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마를 한껏부풀은 볠 드레스를 입은 귀부인들이
경쾌한 리듬에 맞춰 나비처럼 움직인다.
귀부인들의 허리를 잡고 기계적으로 움직이는 남자들의 이마에 땀이 조금 맺혀있는 반면에 귀부인들의 얼굴엔 웃음이 번져있다. 자신들의 설레임을 충족시켜주는
영국에서 건너온 이 춤은 발레의 한동작처럼
남성들이 리듬을 탐과 동시에 여성들을 하늘높ㅇㅣ 들어올리는 리프트동작이 포함되어있다.
여성스스로 뛰어오름과동시에 남성이 들어올리는 힘의 균형이 맞아야하는 이춤은 남성들에게는 꽤 고욕이었다.
영국에서 여행차 프랑스에 방문한 공작부인이 처음 이춤을 왕비와 그녀의측근들 앞에서 선보였을때만 해도
여자의 속치마가 들여다보인다고 천박하다는 평을 이루었으나 예쁜나비가 승천하여 날개를 펼치듯 살짝퍼치는 드레스자락에 마음이 뺏겨버린 천진한 왕비는 이 춤이 너무나 마음에 들어버렸다.
베르사유 최고의 센세이션인 왕비가 마음에들어하자
유행으로 번지는건 시간문제였다
하늘로 솟았다 착지전 벨처럼 크게 펄럭이는 드레스자락을 더욱 돋보이게 하기위하여 파리 최고의 재단사 베르탕드레스가게는 문턱이 닳을정도였다.
덕분에 멀건죽만 먹었는지 비실비실한 귀족사내들은
꽤 긴 리듬동안 여러번 나오는 리프트동작을 하지못해 박자를 놓치는 일이 허다했고 파트너를 잘못고른 여인들은 온몸으로 분노를 표하며 자리를 떠나버리는일도 생겼다.
또 상대적으로 체격이 큰 여인은 아에 춤신청도 받지못하니 이춤을 완벽히 출수있는 커플은 별로없었다. 그러다보니
무대중앙에는 이 춤을 완벽히 마스터한 몇몇커플만이
마치 자신이 주인공인냥 의기양양한 표정으로 그순간을 즐기는것은 말할것도 없었다.
정원에서 돌아온 오스칼이 그모습을 보며 잼있다는듯 빙긋웃으며 시종에게서 위스키를 받아들었다.
뭐가그렇게 우스워 오스칼?
그녀의 옆에 팔짱을낀채 기둥옆에 기대어있던 앙드레가 와인한모금을 홀짝인다.
아...춤신청을 받지못한 귀부인들의 표정이 너무 웃겨서말야. 괜히 자기남편들을 타박하고있잖아.
턱으로 기리키는쪽을 보니 얼굴이 시뻘게져 연신부채질을 하며 상대적으로 마른체격을 가진 그녀의 남편에게 머라 불평을 쏟아내는모습이 보였다.
그모습에 앙드레도 살짝웃었다.
아아. 베아트리스공작부인이 화가많이 나신모양이야.
주목받는걸 좋아하시는분인데. 이 음악이 나오면
구석으로 밀려날수밖에 없으니. 하하
앙드레의 말에 오스칼도 고개를 끄덕이며 맞장구를친다.
어디 베아트리스공작부인뿐이겠어?
홀을 둘러봐. 긴밤내내 있을 무도회에 이 왈츠가 몇번이나 더 나오겠어?
춤신청을 못받거나 중도 포기한 부인들 표정이 곧 집으로 돌아갈듯하니 무도회가 빨리끝나지 않겠어?
아아 그리되면 좋으련만. 지겨워죽겠다. 정말.
보이지않게 기둥뒤로 슬쩍 몸을 틀어 크게 하품을 하며 기지게를 편다. 몆날몇일 계속되는 무도회로 그녀의 빛나던 얼굴도 피로함에 젖어있다.
오늘만 지나면 3일은 쉰다니 괜찮겠지.
조금만 참자.
그녀의 뺨을 손등으로 살짝대본다.
피곤한 얼굴이 신경쓰여 열이있는지 체크하는것이다.
그런 그의 행동에 오스칼이 피식웃는다.
어린애 취급하긴...앙드레.
네 상태를 늘 확인하는게 내일이니까.
그런데 조금전 어디갔었어? 잠시 말을보러다녀오니 없던데?
아아...갑갑해서 정원에 나갔었어.
종일 사람을 따라다니며 괴롭히니 숨을쉴수가있나...
누가 널 따라다녀?
아아...
오스칼이 한숨을 쉬며 턱으로 한쪽을 가르킨다.
돌아보니 5~6명 어린공녀들이 모여 오스칼쪽을 바라보며 소근대고있다. 오스칼과 눈이 마주치자 누구랄것도 없이 얼굴을 붉히며 꺅꺅거리는 모습을 보니 앙드레는 이해했다는듯 고개를 끄덕이며 살짝웃음을 터트렸다.
하하 어쩔수없잖아? 넌 베르사유 최고의 인기인이니까.
쿡쿡웃는 앙드레에게,
네가한번 당해봐라. 웃음이나오는지.
볼면소리를 하는 오스칼이었다.
여어 앙드레~
한쪽손을 들어올리며 인사하며 자신들 쪽으로 걸어오는 페르젠을 보며 앙드레가 얼른자세를 고쳐 인사를한다.
안녕하십니까? 페르젠백작님.
응 오랜만이군.
오스칼이 금방 한입마신 위스킨잔을 자연스럽게 자신의 손으로 가져가며 입에털어놓는다.
분명의도적으로 오스칼이 입댄부분으로 자신의 입술을 대는 페르젠을 앙드레는 놓지지않았다.
이봐..마시고 싶음 네것을 마시라구.
저기 시종들이 있잖아?
뻣뻣히 굳은자세로 한손엔 와인병을 다른손엔 잔들을 올린 쟁반을들고 서있는 여러 시종들에게 오스칼이 손짓을한다.
아아. 지금당장 목이말라서말야.
능청스럽게 대답하는 페르젠에게 시종이 와인잔을 권한다.
그러는 넌. 조금전 내가준 와인은 안마신다더니 지금건뭐냐? 사람차별하냐?
그말에 오스칼이 어깨를으쓱한다.
무도수샴페인 모르나? 금방마셨음 알거아냐.
어쩐지 맛이 맹숭하다했어.
역시 술은 도수가높아야 마실기분이 든다니까.
이 긴밤을 버틸려면 말야.
붉은포도빛 와인잔을 빙글빙글돌리며 힐끗 홀로 눈길을 주는 페르젠에게 오스칼이 말한다.
오늘은 춤추지않을모양인가?
저기봐. 비앙카스타 공녀가 아까부터 열망의 시선을 네게보내고있다고.
그만튕구고 한곡청해주지 그러나?
그말에 페르젠이 의기양양한 웃음을 띈 표정으로 그녀에게 살짝 목례를한다.
비앙카스타공녀가 새빨게진얼굴로 어쩔줄몰라하는것을 보자 오스칼이 살짝웃었다.
나쁜남자로군. 페르젠. 공녀들을 놀리면 못써.
아아 오스칼. 나에게 저런시선을 보내는것이 비앙카스타공녀뿐이겠어?
하하.
오늘은 그닥 춤출기분이아냐. 그리고 지금 나오는 저 왈츠는 아직 스텝도 모른다고.
머? 왜?
그야...소피아도와있고 한동안 무도회도 안나왔으니말야. 아버님이 보낸 서신에 이것저것 정리할부분도 있어서.
소피아가 귀국할때 나도 잠시 스웨덴으로 돌아갈지도몰라.
그말에 오스칼이 놀란눈으로 그를 바라본다.
뭐 왜? 무슨일있어?
아니...구스타프폐하께서 육군대령직을 맡으라는 서신을 아버지편으로 보내셔서 다녀와야해.
지금 프랑스육군 연대장도 맡고있잖아?
머..그거랑은 별개로 맡으라는거지.
페르젠가문은 아무래도 국왕폐하의 최측근이니
이렇게라도 스웨덴으로 돌아오게 하려는 아버님의 술수랄까....
그말을 하는 페르젠의 얼굴이 조금 쓸쓸해보인다.
대귀족이란 계급과 가문에 얽매여 살고싶지 않은 페르젠은 도피형식으로 여러나라를 유학했지만
어떻게든 페르젠가문의 촉망받는 장남이자 후계자인
그를 강력한권력을 자랑하는 국왕의 최측근으로 앉히고 싶어하는 그의 아버지가 그를 지금처럼 내버려둘리가없다.
그럴군.. 언제떠나는데?
아. 여기일좀 정리되면.
당장은 아냐. 소피아에게 무도회한번 데러가주지않으면 아버지보다 소피아에게 먼저죽을껄?
잠시스쳤던 어두운 빛의 눈동자가 다시 본래의 페르젠의 여유로운 표정으로 돌아온다.
그리고...아직 갈수없는 이유도있고...
그말을 하며 오스칼을 빤히 쳐다본다.
깊고 진지한 눈동자에 정염이 비추는듯하다.
그나저나 오스칼.
넌 지금 이왈츠 출수있어?
아아...머. 대충은.
앙드레와 로자리가 연습하는걸 매일봤으니말야.
....그래? 넌 그럼 어느쪽파트를 추지?
남자파트? 아님 여자파트.
그말에 오스칼이 미간에주름을 잡은채 페르젠을 쏘아본다.
춤출일도없는데 그런게 무슨상관이냐?
그리고 춘다해도 당연히 남자파트아냐?
입을 삐죽거리는게 또 여성상을 언급했다고 토라진거같다. 그런그녀가 왜이렇게 사랑스러운지
당장이라도 그녀의 금발에 키스를 퍼붓고싶다.
흐음...어쨋든 머리좋은 넌 앙드레와 로자리의 연습만봐도 다 외었겠네?
대답없는 오스칼을 대신해 앙드레가 대답한다.
오스칼은 기억력이 좋으니까요.
아마 저보다 잘출겁니다.
조금웃는 앙드레에게,
파트너를 돋보이게 춤추는건 앙드레 너만큼 잘하는사람은 아직못봤어.
춤도 딱히 안추면서 그런 재주는 타고난거냐?
페르젠앞에서 일부러 들어란듯 앙드레를 칭찬하는 오스칼에게 앙드레가 조금 붉어진 얼굴로 고개를 숙인다.
음악이 바뀌며 군무가 시작된다.
리프트를겸한 어려운 왈츠에 구석으로 밀려났던 귀부인들이 기다렸다듯이 앞다투어 홀로 나왔다.
아직 파트너를 춤신청을 못받은 귀부인들은 파트너를 찾는 남자들에게 간청의 시선을 보낸다.
그중 비앙카스타공녀는 어리고 아름다운 외모로 많은 남자들에게 춤 신청을 받았지만 여전히 꼿꼿하고 고고한 몸짓으로 페르젠쪽만 바라보고있다.
...어서 나에게 춤신청을 해줘요...
앵두같은 입술에서 결코 세어나올수없는 그말을.
그녀의 눈빛만 봐도 모를리없는 세사람이다.
페르젠. 어서 가지않으면 비앙카스타공녀가 울음을 터트리겠어.
쿡쿡웃으며 페르젠의 등을 두드리는 오스칼에게
그가 곤욕스러운 눈빛을 보낸다.
내가 춤추고싶은 사람은 따로있는데.....
빠르게 오스칼의 손을 잡아채 가볍게 키스하며 홀로 성큼성큼 걸어가는 뒷모습을 오스칼이 멍하니바라본다.
뭐야? 저녀석. 취했나?
손등을 닦는듯 문지르며 중얼거리는 오스칼을 바라보는
앙드레의 검은눈빛에 슬픔이 베여난다.
달빛만이 큰 창으로 조명이되어 불꺼진 홀을 비추고있다.
언제그랬냐는듯 화려하고 소란스러운 무도회가 드디어 끝이났다.
깨끗하게 치워진 텅빈홀을 바라보며 오스칼이 기지게를 편다.
아아..이제 3일은 쉬겠구나.
그말에 앙드레가 살짝웃으며,
고생했어. 일주일내내 무도회라니 지칠만도하지.
그만가자. 너도 좀 쉬어야지.
응 그래.
문쪽으로 향하려는찰나,
어두운 궁안에 구둣발 소리가 들린다.
텅빈홀에 딱!!하고 발을 들여놓은 그소리가 더 크게 울린다.
페르젠?
뭐야. 아직안갔어?
응. 너보고 갈려구. 할말도 있고.
기다렸지.
아까말하면되지. 이늦은 시간에 무슨?
못말린다는 표정을 지으며 다가오는 오스칼에게 페르젠이 멋적은 웃음을 짓는다.
잠시...괜찮을까. 오스칼?
무슨일인데 그래?
앙드레 먼저가있어.
정문으로 바로갈께.
........그래 오스칼.
페르젠 백작님. 그럼 다음에 뵙겠습니다.
이 상황이 정말 마음에 안들지만 그로써는 어쩔수없는 일인것을 알기에 늘 그랬던것처럼 정갈한표정으로 예의바르게 인사하는 그이다.
무슨일이야?페르젠?
잠시머뭇거리는듯 하던 그가 이내 눈가에 다정함을 가득 끌어안은채 그녀의 한손을 살며시 잡는다.
...춤...말야...
춤?
응. 요즘유행하는 그 왈츠.
나에게 좀 가르켜주지않겠어?
머? 그말하려고 이늦은시간까지 기다린거야?
한심한듯 페르젠을 바라보는 오스칼이 어이없다는듯 피식웃는다.
가만히 오스칼의 반응을 살피던 페르젠이,
내달열리는 엘리자베스공작부인의 무도회에 소피아를 데려가겠다고 했잖아?
거기서 나와 소피아만 이춤을 몰라봐. 소피아가 얼마나속상하겠어? 오빠인 내가 미리좀 알려줘야하지 않겠어?
자신이 생각해도 궁상맞은 변명을 오스칼은 진지하게 들어준다.
냉정하지만 사실 따뜻한부분도 많아 친구의 부탁을 거절하지않을것이란것을 페르젠은 잘안다.
흠...
지금 여기서? 음악도 조명도 없는데?
걔다가 파트너도 없이 어떻게 춤을추냐?
파트너는 너야 오스칼.
에?
무슨소리냔듯 바라보는 오스칼에게
당황한페르젠이 빠르게 말한다.
넌 남자파트 여자파트 모두 출수있잖아?
다 배웠으니 말야.
그야그렇지만....
곤란한 표정이 스친다.
명백히 여자역할은 싫은것이다.
그렇다고 내가 여자스텝을 할순없잖아?
오늘 스텝도 몰라 하루종일 춤도못춘 불쌍한 친구를 좀 도와달라구~
능청스런 표정을 지으며 말하는 그를 오스칼이 어이없이 쳐다본다.
하지만
음악도 없고 조명도 없는데...
달빛이 조명이고 네목소리가 음악이야.
봐봐. 굉장히 낭만적이지 않니?
넓고 웅장한 어둠이 깔린 홀.
사방으로 나있는 큰 창에는
몇시간전 정원에서 봤던 그모습 그대로 커다란 보름달이 창을 비추고있다.
지금 두사람밖에 없는 텅빈홀에
마치 달빛요정의 축복이라도 내린듯 황금빛 빛을 찬란하게 그녀에게로 비춘다.
그녀의 금발과 빨간군복에 달려있는 황금벳지들이
빛을내기시작한다.
아름답다.
달의 정기를 받아 막 피어난 꽃한송이 같은 그녀를 물끄러미 바라보던 페르젠이 가슴속에서 휜장미 한송이를꺼내 그녀의 가슴팍에 살며시 꼽아준다.
뭐야 이건?
.....춤에대한 보답이야.
자. 한곡 부탁드려도 될까요? 마드모아젤?
정중히 허리를 굽히며 수락의 손을 내미는 그를 바라보던 오스칼이 작은 한숨을 쉬며 그의 손을 잡는다.
커다란 페르젠의 손이 그녀의 허리를 가볍게 감싸안는다.
그녀도 한손은 페르젠의 가슴에 한손은 그의 큰손을 잡고선 둘은 잠시 눈을 마주친다.
그녀를 안고있는 페르젠의 눈이 빛난다.
왠지 어색해하며 고개를 돌리자
폐르젠이 다시 그녀의 얼굴을 잡아 살며시 자신쪽으로 돌린다.
.......파트너의 눈길을 피하는건 굉장히 실례되는 행동이라고.
왠지모를 설레임을 가득담은 그 말에
오스칼이 마지못해 눈을 맞추며
입을연다.
포스텝다음 한번 턴후 리프트야......
원.투.쓰리. 포. 여기서 턴~
지금 리프트.
가볍게 스텝을 밟으며 박자에 맞춰 뛰어오르자 페르젠의 단단한 두팔이 그녀를 하늘높이 들어올린다.
어둑한 홀.
달빛조명만이 나비처럼 움직이는 그들을 비춘다.
그들의 그림자도 그들과 맞춰 홀 바닥에서 빙글빙글 춤을춘다.
대장님? 여기계십니까?
아직 닫히지 앓은 중앙홀로 들어오려다 제로델의 발길이 멈칫한다.
아름다운 젊은 두남녀.
누가봐도 숨이멎을정도로 아름다운 장면이다.
마치 꿈속을 헤매듯 저절로 음악소리가 귀에들리는듯하다.
멀리서 보이는 찬란한 황금빛머리카락이 지금그녀가 누구인지 금방알수있었다.
그리고 그를 안고있는 남자가 누구인지도.
문고리가 부셔질듯 잡은 손에 힘이 꽉 들어간다.
잘추는데 페르젠?
딱히 연습할것도 없겠어.
연신 스텝을 밢으며 자신의 눈을 바라보는 오스칼에게.
나도 앙드레처럼 타고난거아니겠어?
라고 빙긋웃는 페르젠이다.
그래도 앙드레가 더 잘출껄?
앙드레와도 춰봤나?
아아 한번. 로자리가 통 스텝에 익숙해지지않아서말야.
시범을 보인적이 있지.
...그럼 내가 처음이 아니었네....?
턴을 하며 그녀를 가볍게 들어올린다.
어어~~내려놔 페르젠.
뭐하는거야?
그녀를 가볍게 들어올린채
추던 춤은 멈추고 꽃보다 아름다운 그녀의 얼굴을 물끄러미 바라본다.
춤을추며 어느새 창가까지 스텝을 이동한 그가
오스칼을 큰 창문의 움푹들어간 창틀에 살짝앉힌다.
투명한 유리창으로 달빛을 정면으로 맞는
오스칼의 얼굴에서 빛이난다.
마치 자신의 영혼까지 삼켜버릴듯한 그 모습에
이 여인은 신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정도로 아름다운모습이다.
왜그래 페르젠?
약간은 불편한자세로 쭈볏거리는듯 말하는 오스칼에게 페르젠이 세상모든여자들이 녹아버릴듯한 미소를 지으며 살며시 웃는다.
그모습에 잠시 당황한오스칼의 표정을 읽으며 살며시 그녀의 등뒤로 팔을 둘렀다.
페르젠? 왜그래? 취했어?
뭔가 이상하지만 평소그답지않게 진지한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본다.
타는듯한 그의시선은,
몇시간전 정원에서 그에게 느꼈던 그 불편함이다.
뭔가말을 하려다 다시 입을 다무는듯하더니 씩웃는다.
그리곤 다시 자신의 마른입술을 한번 축이곤 침을 한번 삼킨다.
그의 남자다운 목젖이 위아래로 살짝움직이는게 무척 이질적이게 느껴지는 오스칼이다.
허리에 둘렀던 그의손이 마치소중한것을 감싸듯 그녀의 얼굴을 살짝 감싼다.
그리곤 눈깜짝할새 가벼운 입맞춤을 했다.
놀라크게 벌어진 그녀의 두눈을 바라보며,
달빛여신에게 드리는 나의 사랑의 증표야.
라고 장난스럽게 웃는다.
진지한 분위기는 그녀에게 역효과만 날 뿐이란걸 아는그이다.
이게!!!
확 붉어진얼굴로 손을 들어올리는 그녀의 양판을 조심스래 잡아내리며
부드러운 목소리로 살살달랜다.
친구끼리 우정의 키스정도는 허락해달라구 오스칼.
응?
네가 지금 허락받고 한 행동이냐?
텅빈 홀에 그녀의 목소리가 쩌렁쩌렁울린다.
그모습이 귀여워서 볼을 살짝꼬집는다.
아야. 머하는짓이야? 오늘 많이 취한거같다 페르젠?
이제 춤 다배웠음 비켜. 언제까지 그러고있을꺼야?
집에가서 머리나 식혀.
그를 밀어내는 그녀의 허리에 다시한번 손을 두르며,
세상 달콤한 목소리로 속삭인다.
기다려줄꺼지?
내가 돌아올때까지.....
뭘 기다려?
평생 안올꺼냐?
누구의 것도 되지않겠다고 약속해.
무슨소릴 하는거야?
내가 물건이야?
도대체 아까부터 무슨소릴 하는거야?
취했으니까 말할수있는거야 오스칼....
순간 그의 깊은 회색눈이 반짝인다.
여전히 불편한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는 그녀의 얼굴에
다시한번 손을 언고 다가간다.
그때 쾅!!하는 소리와 함께 누군가 성큼성큼 소리를 내며
자신쪽으로 다가온다.
귀가시간이 지났습니다. 대장님!!
----------------------------------------------------------------------
베르사유정원을 걸어나가는 페르젠에게 시종이 기다렸다는듯 말을 내어준다.
아아 내가 제일마지막인가?
네. 조금전 근위연대장님도 돌아가셨습니다.
그렇군. 기다리게 해서 미안하네.
품속에서 금화하나를 꺼내어 그어시종에게 준다.
오랫동안 나오지않는 자신의 주인때문에 잔뜩짜증이나있던 시종이었지만 건내받은 금화에
그런 짜증은 이미 다 날아가버렸다.
옷에 장미꽃잎이 붙어있습니다. 주인님.
응? 자신의 가슴께에 흰장미꽃하나가 붙어있다.
춤을추다 자신에게 떨어진모양이다.
꽃잎을 손바닥위에 올려두고 멍하니 바라본다.
달빛을 받아 약간 금색으로 빛나는듯한 착각이들어
하늘을 올려다본다.
오늘 달빛이 무척이나 곱지요? 주인님?
그래...유난히 밝은거같군.
곧 보름이라 그렇답니다.
그런속설을 알고계시나요?
보름엔 달꽃이 핀다는것을요.
달꽃이라니?
그가 시종을 돌아본다.
뭔가 사랑에 빠진듯한 얼빠진얼굴을 한 자신의 주인을 보고 시종이 살짝웃으며 말한다.
보름엔 달의여신이 지상으로 내려온답니다.
보름에만 핀다는 전설속의 달꽃을 가지러요.
전설속의 꽃이라니? 그런게있나?
전설일뿐일지도 모르지만 꽤 오래전부터 전해내려오는 이야기입니다.
달의여신은 그 꽃의 정기를 받아야만 다음보름때까지 살수있다고 해요.
그리고 마침내 자신에게 부여된 정기를 다 채우고 나면 인간으로 태어날수있다고 하네요.
인간을 사랑한 달의여신이
그녀의 사랑을 이루기위해 매달보름마다 아무도모르게 그 꽃을찾아 인간세상으로 내려온다고 합니다.
그 꽃이 어떤꽃인데?
장미? 라일락같은 것인가?
아무도 본적이 없습니다.
실체를 알수없으니 전설속의 꽃이라고들 하지요.
떠도는 속설이지만 어떤 술취한 난봉꾼이 그 여신을 실제로 본적이있다고 떠들고 다닌적이 있었죠.
그의 말에 의하면 마치 달에서 갓태어난 순수한영혼의
보석같은 눈빛과 황금빛 머리카락을 가진
말로형용할수없는 아름다움이라고 합니다.
.....머?
돌아보는 페르젠이 무슨생각을 하는지 안다는듯 시종이 빙그레 웃는다.
마치 근위연대장님을 말하는거 같지않습니까? 주인님.
속설이... 근여연대장님을 실제로본 이들이 전설꽃이란
이야기에 오스칼 그분을 끼워넣어 지어낸것인지.
실제로 달의 여신이 그분의 모습과 비슷한것인지
진실은 아무도 알수없죠.
다만 한가지 확실한건 그 전설처럼 연대장님도 눈부시게 아름답다는것이겠지요.
그렇지 않습니까? 주인님?
시종이 가고 말을 타고가는 페르젠의 앞길에
찬란한 달빛이 비친다..
그녀의 친구로써 그녀옆에 머물며
해가지날수록 피어나는 사랑이란 감정을 단도리할수가 없다.
자신이 왕비를 사랑한다고 생각하는 그녀에게 자신의 감정을 정면으로 비출수가없기때문에
그의 사랑은 늘 조금씩 비켜간다.
그런그녀가 자신은 아프다.
전설속의 달꽃을 직접본다면 사랑이 이루어진다고 한다.
자신도모르게 길가에 핀 꽃들을 살펴보며 걷는 자신을 보며 페르젠이 피식 웃음을 짓는다.
내 마음속에 이미 폈어.
너란 꽃 말야.
오스칼.
바람꽃이 날리고 해가 길어져 가고
이젠 이 길을 밤새 걸어도 걸어도
손 끝이 시리지가 않아
무거운 너의 이름이 바람에 날아오르다
또 다시 내 발끝에 떨궈져
아직 너도 날 떠나지 않는 걸까
*아주 가끔은 널 잊고 하루가 지 나고
야주 가끔은 너 아닌 다른 사람을 꿈꿔도
나의 마음에선 너란 꽃이 자꾸 핀다
가슴에 ..
아픈 니가 핀다.
-달꽃 외전 페르젠편 끝-
마지막은 케이윌의 꽃이핀다가사를 응용했습니당.
지금 머리가막힌 상태로 외전한편두둘겼어요.
존재감 미미했던 폐르젠이야기입니다.
달꽃1편의 조금 연장전이라 보면될듯하네용.ㅎㅎ
.
첫댓글 엘프도 생각나네요 또 써주세요 꺄하
오스칼 달빛요정으로 마무리지을까요ㅎㅎ꺄하~
페르젠은 부드럽고 젠틀하고 낭만적인 이네요.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픽을 쓰때 그때그때 주인공들과 사랑에 빠집니당 .지금은또 낭만적인 펠군이좋네요ㅎ
페르젠 마음속의 오스칼이란 꽃이 핀건가요? 그럼 이미 폈던 왕비란 꽃은 지고 있는건가요?
픽이니까...왕비는 페르젠의 첫사랑정도로 해두죠ㅎ오스칼이란 매력적인여인이 나타남으로써 첫사랑도 서서히 퇴색되겠죵
페르젠편 왤케 좋은가요♥ 분위기가 아주 핑크핑크로 물들어 가는것 같네요 외전도 넘 재미있게 읽었어요!
넘 존개감이없어서 에피소드하나 넣었는데 잼께보셨다니 다행이에요^^
페르젠도 안됐네요 ㅎㅎ 왕비랑 엮여서 ....
픽에선 딱히 안엮일꺼에요ㅎ
와~ 페르젠 분량 챙겼네여 ㅋㅋㅋ 역시 펠젠은 밀땅고수에요. 키스도 한번 가져갔고요 ㅎㅎㅎ 현재스코어 1:1:1:1인가요?
넹 전부공정하게 동일한 스코어입니다ㅎ
요즘 달꽃이 슬슬지겨워져서 다른외전을 찾고싶어요.
1.오스칼요정설
2.제로델 아랑 게이설
3.앙드레 찌질한사랑설
4.페르젠 왕따설.
어떤게좋나요ㅋㅋㅋㅋㅋ
@오페로드랑 오스칼이 달의요정이 되너 승천한 후 남은 제로델×아랑이 사귀게 되고 앙드레가 두명의 수가 되고 페르젠 혼자 왕따되는 썰....? 일까요?
@♪눼이♪ 헉 좋아요!!
달꽃끝나면 후작방에 털기한번해볼까요?
게이설 자신있습니당ㅎ 한때 비엘도 좀 읽었드랬죠. 후후
이글을 보고나니 펠군도 멋있네요 역시 글을 잘쓰셔^^
의도적으로 오스칼이 마시던 컵의 입댄쪽으로 술을 마시는 ㅋㅋ
각각의 케릭터의 성격을 또렷하게 묘사를 잘해주셨어요
또 잘생긴 펠군과 예쁜 오스칼이 달밤에 춤추는 모습을 상상하니 너무 아름다운 모습일것 같은... ^^
이쯤되면 오스칼도 4명의 남자들의 마음을 알지 않았을까요?
드러나는 성격은 틀리나 이들본질은 다들 같은거같습니다.
다들 오스칼을 사랑하는기본 설정이 있으니 성격묘사에 작은변화만주면되서 쓰기편하네용^^
저런 달밤에 잘생긴 남자와 왈츠를~~
쓰면서도 제가 더 기분내는건 뭐죵ㅎㅎ
후후
항상 잼께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당♡
오스칼은 아마도 저들의 마음 한자락정도는 깨닳아가고있을꺼에요.
다만 누구에게 더 사랑을줄지 모를뿐ㅜㅜ
이러다 진짜 요정이란게 밝혀지고 달나라로 가는건 아닌지... 진짜 신비스러운 분위기가 느껴졌어요~ 얼마나 여신처럼 아름다울까요^^ 상상하니까 황홀하네요~~
이번 페르젠편은 제맘속에서 존재감이 미미했던것에 비해 꽤나 술술써진외전이에요.ㅎ내가좋아하는 달이많이나와서 글 짜집기가 수월한듯ㅎㅎ
신비로운분위기라니 극찬이십니당^^
오펠 특유의 친구인듯 이성인듯 아슬아슬 오묘한 분위기 좋아하는데 글속에 넘나 잘 녹아있는것같아요. 너무 재밌게 잘읽었습니다~^^
오 오블리님.
제가 표현하고자했던 페르젠의 아슬아슬 선넘기가 잘표현됐다니 너무좋아용~~~
늘 오블리님은 제가표현하고자 하는것을 정확히 찝어내시네용.
좋아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