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5년 창설된 주식회사 스바루(구 후지중공업 주식회사)의 자동차 부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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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1917년 일본 해군 대위인 나카지마 치쿠헤이(中島知久平)가 전역후 나카지마 비행기를 설립하면서 세계2차대전에 전투기를 제작 납품하였습니다. 1945년 일본의 패전으로 군수업체였던 나카지마비행기는 승전국인 연합국에 의해 해체 당했으며 비군수산업으로 전환하여 운송장비 개발에 주력하게됩니다.
1953년 기업분할과 인수합병을 통해 후지중공업으로 재탄생하게 됩니다. 이때 합병된 5개의 회사를 별로 표현하고 5개의 별이 하나의 큰별이된다는 뜻의 지금의 스바루 엠블럼의 시초가 되었습니다.
수평대향 엔진과 4륜구동
수평대향 엔진 (Boxer Engine)과 사륜구동 시스템인 AWD(All Wheel Drive)은 스바루의 상징입니다. 1972년 승용 AWD를 상용화 하였지만 1970년 아우디 콰트로가 더 유명해지면서 4륜구동의 대명사가 되었습니다.
수평대향 엔진(Boxer Engine)은 구조상 엔진 위치를 낮출수 있어 낮은 무게중심으로 뛰어난 운동성능을 제공합니다.
일본 사륜구동의 명가
일본 후지중공업의 스바루는 남들이 하지 않는 새로운 분야를 파고드는 독특한 기술로 생존해왔다. 현재 후지중공업의 전체 매출 가운데 자동차가 80퍼센트를 차지한다. 나머지는 항공우주 및 산업용 엔진이다.
스바루는 사륜구동의 명가다. 일본에서만 판매되는 경차를 제외하고 승용차든 SUV든 모두 사륜구동이다. 여기에 세계 자동차 업체 가운데 포르쉐와 더불어 수평대항 엔진을 쓰는 회사로 유명하다. 일반적으로 자동차 엔진이 직렬이나 V형인 것과 달리 피스톤이 좌우로 마주보면서 수평하게 움직여 이런 이름이 붙었다. 각 피스톤의 움직임에 의해 발생하는 관성력이 맞은편의 피스톤에 의해 상쇄되어 좌우 진동이 거의 없고 작동 및 중량 균형이 뛰어나 높은 rpm에서도 부드럽게 회전수를 높일 수 있다. 피스톤의 움직임이 권투선수가 주먹을 내미는 것과 비슷하다고 해서 ‘박서(Boxer) 엔진’으로도 불린다. 이 엔진은 정숙성과 연비가 뛰어난데다 차체 무게중심이 낮아 핸들링이 좋다. 생산은 상대적으로 어렵다. 기술에 대한 고집을 버린 적이 없는 스바루는 마니아층이 두텁다.
험난했던 역사
1917년, 나카지마 치쿠헤이가 창립한 항공기 연구소로 출발한 후지중공업은 일본 최초의 항공기 제작사인 나카지마 항공회사를 설립해 피스톤 엔진 항공기 24종과 제트기 2종을 생산했다. 2차 세계대전 때는 일본 군부의 사업을 도맡아 일본의 주력 전투기였던 ‘제로센’ 엔진을 제작했다. 이 전투기 엔진이 바로 수평대항이다. 당시 제로센은 연비가 뛰어나 미군의 머스탱 전투기보다 항속거리가 20퍼센트 이상 더 나왔다. 일본의 패망으로 전쟁이 끝나면서 1945년 일본을 장악한 미국은 일본의 진주만 공격에 치를 떨며 더 이상 일본 업체들이 비행기를 생산하지 못하도록 금지했다.
나카지마 항공도 1945년 후지산업으로 이름을 바꾸고 항공 부품을 이용해 스쿠터를 생산했다. 그리고 1950년대 중반, 일본의 재벌 해체에 따라 자동차 섀시, 엔진, 버스 생산업체 등과 함께 사업별로 제휴, 합병돼 현재의 후지중공업이 생겨났다. 여섯 개의 별모양이 특징인 로고는 1953년 설립 50주년을 기념해 탄생했다.
‘스바루’는 ‘지배하다, 모이다’라는 뜻을 가진 일본의 고어다. 일본 고전인 《고사기(古事記)》, 《만엽집(萬葉集)》 같은 고대문학에서는 별자리 이름으로 쓰였는데, 여섯 개의 별이 모인 황소자리를 말한다. 모기업인 후지중공업이 여섯 개 회사가 합병돼 설립된 연유로 이같이 이름이 지어졌다. 스바루의 엠블럼은 푸른 하늘을 바탕으로 황소자리의 여섯 개 별을 형상화한 것이다..
후지중공업은 항공기 사업이 봉쇄되자 자동차 회사로 변신을 시도했다. 평소 “차를 만들려면 제대로 만들어야 한다”는 확고한 신념을 갖고 있던 켄지 키타 후지중공업 초대 회장은 1954년 항공우주 기술력을 바탕으로 최초의 프로토타입 승용차인 ‘P-1’을 개발했다. 이 차는 1958년 출시된 경차 ‘스바루 360’의 단초가 됐는데, 비행기 설계의 기본인 모노코크(뼈대를 얽어 만드는 구조) 방식과 플라스틱 부품을 사용했다. 비행기를 만들던 피는 속일 수 없었던 듯하다. 실내공간이 널찍한데다 가벼워 연비가 좋았다. 귀여운 외모에 저렴한 가격까지 맞아 떨어져 1960년대 ‘마이 카’ 붐을 타고 대박이 났다. 일본 경제부흥의 주역인 단카이 세대(1950년 전후에 태어난 세대)는 이 차를 타면서 일본을 선진국에 진입시켰다.
1966년에 출시된 ‘스바루 1000’은 수평대항 엔진을 단 전륜구동 방식으로는 세계 최초로 대량생산된 차다. 1972년에는 세계 최초로 사륜구동 승용차 판매를 시작했다. 이는 1980년대 초 아우디의 사륜구동보다 10년이나 빠르다. 또 AWD 시스템을 정교하게 개선해 안전을 보장하는 대칭형 AWD 시스템을 개발했다.
하지만 AWD는 스바루의 발목을 잡기도 했다. 아직도 포레스터가 시대에 뒤떨어진 4단 자동변속기를 쓰는 이유는 바로 이 시스템 때문이다. 다른 자동차 업체들이 자동변속기 전문 업체인 독일 ZF나 일본 아이신의 자동 6~8단 변속기를 마음대로 사용할 수 있는 데 비해 스바루는 대칭형 AWD 시스템 때문에 독자 개발한 변속기만을 써야 한다. 타사의 제품은 차체 구조에 맞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 이유로 상품성이 떨어지는 4단 자동변속기를 쓰고 있다.
스바루는 수평대항 엔진 사용에 따른 낮은 무게중심에 덧붙여 자동차 차체 중심 부근에 무거운 부속들을 배치해 더욱 무게중심을 낮추었다. 스바루의 이치가와 가즈하루 엔진기술 총괄부장은 “수평대항 엔진은 스바루만의 특징인 사륜구동 설계를 손쉽게 해줄 뿐 아니라 연비도 전륜 또는 후륜구동 차량에 비해 떨어지지 않는 등 장점이 많다”고 설명했다. 사륜구동인 포레스터 SUV의 경우 2.5L 가솔린 엔진에 4단 자동변속기를 달고도 공인연비가 10km/L 이상 나온다. 스바루는 디젤 엔진도 수평대항 방식으로 만들고 있다.
수평대항 엔진은 장점이 많지만 엔진오일 누수 등 기술과 생산에 어려움이 많아 극소수 자동차 회사만 제작할 뿐이다. 스바루처럼 비행기 엔진 제조사로 출발한 BMW는 모터사이클에 이 엔진을 달고 있다. 엔진오일 교환 등 유지 보수나 내구성은 일반 엔진과 똑같다.
스바루는 2000년대 초 한국과 인연이 닿을 뻔했다. 이 회사는 연간 판매가 60만 대 정도로 규모가 작아 항상 외부 업체와 제휴를 하는데, 2000년 닛산이 갖고 있던 주식 20퍼센트가 매물로 나왔다. 이를 현대차가 입질했다. 그들의 기술이 탐나서였다. 하지만 일언지하에 거절당했다. 현대차가 신기술에 주력하지 않는다는 게 이유였지만 속내는 한국 회사라는 게 자존심이 상했던 것이다. 결국 지분은 GM에 넘어갔다가 2008년 토요타가 다시 사들였다. 스바루는 한일합방 100년인 2010년 4월 한국에 진출했다. 국내 판매 모델은 패밀리 중형 세단 ‘레거시’, 중형 크로스오버 차량인 ‘아웃백’, SUV와 세단의 장점이 결합된 ‘포레스터’다. 하지만 엔고 환률로 고전하다 불과 5년만인 2012년 말에 철수했다. 자동차 판매 경험이 없던 한국 수입 업체와 갈등을 빚고 갈라섰다.
사륜구동과 수평대항 엔진으로 대표되는 스바루의 또 다른 특징은 안전성이다. 미국에서 4만 달러가 넘는 럭셔리카가 아닌 2만~4만 달러 가격대에 포진한 스바루는 대중차 가운데 안전성이 단연 뛰어났다. 미국 고속도로안전보험협회(IIHS)는 2010년과 2011년 연속으로 세단 레거시, 크로스오버 아웃백, SUV 포레스터를 ‘가장 안전한 자동차(Top Safety Pick)’로 선정했다. 또 세 모델은 2009년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에서 실시한 충돌테스트에서 최고 등급인 별 5개를 받았다. 정면충돌의 경우 사륜구동 구조의 특징인 차량 가운데 차축(프로펠러 샤프트)이 들어간 것도 안전도 테스트에 도움이 됐다.
스바루는 2009년 금융위기 여파로 자동차 판매가 줄어든 미국시장에서 일곱 개 일본 자동차 업체 가운데 유일하게 판매가 증가했다. 토요타나 혼다와 비교하면 비슷한 가격대지만 내구성과 안전성이 입증돼 불황기에 소비자의 선택이 늘었다. 특히 눈이 많이 오는 미국 동부 지역 판매가 호조다.
후지중공업은 스바루 자동차의 개발을 가능케 한 수많은 혁신적 개발의 역사를 통해 ‘주행의 즐거움’이라는 개념을 강조해왔다. 언제나 즐겁게 운전할 수 있는 ‘운전자의 자동차’를 지향해온 것이다. 그런 점에서 나는 스바루를 독일 BMW나 아우디와 비교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운전의 즐거움은 BMW의 모토고, 기술을 통한 진보는 아우디를 대표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현존하는 가장 저렴한, 가격 대비 가치가 높은 사륜구동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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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김태진
연세대학교를 졸업하고 서강대 대학원과 KOD 경제정책 과정을 졸업했다. LG그룹과 씨티은행을 거쳐 중앙일보에 입사한 후 사회부, 정보통신부, 기획취재팀, 산업부 등에서 근무했다. 자동차 산업을 4년간 담당하고 13년간 자동차 전문 기자로 활동했으며, 중앙선데이 경제산업부 부장을 역임하였다. 2003년 중앙일보 해외연수자로 선발되어 1년간 일본 나고야대학과 일본자동차기자단에서 도요타자동차의 저력과 성공 비결을 연구했다. 저서로 《도요타 10년 불황을 이겨낸 힘》,《혼다, 우리는 꿈의 힘을 믿는다》(공저)가 있다.
출처 그녀가 타고 떠난 그 차 |김영사 전체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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