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 대하의 최인호 작 마흥식 예술감독 박팔영 연출의 어머니가 가르쳐준 노래
공연명 어머니가 가르쳐준 노래
공연단체 극단 대하
작가 최인호
연출 박팔영
공연기간 2014년 5월 20일~22일
공연장소 은평문화예술회관
관람일시 5월 20일 오후 7시 30분
은평문화예술회관에서 고(故) 최인호 작, 마흥식 예술감독, 박팔영 연출의 <어머니가 가르쳐준 노래>를 관람했다.
극단 대하는 1978년 연출가 김완수(金完守1942~2013)가 중심이 되어, 연기자 지계순(池季順)·이영후(李榮厚) 등과 창단한 극단이다. 김완수 연출가의 작고 이후 첫 공연이다.
소설가 최인호(崔仁浩 1945~2013)는 서울 태생으로 서울고등학교와 연세대학교 영문과를 졸업했으며, 1967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소설 <견습환자>가 당선되면서 문단에 나왔다.
초기소설은 산업화의 과정에 접어들기 시작한 한국사회의 변동 속에서 왜곡된 개인의 삶을 묘사하는 작품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물신주의의 팽배, 인간 가치의 타락 등을 풍자하고, 비인간화되고 있는 삶의 공간에서 개인의 존재와 그 삶의 양태를 다양한 기법으로 묘사하고 있는 그의 작품으로는 <술꾼>(1970), <모범동화>(1970), <타인의 방>(1971), <병정놀이>(1973), <죽은 사람>(1974) 등으로 이어지는 단편소설들을 들 수 있다 소설 <타인의 방>으로 1972년도 현대문학상을 수상하였다.
1970년대 후반에 발표한 <가면무도회>(1977), <다시 만날 때까지>(1977), <돌의 초상>(1978), <깊고 푸른 밤>(1982), <위대한 유산>(1982) 등은 인간소외의 현실과 그 문제성을 보다 진지하게 추구함으로써 한국소설문단에 기법과 정신의 새로움을 더해주고 있다. 한국사회의 새로운 문제점으로 부각되기 시작한 노인의 소외문제를 다루고 있는 <돌의 초상>은 인간내면의 이중적인 속성을 날카롭게 지적하여 설득력을 발휘하고 있으며, 1970년대의 정치‧사회적 현실로부터 도피하여 미국이라는 사회에서 부랑하고 있는 한국인들의 고통스런 삶의 내면풍경을 그리고 있는 <깊고 푸른 밤>은 뛰어난 묘사력과 치밀한 구성으로 자유의 이념을 새롭게 부각시키고 있다. 이 소설은 1982년도 이상 문학상 수상작이 된다. 이 작가의 문학세계에서 주목되는 또 다른 측면은 <별들의 고향>(1973), <바보들의 행진>(1973), <적도의 꽃>(1979), <고래사냥>(1982), <겨울 나그네>(1983) 등으로 대표되는 신문연재소설을 통한 소설의 대중적 기반 확대이다. 그는 <별들의 고향>을 발표하면서부터 최고의 대중적 작가로서 인기를 누리게 된다. 그는 1970년대 문단에서 소설의 상업성에 대한 논란이 있을 때마다 그 표적이 되기도 하였지만, 도시적 감수성, 섬세한 심리묘사, 극적인 사건 설정 등의 덕목을 갖춘 대중소설을 통해, 소설의 대중성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확대시켜 놓고 있다.
그의 장편소설은 앞의 작품 이외에도 <내 마음의 풍차>(1973), <도시의 사냥꾼>(1976), <천국의 계단>(1978), <불새>(1979), <지구인>(1981), <잃어버린 왕국>(1985) 등이 있다. 작품집으로 <길 없는 길>(1993), <별들의 고향>(1994), <깊고 푸른밤 외>(1995), <타인의 방>(1996), <사랑의 기쁨>(1997), <내 마음의 풍차>(1999), <상도(商道)>(2000), <해신>(2003), <어머니는 죽지 않는다>(2004), <유림>(2006), <머저리 클럽>(2008)등이 있다.
무대는 커다란 고목 한그루가 배경 가까이 서있다. 고목 아래 동이에는 직사각의 공간이 흡사 문처럼 만들어져 있다. 무대 좌우에 출연자들이 올라서거나 걸터앉을 수 있는 단이 마련되고, 귀에 익은 음악과 특히 <메기의 추억>이 <어머니가 가르쳐준 노래>로 사용된다.
연극은 도입에 작가가 등장해 어린 시절 어머니를 회상하는 장면에서 출발한다. 어머니는 <메기의 추억>을 즐겨 불렀으며, 12세까지 어머니와 함께 목욕탕에를 다녔고, 키가 작아 9세라고 속여, 어머니가 늘 여탕으로 데리고 들어갔던 이야기, 학교에서 학무모를 부르면, 자신의 어머니의 나이 들고 초라한 모습 때문에, 학우들이나, 학부모 사이에 어머니가 아닌 할머니로 불리던 이야기가 <메기의 추억>과 함께 소개된다. 그리고 처음 자전거를 배웠을 때, 부주의로 젊은 여인에게 부딪혀, 잘 걷지 못하는 여인을 자전거에 태우고 그 여인이 근무하는 이발소까지 태워다 준 일, 그리고 자전거 뒷자리에 앉아 자신을 꼭 보듬어 안았던 여인의 감각을 떨치지 못해, 그 여인의 이발소를 찾아간 이야기, 또 한 번은 대학 등교 길에 자전거로 여대생과 부딪히게 되고, 그녀와의 인연과 그녀와 피어오른 사랑이, 결혼을 약속하기에 이르고, 어머니를 비롯한 가족들의 반대의사에도 불구하고, 가족을 설득해 결혼에 골인하는 이야기 등이 작가의 해설과 어린 시절과 젊은 시절을 연기하는 두 연기자에 의해 극에 묘사된다.
노년에 환자이동의자에 몸을 의지하는 어머니와 작가의 간병모습이 펼쳐지고, 영화감독일로 일개월간 미국여정에 들어가고, 미국체류 중, 작가의 꿈속에 어머니가 나타난다. 아픈 모습이 아니라 말끔하고 산뜻한 모습이다. 그리고 얼마 후, 아내로부터 어머니가 돌아가셨다는 소식과 장례를 잘 치렀다는 전화를 받는다. 작가의 충격과 슬픔은 객석전체를 눈물바다로 만든다.
대단원에서 작가의 회상 속에, 어머니는 <메기의 추억>과 함께 젊은 시절의 모습으로 등장하고, 영원히 지워지지 않는 모습으로 작가에게서 멀어져 간다.
마흥식이 최인호 작가로 출연해 일생일대의 명연을 보인다. 김태희가 어머니로 출연해 호연으로 갈채를 받는다. 김호영이 영화배우로 출연해 중후한 연기로 관객의 눈길을 끈다. 김성남, 이상우, 깅승원, 이종의, 최재호, 김미경, 정현아, 감상엽, 박병건, 유재성, 김정현, 송지나, 류경우 등 극단대하단원과,
박숙자, 최숙희, 이승화, 김가연, 이영재, 이정식 등 대하 연극교실 단원들, 그리고 박상준, 김유림, 유송희, 한지은, 김소연, 추경희 등 협력출연자 전원의 호연과 호흡일치는 연극을 성공으로 이끌어 간다.
무대예술감독 손현석, 운영위원 박성원, 음향제작 한 철, 조연출 정현아, 연출부 김가연, 조명 김종호, 조명보 박초록, 음향 심정철, 무대제작 민병구, 사진 장은옥, 분장 김정현 등 제작진 모두의 열정과 노력이 공연에 반영되어, 극단 대하의 최인호 작, 마흥식 예술감독, 박팔영 연출의 <어머니가 가르쳐준 노래>를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고, 흥미와 동시에 감동을 맛볼 수 있는, 친 대중적 걸작연극으로 탄생시켰다.
5월 20일 박정기(朴精機)