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이 하나하나 모여 강을 이룬다..하루..
슬픔이 눈물이 되고..눈물이 또다시 강이 된다..
눈물의 강..하루..
河淚(하루)
by 영원러브준
" 형..저기..할 얘기가 있는데 말야.."
" 할얘기? "
" 응.."
" 해봐..뭐야? "
" 그게말야..."
그때 승준의 얘기를 듣지 말았어야 했다..
이런 아픔이 따를줄 알았다면..
" 그럼...키우자는 거야? "
" ....어쩔수가 없대..."
" .........야....어떻게 그래..."
" 그냥...호적에만 올려주면 되잖아....안될까? "
" 야...............그럼 니꺼에다가 올려.."
그때 모질게 뿌리쳐야했다...
이렇게 슬픔이 클줄 알았다면...
하지만..난 그러지 못했고...
그렇게 난 나의 슬픔을...눈물을 준비하고 있었다.
그.아.이.와의 만남은 겨울에 이루어졌다..
동그란 얼굴..날 보던 맑은 눈..조그만 몸..금새 몸에 배버린 젖비린내..
태어난지 얼마안된 아이였다...
" 형...예쁘지? "
" 응...진짜 이쁘다..."
" 앞으로..이 애기는 우리 딸이다..^-^ "
" ^-^...후후....우리딸 진짜 이쁘다..."
그렇게 우.리.딸과의 인연은 줄기 시작했다..
" 형..근데 계속 딸이라고 부를수는 없잖아.."
" 그렇지..이름을 지어야겠다..뭐가 좋을까? "
" 잠깐만..옥편좀 찾아보고...어...형...이거 어때? "
10분간 찾던 승준이 흥분해서 가르킨데에는..
旻智라는 한자가 써있었다..
" 민지? "
" 응...하늘민..지혜지..하늘의 지혜를 가진 아이..좋지? "
하늘의 지혜를 가진아이..민지..
그래서 우리와는 인연이 없던걸까?
" 좋다..웬일이야...유씨니까..유민지...유민지...좋다.."
" 헤...민지야..민지야..아구..우리 이쁜 민지..."
" 그렇게 좋냐? "
" 그럼...이쁘잖아...민지는 미스코리아가 될거야.."
" 그래..한번 잘해보자...민지야...까꿍..."
그렇게 민지와의 생활은 시작되었다..
애기인 탓에 밤새도록 울어대고..그런 민지를 교대로 돌보고..
난생 처음으로 육아잡지를 뒤적이고..못하는 요리지만 이유식도 조금씩 만들고..
웬만한 어른옷 뺨치는 가격에 혀를 내둘르면서도 이쁜옷을 찾아 발품을 팔고..
그렇게 지내는 사이 어느덧 민지의 100일이 됬다..
" 형..사진기 준비했어? "
" 응..민지는? "
" 민지.............짜잔~민지공주 등장이요~~~"
" 우와~우리 딸 이쁘다...>.< "
빨강색 원피스....양갈래로 묶은 머리...
그날의 민지는 다른애기들보다 더 예뻤던걸로 기억한다..
" 야..모델이 좋으니까..사진도 진짜 이쁘게 나온다.."
" 당연하지..내가 이옷 살려고 얼마나 돌아다녔는데.."
" ..........형..고마워...민지 좋아해줘서..."
" 뭘...니 애면 내 애도 되잖아..우린..........부부니까..."
부부...한평생 같이 사는 사람들..
이 말을 하는데 왜그리도 화끈거리는건지..
" 헤...형..우리 민지 크면 네덜란드로 갈까? "
" 네덜란드? "
" 응..형말대로...민지 우리 딸인데...형 호적에도 올려야지.."
" 그래..그러자...그래서 민지랑 너랑 나랑 이쁘게 살자.."
" 응.....형........사랑하는거 알지..."
" 나도.................사랑해........"
chu......조용한...하지만 깊은 키스...
키스를 나누면서 느꼈던 행복감...
하지만....
but...
행복한 키스는 결코 오래가지 않았다.
더불어 조금은 큰 우리의 약속도 깨어지기 시작했다.
민지가 온지 1년이 채 안됬을때였다..
불행이 우리에게 손을 흔들기 시작한건...
" .........형....창정형....일어나봐...."
" 으음.........왜........"
" 민지가......민지가 이상해...아픈거 같아...."
" 뭐? "
굳어져있는 승준을 지나쳐 민지를 봤다..
유난히 빨간볼..쉴새없이 흐르던 땀들..그리고 뭔가에 막힌듯 답답했던 숨소리..
" 뭐야..민지 왜이래..언제부터 이랬어? "
" 몰라...나도 지금 알았어...어떻해....형...민지 어떡해...흐....어떻해..."
" 아씨.....울지마...우선은 병원부터 가자..."
울먹이는 승준을 진정시키며..열을 내리려 계속 부채질을 해주며..
차에 시동걸 여유도 없어 약 5킬로미터를 뛰어간 병원.....
거기에서 우리의 꿈은 깨어졌다.
" 선천성 심장병입니다.너무 늦었군요.."
딱딱 끊어 말하던 사무적인 말투..
현실감이 없어보이던 의사의 목소리..하지만 현실이었다.
" 그렇다면......우리 민지...내 딸....어떻게 되는거죠? "
" ................승준아...민지데리고 좀 나가있을래? "
" 형! "
" 이따가 얘기해줄게..지금은 좀 나가있어라.."
" ............알았어..............젠.......장......"
쾅.
" 심장병이라니...고칠수는 없는겁니까? "
" ..........조기발견이 안되서....준비를 하시는게 좋을겁니다. "
" .........그래요....고맙습니다..."
승준과 민지는 이미 집에 와있었다..
우유에 약을 타서 민지를 조용히 재우고있던 승준의 어깨에는 힘이 빠져있었다..
" .....................민지....자네......"
" ..........얼마나 남았대?....아니....돌은 치를수 있대? "
의외로 차분한 승준의 목소리..무서울 정도였다..
" ............알고 있었냐? "
" 조금은..하지만 말 안했어...저 작은몸에 주사바늘 꽂기 싫었으니까.."
말안했다는 말을 들은순간...울컥했지만...
뒤의 말을 들은순간..그 감정이 사라져버렸다..
" ........그래......"
" ..근데...나 지금 후회가 되네..."
" 후회...라니? "
" .....그냥...그때 말하고 입원시켰으면...민지...안죽을지도 모르는데...그런데.."
" ......................."
" ..........쿡.......지금 입원해도 늦었겠지....민지야....미안해...아빠가 못나서...미안해..정말로...미안........정말로.....사랑하는데....진짜로 좋은데...아빠때문에...흑.....흐흑.....미안....흑....민지...정말로...미안해...."
" .........승준아....."
" ..............흑.........정말로...고집부려서....우리민지....정말로 좋은데...정말로 좋은데...미안....미안...미안...민지...정말로...미안......"
눈물을 채 못닦고 잠들어버린 승준..그 옆의 아무것도 모른채 자고있는 민지..
그리고 그런 승준에게 뭐라 말하기가 너무 미안해 그저 눈물만 흘리는 나...
그렇게..우리 셋은 한동안 기묘한 위치에 각각 있었다...
민지의 남은시간동안 우리는 사진을 많이 찍었다..
경민이한테서 빌린 캠코더로는 민지의 모습들을 많이 담았다..
옷갈아입는 모습..자는 모습...목욕하는 모습..기저귀 갈아끼는 모습까지..
나와 승준이는 남들이 보면 광적이다라는 느낌이 들정도로 그렇게 지냈다...
우리는 대화를 별로 안했다..
민지의 모습을 좀더 많이 담는것만으로도 시간이 모자랐으므로.
그리고..
민지가 우리에게 온지 1년이 되는날 새벽...
하늘의 지혜를 가진아이..민지는....그렇게 우리곁을 떠났다..
그냥..조용히..아프지않고..잠자면서...그렇게 우리와 이별을 했다..
민지는 병이 있어서 화장을 했다..
그 조그만 몸이 불가마에 들어가 하나의 상자로 다시 나왔을때...
난 그순간을 잊지못할 것이다.
뼈가루를 뿌리던 날은 날씨가 좋았다..
마치..민지가 우리에게 왔던 그날의 날씨처럼..
승준이는 의외로 담담해보였다..속은 전혀 아니겠지만..
아마도..울면서 민지를 보내기 싫은거였겠지..
오히려...내가 더 많이 울었다...뼈가루를 뿌리지 못할만큼...
쿡...난 솔직히 민지 오는거 많이 반대했고...처음에는 그다지 좋지도 않았다..
근데...왜 이렇게 눈물이 흐르는건지...
아빠인 승준이는 담담한데...왜....반대했던 내가 눈물이 더 나는건지..
아마도...난 민지를 사랑했었나보다..
" 흐....민지야...민지야..."
" ..........형......울지마......웃으면서 보내줘야지....울....지.........마......"
"............그래야겠지.......그래야.....겠지..."
콧물과 침이 섞인 액체를 삼키며..기침을 삭이며...
얼마 안남은 민지의 뼈가루를 뿌렸다...
" 하...민지야...잘가라.......미안하고.....사랑한다...."
정말 미안하다..그리고 사랑한다...민지야...
짧지만 나에게 사랑을 가르쳐준 나의 천사...나의 딸.....민지야..
거기서는 아프지 않기를..웃는 얼굴로 다시 만나기를...
아니..만나지 못하더라도..다시 태어나도..행복하게 살기를...
그렇게 기도하며..난 민지를 떠나보냈다..
언젠가 다시보기를...어디서도 행복하기를...아프지 않기를...기도하며...사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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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으로 자식이란...딸이란 단어가 나왔고..이런 분위기에서 하고싶은 말이 있었다...
진짜....아무한테도 안했던...하고싶지 않았던...숨기고싶었던...나의 상처..
사촌언니가 그랬다.넌 왜 글을 부모한테 안보여주냐고..
보여주면 확실한 팬이 될텐데..왜 망설이냐고..안보여주냐고...
글쎄..내 성격탓도 있겠지만...
난 내가 싫어하는 사람들한테 내 소중한 글을 보여주기는 싫다..
쿡...어렸을적...제일 많이 들었던 말이 있었다..
지금은 안듣지만...그 말은 똑똑히 기억한다...
[ 널 지울수 있었을때 지웠었으면 좋을뻔했다..널 지우라고 할때 그냥 지웠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
정말로 많이 힘들어했던 말이고..때로는 저 말때문에 죽을생각도 했었다..
낙태했으면 좋았다니..안 낳았다면 좋았다니...
내가 그들을 싫어하는 이유중의 하나다..
물론...맘에 안차는거 안다..나도 그러니까..
공부도 못해서 가장 평판 안좋은 학교에 다니고 있고..성실하지도 못하다..
부모한테 많이 대들고..짜증도 많이 부린다..성격도 드럽다.
착실하고..법대생인 오빠와는 많이 다르겠지...맘에 안들겠지..
하지만...하지만 말이다..
나도 사람이란 말이다...그냥..한번만 믿어주면..한번만 봐주면...좋을텐데...
그들은 내 결점만 보고..내 말은 들어보려고도 하지않는다..
무조건 날 밀어내기만 한다..내가 다가가도..들을려고 해도..말을 하지않는다..
이제는 포기했다..안맞는 사람들도 있으니까...
대신 난 이제 체념과 증오를 그들에게 보내고있다..
아는 사람은 알것이다...
가끔씩 내 글에서 보이는 부모에 대한 증오심을...
애연에서의 승준이가 나였고..
싸이코 드라마라는 습작에서의 은진이가 나였다...
쿡....글에서나마 마음을 표출하는 소심한년...
그게 바로 나..영원러브준...아니..박은영이다...젠장...
후....기분더럽다...젠장할.
조금만 날 내버려뒀더라면...이런 글은 안썼을 거다.
난 그들이 싫다.
하지만..다시한번 시작하고 싶다.모순이라 해도 상관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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