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회상우편풍(和淮上遇便風)-소순흠(蘇舜欽) 浩蕩淸淮天共流(호탕청회천공류) : 광활하고 맑은 회수는 하늘과 같이 흐르고 長風萬里送歸舟(장풍만리송귀주) : 만리 긴 바람은 돌아가는 배를 흘러 보낸다. 應愁晩泊喧卑地(응수만박훤비지) : 수심겨워 저녁 마을에 정박하였다가 吹入滄溟始自由(취입창명시자유) : 바람이 바다로 불어드니 비로소 자유게 간다. |
회중풍랑(淮中風浪)-소순흠(蘇舜欽) 春風如怒虎(춘풍여노호) : 성난 호랑이 같은 봄바람 掀浪沃斜暉(흔랑옥사휘) : 물결을 치켜올려 석양에 쏟는다. 天闊雲相亂(천활운상란) : 하늘은 드넓고 구름은 어지럽고 汀遙鷺共飛(정요로공비) : 아득한 물가에 백로가 함께 난다. 冥冥走陰氣(명명주음기) : 어둠이 음기를 쫓아내고 凜凜挫陽威(늠름좌양위) : 차가움이 양기의 위세를 꺾는다. 難息人間險(난식인간험) : 인간 세상의 어려움 없애기 어려워 臨流涕一揮(임류체일휘) : 흐르는 물에 서니 눈물이 씻어낸다. |
수양한망유감(壽陽閒望有感)-소순흠(蘇舜欽) 維舟亭下偶登臨(유주정하우등림) : 정자 아래에 배 매어두고 우연히 올라가 下蔡風流古至今(하채풍류고지금) : 하채의 옛 풍류가 예부터 지금까지 전해온다. 遠嶺抱淮隨曲折(원령포회수곡절) : 멀리 고개는 회수를 안고 구불구불 흐르고 亂雲行野乍晴陰(난운행야사청음) : 어지러운 구름 들판을 지나 맑았다 흐려진다. 幽人憔悴搔白首(유인초췌소백수) : 은둔자는 초췌한 채로 백발을 긁는데 啼鳥哀鳴思故林(제조애명사고림) : 우는 새소리 슬피 울며 고향 숲을 그리워한다. 觸處途窮何足慟(촉처도궁하족통) : 발 닿는 곳이 길이 다하니 어찌 슬프지 않으며 直回天地入悲吟(직회천지입비음) : 천지를 바로 되돌리려니 슬픔에 젖어 시를 읊는다. |
주행유감(舟行有感)-소순흠(蘇舜欽) 忽忽賞節物(홀홀상절물) : 총총히 계절의 경물을 감상하나니 區區何所歸(구구하소귀) : 구차하게도 이 몸은 어디로 가야 하나. 天陰鳥自語(천음조자어) : 날은 흐려도 새는 절로 지저귀고 水落岸生衣(수락안생의) : 물이 떨어지니 언덕에는 이끼가 자란다. 客況知誰念(객황지수념) : 나그네가 하물며 누굴 생각하는지 알까 人生與願違(인생여원위) : 인생은 나의 바람과 어긋났도다. 東風百花發(동풍백화발) : 봄바람에 온갖 꽃들이 피어나건만 獨採北山薇(독채북산미) : 나 홀로 북산의 고사리를 캐고 있노라. |
상공원동석유회(湘公院冬夕有懷)-소순흠(蘇舜欽) 去年急雪灑窓夜(거년급설쇄창야) : 작년 심한 눈발이 창문을 때리는 밤 獨對殘燈觀陣圖(독대잔등관진도) : 혼자 꺼져가는 등불에 군진도를 본다. 今夕悲風撼軒竹(금석비풍감헌죽) : 오늘 저녁 비풍이 마루방 앞 대나무 흔들고 又來開卷擁寒爐(우래개권옹한로) : 다시 와서 화로를 끼고 책을 펼친다. 禪房瀟灑皆依舊(선방소쇄개의구) : 선방은 깨끗하여 모두가 옛날 그대로 였으나 世路崎嶇有萬殊(세로기구유만수) : 세상 길은 험난하여 천만 가지로 달라졌도다 |
남조(覽照)-소순흠(蘇舜欽) 鐵面蒼髥目有稜(철면창염목유릉) : 무쇠 얼굴에 흰 구레나룻 눈은 사각형 世間兒女見須驚(세간아녀견수경) : 세상 아이들이 보기만 하면 놀라는구나. 心曾許國終平虜(심증허국종평로) : 마음으로 몸 바쳐 끝내 오랑캐를 평정하려했으나 命未逢時合退耕(명미봉시합퇴경) : 운명이 때를 만나지 못했으니 물러나 농사를 짓는다. 不稱好文親翰墨(불칭호문친한묵) : 문장을 좋아한다고는 못해도 먹과 붓을 가까이하고 自嗟多病足風情(자차다병족풍정) : 병 많음을 탄식하나 풍류를 즐기는 마음 넉넉하도다. 一生肝膽如星斗(일생간담여성두) : 일생동안 속마음은 하늘의 별과 같건만 嗟爾頑銅豈見明(차이완동기견명) : 아, 너 완고한 거울이 어찌 밝은 빛을 보리오. |
회중만박독두(淮中晩泊犢頭)-소순흠(蘇舜欽) 春陰垂野草靑靑(춘음수야초청청) : 풀은 푸른데 봄 들판 구름이 들을 덮고 時有幽花一樹明(시유유화일수명) : 때로는 그윽한 꽃이 한 그로 나무에 선명하다. 晩泊孤舟古祠下(만박고주고사하) : 저물어 옛사당 아래에 외로운 배 대니 滿川風雨看潮生(만천풍우간조생) : 냇가에 가득 비바람 부는데 조수가 밀려온다 |
회정소음(淮亭小飮)-소순흠(蘇舜欽) 山氣復淸雅(산기부청아) : 산기운이 다시 청아해지고 亭臨亂石開(정임난석개) : 정자에 서니 어지러이 바위가 있다. 旅愁無處避(여수무처피) : 나그네 수심 피할 곳이 없고 春色爲誰來(춘색위수래) : 봄빛은 누구를 위해 찾아 왔는가. 酒賴啼鶯送(주뢰제앵송) : 술기운에 우는 꾀꼬리 보내고 歌隨去雁哀(가수거안애) : 노래는 떠나는 꾀꼬리 따라 애달프다. 相携聊一醉(상휴료일취) : 서로 손잡으며 애오라지 한 번 취하니 休使壯心摧(휴사장심최) : 장부의 마음을 꺽지는 말아다오 |
과하마릉(過下馬陵)-소순흠(蘇舜欽) 下馬陵頭草色春(하마릉두초색춘) : 하마릉 앞에는 풀색은 푸른 봄빛 我來懷古一霑巾(아래회고일점건) : 옛 일을 생각하니 눈물이 수건을 적신다. 陵邊又有累累冢(능변우유루루총) : 능 가에는 또 첩첩한 무덤들 있는데 應是當年取酒人(응시당년취주인) : 이들도 당시에는 술 마셨을 사람들이라 |
창랑관어(滄浪觀魚)-소순흠(蘇舜欽) 瑟瑟淸波見戱鱗(슬슬청파견희린) : 출렁이는 푸른 물결에 뛰어노는 물고기 浮沈追逐巧相親(부침추축교상친) : 오르락내리락 서로 쫓으며 교묘히 어울린다. 我嗟不及群魚樂(아차불급군어락) : 아, 나는 물고기들의 즐거움에도 못 미치다니 虛作人間半世人(허작인간반세인) : 헛되이 사람으로 나서 반생을 살아온 인간이어라. |
만의(晩意)-소순흠(蘇舜欽) 晩色微茫至(만색미망지) : 저녁 빛이 어슴푸레 다가오고 前山次第昏(전산차제혼) : 앞산은 점차로 어두워지는구나. 嬴牛歸徑遠(영우귀경원) : 지친 소는 돌아갈 길 멀고 宿鳥傍檐翻(숙조방첨번) : 잘 새는 처마 곁을 나는 구나. 盤喜黃粱熟(반희황량숙) : 소반에는 누런 기장 익어 감을 기쁘고 杯餘白酒渾(배여백주혼) : 잔에는 탁주가 부글부글 넘친다. 田家雖澹薄(전가수담박) : 농가생활 비록 소박해도 猶得離塵暄(유득리진훤) : 여전히 세상 혼잡함 벗어날 수 있어라. |
오강안(吳江岸)-소순흠(蘇舜欽) 曉色兼秋色(효색겸추색) : 새벽빛에 가을색이 더하고 蟬聲雜鳥聲(선성잡조성) : 매미소리에 새소리가 섞여있다. 壯懷消鑠盡(장회소삭진) : 장대한 뜻도 다 녹아 사라져도 回首尙心驚(회수상심경) : 고개 돌려보면 마음 아직 놀란다. |
병기(病起)-소순흠(蘇舜欽) 吳天搖落奈愁何(오천요락내수하) : 오나라 하늘 요락하니 이 근심을 어쩌나 病起風前白髮多(병기풍전백발다) : 병에서 일어나니 바람 앞에 백발만 성성하다. 爭得松江變醇酒(쟁득송강변순주) : 다투어 송강의 강물 맛나는 술로 만들어 拍浮終日恣酣歌(박부종일자감가) : 종일토록 즐기면서 마음껏 취하여 노래하리라. |
서중한영(暑中閒詠)-소순흠(蘇舜欽) 嘉果浮沈酒半醺(가과부침주반훈) : 맛있는 과일주 주고받다가 이미 취하여 床頭書冊亂紛紛(상두서책난분분) : 평상머리 책들은 흩어져 어지럽게만 보인다. 北軒凉吹開疎竹(북헌량취개소죽) : 북쪽 처마로 시원한 바람 부니 대숲이 열리고 臥看靑天行白雲(와간청천행백운) : 누어서 푸른 하늘 바라보니 흰 구름 떠다닌다 |
몽귀(夢歸)-소순흠(蘇舜欽) 雨隔疎鐘曉不知(우격소종효부지) : 비 속 성긴 종소리에 새벽인 줄 모르고 春風吹夢過江西(춘풍취몽과강서) : 봄바람 꿈속에 불어와 서강을 지나간다. 雨聲破夢北窓響(우성파몽북창향) : 빗소리에 꿈을 깨니 북창에 우두둑 빗소리 臥憶江西路亦迷(와억강서로역미) : 누워서 서강을 떠올려도 길도 찾지 못했다 |
우중문앵(雨中聞鶯)-소순흠(蘇舜欽) 嬌騃人家小女兒(교애인가소녀아) : 순진하고 아리따운 인가의 작은 계집 半啼半語隔花枝(반제반어격화지) : 건너 꽃가지 사이에서 우는 듯 속사는 듯. 黃昏雨密東風急(황혼우밀동풍급) : 황혼녘에 자욱한 비, 봄바람 급히 부니 向此飄零欲泥誰(향차표령욕니수) : 이곳 향해 나부껴 떨어지면 누구에게 붙으려나. |
천장도중(天章道中)-소순흠(蘇舜欽) 畵鷁低飛湖水平(화익저비호수평) : 익조 그린 배는 평평한 호수를 나는 듯 한데 高低樓閣滿稽城(고저누각만계성) : 높고 낮은 누각들이 회계성을 가득 채웠구나. 人遊鏡裏山相照(인유경리산상조) : 사람 노니는 거울 같은 호수에 산이 비치고 魚戱空中日共明(어희공중일공명) : 물고기는 공중으로 뛰어 놀아 해빛 함께 빛난다. 盡是荷風香不斷(진시하풍향부단) : 온통 연꽃에 바람 일어 향기가 그치지 않고 忽逢溪雨氣尤淸(홀봉계우기우청) : 갑자기 개울의 비를 만나 향기는 더욱 맑구나. 藍輿却上蘭亭步(남여각상난정보) : 대로 엮은 가마에서 나와 난정에 올라 거니니 猿鳥雲蘿伴此行(원조운라반차행) : 원숭이와 새 그리고 등나무 덩굴이 나를 반긴다. |
취옹정(醉翁亭)-소순흠(蘇舜欽) 滁陽太守好山水(저양태수호산수) : 저양 태수 산수를 좋아하여 公餘日醉群山間(공여일취군산간) : 공무의 여가에 산 수간에 취한다. 滁峯環回秀相倚(저봉환회수상의) : 둘러싼 저양의 봉우리 서로 의지하는 듯 作亭正對溪山前(작정정대계산전) : 정자를 지으니 계곡의 산 앞과 마주한다 |
이경후작(離京後作)-소순흠(蘇舜欽) 春風奈別何(춘풍내별하) : 봄바람은 이별을 어찌하나 一櫂逐驚波(일도축경파) : 한 번 노 저어 놀란 파도 따른다. 去國丹心折(거국단심절) : 나라를 떠나니 충성심이 꺾이고 流年白髮多(유년백발다) : 흐르는 세월에 흰 머리만 늘었구나. 脫身離網罟(탈신이망고) : 몸을 벗어나 거물 떠나나니 含笑入煙蘿(함소입연라) : 웃음을 머금고 안개 낀 넌출로 든다. 窮達皆常事(궁달개상사) : 가난과 영달은 흔히 있는 일이나 難忘對酒歌(난망대주가) : 잊기는 어려워 대주가를 부르노라 |
하의(夏意)-소순흠(蘇舜欽) 別院深深夏簟淸(별원심심하점청) : 별채 깊고 깊은 곳에 여름 돗자리 시원하고 石榴開遍透簾明(석류개편투렴명) : 석류꽃 활짝 피어 주렴 밖이 밝게 티었구나. 松陰滿地日當午(송음만지일당오) : 정오에 소나무 그늘은 마당에 가득하고 夢覺有鶯時一聲(몽각유앵시일성) : 꿈을 깨어보니 꾀꼬리 나타나 가끔씩 울어라 |
남조(覽照)-소순흠(蘇舜欽) 鐵面蒼髥目有稜(철면창염목유릉) : 무쇠같은 얼굴에 푸른 수염, 눈은 네모지고 世間兒女見須驚(세간아녀견수경) : 세상 여자들은 나를 보면은 반드시 놀란다네 心曾許國終平虜(심증허국종평로) : 마음으로는 나라에 바친 몸이나 오랑캐를 평정하지 못하고 命未逢時合退耕(명미봉시합퇴경) : 운명이 때를 만나지 못하니 물러나 농사를 짓는게 마땅하다네 不稱好文親翰墨(불칭호문친한묵) : 좋은 글이라 할 수는 없지만 붓과 먹을 가까이하고 自嗟多病足風情(자차다병족풍정) : 스스로 병 많은 것 탄식하지만 풍류에 만족하다네 一生肝膽如星斗(일생간담여성두) : 평생동안 마음 속은 하늘의 별처럼 분명하건만 嗟爾頑銅豈見明(차이완동기견명) : 너를 탄식하노니, 완고한 구리 거울에 어찌 밝은 빛이 보이리오 |
하중(夏中)-소순흠(蘇舜欽) 院僻簾深晝景虛(원벽염심주경허) : 구석진 집에 발 깊게 드리운 한가한 낮 輕風時見動竿烏(경풍시견동간오) : 살랑 바람 가끔 불어와 검은 댓가지 움직인다 池中綠滿魚留子(지중록만어류자) : 연못 속엔 물풀 가득하고 물고기는 알을 낳고 庭下陰多燕引雛(정하음다연인추) : 뜰 아래 짙은 그늘에 제비가 새끼들을 데려온다 雨後看兒爭墜果(우후간아쟁추과) : 비 온 뒤 아이들을 보니 서로 떨어진 열매를 다투고 天晴同客曝殘書(천청동객폭잔서) : 날이 개어 손님과 함께 낡은 책을 햇볕에 말린다 幽棲未免牽塵事(유서미면견진사) : 그윽한 곳에 살아도 세상일에 끌리는 일 면하지 못하니 身世相忘在酒壺(신세상망재주호) : 세상 신세 잊는 일은 오직 술마시는 일에 있구나 |
회중만박독두(淮中晩泊犢頭)-소순흠(蘇舜欽) 春陰垂野草靑靑(춘음수야초청청) : 봄 구름 들에 드리우고 풀은 푸른데 時有幽花一樹明(시유유화일수명) : 때 마침 그윽한 곳에 핀 꽃, 온 나무가 훤하다 晩泊孤舟古祠下(만박고주고사하) : 저물어 오래된 사당 아래 정박한 외로운배 滿川風雨看潮生(만천풍우간조생) : 강에 가득히 비바람, 나는 조수가 이는 것을 바라보노라 |
경주패(慶州敗)-소순흠(蘇舜欽) 無戰王者師(무전왕자사) : 싸우지 않는 것은 왕자의 군대 有備軍之誌(유비군지지) : 대비하는 것은 군대의 강령이다 天下承平數十年(천하승평수십년) : 천하가 안정된지 십년이니 此語雖存人所棄(차어수존인소기) : 이 말은 비록 있으나 사람들이 버린 바가 되었다 今歲西戎背世盟(금세서융배세맹) : 금년에 서쪽 오랑캐 세상의 동맹을 깨뜨리고 直隨秋風寇邊城(직수추풍구변성) : 바로 가을바람 따라 변방의 성을 노락질하는구나 屠殺熟戶燒障堡(도살숙호소장보) : 귀화한 백성을 도륙하고 요새를 불태우고 十萬馳騁山岳傾(십만치빙산악경) : 십만 기병이 달려와 산악이 기울어지는구나 國家防塞今有誰(국가방새금유수) : 나라의 방어선을 지키는 지금 누가 있으며 官為承製乳臭兒(관위승제유취아) : 관직이 승제인 젖비린내 나는 애숭이로다 酣觴大嚼乃事業(감상대작내사업) : 취하고 먹는 일이 곧 그의 사업이니 何嘗識會兵之機(하상식회병지기) : 어찌 일찍이 용병술을 익혔으리오 符移火急搜卒乘(부이화급수졸승) : 징집의 칙명이 화급하여 급히 군졸을 찾아 태우니 意謂就戮如縛尸(의위취륙여박시) : 적의 시체를 묶듯이 적을 도륙할 것이라 생각했었다 未成一軍已出戰(미성일군이출전) : 군대가 일군을 이루지 못했는데 출전하여 驅逐急使緣嶮巇(구축급사연험희) : 병사들을 몰아서 급시 험한 산을 오르게 했다 馬肥甲重士飽喘(마비갑중사포천) : 말은 살찌고 갑옷은 무겁고 병사들은 배불러 헐떡거려 雖有弓劍何所施(수유궁검하소시) : 비록 활과 칼이 있으나 어찌 쓸 수 있었으리오 連顛自欲墮深谷(련전자욕타심곡) : 험한 산꼭대기에서 깊은 골짜기로 스스로 떨어지려하니 虜騎笑指聲嘻嘻(로기소지성희희) : 오랑캐 기병들 비웃으며 손가락질하며 소리내어 웃는다 一麾發伏雁行出(일휘발복안행출) : 한 깃발의 신호에 매복 병사들 줄지어 뚸쳐나오니 山下掩截成重圍(산하엄절성중위) : 적군은 산 아래를 차단하고 여러 겹 포위한다 我軍免冑乞死所(아군면주걸사소) : 아군은 투구를 벗어던지고 살려달라 애걸하고 承製面縛交涕洟(승제면박교체이) : 장수는 면전에서 결박당하니 눈물 콧물 섞여흐른다 逡巡下令藝者全(준순하령예자전) : 포로들 이리저리 뒷걸음 치는데 재주를 부리는 자는 살려준다 명령하니 爭獻小技歌且吹(쟁헌소기가차취) : 다투어 작은 기예 보이며 노래부르고 악기를 분다 其餘劓首放之去(기여의수방지거) : 그 나며지는 코 베고 귀 벤 후 놓아주고 가게 하니 東走矢液皆淋灕(동주시액개림리) : 동으로 달아나니 똥과 오줌이 줄줄 흘러내린다 首無耳準若怪獸(수무이준약괴수) : 얼굴에 귀와 코가 없어 괴상한 짐승 같건마는 不自愧恥猶生歸(불자괴치유생귀) : 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오히려 살아서 돌아간다 守者沮氣陷者苦(수자저기함자고) : 나라 지키는 사람 기가 죽고, 함락당하는 자 고통스러우니 盡由主將之所為(진유주장지소위) : 이 것은 다 장군이 행한 것이다 地機不見欲僥勝(지기불견욕요승) : 군사적 요충지도 보지 못하고 승리를 요행으로 얻으려하니 羞辱中國堪傷悲(수욕중국감상비) : 중국을 부끄럽고 욕되게 했으니 참으로 아프고 슬프도다 |
화해생중추월(和解生中秋月)-소순흠(蘇舜欽) 不爲人間意(불위인간의) :인간의 뜻이 아니더라도 居然節物淸(거연절물청) : 게절의 경치 여전히 선명하구나 銀塘通夜白(은당통야백) : 은빛 못은 밤새도록 희고 金餅隔林明(금병격임명) : 달빛은 수풀 저 넘어 밝구나 醉客樽前倒(취객준전도) : 취한 손님은 술항아리 앞에 쓰러져 棲鳥露下驚(서조노하경) : 둥지에 깃든 새 떨어지는 이슬에 놀란다 悲歎古今事(비탄고금사) : 고금의 일을 슬퍼 탄식하노니 寂寂望荒域(적적망황역) : 쓸쓸히 황페한 성을 바라보노라 |
하의(夏意)-소순흠(蘇舜欽) 別院深深夏簟淸(별원심심하점청) : 별당 깊숙한 곳 여름 돗자리 시원한데 石榴開遍透帘明(석류개편투렴명) : 곳곳에 석류꽃 활짝 피어 눈부시다 松陰滿地日當午(송음만지일당오) : 소나무 그늘 땅에 가득 때는 정오에 夢覺有鶯時一聲(몽각유앵시일성) : 꿈결에 때때로 꾀꼬리 소리 들리어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