 사태가 발생하면 뛰어나가기 위해 사용할 불이다, 라고 단호하게 명령했는데, 그때 시계가 11시를 알렸고, 그는 어둠 속에서 마지막으로 집을 점검하면서, 그가 잠들었다고 생각하고 누군가가 몰래 침투하지 않았는지 살폈고, 그럴 때면 빙글빙글 돌아가는 등대의 초록 불빛만이 보이는 덧없는 새벽 속에 그의 황금 박차에 달린 별은 먼지의 흔적을 길게 남겼는데, 등대 불빛이 반짝거리는 순간, 그는 잠든 채 아무 방향도 없이 무작정 걸어 다니는 어느 나병 환자를 보았고, 그 환자의 길을 막고서 건드리지도 않고 어둠 속에서 불면증의 불빛으로 길을 밝혀서 장미밭에 데려다주었고, 다시 어둠 속에서 보초들의 숫자를 셌고, 침실로 돌아와 창문들 앞을 지나면서 각각의 창문에서 똑같은 바다, 그러니까 4월의 카리브해를 보았으며, 걸음을 멈추지 않고 스물세 번 바다를 응시했고, 금빛 늪지처럼 4월의 바다는 항상 그랬듯이 똑같았는데, 그때 2시를 알리는 소리를 들었고, 대성당의 마지막 종소리와 함께 탈장된 불알에서 무섭기 그지없는 희미한 휘파람 소리가 휘감는 것을 들었는데, 그 혼자가 국가였기에 이 세상에서는 그 어떤 소리도 들려오지 않았고, 그는 침실의 빗장 세 개를 걸었고 자물쇠 세 개를 잠갔으며 가로장 세 개를 질렀고, 휴대용 변기에 앉아서 오줌을 쌌는데, 아주 힘들게 두 방울, 네 방울, 일곱 방울을 찔끔찔끔 쥐 어고, 바닥에 엎드려 곧 잠들었지만 꿈을 꾸지는 않았는데, 땀에 흠뻑 젖어 잠에서 깼을 때는 새벽 2시 45분이었고, 그는 자기가 잘 때 누군가가 자기를 쳐다보았다는 확신을 갖고서 몸 을 벌벌 떨었는데, 그 누군가는 빗장을 풀지도 않고서 침실 안으로 들어오는 능력을 발휘했고, 거기 누구지, 라고 물은 뒤, 아무도 없군, 이라고 중얼거리며 눈을 감았지만, 자기를 쳐다보는 느낌을 다시 받고 눈을 떠서 집에 질린 채 쳐다보았고, 그러자 그때 보았는데, 제기랄, 그 사람은 마누엘라 산체스로, 그녀는 자기 뜻대로 벽을 가로질러 들어오고 나왔기 때문에 자물쇠를 열지도 않고 방을 지나다녔는데, 내게 불행을 가져다주는 마누엘라 산체스는 무명 모슬린 옷을 입고 손에는 붉은 장미를 든 채 숨을 내쉴 때마다 천연 감초 향내를 풍겼으니, 그는 마누엘 라, 이건 망상이지 현실이 아니라고 말해 줘, 라고 말했고, 네가 아니라고 말해 줘, 죽을 것 같은 이 현기증은 네 숨에서 나는 썩은 감초 냄새가 아니라고 말해 줘, 라고 말했지만, 그건 그녀였고, 그녀의 장미였으며, 침실 공기를 향긋하게 만드는 그녀의 숨 냄새, 그러니까 바다의 거친 숨소리보다 더 지배적이며 더 오래되고 집요한 낮은 목소리와 같은 냄새였고, 내게 재앙을 선물하는 마누엘라 산체스였는데, 당신은 내 손바닥에 쓰여 있는 운명이 아니었고, 내 커피 찌꺼기에도 나타나지 않았으며, 심지 어 질그릇 대야에 담긴 내 죽음의 물에도 모습을 보이지 않았으니, 내가 숨 쉬는 공기를 쓰지 말고, 내가 잠잘 때 꾸는 꿈을 없애지 말고, 이 방의 어두운 분위기를 함부로 사용하지 말아 줘, 이 방에는 어떤 여자도 들어온 적이 없고 앞으로도 그럴 거야, 부탁이니 그 새빨간 장미의 불꽃을 꺼 줘, 라고 그는 신음했고, 그러는 동안 전기 스위치를 찾느라고 벽을 더듬었지만, 나를 미치게 만드는 마누엘라 산체스와 만났어, 제기랄, 당신이 나를 잃어버린 게 아닌데 왜 내가 당신을 찾아야 하는 거지?, 당신이 원한다면 내 집을, 그러니까 국가의 용과 함께 우리 나라 전부 를 가져가도록 해, 하지만 내게 불을 켜게 해 줘, 내 밤을 뜨겁게 만드는 전갈아, 내 불거진 불알 같은 마누엘라 산체스, 개같은 년, 이라고 그는 소리치면서 불이 켜지면 마법에서 해방될 것이라고 믿었고, 저년을 끌어내, 내가 없는 곳으로 데려가, 목에 닻을 매달아 벼랑에서 던져 버려, 아무도 그녀의 장미 불꽃에서 나오는 빨간빛 때문에 고통받지 않도록, 이라고 소리쳤으며, 공포에 질려 울부짖으며 복도를 뛰어다녔고, 어둠 속에서 쇠똥 덩어리 사이를 절벅거리고 다녔으며, 당혹감 속에서 이 세상에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를 생각했으며, 곧 8시가 될 테고, 악당의 소굴인 이 집에서는 모두가 잠들어 있어, 일어나, 염병할 놈들아, 라고 소리치자 불이 켜졌고, 3시에 기상나팔이 울렸으며, 그러자 항구의 요새와 산헤로니모 수비대, 그리고 전국의 부대에서도 기상나팔이 반복되었고, 소스라치게 놀라서 무기를 집어 드는 요란한 소리가 났고, 밤이슬이 내리려면 아직 두 시간이 남았는데도 장미가 꽃잎을 펼치는 소리가 들렸으며, 첩들은 비몽사몽 중에 별빛 아래서 양탄자를 털고, 새들이 잠들어 있는 새장의 천들을 벗겼으며, 꽃병에서 밤을 지새운 꽃들을 지난 밤의 꽃들로 바꾸었고, 한 무리의 미장이들은 비상 벽을 설치했고, 창문 유리에 금박지로 만든 태양을 붙여 해바라기들 이 방향 감각을 잃게 만들어, 하늘에서는 아직 밤이고, 집에서는 25일 일요일이며, 바다에서는 4월이라는 것을 알지 못하게 했고, 중국인 세탁부들은 야단법석을 떨면서 마지막까지 잠들어 있던 사람들을 침대에서 쫓아내고서 침대 시트를 가져갔으며, 눈먼 점쟁이들은 사랑이 없는 곳에서 사랑, 사랑, 이라고 큰 소리로 알려 주었고, 부정한 관리들은 일요일의 달걀이 아직도 문서 보관함의 서랍에 있는데 암탉들이 월요일의 달걀을 낳는 것을 보았으며, 넋을 잃고 당황한 군중은 소란을 피웠고, 긴급 소집된 국무 회의에서는 개들이 싸워 댔는데, 그사이 그는 뻔뻔스러운 아부꾼들 사이로 갑작스러운 대낮의 빛을 받으면서 길을 열었고, 그러자 아부꾼들은 그를 새벽 분해자, 시간 사령관, 그리고 빛의 저장고라고 선포하며 외쳐 댔는데, 최고 사령부의 어느 장교가 용기를 내서 그를 현관에 붙잡아 세우고는, 그의 앞에서 차렷 자세를 하고 소식을 전해 주었는데, 장군님, 이제 겨우 2시 5분입니다, 라고 말했고, 다른 목소리는 새벽 3시 5분 입니다, 장군님, 이라고 말했는데, 그러자 그는 손등으로 모질 게 얼굴을 후려치고 가슴을 있는 힘껏 펴고는 온 세상에 그의 목소리가 들리도록, 빌어먹을, 8시야, 내가 8시라고 말했고, 그 건 하느님의 명령과 같아, 라고 고함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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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그녀는 아무런 연민도 느끼지 않고서, 각하,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라고 물 었고, 그는 엄숙한 표정으로, 나는 당신에게 부탁하러 왔소, 여왕님, 나의 방문을 받아 주시오, 라고 대답했다, 몇 달이 지나고 또 몇 달이 지났지만, 그는 꾸준하게 그녀를 찾아왔는데, 매일 더워서 모두가 쥐죽은 듯이 가만히 있는 시간에, 그러니까 그가 항상 자기 어머니를 찾아갔던 시간에 그녀를 찾아왔고, 그렇게 하면 경호 요원들이 자기가 교외 저택에 있다고 믿을 것이라 생 했지만, 사실 그는 자기만 빼고 모든 사람이 아는 사실이 있다는 것을 몰랐는데, 그 사실이란 로드리고 데 아길라르 장군의 명사수들이 옥상에 쭈그리고서 그를 보호했고, 부하들은 난리를 피우며 교통을 통제했으며, 개머리판을 휘두르면서 그가 지나가야 하는 거리를 비웠고, 또 길거리 통행을 금지하면서 난간에 모습을 드러내는 사람이 있으면 모두 사살하라는 명령을 내려 오후 2시부터 5시까지 개미 한 마리 움직이지 않는 것처럼 보이게 만들었지만, 심지어 전혀 궁금증을 느끼지 않는 사람들도 택시처럼 색칠한 대통령 전용 리무진이 쏜살같이 지나가는 것을 어떻게든 머리를 짜내서 보았으며, 그 안에서 몹시 더위를 타는 노인이 순결한 리넨 양복을 입고 민간인 행세를 하고 있는 모습과, 의지할 곳 없는 고아처럼 창백한 그의 얼굴을 보았는데, 그것은 이미 수많은 날이 밝아 온 것을 보았고, 수없이 숨어서 울었기 때문이지만, 이제는 가슴에 올려놓은 손을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할지도 전혀 신경 쓰지 않는 얼굴이었고, 늙고 말 없는 얼굴의 동물이 꿈의 흔적을 남겨 놓으며 다니는 바람에 사람들은, 어떻게 다니는지 봐, 통행이 금지된 거리에서 차 안의 공기가 너무나 더워 유리처럼 녹아 버려 더는 견딜 수가 없을 거야, 라고 수군댔고, 심지어 그가 이상한 병에 걸렸을지도 모른다는 의심이 너무나 널리 퍼지고 자주 입에 오르내려서, 결국 사람들은 그가 자기 어머니의 집이 아니라, 마누엘라 산체스가 사는 비밀스럽고 조용한 집의 어둑한 거실에 있다는 사실과 마주하게 되었고, 그녀의 어머니가 한눈파는 법 없이 그와 딸을 감시하면서 숨을 쉴 때도 멈추지 않고 뜨개질한다는 것도 알게 되었는데, 그것은 그가 그녀에게 그 기가 막힌 재봉틀을 사 주었기 때문이고, 그래서 벤디시온 알바라도는 몹시 섭섭해했지만, 그래도 그는 나침반의 자침들과 석영 사진에 감금 된 1월의 눈보라, 그리고 천문학자들과 약제사들이 쓰는 도구들과 인두 그림들, 혈압계와 회전의 등으로 그녀의 환심을 사려고 애썼고, 어머니의 충고를 듣지 않고서 오로지 마누엘라 산체스와 함께 즐기는 행운을 누리고자 그런 것들을 팔려는 사람이 있으면 계속 사들였는데, 그녀의 귀에 바다의 숨소리 대신 그의 체제를 찬양하는 군대 행진곡 소리가 나는 애국 소라 고동을 갖다 대거나, 온도계에 성냥불을 갖다 대면서, 난 아마도 괴롭고 쓰라린 수은이 내 안에 있으리라 생각하는데 그것이 오르내리는 것을 봐, 라고 말했고, 아무것도 요구하지 않고 자기의 의도도 말하지 않은 채 마누엘라 산체스를 바라보았지만, 침묵을 지키면서도 그 쓸모없는 선물들로 그녀를 압도했으니, 그런 선물로 자기가 말할 수 없었던 것을 말하고자 한 것은 엄청난 권력의 상징을 통해서만 자기의 은밀한 열망을 표현할 줄 알았기 때문으로, 가령 마누엘라 산체스의 생일에 그는 창문을 열라고 부탁했고, 그래서 그녀는 창문을 열었는데, 내 불쌍한 개싸움 동네가 어떻게 바뀌었는지 보면서 나는 너무나 섬뜩해서 꼼짝도 하지 못했어요, 나는 하얀 목조 주택들을 보았는데, 창문에는 차양이 드리워지고, 테라스에는 꽃이 만발했으며, 파란 잔디에는 빙빙돌아가는 스프링클러와 공작새들이 있었어요. 얼음장처럼 차가운 살충제 바람이 불어왔으며, 점령군 장교들이 사용했던 오래된 주택을 엉성하게 본떠서 만든 모조품들이 보였는데 그건 모두 밤에 소리 없이 이루어진 것이었어요. 또 목이 잘린 개들이 보였으며, 옛 주민들이 여왕의 이웃이 될 권리가 없다는 이유로 집에서 내쫓겨 썩어 문드러지도록 또 다른 똥통으로 보내졌다는 것을 알았는데, 그렇게 남모르게 많은 밤에 걸쳐 마누엘라 산체스라는 새 동네가 건설되었어요, 그건 모두 당신이 침실 창문에서 당신의 성명 축일에 당신 동네를 보도록하기 위해서였어, 저기를 봐, 나의 여왕님, 당신이 오랫동안 행복하게 당신 축일을 맞이하도록 하기 위해서 한 일이야, 나는 이렇게 권력을 과시하면 당신의 예의 바르지만, 절대 함락되지 않는 행동을 조금이나마 누그러뜨릴 수 있는지 보고 싶었어, 너무 가까이 오지 말아요. 각하, 저기 어머니가 제 정조대를 들고 있어요, 그러면 그는 애간장이 녹아도 어쩔 수 없이 욕망을 참고 분노를 삼켰으며, 그녀의 어머니가 목마른 사람을 위해 자비롭게 준비한 시원한 가시번여지 주스를 할아버지처럼 천천히 한 모금씩 마셨고, 관자놀이가 오한을 느낄 정도로 쑤시는 것을 참으면서, 나이로 인한 결점들이 발각되지 않도록 했는데, 그건 내 기운과 재산이 모두 떨어지더라도 나를 불쌍히 여겨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사랑하기 때문에 사랑하도록 하기 위해서였어, 그녀는 그를 아주 외롭게 놔두었는데, 그래서 나는 당신과 함께 있을 때면 거기에 있을 기운조차 없어, 사람 크기만한 대천사가 집 안을 날아다니며 내가 죽을 시간이라며 종을 치기 전에, 그러니까 마지막 숨이라도 붙어 있을 때 당신을 만지고 싶어 안달하기 때문이야, 그러고서 그는 방문용 음료의 마지막 한 방울 을 마시면서, 장난감들을 원래 상자에 보관했고, 이건 바다 부패증 때문에 삭아서 가루가 되지 않게 하려는 거야, 잠깐이면 돼, 여왕님, 이라고 말하면서 자리에서 일어났고, 지금부터 내일까지 잘 있어, 제기랄, 이건 평생이 될지도 몰라, 그러고서 한 순간이라도 시간이 남으면, 붙잡을 수 없는 아가씨를, 아마도 대천사가 지나가더라도 무릎에 죽은 장미를 놓고 꼼짝도 하지 않았을 그녀를 마지막으로 쳐다보고서 집을 나왔고, 세상을 막 덮기 시작하는 어둠 속으로 살그머니 빠져나가 모든 사람이 거리에서 수군거리는 공공의 수치를 감추고자 했지만, 작자 미상의 어느 노래가 그 사실을 폭로했는데, 그를 제외한 전 국민이 모두 그 노래를 알고 있었고, 심지어 앵무새들도 마당에서, 여인들이여, 길을 비켜요, 저기 장군님이 가슴에 손을 얹고 새파랗게 질린 얼굴로 울면서 오고 있어요, 어떻게 가는지 잘 봐요, 이제는 권력을 갖고도 쩔쩔매고 있어요, 자면서도 나라를 다스리지만 아물지 않는 상처가 있어요, 라고 노래 불렀는데, 야생 앵무새들은 길들인 앵무새들이 노래하는 것을 너무나 많이 들어서 그 노래를 배웠고, 재잘대는 작은 앵무새들과 어치들은 야생 앵무새들에게 배운 다음 떼를 지어 슬픔과 괴로움의 끝없는 왕국 너머로 가져갔고, 전국의 모든 하늘에서는 해넘이 무렵이 되면 새들이 무리를 지어 급히 날아가면서 이구동성으로, 저기 내가 사랑하는 장군님이 오세요. 입으로는 똥을 내뱉고, 뒷구멍으로는 법을 싸버린대요, 라고 노래했는데, 이 끝없는 노래에 모두가, 심지어 앵무새들까지도 그 노래에 몇 소절을 덧붙였고, 그렇게 노래를 부르는 새들을 포획하려고 했던 국가안전부를 비웃었으며, 전쟁에 나가듯 완전 무장한 군순찰병들이 갑자기 안마당의 문을 부수고 들어와 횃대에서 반란을 꾀하던 새들에게 총을 쏘아 댔고, 살아 있는 작은 잉꼬들을 한 움큼씩 개에게 던져 주었으며,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하여 적군의 노래를 뿌리 뽑으려고 애쓰면서, 모든 사람이 아는 것을 아무도 알아내지 못하게 했는데, 그는 저물의 도망자처럼 대통령 관저의 일꾼들이 사용하는 뒷문으로 몰래 들어와서 부엌을 가로지르고, 첩들이 있는 밀실들에서 솟아오르던 쇠똥의 김 사이로 모습을 감추었고, 내일 4시에 만나, 여왕님, 이라고 말한 약속을 지키듯이 매일 같은 시간에 유별난 선물들을 가득 들고서 마누엘라 산체 스의 집에 도착했는데, 선물이 너무 많아서 옆집들을 빼앗고 점령하여 경계 벽을 허물고는 그것들을 놓아둘 장소를 확보해야 했고, 그래서 원래 거실로 썼던 곳은 거대하고 음침한 창고로 변하여, 거기에는 각 시대의 시계가 셀 수 없이 많았고, 초기 실린더가 달린 것부터 틴포일이 있는 것까지 온갖 종류의 축음기가 있었으며, 손재봉틀과 발재봉틀과 전동 재봉틀이 있었고, 여러 개의 침실은 온통 검류계, 동종 요법 약품, 장난감 악기인 오르골, 착시 기구, 박제된 나비 진열장, 아시아 식물 표본 상자, 물리 요법과 체육에 필요한 실험 기구들, 천문학과 정형 수술, 그리고 자연 과학에 쓰는 기계들이 가득 찼고, 인간의 특징을 숨겨진 기계 장치로 재현하는 온갖 인형들의 세상도 있었는데, 그 방들이 아무도 들어가지 않고, 심지어 청소하러 들어가는 사람도 없는 금지된 장소가 된 이유는 처음에 가져와서 놓았던 자리에 물건들이 그대로 있었기 때문인데, 사실 누구도 그 물건들에 대해 알려고 하지 않았고, 마누엘라 산체스는 누구 보다도 그런것들에 관심이 없었는데, 그 혐오스러운 토요일 이후의 삶에 대해 아무것도 알려고 하지 않았고, 그날 내가 여왕이 되는 불행이 일어났어요. 그날 오후 내게 세상은 끝난 것이 나 다름없었어요, 라고 말했는데, 그녀의 옛 애인들은 그 누구에게도 죄를 물을 수 없는 건강 쇠약에 시달리거나 듣도 보도 못한 병에 걸려서 한 명씩 차례로 죽었고, 그녀의 여자 친구들은 흔적도 없이 실종되었으며, 그렇게 그녀는 집을 떠나지 않았지만 알지 못하는 사람들이 가득한 동네로 이사한 꼴이 되었고, 항상 혼자였으며, 가장 사소한 의도조차 감시를 받았고, 운명의 덫에 사로잡혀서 역겹기 그지없는 애인에게 아니라고 말할 용기도 내지 못했고, 그렇다고 좋다고 말할 용기도 없었는데, 그는 정신병자와 같은 사랑으로 그녀를 공격하면서 괴롭혔고, 존중하면서도 일종의 혼미한 상태로 응시하면서, 땀에 흠뻑 젖어 흰 모자로 부채를 부쳤으며, 너무나 정신 나간 사람 같아서 그녀는 그가 정말 자기를 보고 있는 것인지, 아니면 공포에 사로 잡혀서 자기가 헛것을 보고 있는 것인지 의아스러울 정도였는데, 그녀는 이미 그가 대낮에 비틀거리는 것을 보았고, 멀건 과일 주스를 씹어 먹는 모습도 보았고, 매미들이 구리 그릇을 때리듯이 윙윙거리며 거실의 어둠을 더욱 짙게 만들 때면 손에 잔을 들고 고리버들 안락의자에 앉아 꾸벅대면서 조는 것도 보았으며, 그가 코 고는 것도 보면서, 조심하세요, 각하, 라고 말했고, 그러면 그는 자기가 자는 동안 그녀가 잔을 떨어뜨리지 않도록 그의 손에서 잔을 빼냈다는 사실도 깨닫지 못하고 화들짝 놀라며 잠에서 깨어나, 아니야, 여왕님, 잔게 아니야, 눈만 감았던 거야, 라고 말했고, 그를 아주 현명하고 교묘하게 즐겁고 재미나게 해 주었기에, 심지어 어느 믿을 수 없는 오후에 그는 새로운 소식이 있다면서 헉헉 숨을 헐떡이며 도착해서, 오늘 세상에서 가장 커다란 선물을 가져왔어, 그건 하늘이 베풀어 주신 기적인데 오늘 밤 11시 6분에 지나갈 거야, 그러니 그걸 보도록 해, 여왕님, 오로지 당신이 보도록 지나가는 거야, 라고 말했는데, 바로 혜성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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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사람 눈을 기만하는 당신의 기계들을 발견했지만, 반면에 당신의 감초 냄새 나는 숨결은 찾지 못했고, 덧없이 짧은 밤의 어둠이 흩어져 사라짐에 따라 그의 영혼에는 진실의 불빛이 밝혀졌고, 그러자 텅 빈 집의 저녁 6시에 드리운 새벽 어둠 속에 서 그는 자기가 하느님보다 늙은 것처럼 생각됐고, 그 어느 때 보다 슬픔을 느꼈으며, 나는 당신 없는 이 세상의 영원한 고독 속에서 그 어느 때보다 외롭고 혼자라고 느꼈어, 내 여왕님, 당신은 일식이라는 수수께끼 속으로 영원히 사라졌어, 두 번 다시 나타나지 않았어, 그것은 그가 권좌에 있던 나머지 기나긴 세월 동안, 아, 나를 파멸시킨 마누엘라 산체스, 그녀의 미궁 같은 집에서 그녀를 다시는 볼 수 없었기 때문인데, 그녀는 일식이 일어난 날 밤에 사라졌습니다, 장군님, 그런 다음 그에게 보고하기를, 푸에르토리코의 어느 플레나 무도회에서 그녀를 보았다는 사람이 있습니다, 바로 엘레나의 목을 자른 곳입니다, 장 님, 하지만 그녀가 아니었고, 그녀를 개자식이자 교활한 춤꾼인 파파몬테로의 장례 때 있었던 춤 파티에서 보았다는 말도 있지만, 그 여자 역시 그녀가 아니었고, 그녀를 광산 위에 있는 바를로벤토의 싸구려 집단 가옥에서, 아라카타카의 쿰비아 춤파티에서, 파나마의 탐보리토를 출 때 일어나는 예쁜 바람 속에서 보았다는 말도 있지만, 그 누구도 그녀가 아니었습니다, 장군님, 바람과 함께 사라졌습니다, 제기랄, 그때 죽음의 뜻에 굴복하지 않은 것은 죽을 정도로 분노가 치밀지 않아서가 아니라, 사랑 때문에 죽어야 하는 어쩔 수 없는 운명을 선고받지 않았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인데, 그는 그 운명을 자기 제국 초반의 어느 날 오후에 무녀를 찾아갔을 때부터 알았으며, 그때 그녀에게 운명의 열쇠가 손바닥이나 카드의 점, 그리고 커피의 앙금이나 또 다른 조사 방법에서도 나타나지 않으니, 그것을 대야의 물에서 읽어 달라고 부탁했는데, 그 예언적인 그 물거울에서만 그는 자기가 접견실 옆에 있는 집무실에서 잠을 자다가 자연사한 모습을 보았고, 또 태어나서부터 평생 매일 밤 자던 모습 그대로 바닥에 엎드려 누운 자신을 보았는데, 계급장 없는 리넨 군복을 입고, 각반을 하고 황금 박차를 달고서, 오른팔을 구부려 머릿 밑에 놓아 베개로 삼고 있었고, 나이는 불명확했지만 107세에서 232세 사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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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은 그가 그 어느 곳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영험한 점쟁이에 대해 들을 때까지 지속됐는데, 그 점쟁이는 대야의 물에서 아주 확실하게 죽음을 읽고 알아내는 여자였고, 당연히 그는 마체테의 천사 외에는 어떤 증인도 없이, 그러니까 아무도 모르게 노새들이 다니는 좁은 산길로 그녀를 찾아 나섰고, 마침내 황무지의 어느 농가에 이르렀는데, 그곳에서 그녀는 아이 셋을 데리고 지난달에 죽은 남편의 아이를 출산하기 직전의 증손녀와 함께 살고 있었으며, 그는 거의 어둠에 잠겨 있던 어느 침실 안쪽에서 중풍에 걸려 앞도 거의 보지 못하는 그녀를 보았고, 그녀가 두 손을 대야 위에 놓으라고 청하자, 물은 대야 안에서 부드럽고 선명하고 환하게 빛났고, 그때 그는 자기 모습을 보았는데, 계급장 없는 리넨 군복을 입고, 황금 박차가 달린 각반을 차고서 바닥에 엎드려 누워 있는 모습이 그와 완전히 똑같았고, 그래서 그는 거기가 어디냐고 물었고, 여자는 잔잔해진 물을 자세히 살펴보고서 침실이라고, 여기보다 크지 않은 방으로, 무언가가 보이는 데, 책상과 전기 선풍기, 그리고 바다가 내다보이는 창문, 말이 그러진 그림들이 걸린 하얀 벽과 용이 그려진 깃발인 것 같아
요, 라고 말했고, 그러자 그는 다시 아, 그렇군, 이라고 되풀이 했는데, 의심할 것도 없이 접견실 옆에 있는 집무실이라는 걸 알았기 때문에 나온 말이었으며, 또 그는 위험한 상태에 처해 그렇게 될 건지, 아니면 나쁜 병에 걸려서 그렇게 될 건지 물었 고, 그녀는 아니라고, 자는 동안에 아무런 고통도 없이 그렇게 될 거라고 대답했으며, 그는 다시 아, 그렇군, 이라고 말했고, 몸을 부들부들 떨면서 그때가 언제냐고 물었고, 그녀는 자기가 107세라면서, 내 나이가 될 때까지는 아무 일 없을 것이며, 하 지만 125세를 넘기지는 않을 것이니 마음 편히 자라고 대답했고, 그는 또다시 아, 그렇군, 이라고 되풀이하고는, 그 누구도 그가 어떤 상황에서 죽는지 알지 못하도록 그물 침대에 누워 있던 병든 노인네를 살해했는데, 마치 노련한 살인범처럼 박차에 달린 가죽끈으로 그녀의 목을 졸라서 아무런 고통도 없이, 그리고 탄식 소리도 없이 죽였지만, 불쌍하고 가련한 여자 같으니, 어쨌든 그녀는 평화로울 때나 전쟁을 할 때나, 혹은 사람이건 동물이건 간에 그가 자기 손으로 직접 죽이는 영광을 베풀어 준 유일한 존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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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장 세 개를 걸고 자물쇠 세 개를 잠갔으며 가로장 세 개를 지르고서 휴대용 변기에 앉았고, 나오지도 않는 오줌을 쥐어 짜며 개구쟁이처럼 불거진 불알을 어루만지면서, 뒤틀려 있던 음낭을 똑바로 폈고, 그러자 그것은 그의 손안에서 잠들었고, 통증은 그쳤지만, 그 아픔은 번갯불 같은 갑작스러운 공포와 함께 곧 되돌아왔는데, 그때 창문으로 초석 사막 너머에서 불어온 세찬 바람이 들어와 침실에 어리고 순진한 사람들의 노래를 톱밥처럼 뿌렸는데, 그들은 전쟁터에 간 어느 기사에 관해 물었 고, 너무나 고통스럽고 너무나 슬프다며 한숨을 쉬면서, 그가 올지도 모른다고 탑으로 올라갔는데, 그가 돌아오는 것을 보았지만, 그는 벨벳 덮인 상자에 고이 담겨 돌아왔다면서, 너무나 고통스럽고 너무나 슬픈 일이라고 말했는데, 그것은 아주 멀리 서 들려오는 수많은 어린아이들의 목소리가 합창하는 노래였고, 그래서 그는 아마도 별들이 노래하고 있나 보다고 착각하며 잠이 든 것 같더니 화를 벌컥 내며 일어나서는, 이제 됐어, 빌어 먹을, 이라고 소리쳤으며, 아이들이야, 아니면 나야, 라고 다시 소리쳤고, 결국 아이들이 선택되었는데, 날이 밝기 전에 그는 아이들을 시멘트를 실은 커다란 바지선에 처넣고, 노래 부르는 아이들을 영해 끝으로 데려가라고, 그리고 아이들이 노래를 계속하는 동안 고통받을 시간을 주지 말고 다이너마이트로 날려 버리라고 명령했고, 그 범죄를 실행한 세 장교가 그의 앞에 부동 자세로 서서, 장군님, 장군님의 명령이 완수되었습니다, 라는 소식을 전하자, 그들을 두 계급 특진시켰고, 그들에게 충성 훈장을 달아 주었지만, 그런 다음 일반 범죄자처럼 가차 없이 총살했는데, 지시를 내릴 수는 있어도 수행해서는 안 되는 것들이 있기 때문이야, 젠장, 불쌍한 아이들, 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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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 병사들은 그에게 최고 총 사령관에 걸맞은 경례를 했으며, 그는 경호원도 한 명 없이, 그리고 무기도 소지하지 않은 채 반란군 사령부의 회의실에 모습을 드러냈고, 권력을 폭발시키듯, 바닥에 모두 엎드려, 여기 무엇이든 할 수 있는 분이 도착하셨다, 모두 바닥에 엎드려, 개자식들아, 라고 고함을 질렀고, 그러자 열아홉 명의 참모 장교들이 바닥에 엎드렸으며, 그들에게 흙을 먹게 하면서 해안가의 마을들을 줄지어 돌아다니게 하면서, 군복을 벗은 군인이 얼마나 허접한지 국민이 직접 보게해, 개자식들, 그리고 소란스러운 병영의 또 다른 외침들 속에서, 반란 주동자들을 뒤에서 쏴 죽여라, 라고 외치는 누구도 거역할 수 없는 자기의 명령을 들었고, 군인들은 뒤꿈치를 매달아 밤낮으로 시체를 전시해서, 누구도 예외 없이 하느님에게 침을 뱉는 배신자들이 어떻게 죽음을 맞는지 알렸지만, 이 빌어먹을 문제는 그런 피비린내 나는 숙청으로 끝나지 않았는데, 그것은 조금만 방심해도 자기가 근절했다고 믿었던 촉수 달린 기생충들의 위협과 또다시 마주쳤으며, 이것들은 강풍과 같은 그의 권력 속에서 다시 번식했고, 또 어쩔 수 없이 베풀어 준 특권과 약간의 권위, 그리고 이
해관계에 따른 신임의 그늘 속에서 마구 자라났는데, 그가 가장 용감한 장교들에게 어쩔 수 없이 그런 것들을 용인해야만 했던 이유는 그들 없이는, 하지만 그들이 함께 있어도 자기 자리를 지킬 수 없었기 때문이고, 그렇게 영원히 그를 숨 막히게 하는 바로 그 공기를 들이마시며 살아야 할 운명이었으니, 빌어먹을, 이건 있을 수 없는 일이야, 또 내 친구 로드리고 데 아길라르 장군의 순수함 때문에 계속 놀라면서 살아갈 수도 없는 일이었는데, 내 집무실에 들어와 있던 그는 내게 일등상을 타게 해 준 2000명의 아이들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고 싶어 죽겠다는 표정으로, 모든 사람이 우리가 그 아이들을 바다에 빠뜨려 죽였다고 하는데 그게 사실이냐고 물었지, 그러자 그는 얼굴색 하나 바꾸지 않고서 배신자들의 근거 없는 소문을 믿지 말라고 말하면서, 여보게 친구, 아이들은 주님의 평화 속에서 자라고 있다네, 라고 말했고, 밤마다 나는 저기서 아이들의 노랫소리를 듣고 있지, 라고 말하면서, 손을 활짝 펴 원을 그리면서 우주의 막연한 장소를 가리켰고, 에번스 대사에게는 너무나 태연한 대답으로 반신반의의 느낌에 사로잡히게 했는데, 그는, 도대체 어떤 아이들을 말하는 건지 모르겠군요, 당신 나라의 대표단이 국제 연맹에 아이들이 한 명도 실종되지 않았으며, 모두 건강하게 학교에 다니고 있다고 공개적으로 밝혔는데 도대체 무슨 소리인가요, 이제 그 문제는 더 언급하지 마십시오, 라고 말했지만, 한밤중에 부하들이 새 소식을 전하는 것은 중지시킬 수 없었는데, 장군님, 우리 나라에서 가장 큰 수비대 두 곳이 반란을 일으켰고, 게다가 관저에서 두 블록밖에 떨어지지 않은 콘데 부대도 봉기 했는데, 이것은 몹시 위험하고 두려운 반란 행위이며, 주동자 보니벤토 바르보사 장군은 무장이 잘된 1500명의 병사와 함께 참호 속에서 버티고 있으며, 그들은 또한 야당 정치인들에게 동 조하는 영사들을 통해 밀수한 물자를 보급받고 있으므로, 손가락이나 빨면서 마음 편하게 있을 상황이 아닙니다, 장군님, 이 제 우리는 정말 힘들게 되었습니다. 라고 보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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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안전에 너무나 무관심했던 나머지 어느 날 아침 소젖을 짜고서 돌아오는 길에 마당을 가로질렀는데, 직감이 제대로 작용하지 않은 탓에 가짜 나병 환자를 제때에 보지 못했으니, 그 나병 환자는 장미 덤불 속에서 일어나 모습을 드러내고서 느릿느릿 내리는 10월의 이슬비 속에서 그의 앞을 가로막았고, 그제야 그는 뒤늦게 검푸른 권총에서 순간적으로 반짝이는 총신을 보았고, 방아쇠를 당기기 시작하던 둘째손가락이 떨리는 것을 보자 양 팔을 활짝 벌리고 가슴을 내밀며, 쏠 테면 쏴, 개자식아, 쏴보란 말이야, 라고 소리쳤고, 대야의 물이 너무나도 분명히 예언 했던 것과 달리, 자기가 죽을 시간이 도래했다는 놀라움에 당혹 감을 느끼면서, 불알 큰 놈이라면, 용기가 있다면 쏘란 말이야, 라고 소리쳤고, 느끼지 못할 정도로 주저하는 짧은 순간에, 하늘처럼 생긴 공격자의 눈동자에서 희미한 별이 반짝이며 입술은 시들고 굳은 의지는 흔들리는 것을 보았는데, 그때 그는 망치와 같은 두 주먹으로 공격자의 고막을 후려쳐서 단숨에 쓰러뜨렸고, 바닥에 쓰러진 그의 턱을 나무 공이 같은 발로 힘껏 차서 정신을 잃게 했으며, 또 다른 세계에 있는 것처럼 그의 외침을 듣고 경비병들이 소란스럽게 달려오는 소리를 들었고, 그 가짜 나병 환자가 대통령 경호실의 무시무시한 심문관들에게 생포되지 않으려고 권총에 장전된 나머지 다섯 발을 자기 배에 쏴서 천둥처럼 시퍼런 폭발음이 다섯 차례나 연속적으로 울리는 것을 들었으며, 그렇게 만들어진 피 웅덩이에서 그 가짜 나병 환자가 몸부림치는 것을 보았고, 소란스러운 관저의 다른 외침들보다 거스를 수 없는 자신의 명령을 들었는데, 그것은 그 시체를 토막 내 일벌백계로 삼으라는 것이었고, 그래서 경호부대 원들은 그 시체를 얇게 썰었으며, 암염에 절인 머리를 무기 광장에 걸어 놓았고, 오른쪽 다리는 동쪽 국경 지방인 산타마리아 델 알타르에, 왼쪽 다리는 서쪽에 끝도 없이 펼쳐진 초석 사막에, 팔 하나는 황량한 고원 지대에, 다른 팔은 밀림 지역에, 상체 조각들은 돼지기름에 튀겨 밤낮으로 걸어놓았고, 그렇게 이리 보고 저리 봐도 뼈에 살점이 하나도 붙어 있지 않게 되었는데, 검둥이들의 갈봇집 같은 이 나라는 이토록 힘들고 불확실 해서, 아버지에게 반대해 손을 드는 자식이 어떻게 목숨을 마감 하는지 모두가 알게 해야만 했고, 그는 아직도 분노로 시퍼레진 얼굴로 장미 덤불로 갔으며, 대통령 경호 부대원들은 그곳에서 총검 끝으로 나병 환자들을 자세히 살펴보았고, 그래, 이제는 얼굴 좀 보자, 더러운 개자식들, 이라고 중얼댔는데, 그는 아랑곳하지 않고 장미 덤불을 지나 위층으로 올라갔고, 발길로 중풍 환자들을 쫓아 버리면서, 좋아, 저놈들의 어미를 낳게 만든 염 병할 장본인이 누구인지 한번 알아보자고, 개자식들아, 라고 말하고는 복도를 지나가면서, 제기랄, 여기서 꺼지란 말이야, 여 기서 명령하는 사람은 나란 말이야, 라고 소리 지르자, 사무직원들은 공포에 사로잡혔고, 뻔뻔한 아부꾼들은 그를 영원하신 분으로 선포했는데, 그는 씩씩거리는 화덕처럼 냉혹한 흔적을 집 안 곳곳에 남겼고, 은밀한 침실로 도망치는 번갯불처럼 접견 실로 모습을 감추었으며, 자기 침실로 들어가, 빗장 세 개를 걸 고 자물쇠 세 개를 잠근 뒤 가로장 세 개를 질렀고, 손가락 끝으로 자기가 입고 다닌 똥으로 흠뻑 젖은 바지를 벗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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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그들은 그 실패에도 단념하지 않고, 한 방울의 피도, 장군님, 각하의 피 한 방울도 흘리지 않는 완벽한 쿠데타를 구상했고, 그것은 로드리고 데 아길라르 장군이 가장 신빙성 있는 증거와 증언을 축적했기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그 자료란 바로 내가 잠을 자지 않고 밤을 지새우면서......악습을 버리지 못했다는 것인데, 그뿐만 아니라 천문학자들이 태양계를 혼란에 빠뜨려 그의 망상 속에서 환시로만 존재하는 미의 여왕을 즐겁게 하려고 했으며, 갑작스럽게 노인성 치매 증상을 일으켜 2000명의 아이들을 시멘트가 가득 실린 거룻배에 태워 바다에서 다이너마이트로 폭발시켰다는 것 등등인데, 염병할, 상상이 되냐, 개자식들아, 하지만 그것은 철저하고 분명한 증거를 바탕으로 이루어진 일이었고, 그래서 로드리고 데 아길라르 장군과 대통령 경호 부대 최고 지휘자들은 그를 벼랑에 있는 유명한 노인 요양소에 강제 수용하기로 했고, 시간은 다음 3월 첫째 날 한밤중에 경호원들의 보호 성인인 수호천사의 연례 만찬이 치러지는 동안으로 정했는데, 그러니까 사흘 후입니다, 장군님, 이게 있을 수 있는 일입니까, 그러니 이런 음모가 실행될 날이 며칠 남지 않았고 그 규모도 컸지만, 그는 자기가 그 사실을 밝혀냈다는 의심을 자아낼 그 어떤 행동도 하지 않았고, 예정된 시간이 되자 매년 그랬듯이 초대 손님인 개인 경호원들을 맞이 했고, 그들을 만찬 식탁에 앉게 하고서 로드리고 데 아길라르 장군이 기념 축배를 하기 위해 도착할 때까지 식전 술을 마시게 했으며, 그들과 함께 이야기를 나눴고, 그들과 함께, 그러니까 웃었으며, 방심한 틈을 타서 장교들은 한 사람씩 차례로 몰래 시계를 보았고, 시계를 귀에 갖다 댔으며, 태엽을 감아 밥을 주었고, 그렇게 11시 55분이 되었지만 로드리고 데 아길라르 장군은 도착하지 않았고, 꽃향내를 풍기는 배의 보일러실처럼 더웠으며, 글라디올러스와 튤립 냄새가 났고, 밀폐된 접견실에서는 싱싱한 장미 냄새가 났는데, 그러자 누군가가 창문 하나를 열어 비로소 우리는 숨을 쉴 수 있었고, 시계를 보았으며, 결혼 피로연 음식처럼 연한 스튜 냄새를 풍기는 부드러운 바닷바람을 느꼈고, 그를 제외한 모두가 땀을 뻘뻘 흘렸으며, 그 순간 우리는 모두 뜨거운 바람을 맞으며 괴로워했는데, 나이 든 동물은 세상이 다른 시절이었을 때 자기 자신을 위해 따로 준비해 둔 공간에서 눈을 깜빡거리며, 이글거리는 눈빛으로 우리를 바라 보면서, 건배, 라고 말했고, 기운을 잃고 축처진 백합처럼 아무 매력도 없는 손이 밤새워 마시지도 않고 건배만 외쳤던 그 잔을 다시 들었을 때, 최후의 심연 같은 침묵 속에서 시계가 돌아가 면서 내는 노골적인 소리가 들렸고, 12시가 되었지만 로드리고 데 아길라르 장군이 그래도 도착하지 않자, 누군가가 자리에서 일어나려고 했고 그가, 잠깐 앉아 있으시오, 라고 말하면서 죽일 듯이 노려보자, 그 사람은 그의 눈을 보고 돌처럼 굳어 버렸고, 그의 그런 눈은 시계가 12시 종을 모두 칠 때까지 내 허락 없이는 아무도 움직이지 말라, 아무도 숨 쉬지 말라, 아무도 살지 말라, 라는 의미를 담고 있었는데, 종이 열두 번 모두 울리자 드디어 커튼이 열리고 로드리고 데 아길라르 사단의 저명한 장군이 은쟁반에 담겨 들어왔으니, 그는 콜리플라워와 월계수 잎으로 장식되어 있었고, 향신료에 절여져 있었으며, 오븐에 노릇 노릇하게 구워져 있었고, 군복에는 엄숙한 행사 때처럼 다섯 개의 황금 편도 열매가 달려 있었으며, 소매에는 무한한 용맹을 나타내는 테가 둘려 있었고, 가슴에는 7킬로그램에 달하는 훈장이 달려 있었으며, 입에는 파슬리 가지 하나가 꽂혀 있었는데, 그것으로 동료들을 접대하기 위한 공식 토막 살인자들의 만찬 준비가 끝났고, 그것을 보자 초대 손님들은 공포에 질러 돌처럼 굳었으며, 우리는 숨도 쉬지 못한 채 훌륭한 토막 의식과 그것 을 나누어 주는 의식을 지켜보면서 솔방울과 향초로 속을 채운 국방부 장관을 똑같은 분량으로 각자의 접시에 담아 받았는데, 그
러자 그는, 그럼 마음껏 즐겁게 드시오, 라며 시작을 지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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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길한 예감으로 가득했던 그 한 주일에 세상은 무기력 상태에 빠졌고, 그는 그물 침대에서 일어나지 않았으며, 밥을 먹을 때도 마찬가지였고, 자기 몸에 날아와 앉는 훈련받은 새들을 부채로 쫓아냈으며, 햇빛으로 얼룩진 부겐빌레아 잎사귀를 훈련받은 새들이라고 믿고서 놀랐으며, 그 누구의 방문도 받지 않았고 아무 지시도 내리지 않았지만, 군과 경 찰은 아무 신경도 쓰지 않고 태평하게 있었는데, 그때 청부 광신도 무리가 교황청 대사관 건물을 습격해서 역사적 유물이 가 득한 박물관을 약탈했고, 건물 안쪽에 있는 조용한 야외 정원에 서 낮잠을 자던 교황청 대사를 급습하여 발가벗긴 뒤 거리로 끌고 나갔고, 그의 몸 위에 똥을 쌌습니다. 장군님,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라고 보고했지만, 그는 그물 침대에서 움직이지 않았고, 장군님, 교황청 대사를 노새에 태워 시내 번화가로 끌고 다니고 있으며, 시민들이 설거지한 물을 난간에서 억수같이 쏟아 부으면서, 계집애 같은 놈아, 미스 바티칸, 어린아이들이 내게 오도록 놔둬, 라고 소리치고 있다는 소식을 전해 주었지만, 그는 눈 하나 깜짝하지 않았고, 교황청 대사가 장터의 쓰레기장에 반쯤 죽어서 버려졌다는 것을 알고서야 비로소 손을 흔들어 새들을 내쫓으면서 그물 침대에서 몸을 일으켰고, 상장 완장 을 팔에 끼고서 손을 흔들어 초상 기간에 생긴 거미줄을 치웠고, 제대로 못 자 퉁퉁부은 눈으로 접견실에 나타났으며, 그제야 조난자들이 타는 뗏목에 사흘 치 식량을 싣고서 거기에 교황청 대사를 태우고는 커다란 여객선들이 오가는 유럽 항로로 떠 내려 보내라고, 그렇게 모든 사람이 국가 최고 권위자의 말에 반대해 손을 드는 외국인들이 어떻게 되는지 알게 하라고 지시 했으며, 교황도 이제와 항상 영원히 알아야 할 것이 있는데, 그것은 자기가 로마에서는 손가락에 반지를 끼고 황금 의자에 앉 은 진짜 교황일 수 있지만, 제기랄, 여기서는 내가 제왕이며 그게 바로 나란 말이야, 빌어먹을 계집애 같은 것들, 이라고 그는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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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로 들어온 햇빛 아래서 어머니만이 알았던 상태가 되었는데, 두려움에서 해방되어 자유의 몸이 된 그는 싸움소가 되어 돌격 하자마자 자기 발길에 차이는 모든 것을 부수고 뒤엎어 버렸으며, 침묵의 심연에 얼굴을 파묻었는데, 그곳에서는 단지 레티시 아 나사레노가 어금니를 악무는 바람에 목선의 목재가 삐걱거리는 소리만 들렸고, 그녀는 여기 있어요, 라고 말하며 깊이를 알 수 없는 현기증을 느끼고는 혼자 죽지 않으려는 듯, 모든 손가락으로 내 머리카락을 움켜쥐었는데, 같은 시간에 나는 그녀가 요구한 대로 현기증을 느끼며 죽어가고 있었고, 그녀와 똑같은 충동으로 육체가 절박하게 요구하는 모든 것을 갈망했지만, 그는 그녀를 잊었고, 짜디짠 눈물과 함께 어둠 속에 혼자 남아 자기 자신을 찾으면서 장군이라 되뇌었고, 황소처럼 침을 질질흘리며 장군이라 반복하면서 자기 자신을 찾았는데, 전에 없이 놀란 상태에서 나의 어머니 벤디시온 알바라도여, 이런 고통을 알지 못한 채 내가 어떻게 그토록 오랜 세월을 살았을까요, 라고 생각하며 울었고, 불안한 콩팥 때문에 정신이 혼미해 졌으며, 창자는 연속적으로 폭발음을 냈고, 부드러운 촉수가 죽을 것처럼 찢어지면서 그의 내장을 송두리째 뽑아냈으며, 그러자 그는 마지막 순간에 다다른 목 잘린 짐승처럼 몸을 떨면서 뜨겁고도 시큼한 액체를 새하얀 침대 시트에 흩뿌렸는데, 그의 기억에 따르면 그것은 찬란한 비가 내리던 오후에 모기장 안에서 물유리를 공기와 접촉하게 한 것이었으니, 예, 그것은 똥이 었습니다, 장군님, 장군님이 싸질러 놓은 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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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불과 3미터 떨어진 곳에서 확인할 수 없는 노인, 그러니까 실제 존재는 가장 단순하고 간단한 수수께끼에 불과한 노인을 다시 보았는데, 그는 접견실의 옥좌처럼 생긴 의자에 앉아서 우리를 맞았으며, 스핑크 오줌 냄새를 풍기는 말단 병사의 군복을 입고 있었고, 우리가 본 적이 없고 가장 최근의 초상화에서도 보지 못했던 순금 테의 작은 안경을 쓰고 있었으며, 아무도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아주 많이 늙고 멀게 느껴졌지만, 벨벳 장갑을 끼지 않은 힘 없는 손은 그렇지 않았는데, 그것은 군인의 자연스러운 손이 아니라, 훨씬 젊고 자비로운 사람의 손처럼 보였지만, 다른 모든 것은 어둡고 음울했고, 우리가 그를 알아볼수록, 그에게는 생명의 마지막 생기만이 남아 있는 것이 더 분명했으며, 그것은 아무도 거스를 수 없고 압도적인 권위의 숨결이었지만, 한시도 쉬지 않고 움직이는 야생마와 달리 줄곧 유지하기는 몹시 힘들어 보였는데, 우리가 그에게 최고 사령관에 걸맞은 경의를 표하는 동안, 그는 한마디도 하지 않았고 고개조차 움직이지 않았지만, 우리는 그의 앞에 둥그렇게 둘 러놓은 안락의자에 앉았고, 그러자 그는 비로소 안경을 벗고서 족제비의 은신처 같은 우리의 속마음을 훤히 알고 있다는 듯 빈틈없는 눈으로 우리를 꼼꼼하게 바라보기 시작했고, 한 사람 한 사람씩 가차 없이 살펴보았으며, 기억이 안개처럼 희미해진 어느 날 오후, 그러니까 그가 머릿속에 떠오르는 대로 손가락으로 그들을 지적하면서 가장 높은 계급으로 승진시켰던 그 오후 이 후 우리 각자가 얼마나 변했는지 충분히 시간을 갖고서 정확하 게 확인했고, 그들을 철저하게 조사함에 따라, 그는 정체를 감춘 그 열네 명의 적 가운데에 테러의 장본인이 있다는 확신을 점차 키웠지만, 동시에 그들 앞에서 자기가 혼자이며 무력하다는 느낌을 받았고, 그래서 간신히 눈만 깜빡거렸고, 힘들게 고 개를 들어서 그들에게 그 어느 때보다도 조국의 안녕과 군의 명 예를 위해 단결하라고 권고했고, 그들에게 씩씩하면서도 신중 히 행동해야 한다고 충고했으며, 사정 보지 말고 테러 장본인들을 찾아 군법 회의에 넘겨서 엄하게 다스리라는 영광스러운 임 무를 부여하면서, 여러분, 이게 전부라오, 라고 말을 맺었지만, 그는 테러의 주범이 그들 중 하나, 혹은 그들 모두라는 사실을 알았기에, 레티시아 나사레노의 목숨은 이제 하느님의 뜻이 아니라, 그가 지혜를 발휘해서 위협에서 보호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으며, 그 위협이 빌어먹게도 조만간 반드시 성취될 것을 확신하고는 죽을 것처럼 마음이 아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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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은 돌발적이면서 전격적인 명령과 같았기에, 그가 생각을 마치기도 전에, 부관 두 명이 사무실 로 달려 들어왔고, 레티시아 나사레노와 아이가 갈기갈기 찢겼고, 장터의 떠돌이 개들이 그들의 살덩이를 먹어 치웠다는 소식을 전하면서, 개들이 그들을 산 채로 잡아먹었습니다, 장군님, 그것들은 평소에 장터에 있던 주인 없는 개들이 아니라, 눈은 노랗고 집에 질려 있었으며, 피부는 상어처럼 반들반들한 사냥 용 짐승으로, 누군가가 파란 여우를 잡기 위해 풀어놓은 것들로, 똑같이 생긴 예순 마리의 개들이 난데없이 채소 파는 노점 사이로 뛰쳐나와 레티시아 나사레노와 아이를 덮쳤고, 우리는 잘못하면 두 사람을 죽일 수도 있다는 두려움에 총을 쏠 겨를도 없었는데, 마치 지옥의 소용돌이 안에 있는 것처럼 개 옆에서 질식해 죽는 것 같았으며, 순간적으로 나타났다가 사라지는 유령처럼 우리에게 뻗었다가 사라진 손들을 얼핏 보는 동안, 그들의 나머지 몸은 갈기갈기 찢겨 사라졌으며, 또 우리는 두 사람의 표정도 보았는데, 그것은 쏜살같아서 제대로 포착할 수 없었지만, 공포에 질린 것 같기도 하고 유감스러워하는 것 같기도 했으며, 심지어는 기뻐하는 것 같기도 했는데, 마침내 둘은 싸움의 소용돌이 속으로 가라앉았고, 펠트로 만든 제비꽃이 꽂혀 있던 레티시아 나사레노의 모자만이 피 웅덩이에서 둥둥 떠다녔고, 그것을 보던 토템 신앙을 가진 여자 채소 장수들은 뜨거운 피가 튀었지만, 전혀 감정 없이 공포에 질린 표정으로, 하느님 맙소사, 장군님이 원하시지 않았는데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 날 수 있나요, 아니면 적어도 이런 일을 모르셨을 겁니다, 라고 기도했으며, 대통령 경호대에 영원한 불명예의 오점으로 남도록, 그들은 총 한 발 쏘지 못한 채 단지 피 묻은 채소 사이에 흩어져 있던 살점 하나 붙지 않은 뼈만을 건질 수 있었습니다, 그 외에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습니다, 장군님, 우리가 발견한 것 중에는 자제분이 걸고 다니던 훈장과 술 장식이 떨어져 나간 군도를 비롯해 레티시아 나사레노의 양가죽 신발이 있었는데, 왜 그것이 장터에서 1리그나 떨어진 바닷가에 둥둥떠다니며 나타났는지는 아무도 모르며, 색유리 목걸이와 머리띠도 찾아냈는 데, 장군님, 당신의 손에 이것들을 직접 건네드리며, 더불어 이 세 개의 열쇠와 거무스름한 결혼 금반지, 그리고 10센타보 동전 다섯 개, 그러니까 50센타보를 건네드립니다, 라면서 그들은 맞는지 세어 보라고 그 동전들을 책상 위에 놓았으며, 더는 없습니다, 이것이 그들이 남긴 전부입니다, 라고 보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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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은 그 사람이 누구인지 이미 알고 있었고, 정장을 입은 호세 이그나시오 사엔스 델라 바라는 그에게 다가와 그날 이 역사적인 밤이라는 사실을 상기시키면서, 8월 12일입니다, 장군님, 각하의 집권 100주년을 축하하는 매우 중요한 날이며, 아무리 오래 사는 사람이라도 평생 단 한 번만 참석할 수 있는 이 경사가 알려지자, 이 소식에 매료된 손님들이 전 세계에서 찾아왔다고 알려 주었고, 전국이, 그러니까 그를 제외한 전 국민이 축제 분위기였는데, 호세 이그나시오 사엔스 델라 바라는 역사에 남을 그 뜻깊은 날을 국민의 환호와 열광 가운데서 보내라고 간청했지만, 그는 지하 감방 같은 그의 침실에 어느때 보다도 일찍 빗장 세 개를 걸었고 자물쇠 세 개를 잠갔으며 가로장 세 개를 지르고서, 계급장 없는 거친 천의 군복을 입었고, 각반과 황금 박차를 찬 채로, 아무것도 깔리지 않은 벽돌 바닥에 엎드려 누워, 오른팔을 구부린 채로 머리 아래에 놓아 베개로 삼았는데, 그것은 바로 우리가 독수리들에게 뜯어 먹히고 해서 동식물에 뒤덮인 그를 발견했을 때의 자세로, 그렇게 그는 비몽사몽 여과되어 안개처럼 몽롱한 상태에서 자기 없이 멀리서 치러지는 축하 행사의 폭죽 소리를 들었고, 기쁨과 환희의 음악과 희열의 종소리를 느꼈으며, 수많은 군중이 흙탕물 급류처럼 몰려들어 그들과는 전혀 상관없는 영광을 찬양하는 소리를 들으면서, 슬프다기보다는 열중해서, 나의 어머니이며 나의 운명이신 벤디시온 알바라도여, 벌써 100년이 되었답니다. 제기랄, 벌써 100년이래요, 시간이 정말 빨리 흘러가네요. 라고 중얼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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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시 10분에 무언가 얹힌 것 같은 기분으로, 그리고 허리케인이 불어오기 전날처럼
후텁지근하고 맥 빠진 땀에 흠뻑 젖어 잠에서 깼고, 누가 여기 살지, 라고 묻고는 누군가가 니카노르라고, 그리고 또다시 니카노르라고 그의 이름이 아닌 이름으로 꿈속에서 불렀다고 확신하면서 두려움에 사로잡혔고, 그 사람은 빗장을 내리지도 않고 그의 방으로 들어 올 능력이 있는 사람, 그러니까 원할 때면 언제든 벽을 가로질 러 들어오거나 나가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바로 그때 그는 그 사람을 보았으니, 그건 죽음이었습니다, 장군님, 바로 각하의 죽음이었습니다, 죽음은 통회자가 입는 용설란으로 만든 자루 옷을 입고, 손에는 막대기에 달린 갈고리를 들고 있었으며, 머리에는 을씨년스러운 조류의 어린 싹들이 돋아 있었고, 뼈가 갈라진 틈에는 육지의 꽃들이 피어나 있었으며, 앙상한 눈 구멍에는 낡고 놀란 눈이 있었는데, 죽음의 몸을 모두 보고서야 그는 죽음이 자기를 니카노르, 니카노르, 라고 불렀다는 사실을 깨달았고, 그것은 우리가 모두 죽는 순간에 죽음이 우리 모두를 그 이름으로 알고 있기 때문이지만, 그는 죽음이여, 안 된다고, 아직 자기의 시간이 되지 않았다고, 대야에 담긴 예언의 물에서 항상 예고되었던 것처럼 자기의 시간은 어두운 사무실에서 잠을 자는 동안이 되어야 한다고 말했지만, 죽음은 아니네, 장군, 그건 여기였네, 자네가 입고 있는 거지 옷에 맨발로 있는 여기 였어, 라고 대답했지만, 그의 시체를 발견한 사람들은 점쟁이들의 예언과 어긋나지 않도록 집무실 바닥에서 죽었다고, 계급장 없는 리넨 군복을 입고 왼쪽 발뒤꿈치에는 황금 박차를 차고 있었다고 말할 터였는데, 죽음은 그가 가장 원하지 않던 순간에 찾아왔고, 그가 헛되고 쓸모없는 환상에 젖어 그토록 오랜 세월을 보내고서야, 사람은 사는 게 아니라, 빌어먹을, 사람은 살아 남는 것이라는 사실을 희미하게 깨닫기 시작했을 때였으니, 그런 진실을 너무나 늦게 배우기 때문에 아무리 오래 살고 쓸모 있게 살아도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정도만 알게 될 뿐이라는 것을 어렴풋이 알게 되었으며, 또 입 다물고 있는 자기 손바닥의 수수께끼 같은 손금과 카드 패의 눈에 보이지 않는 암호에서 자기에게는 사랑하는 능력이 없다는 것을 알아차렸고, 그 수치 스럽고 불명예스러운 운명을 권력이라는 고독한 악을 열렬히 배양하는 것으로 상쇄하려고 했으며, 자기가 만든 분파의 희생자가 되어 그 무한한 학살의 불길에서 제물이 되었고, 거짓과 범죄 속에서 살쪘으며, 불경한 행위와 불명예 속에서 번창했고, 자기의 열렬한 탐욕과 선천적인 두려움을 극복했는데, 그것은 오로지 세상의 시간이 끝날 때까지 자기 유리알을 손에 쥐고 있기 위함이었지만, 그는 그것이 끝도 없이 무한한 악습이라는 것을 모르고 있었는데, 그것은 욕망을 충족하면 악습의 욕구가 생겨서 결국 시간이 끝날 때까지 지속하기 때문입니다. 장군님, 그리고 그는 부하들이 그를 속이면서 비위를 맞추고 있으며, 그 에게 아부하면서 돈을 받아먹고 있다는 사실을 애초부터 알았고, 무력을 이용해 그가 가는 곳마다 군중을 운집시켜 기쁨의 함성을 지르게 하고, 돈으로 매수하여 위대한 분이시여, 영원하소서, 라는 플래카드를 들게 했다는 사실도 알았지만, 그런 것을 비롯한 모든 영광의 비참함과 함께 살아가는 법을 배우면서, 셀 수도 없이 오랜 세월이 지나는 동안 거짓말이 의심보다 편하고, 사랑보다 쓸모 있으며, 진실보다 더 오래 지속한다는 것을 깨달았고, 권력 없이 통치하고, 영광 없이 찬양받고, 권위 없이 국민이 복종하는 부끄럽고 굴욕적이며 불명예스러운 거짓말에 전혀 놀라지 않고 도착해 있었으며, 그의 가을을 보여 주는 노란 잎사귀가 조금씩 떨어지는 가운데서 자기가 가진 모든 권력의 주인이 절대로 되지 못할 것을 확신했고, 자기는 인생을 알지 못하는 형벌을 받은 것이 아니라, 그 반대라고, 그러니까 봉 합선을 해석하고 현실은 꿈이라는 태피스트리의 날실과 씨실을 바로잡는 형벌을 받았다는 것을 깨달았고, 유일하게 살 만한 가치가 있는 삶은 보이는 삶이라는 사실을 아주 늦게라도 생각하지 못했는데, 그것은 이쪽에서 우리가 보는 삶입니다, 장군님 쪽에서 보는 것이 아닙니다, 가난한 사람들이 있는 이쪽입니다, 이곳은 우리의 셀 수도 없이 오랜 불행과 우리의 잡을 수 없는 행복한 순간들이라는 노란 잎사귀들이 조금씩 떨어진 곳인데, 사랑이 죽음의 싹으로 오염된 곳이지만, 정말로 모든 사랑이 있는 곳이며 사랑 그 자체인 곳입니다, 장군님, 그곳에서 당신은 기차 차창의 먼지가 뽀얗게 쌓인 구멍으로 보이는 불쌍한 눈을 가진 불확실한 환영에 불과했으며, 기껏해야 말없이 떨리는 입술이었으며, 우리가 절대로 알지 못했던 어느 노인의 손이 아무런 목적지 없이 벨벳 장갑을 끼고 덧없이 흔드는 작별 인사였는데, 우리는 그가 어떤 사람인지, 상상으로 만든 근거 없는 거짓말인지, 아니면 비꼬며 농담하는 독재자였는지, 그러니까 결코 채울 수 없는 열정으로 사랑하던 이 삶의 뒤가 어디이며 앞이 어디인지도 결코 모르는 독재자였는지 알지 못했는데, 당신은 우리가 알고도 남는 사실을 알게 될까 봐 너무나 두려운 나머지 심지어 감히 상상조차 하지 못했는데, 그것은 바로 삶은 치열하고 험하며 덧없지만, 그것과 다른 삶은 없습니다, 장군님, 우리는 우리가 누구인지 잘 알지만, 그는 영원히 그 사실을 알지 못했고, 죽음이라는 몽둥이를 맞아 뿌리째 뽑히고 부러져 죽은 늙은이의 탈장되어 불거진 불알에서 달콤한 휘파람 소리를 내면서, 그의 가을에 얼어붙은 마지막 잎사귀가 알 수 없는 소리를 내는 가운데 망각이라는 진리를 보여 주는 어둠의 나라로 날아 갔고, 두려움에 사로잡힌 나머지 죽음이 걸치고 있던 썩은 헝겊 쪼가리를 움켜잡았고, 그의 죽음이라는 즐거운 소식에 기쁨의 찬가를 부르며 거리로 쏟아져 나온 광란의 군중이 지르는 함성에 귀를 닫았고, 해방의 음악과 환희의 폭죽도 듣지 않았으며, 세상 사람들에게 셀 수 없이 길었던 영원한 시간이 마침내 끝났다는 좋은 소식을 알리는 영광의 종소리에도 귀를 기울이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