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젊은 날에 아폴로 싸롱1이 있었다.
서양 가수들의 팝송만 흘러나왔던 게 아니다. 송창식의‘창 밖에는 비 오고요, 바람 불고요’노래도 스산하게 흘러나왔는가 하면… 그렇다. 춘천 출신 대형 신인 가수 김추자의 ‘님은 먼 곳에’도 뜨겁게 흘러나왔다. 김추자는 사실 가수로 등장하기 전에도 그 이름이 춘천에서는 알려져 있었다, ‘춘천여고 응원단장 김추자’로 말이다. 60년대 말 춘천 시내의 여러 고등학교가 참가하는 체육대회가 공설운동장에서 열리곤 했는데 그 때마다 춘천여고 응원단장으로 앞에 나서 신나는 응원 동작으로 그 이름을 떨친 게 계기다. 춘천여고에서 응원단장을 한 여학생이 한둘이 아니었을 텐데 유독 그녀만이 유명해진 건 바로 그 이름 때문이 아니었을까? ‘추자’라는 이름이 ‘춤을 추자’의 준말처럼 여겨졌던 거다. 데뷔 처음‘월남에서 돌아온 김상사’를 불렀을 때에는 신인 여가수인가 보다 하는 정도의 인식이었으나 얼마 지나지 않아 ‘사랑한다고 말할걸 그랬지’하면서‘님은 먼 곳에’노래가 나오면서 우리 고장의 대표적인 여학교 춘여고 출신이며 더구나 공설운동장 체육대회 때 화려한 몸짓을 보이던 응원단장 ‘김추자’라는 사실까지 뒤늦게 부각되었다. 딱히 즐길 거리도 없던 그 시절, 춘천의 갈 곳 없는 젊음들이 아폴로 싸롱 지하공간에‘땅 밑에 고인 물’처럼 모여 김추자 그녀의 애절한 노래에 시름을 달랬다. 시끄러운 음악 속에서도 고고하게 시집(詩集)을 보는 여자애나, 그 여자애한테 접근했다가 낭패를 당한 내 친구 녀석이나, 괜히 한쪽 팔을 깁스하고 날마다 문 열고 등장하던 남자애나 … 모두 먼 곳에 있는 님을 그리고들 있었던 게 아니었을까. 모습들은 각기 달랐지만 말이다.
내 젊은 날에 아폴로 싸롱이 있었다. https://www.youtube.com/watch?v=woz0EBVFVIs 각주 1이 수필에 나오는 아폴로 싸롱은 70년대 춘천 시내 한복판에 있었던 음악다방의 이름입니다. 당시 젊은이들이 커피 한 잔을 시켜놓고서 종일 팝송과 송창식 같은 우리나라 젊은 가수들의 노래를 감상했습니다. 흡연은 허락됐지만 음주는 허락되지 않았던 나름의 멋진 음악 감상실이었습니다. ‘싸롱’이란 이름 때문에 요즈음의 젊은이들에게 오해 살 수 있어서 뒤늦게 무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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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무심이병욱창작블로그 원문보기 글쓴이: 무심이병욱
첫댓글 그 시절 속으로 빠져봅니다~♪
김추자는 70년대 가요계에 한 획을 그었습니다
지금도 보존되었으면 좋았을뻔 했네요 ㅎ
김추자의 새로운 사실 흥미롭네요
당시 춘천은 인구 10만 정도 되는 작은 도시라 김추자가 가수로 성공하자 떠들썩했지요
김추자씨 노래 참 특이하게 부르네요 창법이요 ㅎㅎㅎ
Pass! ㅋ ㅋ ㅋ
동면아지메였지라.
그 사실까지는 몰랐네요
정말 동면?
@해든솔(춘천) 천사님네집에서 밑에마을쪽.
김추자는 저도 좋아했던 가수인데 춘천 출신이군요 새로운 사실 입니다
고교시절 춘천여고 응원단장으로 이미 이름이 알려졌지요
한시대를 장식했고 얼마전에는 복귀한다는 말도 있더만 그냥 잊혀져 가는 가수가 되어가는가 봅니다
김추자 가수도 어언 70세를 코앞에 둔 할머니가 됐으니 노래가 마음만큼 나오긴 힘들지 않겠습니까. 😃
무대로 다시 나오려다 고음이 안되서 들어갔다는 얘기 들은 적 있어요
@꽃조아(춘천) 아~ !!!
그런일이 있었군요 ^^
제가 10대 후반에 [김추자]씨를 발치에서 본적이 있었습니다
어린 나이에 [김추자]씨의 키가 엄청나게 컷던 것으로 기억이 됩니다-예쁘기도 했군요,
하기야 혈기왕성했던 때이니 왜 안이뻐 보였겠어요,
무심이 김추자씨를 실제로 본 건 고2때 공설운동장이었습니다. 그것도 멀리서었습니다. 3,4년 뒤 흑백tv에 등장해서 가까이 그 모습을 볼 수 있었죠.😁
춘천의 자랑이신분이네요 !!!
만남의 가수 노사연씨도 춘여고 나왔지요.
@무심이병욱(춘천) 아 맞아요 노사연씨도 춙던분이시라고 했네요~~~
옛날에 흥얼거리던 노래네요.
그 시절이 그립습니다..^^
70년대 노래들이 아주 괜찮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