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세 나헤라는 어린 시절 어머니를 따라 시우다드후아레스에서 개최된 루차 리브레 흥행을 보러 갑니다.
당시 엘 산토가 선역으로서 인기를 끌었지만 호세 나헤라는 블랙 섀도우와 블루 데몬 같은 악역들이 더 좋았다고 합니다.
악역 루차도르를 동경하며 훈련을 시작했는데 예정된 선수가 불참했으니 대신 경기를 뛰어달라고 요청받습니다.
호세 나헤라는 급한 대로 입고 부츠를 빌려 신고 운동용 반바지를 입은 채 '골라이어스 레예스'로서 첫 경기를 뜁니다.
이후 정식으로 데뷔한 호세 나헤라는 '타이탄'이란 이름으로 가면을 쓰고는 어머니가 만들어준 재킷을 걸칩니다.
'타이탄'으로 1년 동안 활동하던 호세 나헤라는 동료에게서 물고기 닮았다는 농담을 듣고 아이디어를 떠올립니다.
슈퍼맨이나 배트맨 같은 만화 속 초인들처럼 물고기의 모습을 한 초인 루차도르라는 기믹을 구상하고는 가면을 만듭니다.
팬들이 응모한 밀 마스카라스의 가면 디자인에 쥐가오리의 모습을 결합해서 만든 가면을 쓰고 '피쉬맨'으로 변신합니다.
처음에는 금색과 검은색이 섞인 가면이었지만 CMLL에 입단하면서 엘 솔리타리오와 겹치지 않게 하려고 초록색으로 바꿉니다.
피쉬맨은 6년 동안 CMLL에서 몸 담으며 세 차례 내셔널 웰터급 챔피언십 3회, NWA 세계 웰터급 챔피언십 1회를 차지합니다.
나우칼판 지역에서 UWA가 설립되면서 CMLL 소속 선수들이 대거 이탈했는데 피쉬맨도 그 중 한 명이었습니다.
페로 아과요를 꺾고 세계 라이트 헤비급 챔피언에 오른 것을 시작으로 총 네 차례나 이 타이틀을 차지합니다.
당시 UWA가 일본 단체 NJPW와 업무 제휴를 맺었기에 피쉬맨도 여러 차례 일본에서 경기를 뛸 기회가 있었습니다.
NJPW에서는 WWE의 명의로 라이트 헤비급 챔피언십을 신설했는데 피쉬맨도 타이틀을 노리고 토너먼트에 출전합니다.
비록 토너먼트에서 탈락하며 초대 챔피언의 자리를 놓쳤지만 초대 챔피언 페로 아과요를 꺾고 2대 챔피언의 자리에 오릅니다.
멕시코에 온 초대 타이거 마스크와 맞붙어 승리한 피쉬맨은 WWE 주니어 헤비급 챔피언십 역시 손에 넣습니다.
피쉬맨은 일본뿐만 아니라 미국에서도 경기를 뛰는데 멕시코인이 많은 캘리포니아와 텍사스에서 원정 경기를 뜁니다.
캘리포니아에서 경기를 뛰었을 때는 NWA Hollywood라는 단체에 출전했고 텍사스에서는 WCCW라는 단체에 출전합니다.
WCCW에서는 빌 어윈, 몽골과 함께 레바논계 미국인 매니저 스칸도르 아크바가 이끄는 악역 스테이블의 멤버로 활동합니다.
WCCW의 PPV였던 스타 워즈에 출전한 피쉬맨은 빌 어윈, 몽골과 한 팀으로서 크리스 애덤스, 차보 게레로, 호세 로사리오와 맞붙습니다.
다시 한번 일본에 찾아온 피쉬맨은 NJPW의 경쟁 단체인 AJPW에 출전해서 경기를 뜁니다.
AJPW에서 세계 최강 주니어 태그 리그전이 개최되자 동료 루차도르인 베이비 페이스와 함께 출전합니다.
한 달 동안의 일본 원정을 마치고 귀국한 피쉬맨은 다시는 AJPW에서 경기를 뛰는 일이 없었습니다.
일본에 방문할 일이 있으면 예전처럼 UWA와 업무 제휴를 맺은 NJPW에 출전해서 경기를 뜁니다.
다시 일본에 찾아온 피쉬맨은 당시 WWE 주니어 헤비급 챔피언 코브라에게 도전하지만 패배합니다.
피쉬맨은 티후아나의 루차도르 레이 미스테리오 시니어와는 여러 차례 맞붙은 악연이었습니다.
UWA에 출전한 레이 미스테리오 시니어는 피쉬맨과 서로 가면을 걸고 일대일로 맞붙습니다.
이 경기에서 피쉬맨에게 패배한 레이 미스테리오 시니어는 가면을 벗고 맨얼굴로 활동합니다.
피쉬맨은 UWA 출신이었지만 티후아나의 루차 리브레 단체인 WWA에서도 여러 차례 경기를 뜁니다.
이때 다시 한번 레이 미스테리오 시니어와 맞붙어 WWA 세계 주니어 라이트 헤비급 챔피언의 자리에 오릅니다.
CMLL을 퇴사한 안토니오 페냐가 AAA를 설립하자 피쉬맨도 UWA를 떠나 AAA에 합류합니다.
하지만 젊고 날아다니는 루차도르가 가득 찬 AAA에서 나이 많은 브롤러인 피쉬맨의 자리는 없었습니다.
결국 AAA를 떠나 CMLL 등 여러 단체에 출전하다가 멕시코시티에서 열린 흥행에서 마스카라 사그라다와 맞붙습니다.
이날 피쉬맨은 원치 않았지만 마스카라 사그라다에게 패배하며 조항대로 가면을 벗고 자신의 정체를 드러냅니다.
가면까지 벗었지만 관중이 모이지 않아 제대로 된 보상까지 받지 못하다 피쉬맨은 프로모터를 고소합니다.
피쉬맨은 제대로 은퇴식도 치르지 못한 채 가면이 벗겨진 몰골로 링을 떠나는 수밖에 없었습니다.
하지만 CMLL JAPAN을 경영하던 미스테르 카카오에게 초청받아 모처럼 일본에서 경기를 뛰게 됩니다.
이때 블랙 타이거, 히다카 이쿠토와 한 팀이 되어 초대 타이거 마스크의 팀을 상대로 맞붙습니다.
멕시코로 귀국한 피쉬맨은 한때 여러 차례 맞붙었던 비야노 4세의 데뷔 40주년 기념 흥행에 초청됩니다.
선수 활동을 완전히 마무리 지은 이후에도 피쉬맨은 동료 루차도르들과 여러 행사에 참석하며 팬들과 만납니다.
66살의 나이에 세상을 떠난 피쉬맨은 생전 여자관계와 가족 관계가 복잡했습니다.
두 번 결혼했는데 슬하에 세 아이가 있었는데 어느 아내의 아들인지 알려지지는 않았습니다.
확실한 건 종종 조카라고 소개된 장남 블랙 피쉬는 첫 결혼 이전에 태어난 사생아였다는 것입니다.
피쉬맨은 생전 둘째 아들을 아끼며 직접 훈련을 지도했고 여러 흥행이나 공식 석상에 데리고 다니며 소개했습니다.
세 아들 중에서 아버지의 가면과 기믹을 물려받은 둘째 아들은 '엘 이호 데 피쉬맨'이라는 이름으로 멕시코에서 활동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