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연교 인근 돌맹이들 |
강한 비바람을 동반한 제8호 태풍 ‘너구리(NEOGURI)’가 9일 제주지역을 강타하면서 1만3000여 가구가 정전되고 가두리 양식장이 떠내려가는 등 피해가 속출했다.
제주지방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새벽부터 제주지역은 태풍 ‘너구리’의 직접 영향권에 들어가면서 하루 종일 강한 바람과 함께 폭우가 쏟아졌다.
제주도와 제주도 전 해상, 남해 먼 바다에 태풍경보가 발효됐고, 제주지역에는 시간당 20㎜ 내외의 폭우와 최대풍속 초속 20~35m/s에 이르는 매우 강한 바람이 몰아졌다.
이날 오후 6시 현재 한라산 윗세오름 423.5㎜, 진달래밭 251㎜, 제주시 64.4㎜ 서귀포시 53.5㎜의 강수량을 기록했다. 순간 최대풍속(초속)은 가파도 33.8m, 윗세오름(산간) 32.7m, 마라도 26.7m, 제주 22.7m, 고산 27.5m, 서귀포 19.5m에 달했다.
폭우와 강풍이 이어지면서 크고 작은 피해도 잇따랐다.
이날 오전 11시27분께 제주시 우도 일대 5188가구가 강풍으로 전선이 끊어지면서 정전돼 30여 분만에 복구됐고, 11시33분에는 제주시 삼양1동 일대 5386가구가 정전됐다가 1시간 10분만에 복구됐다.
이에 앞서 오전 5시에는 서귀포시 강정동 일대 2094가구, 오전 9시23분에는 한림읍 금악리지역 1056가구가 정전돼 주민들이 불편을 겪는 등 1만3000여 가구가 정전 피해를 입었다.
또한 오전 11시20분께 서귀포시 안덕면 용머리해안에서 S영어법인이 소유한 해상 가두리 양식시설(7000㎡)이 높은 파도에 유실돼 5억6000만원 상당(서귀포시 추산)의 재산피해가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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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머리해안 가두리시설 |
안덕면 대평리 앞 바다에 있던 이 가두리 시설은 태풍 내습에 대비해 지난 8일 어장관리선을 이용, 화순항 인근 해안으로 옮겼지만 높은 물결에 용머리 해안으로 밀려가면서 좌초됐다. 가두리 시설에는 돌돔과 참돔 62만 마리가 양식되고 있었다.
안덕면 사계리에서는 도유형문화재인 대정향교 동재(東齋) 건물 벽이 무너져 내렸고, 전사청 마루와 기왓장 등이 유실됐다.
또 사계리 하우스 시설(1650㎡)의 비닐이 벗겨지면서 수확을 앞둔 방울토마토(1000㎏)가 상처를 입었고, 대정읍 무릉리 금귤(낑깡) 하우스도 파이프 기둥이 주저앉는 등 농작물 피해도 잇따랐다.
이와 함께 남원읍 태흥리 마을 포구에서는 어선 1척이 높은 파도를 이기지 못해 침수했고, 서귀포항에서는 149t 규모의 바지선을 연결하는 줄이 끊어져 긴급 연결 작업이 진행됐다.
서귀포시 서홍동 새연교와 서귀포층패류화석지 인근 주차장에는 돌덩이 수 백 여개가 날아 들어와 출입이 전면 통제됐다.
서귀포시 대천동주민센터 앞 도로에서는 빗길에 승용차가 미끄러지면서 전복됐고, 중산간도로에서는 차량이 가로수와 부딪치는 사고도 발생했다.
서귀포시 법환포구에서는 식당 지붕이 바람에 날렸고, 안덕면 화순리와 사례리에서는 주택 지붕이 파손돼 주민들이 대피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주택이 침수되거나 돌담이 무너졌고, 제주대 입구 도로가 침수되기도 했다.
도내 곳곳에서 가로수와 가로등, 방풍림 등이 쓰러졌고, 제주시 레포츠공원에서는 자전거 거치대가 강풍에 날아가는 등 이날 오후 6시 현재까지 제주도재난안전대책본부에는 40여 건에 이르는 크고 작은 피해가 신고돼 긴급 복구 작업이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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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흥포구 어선 전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