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시평]
“북한이 이겼다”는 위험한 착각
----김정은은북한은 미사일 실험이 남한에 대한
'실용적 핵 타격'을 위한 연습이라고 했다----
북한 비핵화에 대한 비관론이 들끓고 있다.
한 외국 언론은
“북한이 이미 이겼다”
는 제목의 기사에서 비핵화라는 정책 목표를
이제 포기해야 한다는 전문가 인터뷰를 싣기도 했다.
북한의 핵 보유를 암묵적으로 받아들인
상태에서 남북 간 군사 충돌 방지에 주력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드러난 상황만 보면 그렇다.
2019년 10월 스톡홀름에서의 북미 실무 회담을
끝으로 김정은은 미국의 대화 촉구에 전혀 응하지
않고 있다.
올 9월에는 핵의 선제 사용 가능성을 명시한 법을
제정했다.
최근에는 연이어 미사일과 포 사격을 감행하고 있다.
북한이 보여주려는 것만 쳐다보면 대북정책은
실패한다.
김정은이 감추고 싶은 사실을 간파해야 성공할
수 있다.
북한은 핵보유국 인정을 목표로 전략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이를 위해 강점은 드러내고 약점은 숨기려 한다
----北, 핵운용 장거리순항미사일 시험발사…
김정은 "핵무력 발전 총력"----
. 운동경기로 비유하면 북한은 핵 고도화와
군사적 긴장 조성을 공격수, 경제적 자력갱생을
수비수로 운용하고 있다.
공격수로 한미를 압박해 비핵화를 포기하게 만들고
군축과 제재 해제를 맞교환하려 한다.
경제위기를 자력갱생으로 막는 것은 수비의 역할이다.
그 핵심은 취약성을 숨기고 성과를 강조해 상대에게
난공불락이란 인식을 심어주는 것이다.
실상 수비는 해체 상태다.
핵 개발이 경제에 미치는 기회비용은 연 1조 원(남한)
이상이다.
김정은의 집권부터 제재가 작동하기 이전인
2016년까지 북한 경제는 연평균 2∼3% 성장한
것으로 판단된다.
그런데 2017년부터는 연평균 성장률이 -3∼-4%로
급락한 것으로 보인다.
2010년대 중반의 북한 국민소득을 20조 원으로
추정할 때 적어도 5%, 즉 1조 원 정도를 2017년부터
해마다 잃고 있는 셈이다.
미래도 암울하다.
국제사회의 제재가 지속되는 한 경제는 정체를
벗어나지 못한다.
비핵화 없인 제재를 해제 받기 어렵고 그 결과 북한으로
대규모 투자자본이 유입될 수 없기 때문이다.
경제를 이긴 독재자는 없다.
1917년 볼셰비키 혁명으로 정권을 잡은 소련의 레닌은
극단적인 사회주의 이념을 실천에 옮겼다.
화폐와 시장을 없애고 생산수단을 국유화했으며
중앙계획을 밀어붙였다.
그러나 4년 만에 제조업 생산이 70%나 감소하자
백기를 들었다.
화폐와 시장을 재도입했으며 토지와 소기업의
사유권을 인정하고 중앙계획도 포기했다.
중국의 마오쩌둥은 그가 일으킨 대약진운동으로
2500만 명 이상이 기근 등으로 사망하자
국가주석직에서 물러나야 했다.
이룬 것 없이 권좌를 물려받기만 한 김정은의 카리스마는
사회주의 혁명을 성공시킨 레닌, 국공내전을 승리로
이끈 마오쩌둥보다 훨씬 약하다.
성과로 능력을 입증해야 장기적으로 권력을 유지할
수 있다.
이런 그에게 핵은 자산이 아니라 부채에 가깝다.
공격도 압도적이지 않다.
핵을 가졌으니 군사적으론 북한이 승리했다고 주장할
수 있다.
그러나 군사력은 상대적이다.
핵을 보유함으로써 북한 군사력이 강해진 것은
틀림없지만 한국의 재래식 전력도 진화했다.
북한의 위협이 심해질수록 한미의 확장 억지도
강화될 것이다.
무엇보다 전쟁은 자원의 싸움이다.
북한 경제 규모는 남한의 1%에 불과하다.
북한 핵 개발은 남북 사이에 벌어진 엄청난 자원의
격차를 확대할 따름이다.
수비는 해체 상태인 데다 공격도 상대를 압도할 수 없는
북한이 어떻게 승자가 될 수 있나.
김정은의 연이은 무력도발은 시간은 그의 편이
아니라는 고백과 같다.
그가 이미 이겼다면 도발할 필요도 없다.
그러나 북한 경제는 고난의 행군이 시작되던
1995년과 비슷한 수준으로 돌아갔다.
고난의 행군이 1997∼98년 절정에 달했듯
향후 2∼3년이 김정은에게 결정적인 시기다.
핵과 경제 사이 선택을 강요받을 수도 있다.
지금의 도발은 그 시기가 오기 전 ‘핵과 경제를
병진’하겠다는 노림수다.
군사적 긴장 조성으로 판을 흔들어 한국이나 미국의
악수(惡手)를 유도하려는 목적이다.
우리는 패닉에 빠져 과잉 대응하지 않아야 한다.
북한의 격한 도발은 예상된 것이다.
김정은이 순순히 비핵화를 할 것이라며 순진하게
대응했던 까닭에 몇 년을 허비했을 뿐이다.
경각심을 가지고 군사적 억지력을 강화하면서도
냉철해야 한다.
당장 핵 무장하자거나 남한에 전술핵을 재배치하자는
주장이 대표적인 과잉 대응이다.
이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위기와 한미공조 균열이
바로 북한이 노리는 바다.
더욱이 남북 모두 핵을 쥔 채 대립하면 한반도의 미래를
개척할 수 없다.
또한 정부는 제재 모니터링과 집행을 위해 인력과 예산을
늘리고 기업, 금융권과도 체계적으로 조율해야 한다.
특히 북한의 광물 수출을 차단하고 가상화폐 해킹을
막아 북한으로의 외화 유입을 줄여야 한다.
북한이 이겼다는 주장은 착각일 뿐 아니라
위험하다.
이 주장이 드세질수록 김정은은 자신의 계략이
맞아떨어졌다고 믿고 군사 도발의 수위를 높일 것이다.
김정은이 준비한 불꽃놀이만 쳐다보지 말아야 한다.
북한이 감춘 의도와 전략을 입체적으로 이해하고
정책을 세워야 한다.
김병연 서울대 국가미래전략원장
[출처 : 중앙일보]
[댓글]
wuoh****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북핵에 대한 근거 없는 낙관론, 민족주의적
동정론, 대북지원을 위한 위장 평화통일쇼,
지나친 종북주의적 사고관 등을 배격하고
통일이 실현되는 그날까지는 군사적으로는
강대강을 기반으로 철저히 경계하고, 정치와
경제적으론 give and take 정신으로
상호신뢰성을 바탕으로 해야 하며 섣부른
낙관론이니 지나친 민족쥐의적 동정론은
절대 안됩니다.
물에빠진 놈 건져주면 보따리 내 놓아라 한다는
옛속담을 가볍게 듣고 넝겨서는 안 됩니다.
5,500만 국민들의 생명과 재산이 걸린 일 입니다
cpon****
오랜만에 보는 정상적 사고의 칼럼..
중앙일보에서 보기 드문...!!!
hsha****
남북관계의 현재 상황을 정확히 짚어 준 것 같다.
그러나 한 가지가 걸린다.
예나제나 김정은이 기대는 최후의 보루는
시진핑의 중국이다.
중국은 김정은이 예뻐서가 아니라 자신의 안위를
위해 국경을 맞댄 북한정권의 붕괴를 절대로
용납하지 않는다.
게다가 북한은 하루강아지식의 대미 공갈위협을
수시로 해대어 중국으로서는 대리만족의
재미도 있다.
그러니 국제사회의 제재조치를 무시하고 뒷구멍을
열어 북한정권이 쓰러지지 못하게 막는다.
중국이라는 구멍이 있는 한 북한정권은
주민들의 희생에 아랑곳하지 않고 끝까지
버틸 것이다.
이런 중국에게 여전히 미련을 갖고 있는 국내
정치인들이 한심스럽다.
ldra****
북한의 핵보유는 20년도 넘었다. 최근에
핵보유국으로 인정받고 미국에게 공격하지 말라는
신호일 뿐이다.
남한을 공격하려는 것은 아니다.
cent****
불순한 빨게들 빼고 북이 비핵화를 할 거라고
누가 믿을까?
이렇게 선동한 뭉개와 떨거지들은 이적죄로 반드시
처단해야.
mart****
북한의 현상을 이해할 수 있는 좋은 내용이었습니다.
김병언 원장께 감사.
very****
북은 중요한 일을 하는 사람일 수록 해외로
안 내보낸다고 하지요.
김정은 주변의 강경파들은 평생을 북한 내에서
갇혀 살았는 데다가, 학교에서 부터 혁명역사
외에는 거의 배운 것도 없어 보입니다.
경제에 대한 이해 뿐 아니라 일반 상식조차
부족한 거죠.
모든 걸 수십 년 묵은 내부의 인식과 관료적인
일정에 따라서 일방적으로 관철시키려는 성향을
보입니다.
다른 길을 모색할 지적인 판단력 자체가 애초에
거세 되어 있어 보입니다.
발상의 전환이나 비핵화나 개혁개방이 아예
불가능한 이유이지요.
대외적으로 하는 말 조차도 어디까지가 현실이고
어디서 부터가 환상인지를 잘 구분 못하고
그냥 합니다.
합리적인 사고를 못 갖추었기 때문에 그들과의
대화 시도는 성과가 없습니다.
이는 교육이 바뀌고 세대가 비뀌어야 해결될
문제로 보여지기 때문에 앞으로도 북한의
변화에는 오랜 시간이 필요할지 모릅니다.
very****
김정은이가 궁지에 몰려서 비핵화를 선택하고
많은 경제적 지원을 받는다?
그럴 가능성도 역시 거의 없다고 보여집니다.
왜냐하면 북의 국가신용이 너무 없기 때문이지요.
투자 자산을 몰수하고 길을 끊어버리는 데
투자할 바보는 없습니다.
그럼 경제 협력을 전제로 하는 수백 억 달러의
원조도 못 받는 거죠.
핵 포기의 댓가로 약속 받아봐야 지켜질 수가
없는 게 경제원리입니다.
김정은은 핵을 포기하고 망하고 핵을 손에 들고
있어봐야 어차피 망하는 막다른 길입니다.
나오자마자 장성택이의 반대를 무시하고
개성공단의 길 부터 끊고 핵실험을 하면서
스스로가 선택한 길이지요.
김정은과의 대화는 거의 무의미하기 때문에,
그의 이후를 대비할 때입니다.
중국과 협력해서 평양에 집단지도 체제를
세워서 개혁개방시키자 라던 황장엽의
'북한 민주화'가 유일한 대안으로 보여집니다.
그럼 핵 포기도 하겠지요.
중국 수준의 자유라도 생기니까 수백 만의
휴전선을 넘는 대량 탈북사태가 촉발되어
사실상의 통일도 올 겁니다.
very****
한국이 핵무장을 하자는 건 분석력 하나 없는
무뇌적 주장이지요.
한국군은 어차피 작전권이 없습니다.
그렇다면 핵무장을 해 봐야 미군 하락 없이
못 쓰니까 미군이 핵무기를 가진 것과 별 차이도
없습니다.
북은 미국이 북핵이 무서워서 김정은 참수 못
한다 믿고 여전히 도발할 것이고요.
한국은 가장 핵기술일 발전된 나라지요.
어차피 필요하면 몇 달이면 만들 수가 있는
핵무기를 평시에 배치해 놓을 실익이 없어
보입니다.
한다면 작전권을 환수해야 하는 것이지요.
북은 노예제 사회로 정은이만 제거되면 붕괴해
버립니다.
한국군이 작전권을 환수하고 김정은을 직접
참수할 수 있을 때 북의 도발은 끝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