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chaikovsky - 1812 Overture in E flat Op. 49
차이코프스키 - 1812년 서곡 E flat장조 Op. 49
Peter Ilyich Tchaikovsky [1840 ~ 1893]
연주 : Berliner Philharmoniker
합창 : Don Kosaken Choir Serge Jaroff
지휘 : Herbert von Karajan
녹음 : 1967년
Tchaikovsky - 1812 Overture in E flat Op. 49
〈서곡 ‘1812년’〉은 1812년, 나폴레옹의 러시아 침공이라는 역사적 배경을 중심으로 작곡된 곡이다. 현재 프랑스 국가, 러시아 정교 찬송가의 선율을 사용하여, 침공 당시의 순간과 분위기를 나타낸 작품으로 대포 발사 소리를 표현한 것이 돋보인다.
〈서곡 ‘1812년’〉의 작곡 동기
니콜라이 루빈스타인의 의뢰로 작곡된 작품이다. 작곡 동기에 대해서는 두 가지 설이 있다. 하나는 모스크바 중앙대사원 재건 축하음악을 위한 것이며, 다른 하나는 모스크바에서 열릴 산업 예술 박람회의 축전음악을 위한 것이다. 초연 당시 이 작품은 큰 호평을 받지 못했다. 차이콥스키는 이 작품에 대해 “아무런 애정도 없이 작곡했기에 예술적 가치가 없는 크고 시끄러운 작품”이라고 말하면서 스스로가 신랄하게 혹평하였다. 그러나 이 작품은 차이콥스키에게 엄청난 부를 주었으며, 오늘날 차이콥스키를 대표하는 작품의 하나가 되었다.
역사를 담은 서곡
1812년 나폴레옹은 60만의 대군을 이끌고 러시아를 침략하여 모스크바를 점령한다. 그러나 러시아 군의 반격과 추위와 굶주림으로 나폴레옹 군은 러시아에서 퇴각한다. 〈서곡 ‘1812년’〉은 바로 이 역사적 사실을 음악으로 표현한 작품이다. 나폴레옹의 러시아 침공은 5개의 주제로 묘사되었으며, 여기에는 현재 프랑스의 국가 〈라 마르세예즈〉(La Marseillaise), 러시아 민요, 러시아 국가 〈주여, 차르를 보호 하소서〉가 사용되었다. 사실 〈라 마르세예즈〉와 〈주여, 차르를 보호 하소서〉선율의 사용에는 연대기적 오류가 있다. 이 두 작품은 1812년 당시 프랑스와 러시아 국가가 아니었다. 〈라 마르세예즈〉는 이미 1795년 국가로 선택되었지만 1805년 나폴레옹이 이를 금지하였으며, 공식적인 프랑스 국가로 다시 채택된 것은 1879년의 일이다. 〈주여, 차르를 보호 하소서〉는 차이콥스키 시대의 러시아 국가였다. 역사적 사실이 어떠하든지 간에, 작품에서 이 두 선율의 적절한 사용은 프랑스의 러시아 침공의 순간과 퇴각이 시간적으로 잘 묘사되어 있음은 부인할 수 없다.
다섯 개의 선율이 묘사한 1812년 러시아
작품은 크게 세 부분으로 나뉘는데, 제1부분은 비올라와 첼로로 연주되는 러시아 정교 성가 〈주여, 당신의 백성을 구하소서〉이다. 간혹 이 성가에 가사를 붙여 합창으로 노래하기도 한다. 제2부분은 보다 빠르고 활기 있는 주제로 오보에, 클라리넷, 호른으로 연주된다. 이 주제는 전투에 임하는 러시아 군대의 모습을 묘사한 것으로 보인다. 이어 프랑스 국가 〈라 마르세예즈〉 선율은 나폴레옹 군이 러시아 진영에 나타난 것을 표현하였다. 4번째와 5번째에 나오는 주제는 모두 러시아 민요와 민요풍의 선율로 러시아를 묘사하였다. 노브고로드(Novgoroad) 지방의 민요를 사용한 4번째 주제가 조용하게 제시되며 다소 밝은 민요풍의 5번째 선율이 이어 나온다. 이 두 개의 선율은 전쟁전의 러시아 국민들을 묘사한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 마지막 제3부분은 프랑스 군대와 러시아 군대와의 격렬한 전투를 묘사한 장면으로 두 나라를 대표하는 두 개의 선율이 교차하며 연주된다. 초반에 우세하게 들리던 〈라 마르세예즈〉가 점차적으로 사라지는 것으로 프랑스군의 퇴각을 묘사한다. 여기에 정규 관현악곡에 쓰이지 않는 대포소리와 조종소리가 제정 러시아의 국가 〈주여, 차르를 보호 하소서〉와 함께 더블포르티시모로 제시되어 러시아 군의 승리를 보여주며 곡을 끝맺는다. 마지막의 대포 장면은 대포를 사용(DG, 1989 녹음판)할 때도 있지만 연주에 따라 녹음된 대포소리, 총소리, 큰 나무 망치, 베이스 드럼이나 탐탐으로 대신하기도 한다.
글 정이은
서울대학교 작곡과 이론전공 졸업 및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교 음악학 석사학위를 취득하였다. 현재 홍콩대학교 음악학 박사과정에 재학 중이다.
글 출처 클래식 백과
클래식 음악의 개요는 물론, 작곡가와 음악에 담긴 이야기들까지 세세하게 풀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