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의 당뇨병 환자는 만성질환 자체에 대한 스트레스를 느끼기 때문에 정신적인 면이 남성의 기능장애에 일부 작용할 것이다. 따라서 치료자와의 충분한 상담을 통하여 환자 자신이 치료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고 적극적인 자세로 치료에 임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여러 검사결과 정신적인 것이 유일한 원인으로 진단되면 일차적으로 정신과 전문의에 의한 정신치료를 추천하게 된다. 주로 행동치료에 의한 것이고 성행위시의 불안심리를 없애는 것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 이와 같은 행동치료를 성 치료라 한다. 성 치료는 우리 문화적 배경과 상충되는 점이 많아 실제로 치료에 어려움이 많으며 따라서 치료 성적도 크게 못미친다.
▣ 내과적 약물요법
인간의 역사상 최음제만큼 그 개발에 많은 노력을 들여온 약도 없을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복용하여 확실하게 발기를 유발하는 약은 없다. 요힘빈 등의 약들이 치료제로 시도되어 왔으나 그 효과가 뚜렷하지 않다.
▣ 진공음경발기법
당뇨병을 포함한 대부분의 경우 음경 외부에 부착하여 손쉽게 발기를 이룰 수 있는 치료방법이다. 음경 외부에 진공상태를 만들어 음경내부로 혈액을 유입시킨 후 음경 뿌리부분에 고무밴드를 조여서 단단한 남성의 상태를 만드는 방법이다. 이 기구는 여러가지 종류가 있으나 대부분 한쪽이 막힌 원통형 관과 진공을 만드는 펌프, 이 둘을 연결하는 튜브와 고무밴드로 이루어져 있다. 이러한 방법에 의한 발기는 정상적인 것과 몇 가지 점에서 다르다. 첫째는 동맥이 고무밴드에 의하여 눌리기 때문에 혈루가 적어지고 따라서 체온에 비하여 약 1℃가량 온도가 낮아진다. 둘째는 남근의 크기가 더 커진다. 셋째는 고무밴드를 조인 부위 이하는 단단해지지 않기 때문에 이 부위에서 쉽게 굽혀질 수 있다. 넷째는 요도가 같이 눌리기 때문에 사정할 때 정액이 배출되지 않는다는 점 등이다. 그러나 진공음경발기법은 혈액순환을 방해하는 방법이므로 30분 이상 사용할 수 없고 간혹 통증을 호소하는 경우도 있다.
▣ 혈관확장제 자가주사법
인체내의 혈관은 항상 일정한 내경을 갖는 것이 아니라 필요에 따라서 그 크기를 달리한다. 예를 들면 피부의 바로 아래층에는 수많은 가느다란 혈관들이 분포한다. 추운 곳에 가게 되면 얼굴이나 손이 창백하게 변한다. 이것은 몸안의 열을 보존하기 위해서 피하의 혈관들이 수축을 하기 때문이고 반대로 더운 곳에 가게되면 몸안의 열을 외부로 내보내기 위해서 피하의 혈관이 확장을 하기 때문에 얼굴이 벌겋게 되는 이치다. 몸 안에서 이러한 혈관의 확장과 수축이 가장 적나라하게 표현되는 곳이 바로 남근이라고 할 수 있다.
에로틱한 자극을 받으면 뇌와 척수 등의 중추신경은 남근을 구성한 혈관에게 확장하라는 명령을 내린다. 그러나 당뇨병에 의하여 손상된 혈관과 신경조직은 이러한 명령을 적절하게 전달하지 못하게 된다. 따라서 이러한 명령계통을 거치지 않고 혈관을 확장시키는 약물을 직접 남근에 주사하는 방법이다. 아주 가는 주사바늘을 이용하여 혈관이나 신경의 손상을 피하여 스스로 주사하는 방법으로 심한 정맥의 누출이 있는 경우를 제외한 대부분의 환자에서 약 1시간 정도의 발기를 유지할 수 있다. 물론 정상적인 명령계통을 받지 않기 때문에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이 없이 단단한 남성이 유지된다.
합병증으로는 남근이 수그러지지 않고 계속되는 경우(지속발기능)가 있으며 주사부위가 국소적으로 딱딱하게 변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소량의 약을 혼합하여 적절한 용량을 사용하고 정확한 주사방법을 이용하면 대부분에서 예방이 가능하다. 남근에 직접 주사를 한다는 것만 받아들일 수 있다면 가장 확실하게 완벽한 발기를 이룰 수 있는 방법이다. 약물로는 PGE1같은 약물이 단독 사용되기도 하고, 강력한 세가지 혼합약물이 사용되기도 한다. 필자의 나성의학 클리닉에서는 세가지 혼합약물이 주로 사용되고 있다. 약물, 주사기 및 알코올 스펀지를 작은 비닐 팩에 넣어 키트화(상품명 이렉키트, Ereckit)하여 환자들이 가정에서 편리하게 이용하도록 배려됐다. (도움말 : 백재승 / 서울대 의대 비뇨기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