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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지, 그 이야기는 끝이 없어라.<황석영 삼국지><고우영삼국지><삼국지경영학><삼국지교양강의><제갈량평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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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지는 로망이다.
황석영 삼국지 / 황석영
삼국지, 정확히 말하면 삼국지연의의 버전은 다양하다.
유명 작가들의 이름을 달아 혹은 명문대 논술을 위해서는 이 책을 꼭 읽어야 할 책으로 분위기 잡는 광고 문구가
여전히 위력을 발휘하는지는 의문이지만 참 많은 시리즈가 나와 있다.
정작 삼국지연의를 읽고 나서 기억나는 장면들은 논술에 인용할 만한 부분들이 아닌
죄다 슬로우모션 들어간 영화장면같은 내용들 -
복숭아 꽃 흩날리는 날 유비, 관우 장비의 결의, 술잔이 식기 전에 적장의 목을 베고 오는 관우
조조와 원소의 관도대전, 노장 황개가 거짓 투항하는 적벽과 제갈량의 출사표까지
나관중의 상상력에 의해 가공된 이야기 속에 숨은 이야기들은 읽는 이의 가슴에 불을 지필 뿐이다.
어떤 작가의 판본이든 누구나 한 번 쯤 읽어보게 되는 삼국지연의 중에서 이 책을 골라본 건
이야기 중간중간에 적혀 있는 한시 구절들이 등장 인물과 사건 곳곳에 배치되어 있기 때문이다.
조조는 손권은 현덕은 제갈량은 사마의는 과연 어찌할 것인가?
한시의 짧은 여운이 주는 이야기 속 상상력과 가정의 갈래들은 삼국지의 재미다.
" 한고조 칼을 들고 함얌으로 들어갈 때/ 타오르는 해 부상에서 떠올랐네
광무제 융흥하여 대통을 이으니/ 금빛 까마귀 하늘 한복판으로 비상하였도다.
(중략)
분분한 세상사는 끝이 있을소냐/ 운수는 망망하여 도망할 길이 없도다
삼국 정립도 이미 꿈으로 돌아갔거늘/후세 사람들 애도한다며 공연히 소요을 일으키누나 "
삼국지는 생생한 캐릭터다.
고우영 삼국지 / 고우영
'쪼다 유비'를 좋아하십니까? 아니면 새로운 혁신 세력의 리더로 재평가 받고 있는 조조 맹덕?
연의에 근거한 인물들의 활약을 그대로 읽는 재미 못지 않게 만화는 살아있는 캐릭터로 삼국지를 보여준다.
만화로 손쉽게 삼국지를 읽으려다가 도리어 책보다 깊고 날카로운 통찰과 해학을 느끼게 되는 경우
고우영 삼국지의 매력은 그런 웃음코드에 있다.
덕을 바탕으로 마냥 좋은 사람으로 그려지지만 속은 그 누구도 알 수 없기에 능글맞은 유비의 음흉함
낙양을 불태우며 노래 부르던 네로 동탁, 있는 집 명문가의 후손이지만 무능함으로 관도에서 자신의 모든 것을 잃어버린 원소
꽃미남 시스터 보이 공명 제갈양과 단순 무식한 벌렁코 남자로 그려진 여포 등 사료에 근거하지만 작가의 재해석으로 그려진
인물들이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사건과 장소에서 대사치는?장면을 보면서
삼국지가 질리지 않게 읽히는 것도 그런 다양한 인간 군상들이 모습이 살아있기 때문은 아닐까 라는 생각을 해 본다.
장판교 위에 서 있는 장비를 보며 조조가 묻는다.
"저게 누구였지?"
"장비라는 깡패죠"
"너희들 옷깃을 열어봐라"
"옷깃을 열다뇨? 여기서 이를 잡습니까?"
"그 전에 관우가 말했던 것을 적어 두라고 했었지"
"장비란 장수는 적진 속에 들어가 적장의 목을 따는 일을 마치 제 주머니 속에 토큰 꺼내듯 한다고 그랬다"
(중략)
"조조가 장비를 너무 겁내는지라 모든 장수가 좀 뿌루퉁했다. 그러나 감히 나서는 장수가 없었다"
"장비의 부릅뜬 눈이 아무래도 사람 백정을 닮았기 때문이다"
삼국지는 비즈니스다.
삼국지경영학 / 최우석
빌게이츠,스티브잡스,에릭슈미트
마이크로 소프트, 애플, 구글을 이끌고 있는 CEO 들의 각축 혹은 3개의 업체간의 구도를
다루는 기사들의 머릿글에는 대부분 삼국지란 단어가 들어간다.
위 촉 오 삼국이 어떻게 자원과 조직 인재를 이용했는지 또 경쟁에서 어떤 책략을 구사했는지는 기업들이나
조직을 이끄는 사람들이라면 반면교사로 삼을 일들이 많기에 삼국지는 경제,경영서로도 읽힌다.
클라우제비츠의 전쟁론도 마케팅 담당자들에게 고전으로 읽힌다고 하니 창과 칼이 난무하는 옛 전쟁터보다 더 살벌한
곳이 시장과 인재를 두고 벌어지는 기업간의 쟁탈전인 것 같다.
삼국지 경영학 이 책은 크게 능력을 우선시하고 좋은 시스템으로 인재를 기르던 조조
감성 리더쉽의 실천가였지만 자신의 야심을 위해서는 변신할 수 있는 유비
뛰어난 외교술과 유연함으로 동오를 이끌었던 손권,
이 세 명을 두고 인재를 쓰는 스타일과 그들의 선택을 이야기 한다.
경영학, 리더쉽이라고 해서 거창한 내용을 기대했다가는 약간 실망할 수도 있지만
사람을 일단 쓰면 의심하지 맖 것이며 진실된 마음이 없는 감성리더쉽은 한걔가 있을 수 밖에 없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국가나 기업이 융성하는 길은 좁고 망하는 길은 넓다"라고 이 책의 말미에 적혀있다.
이번 싸움터에 어떤 장수를 보낼지, 이번 위기는 어떤 선택지를 고를지
조조도 고민했고 스티브 잡스도 고민하고 우리도 고민한다.
삼국지는 역사다.
삼국지교양강의 / 리둥팡 지음
역사에 상상력을 더해서 재미를 더한 드라마들이 많이 만들어지는 것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해야할지
다양한 세대들이 지루하게 여기는 역사를 쉽고 재미있게 다가설 수 있게 하는 긍정적인 면이 더 큰 건지
아니면 자칫 왜곡된 역사관에 실제와는 동떨어진 역사를 받아들이는 폐해가 큰 건지 짚어볼 문제인 것 같다.
삼국지교양강의의 저자이자 역사학자인 리둥팡은 일침을 놓고 있다.
"보통 각 시대의 연의의 작가들과 오늘날 역사소설을 쓰는 수많은 작가들, 텔레비전 드라마의 연출가들은 십중팔구 역사를
부풀리거나 왜곡함으로써 망치는 경향이 있습니다. 문화예술은 문화예술이고 역사는 역사라는 논리지요. 이분들은 '문화예술'이라는
글자를 면죄부처럼 내밀며 옛사람들을 제멋대로 평가하고 지금 사람들을 속일 특권이라도 지닌 양 전횡을 저지릅니다.
옛사람은 이미 죽어 항의할 방법이 없고, 지금 사람은 사기를 당해 뭘 모르니 후환이 무궁합니다"
사학자의 서술답게 우리가 미처 알지못한 혹은 잘못알고 있는 삼국지, 삼국연의에 대한 이야기를 각 인물별로 설명 해 준다.
미인계의 원조 초선이 사실은 가공의 인물이고 실제로는 지위를 부르는 호칭이었음을 우락부락한 장비가 미인도를 잘 그리고
힘있는 필체를 자랑하는 문사였다는 사실, 익히 잘 알고 있는 적벽대전의 진행을 실제로는 이랬는데 이렇게 알고 있었구나 라는
역사적 사실들은 삼국지의 다른 재미다.
새로운 해석들을 검토하고 다양한 가설과 자신의 한계를 인정하면서도 사실을 전하고자 하는 사학자의 삼국지 읽기
"합한 지 오래면 번드시 나뉘고 나뉜 지 오래면 반드시 합한다"로 마무리 되는 이 책의 마지막 장을 덮으면서 역사를 다시 생각한다.
삼국지는 의리다.
제갈량평전 / 여명협 지음
시골의 평범한 선비를 세 번이나 찾아온 유비, 그로 인해 충성스럽고 용기도 있으면서 지력도 겸비한 제갈량을 얻는다.
제갈량은 또 어떤가 유비의 기세가 훗날 관우의 죽음과 형주의 손실로 촉이 위를 멸망시키는 것의 불가능함을 알았지만
그 불가능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여섯 차례나 출병했던 의리의 남자였다.
밭을 갈고 책을 읽었던 그가 구구절절 글자를 따지지 않고 문제 제기와 해결 방안 구상에 고민한 것은 훗날
백성들의 실절적인 이로움을 고민하고 상인을 천대하지 않았으며 청렴한 인재로 만들었다.
이 책은 평전이라는 책 제목답게 제갈량의 일생에서 느낄 수 있는 인간미와 사상에 대해서 전반적으로 다루고 있다.
관우도 사당에 모셔진 신이 되었지만 제갈량도 두루두루 존경받는 인물이 된 가장 큰 이유는
신출귀몰한 전략과 뛰어난 재기에 있는 것이 아니라 (사실 그는 승리보다 패배가 많았다고 한다)
불가능해 보이는 약속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그 뜻을 저버리지 않은 그의 의지란 생각이 들었다.
삼국지에는 수많은 인물들이 등장한다. 자신의 뜻을 위해 배신도 하고 이합집산하는 무리들 중에서 돋보이는 제갈량
진인사대천명, 그저 사람은 할 일을 다하고 천명을 기다릴 뿐이다. 의리있게.
[출처] 삼국지의 다섯가지 매력? 다시 만난 삼국지 이야기|작성자 B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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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큰아이 초등학교땐 만화로, 중학교때엔 이문열 소설로 아빠랑 재밌게 있는 모습을 봤지만 제게는 별매력이 없었던 책. 간간히 식탁에서 삼국지의 여러 에피소드로 귀동냥하는 정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