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전 전세 보증금 고스란히 내고 월 50만원 더 내야"
아시아투데이 류정민 기자 = 올해 결혼 4년 차인 이태호씨(35·가명)는 요즘 주말마다 전셋집을 구하러 다니느라 비지땀을 흘린다.
신혼초 1억5000만원에 구했던 서울 노원구 상계동 A아파트 단지의 전용면적 85㎡형 전셋값이 2억3000만원으로 4년새 8000만원이나 올랐기 때문이다.
이씨는 "2년전 재계약 당시에는 추가로 더 대출을 받고 여기저기서 돈을 끌어모아 2억1000만원 선에서 집주인과 합의를 봤지만 올해 2000만원을 더 부담하기는 도저히 무리"라며 "주변 부동산을 알아보고 있지만 저렴한 전세물건 구하기는 하늘의 별따기"라고 푸념했다.
전셋값 상승세가 장마와 휴가철이 낀 비수기임에도 꺾일 줄 모르고 있다. 집주인의 월세 선호현상과 매매부진에 따라 전세에 수요자가 몰리며 품귀 현상을 빚고 있기 때문이다.
11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 5일 기준 전국 전세가격은 전주에 비해 0.12% 상승하며 50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특히 서울은 0.22% 오르며 전국과 수도권(0.18%) 상승폭을 웃돌았다.
이씨의 경우 같은 평형 아파트 단지 반전세(보증금에 매달 임대료를 내는 보증부 월세)가 4년전과 같은 보증금액 1억5000만원에 월세 50만원에 물건이 나와 있다. 4년전과 같은 전세 보증금을 맡기고도 50만원을 추가로 더 내야 하는 셈이다.
서울 은평구 응암동 소재 B아파트에 거주하는 조영빈씨(37·가명)는 치솟는 전세에 월세 전환을 심각히 고려하고 있다. 집주인이 2년전보다 5000만원 높게 전셋값을 불렀기 때문이다.
조씨는 "같은 평형 아파트 반전세가 보증금 1억3000만~1억8000만원에 월세 40만~70만원"이라며 "세입자 입장에서는 목돈이든 푼돈이든 부담이 되기는 마찬가지"라고 볼멘 소리를 했다.
KB부동산알리지에 따르면 은평구의 경우 전세가가 지난 5일 조사기준 전주 대비 0.43% 올라 서울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월세 매물이 증가한데다 일부 전세 물량을 중심으로 대기수요까지 발생한 탓이다.
현재 이씨와 조씨의 사례에서 보듯 세입자들의 선택은 크게 세가지다. 올라간 전세금을 감당하든지 주변에 반전세나 월세를 구하든지, 아니면 이참에 매매로 갈아타는 방법이다.
전문가들은 월세나 전세를 감당하기 어렵다면 연내 계약시 취득세와 양도세 감면 혜택이 주어진 만큼 매매로 눈을 돌려볼 것을 조언한다.
2억~3억원대 아파트로는 현대산업개발이 고양 삼송지구 A-20블록에 분양 중인 삼송2차 아이파크가 있다. 평균 분양가는 3.3㎡당 1100만원대로 3억2000만~3억9000만원 대로 책정됐다.
대우건설이 의정부 민락2지구에 분양중인 '의정부 민락 푸르지오'의 분양가는 2억1000만~2억7000만원 선으로 중도금 이자 후불제가 시행 중이다.
대출을 포함해 4억원 정도의 여유자금이 있다면 선택의 폭이 넓다. 역세권, 대단지, 개발 호재가 있는 단지를 눈여겨볼 만하다.
롯데건설이 동대문구 용두동에 분양중인 '용두 롯데캐슬 리치'는 전용 84㎡가 4억원대 초반에 매입이 가능하다.
GS건설·SK건설·현대산업개발 컨소시엄이 서울 서대문구 남가좌동 가재울뉴타운4구역에 분양중인 'DMC가재울4구역'은 전용 59㎡ 분양가가 4억원대 초반이다.
그러나 생애최초주택구입자금 대출금액이 크지 않아 매매에 접근하기 어렵다는게 주택 구매수요자들의 불만이다.
예를 들어 본인 소유금액 1억2000만원, 연소득이 부부합산 5000만원 수준인 이씨의 경우 가까운 의정부 민락지구의 가장 가격이 낮은 미분양단지마저도 '그림의 떡'이다. 이씨가 최대한 대출받을 수 생애최초주택구입자금 대출은 연 3.1~3.4%의 금리에 금액은 6000만원 이하이기 때문이다.
평형대가 가장 작은 전용 62㎡형 2억1000만원짜리 아파트를 계약하고 싶어도 집을 구입하려면 본인 소유 금액 1억2000만원과 대출금액 외에도 추가로 4000만원을 더 구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목돈 여유가 많지 않은 신혼부부 등 젊은 층을 중심으로 높은 전세보다 상대적으로 구하기 쉬운 반전세로 눈을 돌리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며 "집을 살 만한 소득 수준이 못되는 데다 전세 역시 가격이 너무 올라 이를 감당할 상황이 아닌 사람들이 울며 겨자먹기로 월세를 찾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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