꽤 오랜만에 이곳 게시판에 들렀는데
고수분들께서 과거 농구대잔치 스타들에 대한 좋은 글을 많이 써주셔서 오랜만에 즐겁게 눈팅했습니다^^
특히 charles님께서
"괴물들이 설치던 그 시절의 농구가 참 재밌었다"고 하신 것과
"제 2의 허재는 아니더라도, 제 2의 김현준, 이원우는 나올 수 있었다"고 아쉬워하신 부분이 공감됩니다.
90년대 중후반과 2000년대 초반.. 그리고 지금 현재시점까지의 아마추어 리그에서도..
그런 가능성을 가진 선수들은 계속 발굴되고 있지만,
그들의 다양성을 지속적인 장점으로 이끌어주지는 못하는게 지금의 농구계 현실이 아닌가 합니다.
이번 시즌 농구팬들의 가슴을 설레게 한 소위 "슈퍼루키세대"들 역시도
엄밀히 말하자면 이전의 송영진, 정훈세대와 김동욱, 방성윤 세대보다
고교시절 임팩트가 강하다고는 볼 수 없었습니다.
농구가 기본적으로 높이의 스포츠임을 감안할 때,(저는 다른 방향의 발전도 있을 수 있다고 굳게 믿지만)
190 초반대 포워드라인이 주축이던 지난 10여년의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었던 98, 99학번들에 대한 아쉬움은 여전히 남아있고요.
더욱이 그 이후로 지금까지도 190 후반대의 SF가 등장하지 않고 있는건(아마리그를 통틀어도..)
190대 장신가드가 등장하지 않는 것보다 더 애석한 일입니다.
하지만 많은 분들이 아시는 것처럼 2004년의 강병현과 06학번 장신가드 듀오 박형철, 박찬희..
그리고 현재 고3인 09학번에도 삼일상고 유병훈, 송도고 김지완 등..
장신가드 자원들은 (190후반대의 포워드들보다 상대적으로) 무럭무럭 잘자라나고 있습니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이런 선수들을 제대로 키워내지 못하는 것이겠죠..
대학에서는 명지대 강을준 감독, 중앙대 김상준 감독, 연세대 김만진 감독 등이
기존의 정형적인 5인 포지션에서 벗어나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습니다.
대학농구가 자원들을 제대로 육성하지 못한다고 하기엔..
생각보다 아마추어 리그의 환경(제도적인 환경말고..)이 좋다는 것이지요.
허나 KBL은 예전의 인기와 선수팬층을 갈수록 더 잃어가고 있으며..
각 학교에서 저마다의 다양한 장점을 체득하고 온 선수들을 일정한 틀에 끼워맞추면서
그 가능성을 점점 없애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국가대표 코치진은 많은 분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결정되었으나..
막상 선수구성은 여전히 아마추어 리그와 괴리되어 있죠.
특히 김남기 감독이 보여줬던 전술과 과연 부합하는 선수들인가에 대해 일단 의문이 들고요.
저 역시 실력도 없는데 무조건 아마추어 선수들을 뽑아야 하느냐라고 묻는다면 당연히 "아니다"라고 말합니다.
허나 외국인 선수의 보조자가 아닌...
저마다의 전술에서 특화된 선수들을 모아놓으면
개인능력이 뛰어난 5명보다 시너지가 날 수 있음을 수차례의 경기에서 봐 온 것도 사실입니다.
지난해의 국대 vs U대회대표팀 연습경기도 그런 사례 중 하나였고요.
그 이후로 박형철-박찬희-오세근 라인을 꼭 함께 키워야 한다고 줄창 주장한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하지만 김남기 감독과 김유택 코치가 제 능력을 발휘하기 이전에 성적에 급급한 평가를 받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생기더군요;;
특히 이번 명단발표가 되고 나서요...
미친듯이 농구에 빠져들게 했던 지난날의 스타들이 다시 나오려면..
풍토에 대한 이런 걱정부터가 없어져야 하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에서 몇글자 끄적여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