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문스님의 조선의 명검 '칼 이야기'
지금은 사라진 구국의 칼, 이순신 장군의 쌍룡검
이순신 장군의 칼은 한산섬에서 '우국의 시름'에 잠긴 이순신 장군의 이미지와 겹친다. 그런데 최근 나는 이순신 장군이 실제로 사용한 칼은 현충사의 칼이 아니란 사실을 알게 되었다. 현충사의 칼은 의전용 칼에 불과하고, 장군이 실제로 사용한 칼은 '쌍룡검'이라 불렸던 칼이라 한다.
현재 이순신 장군의 칼은 충남 아산 현충사에 2자루(보물 326호), 통영 충렬사에 4자루(보물 440호-통영 충렬사 팔사품. 귀도 2자루, 참도 2자루) 등 총 6자루가 남아있다. 그러나 이 칼들은 모두 의전용, 지휘용으로 실전에서 사용되었던 칼은 아니다.
▲ 보물 440호-통영 충렬사 팔사품. 귀도 2자루, 참도 2자루 [글마루]
▲ 보물 440호 통영 충렬사 팔사품. 통영 충렬사 팔사품은 임진왜란 때 이순신의 뛰어난 무공이 전해지자
명나라 임금인 신종이 충무공 이순신에게 내린 8종류의 유물 15점이다. [글마루]
이순신 장군이 실전에서 사용했던 칼, '쌍룡검'은 1910년까지 조선왕실의 궁내부박물관에 보관되어 있었으며, 1910년 간행된 '조선미술대전'에 이순신 장군의 칼이란 이름으로 사진까지 기재되어 있다.
그 뒤 이 칼은 조선군부에서 중요한 물건으로 보관해왔다고 전해진다. 1907년경 일본이 우리나라의 국권을 빼앗은 뒤, 조선 군부로부터 이 칼을 빼앗았고 궁내부 박물관에 소장시켰던 듯하다. 다행히도 1910년 발행된 조선미술대관에 수록되어 실물의 형상을 지금까지 전하게 되었다.
그러나 어느 시기인지는 정확하지는 않지만, 이 칼은 사라지고 말았다. 일본이 가져가거나 폐기했을 가능성이 점쳐지기도 하고, 해방 이후 6.25에 이르는 혼란기에 분실되었다고 추정되기도 한다.
세상 어떤 나라이든 잃어버리면 안 되는 물건이 있다고 한다. 이른바 신물(信物)이라고 하는 것이다. 신물은 자신들의 정체성과 관련된 그 어떤 것이고, 자신의 신분을 증명해 주는 물건이기 때문이다. 옥새가 없는 왕, 반지가 없는 신부, 붓이 없는 선비처럼 신물을 잃어버린 사람들은 기가 죽는다. 그것은 정상적이지 않은 상태임을 반증한다.
나를 놀라게 하는 것은 1984년 이종학이란 서지학자가 발견해내기까지 아무도 그 사실(쌍룡검이 사라졌다는)을 몰랐다는 점이다. 그리고 우리들 대부분은 지금까지도 그 사실을 모르고 있다는 점이다. 풍전등화의 위기에서 우리를 구한 그 칼은 그렇게 우리의 곁에서 멀어져 가버리고 말았다.
▲ 이순신 장군이 실제로 사용한 칼 쌍룡검(조선미술대관, 1910년) [글마루]
이순신의 쌍룡검은 단순한 무인(武人)의 칼이 아니다. 이 칼은 일본의 무력 앞에 노예로 전락해가는 민족을 건진 칼이고, 수 많은 인명을 살려낸 '활인검(活人劍)'이요, 한 시대와 민족에게 나아갈 길을 밝혔던 '대장군의 칼'이다. 지금의 우리는 아마도 이 칼에서 나왔다 해도 과장이 아닐 것이다. 슬프게도 이 칼은 지금으로부터 100년 전 모습만을 남긴 채 어디론가 사라져버리고 말았다.
이순신 장군의 현충사 사당에서 분향하면서 '잃어버린 쌍룡검을 찾는 일'에 대해 생각했다. 그리고 쌍룡검을 언젠가 찾아내겠다고 이순신 장군과 마음으로 약속했다. 그건 내 어린 시절 가장 존경했던 인물에 대한 보답, 아름다운 어머니의 모습과 만나는 아주 행복한 일이었다. 그 '가슴 벅찬 설레임'으로 나는 '이순신의 쌍룡검'을 찾아 가고 있다. 그 길은 유년의 추억, 어머니에 대한 사랑 그리고 '진리를 찾는 구도의 길'과 맞닿아 있을 것이라 믿는다. [글마루]
혜문스님 : 문화재제자리찾기 대표, 조선왕실의궤환수위원회 사무처장
<되찾은 조선의 보물 의궤> <빼앗긴 문화재를 말하다> <How are you? 이순신> <우리 궁궐의 비밀>
첫댓글 그렇군요 후손의도리를 못하는게 부끄러울뿐입니다
왜군을 쳐 부순 이순장군의 쌍룡검...
그리고 다시 일본에게 지배당한 36여년,,,
이토록 썩은 우리나라가
요즘 다시 더 썩어가고 있으니...
일본에게 또 한번 지배받고 싶어 하는 구케의원들~
하는 꼬라지들 하고는~~~~
좋은 글에 분개심이 일어났군요...감사합니다~^^
혜문스님, 감사합니다.
우리나라 귀중한 문화재 찾기에 심혈을 기울이시는 혜문스님의 노고에 깊이 감사드립니다.
이순신장군님의 쌍룡검도 언젠가는 찾으실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