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입주가 시작된 경기도 용인시 성복자이1차 아파트 계약자 김모(45)씨는 최근 고민거리 하나를 덜었다. 살던 집이 팔리지 않아 새 아파트 잔금 마련하는데 애를 먹고 있었는데 아파트 시행사에서 잔금 납부기한을 1년 연장해줬기 때문이다. 김씨는 “급매물로 살던 집을 처분하지 않아도 돼 다행이다”고 말했다.
주택거래 침체로 새 아파트 입주율이 떨어지자 건설사나 시행사 측에서 다양한 입주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중도금 대출액에 대한 이자를 한시적으로 대신 내주는가 하면 이자 없이 잔금 납부기한을 연장해주기도 한다. 발코니 확장비와 취득ㆍ등록세를 대신 내주는 곳도 있다.
◇깎아주고 늦춰주고…각종 혜택 봇물= 이달 말 입주하하는 경기 고양시 일산자이의 경우 시행사 측에서 분양가의 60%에 대한 이자를 1년 간 대신 내주기로 했다. 시행사인 DSD삼호 도성수 상무는 “최근 계약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절반 가량이 기존 주택 처리 문제로 입주 시기를 정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런 계약자들의 입주율을 높이기 위해 이런 방안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지난 3월 말부터 입주한 한화건설의 일산 가좌 꿈에그린은 다양한 입주 마케팅 덕분에 최근 미분양 물량까지 속속 팔려 계약률이 90%를 넘었다. 회사측은 분양가의 60%인 중도금에 대한 대출 이자를 1년 동안 대납해주고, 분양가의 35%인 잔금에 대해선 무이자로 1~3년 뒤에 내도 되는 조건을 내걸었다.
게다가 일부 가구에 대해서는 거실과 방에 붙은 발코니를 공짜로 확장해줬다. 이 회사 신완철 상무는 “인근 아파트 전셋값 수준의 자금만 있으면 새 아파트를 마련할 수 있는 조건이기 때문에 수요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고 말했다.
수원 화서역 동문굿모닝힐은 회사 측에서 가구당 최고 1억원이 넘는 입주지원금을 빌려주고 있다. 동문건설 허상 팀장은 “계약자들이 사실상 20% 가까이 분양가 할인 효과를 누리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기도 고양시의 블루밍 일산 위시티의 경우 시행사 측에서 입주민들을 위해 일산 동국대 병원 주치의 서비스, 고양시 원마운트 스포츠몰 이용료 30% 할인 등의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입주단지에서 내집 마련할까=건설사들은 입주율을 높이기 위해 각종 조건을 내걸고 있는 한편 남은 미분양분에 대해선 파격적으로 가격을 내려팔기도 한다. 일종의 ‘떨이 판매’다. 이름 밝히기를 꺼린 D건설사 임원은 “일부 미분양분에 대해서 건설사에서 원가 이하로 파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입주단지 내에서 나오는 매물도 좋은 조건으로 구입할 수 있다. 신한은행 이남수 부동산팀장은 “입주율을 높이기 위해 건설사들이 사실상 분양가를 할인해주고 있는 셈”이라며 “이런 혜택에도 입주를 못하고 분양권 상태로 새 아파트를 처분하려는 계약자들이 많기 때문에 실수요자라면 싼 가격으로 새 아파트를 마련할 기회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런 조건에 이끌려 덜컥 계약하는 건 곤란하다. 국민은행 박합수 부동산 팀장은 “실계약률과 입주율, 그리고 교통과 교육여건 등을 잘 따져 미래가치가 커질 만한 단지를 선별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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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