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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탐방 준비를 위해서 토요일은 청소나 하면서
재료를 사 둔 파김치 부추김치를 담그면서
보낼까 하다가
그렇게 하루를 허투루(?) 보내는 것이 아쉬울 것도 같다 하던 차에
인생은즐거워님의 툐요일 걸음에 대한 문의에
옳다구나 하고선 짧은 걸음을 택하여
이태원으로 방향을 잡았습니다.
예전에 한국방송의 "다큐3일"이라는 방송에서
이태원의 계단에 서는 장을 보여 준 적이 있었는데
누리집 검색을 해보니 "우사단길 계단장"이라고 하면서
여러 분들이 자세한 길 안내와 아름다운 사진을 올려 놓으셔서
길은 어느 정도 찾을 수 있을 거라 생각했었는데
기억력 감퇴로 금세 까막는다는 걸 몰랐었습니다. ㅠ
시간을 30분 뒤로 늦춰 10시에 만나 느긋하게 시작하였습니다.
이태원역 3번출구에서 나와 조금만 걸으면
케밥가게가 나오고 직진으로 횡단보도 건너면 소방서가 나오는데
횡단보도를 건너지 말고 바로 우측으로 꺾어 언덕길을 올라
우사단로10길 이정표에서 좌측 언덕길을 택하여 횡단보도를 건넜습니다.
이슬람사원을 향하여 가는 길입니다.
그 근처에 벽화마을도 있고
계단장도 있다고 했는데
벽화골목은 이슬람사원 주변으로는 여기저기 많이 있어서
딱히 어디라고 특정하기는 어렵습디다.
계단장은 매월 마지막주 토요일에 열린다는 걸 알고 갔으니
역시나 어디서인지 잘 모르겠더군요.
이태원은 꽤 높은 곳에 위치한 마을이었습니다.
예전에 하나 둘 씩 모여서 집 지을 때 참 척박했겠다 싶었습니다.
그 길을 골목골목으로 누비고
한강진역 방향(남산1호굴 넘어 한남대교로쪽으로 연결하는 큰 길에 닿기 전)에서
녹사평역(용산미군부대옆)으로 이어지는 이태원의 중심차도 양옆을
수시로 넘나들며 기웃기웃 하면서 갖은 구경을 다 했씁니다.
정말 이태원은 자잘하면서 아기자기하고 이국적인 볼거리가 많은 곳이었습니다.
별의별 가게가 다 있는 곳입니다.
외국인들에게 모든 용품을 다 보여 줄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겠지요.
그러고 보니 가전제품 파는 곳은 없는 것 같네요.
중고품 수리해서 파는 곳은 몇 군데 있긴 했씁니다.
해가 나리라고는 생각도 못했었는데
해도 났고 습도도 높아 정말 무더운 날이었습니다.
그렇게 6킬로미터의 여정을 마치고 점심을 먹으려고
경리단 골목쪽을 올라 보도 마땅한 곳도 없고해서
남산2호굴/소월길로 오르는 방향으로 좀 가다보니
버스정류장앞에 태양장인가 하는 중국음식점이 있어서
들어 갔더니 화교가 하는 곳인데 냉방이 잘 되어 있어 아주 시원했습니다.
할머니 부부 아들과 딸 모두 중국어와 우리말을 자유자재로 하는데
참 부러웠습니다.
우리는 우리말을 버리고 영어로 그 자리를 채워 나가고 있는데 말이죠.
(옆길로 새는 글을 다 삭제하고 다시 원위치)
띵~~~한 머리를 식히면서 간단히 요기를 하고
녹사평역까지 500미터 정도 되돌아 내려 왔으니
전체 여정은 아마 6.5킬로미터 정도 된 것 같습니다.
정말 이리저리 꼬불꼬불 걸어다닌 흔적이 역력합니다. ㅎ
여기가 출발점 이태원역 3번출구입니다.
계속해서 걷다가 케밥가게를 지나자말자 오른쪽으로 뻗은 찻길 언덕을
오릅니다.
NATIONAL FOODS MART라고 왼쪽편에 고동색 바탕에 흰색 글씨가 쓰여 진
곳에는 외국인이 가게 주인이었는데 생소하였습니다.
외국인들을 보는 것이 아직도 조금은 신기한데 외국인들이 가게를 운영하는 걸 보면
더 신기합니다.
작은 가게는 그런대로 익숙한데 수퍼마켓을 운영하는 모습은 처음 봤습니다.
대림역 주변에 조선족 중국인들이 하는 가게야 많지만 모습이 우리하고 똑같아서
이질감을 느낀 적은 많지 않았는데
이 곳은 참 어색하기도 합니다.
중심도로로만 걸으며 빠르게 이태원을 지나가던 적은 있었으나
이렇게 골목을 오른 적은 처음입니다.
재미있습니다.
우사단로10길로 왼쪽으로 갑니다.
역시 언덕길입니다.
오래 된 가게가 보여 사진을 찍으려는데 주인장이
화면속에 있길래 빠져 나가길 기다렸다가 찍었는데
자랑스업게, "우리 가게는 32년 되었어. 생길 때 모습 그대로 뒀다고"하면서
뿌듯해 하셨습니다.
그럴 줄 알았으면 배경으로 해서 한 장 찍을 걸 그랬다 싶었지만
덥기도 하고 해서 그냥 길을 이어 걷습니다.
조금만 부지런하면 많은 이야깃거리를 담을 수 있는데
늘 이렇게 조금씩 부족합니다.
이 곳이 벽화골목인가?
들어 가 보려다가 그냥 사진만 찍고 길은 화면 왼쪽으로 걸어 오던 길을
그대로 갑니다.
내리막길이라서 좀 이상타 싶어서 뒤돌아 보니 이슬람사원을 지나쳤네요.
이 길로 계속해서 내려가면 계단장이 서는 곳입니다.
이 때에는 몰랐고, 나중에 이태원 중심도로에서 안내하는 여자분이 알려 주었습니다.
다시 올라가서 사원의 오른쪽으로 돌아서 들어 갔습니다.
사원안에는 아래와 같은 안내문이 있고요.
옷을 갈아입고까지 구경하고 싶은 마음은 무더위에 밀려서 다음을 기약합니다.
다큐3일 이라는 방송에서 본 것 같습니다.
폐파출소앞 화단에 할아버지께서 화단을 가꾸셨었는데
지금도 꽃이 좀 있습니다.
차에 가려서 잘 보이지가 않네요.
이슬람사원 우측길을 따라 가다보니 제일기획 건물도 보이네요.
지대가 높은 이태원의 골목길에서 건너편을 바라다 보니
오래된 주택이 다닥다닥 붙어 있는 모습에서
이 곳도 재개발 몸살을 좀 앓겠구나 싶었습니다.
실제로 하얗고 빨간 깃발이 몇 군데 나부끼고 있었습니다.
어찌 걷다 보니 이런 곳도 있네요. 목욕탕입니다. ㅎ
나무계단이 목욕탕 앞에 있긴 한데 그 곳이 계단장 서는 곳은 아닌 듯 합니다.
여긴 또 성전환자들이 대놓고 드나드는 곳인가 봅니다.
무척 많습니다.
오전부터 경찰이 출동하여 시비가 붙은 골목의 풍경이 어지러웠습니다.
밤새 마시다가 싸운 것인지 모르겠네요.
해밀턴 호텔안에는 외국인을 위한 만물상이 들어 서 있습니다.
갖가지 종류의 점포가 들어서있단 말입니다.
5층에 수영장이 있고요. 방수 잘 하겠죠? ㅎ
해밀턴호텔에서 나와서 다시 중심차도를 건너 보광동쪽으로 와서
청화아파트인가에서 맞은편쪽을 걸었던 것 같은데
이런 게 있네요. 뭔지 모르겠습니다. 타자기도 아니고
제일 꼭대기의 창 안에는 자판의 숫자문자와 같은 소평판(카드)이
보입니다.
자판을 누르면 저 것이 올라 오는 모양인데
금고도 아닌 것 같고 오락도박기인가?
아까 보았던 그 목욕탕.
이태원역3번출구로 나와서 올랐던 길을 건너편에서 찍어 보았습니다.
화면의 오른쪽에는 케밥가게가 있고
나오지 않은 화면의 왼쪽에는 소방서가 있습니다.
차들이 나오는 저 언덕길을 오르면 우사단로10길 이정표가 나오고
그 길을 따라 왼족으로 꺾어 오르면 이슬람사원이 나오게 되지요.
계단장이 서는 곳과 고가구들을 구경하는 거리를 알려 준 후
저만치 가는 자원봉사자 여자분의 모습을 당겨서 담아 봅니다.
주황색 형광필(펜)로 거리를 알려 줍니다.
좌우로 가로지른 하얀색이 중심차도이고 고동색 상자같은 것이
해밀턴호텔입니다.
그 앞에 이태원역이 고동색으로 차도 중앙에 표시되어 있습니다.
화면 아랫쪽 왼쪽의 것은 해밀턴호텔 건너 주욱 오다가 왼쪽으로 꼬부라져 내려가는
골목에 고가구들이 진열되어 있습니다.
자세히 구경은 하지 않았으나 안내받기전에 이미 일별한 후였습니다.
오른쪽에 화살표로 그려 준 곳은 이슬람사원으로 오르는 표시이고
회색빛 이슬람사원옆으로 주욱 그려준 주황색선 부분이 바로 계단장이 서는 곳이랍니다.
언제 한번 마지막주 토요일날 와 볼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화면에 11:01 시간이 찍힌 바로 위에 사선으로 그어진 부분입니다.
이태원의 길에는 공사중인 곳이 퍽 많았습니다.
장사가 잘 안된다는 증거라고 인즐님이 말씀해 주셨습니다.
해밀턴호텔 뒷쪽에 이런 골목이 또 있네요.
DISTRICT라고 벽면에 쓰여 있는 벽돌건물에 많은 가게가 들어 서 있습니다.
이 곳은 서계음식거리라고 합니다.
바닥에 써 있네요(아래).
저기 하얀색 상의를 입은 분들이 서 있는 곳에 모굴이라는 상호가 보입니다.
우리나라 최초의 인도음식점이라고 합니다.
앉아 있는 분의 머리 윗쪽으로 써 있는 것이 바로 그 최초음식점이라는 내용인 것 같습니다.
요즘은 잘 안 보여요. ㅠ
다시 중심차도로 나와서 구경을 좀 더 합니다.
정말 무진장 작은 가게인데 이름은 아주 거창합니다.
녹사평역쪽으로 빠져 나가는 어귀에서
다시 길 건너편을 보니 이태원시장이라고 써놓은 간판이 보입니다.
용산구청뒷쪽입니다.
이 식당은 거의 꽉 찼습니다.
반가운 한글과 한식 ㅠㅠ
겨우 2시간 걷고서 궁상이죠? ㅎ
다시 셰계음식거리쪽으로 돌아 와서
모퉁이 가게가 특이한 것이 눈에 띄어 옥상쪽을 찍어 봅니다.
아주 작은 집이 하나 더 옥상에 붙어 있는데
아마 딱 두 명만 들어 갈 공간이 것 같습니다.
재미있네요.
후암동쪽을 바라보며 이태원을 산이라고 하면
산허리께로 계속 걸어서 가면서 우연히 만난 골기왓집을
구경하려고 가 봅니다.
매미소리가 들려 오고 바람도 불어오니 잠깐이나마 시원한 기분이
찾아 듭니다.
부군묘는 한강유역에 마을수호신을 모시는 사당이었답니다.
원래는 남산에 있던 걸 일제때 이 곳으로 옮겨 왔다는 안내문
맥문동이 한창일 때로군요.
부군묘(당)에서 바라보는 조망이 제법 시원합니다.
매미소리는 여전하고요.
다시 후암동쪽으로 걸어 가다가 잠깐 멈춥니다.
꼬마아이들의 낙서에 화답하는 참새떼가 정겨웠겠습니다.
무더위에 후암동쪽으로 가 보야 식당도 마땅찮을 것이고 해서
경리단길로 하강.
짧은 점심을 마치고 이 날의 걸음도 마쳤습니다.
녹사평역까지 마저 걸어 갔습니다.
주변에서 약속은 했어도 역내로 들어 가 본 것은 처음인데
역구내가 참 멋있습니다.
중간은 원형으로 뻥 뚫려서 석유시추공의 빈 자리 처럼
둥그렇게 생긴 형태를 따라 적절히 계단이 배치되어 있고
사무공간들도 있습니다.
시원하고 아름답기까지 합니다.
가까이 있는 미군들에게 확실히 보여주고자 한 것 같습니다.
이태원역은 별로 신기한 것도 없던데.......
내일은 고향방문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훌쩍 합류하실 길벗님들을 환영할
오늘도 바람처럼.
첫댓글 이태원 골목골목 재밌어요.
쫀득쫀득 터키 아이스크림은 안 드셨나봐요.
네 구경만
이태원 종종 가는데 놓친곳도 있고 또 가고 싶고.
혼자서도 잘 걷는 오늘도 바람처러님처럼 살 테야요
좋지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