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자께서 도우셨나봐요
왕위씨에게 안동은 오기 전과 와서 살아보니 어떤 느낌이 드는 도시인지 궁금했다.
“처음에 안동을 ‘한국 정신문화의 수도라고 해서 큰 도시인 줄 알았어요. 그런데 와서 보니 그리 큰 규모의 도시는 아니더군요. 하지만 작은 도시라 더 마음에 들었어요. 특히 안동 주변의 산과 들이 너무도 아름다워 더 사랑하게 되었어요.”
그녀의 안동인연이야 남편과 연결된 것이지만 안동시청 공무원이 될 거라곤 생각도 못했다고 한다.
“정말 안동으로 오게 된 경위도 인연인 것 같아요! 중국에 살 때는 안동에서 공무원을 하며 살게 될 줄은 꿈에도 생각해보지 않았거든요!”
왕위는 중국 대학에서 국제정치학을 전공했는데 2006년 교환학생으로 한국에 와서 1년 동안 한국학을 전공했다. 대학을 졸업한 후에 한국문화에 대해 더 많은 것을 공부하기 위해 지난해 연세대학교 한국학협동과정 대학원에 입학하여 석사과정을 공부하면서 유교사상을 공부하게 되었다.
“유교사상이 어려웠지만 공자, 맹자, 주자, 퇴계이황선생을 공부하게 되었지요. 열심히 공부하는 것을 보고 한국학 교수님의 추천으로 오게 되었어요. 정말 공자께서 도우셨나봐요!”
안동문화와 유교사상을 현장 속에서 제대로 배우는데 안동시와 왕위의 궁합은 더할 나위 없이 잘 맞아떨어진 것이다. 게다가 중국에서도 공무원이 되는 일은 쉽지 않은 터라 친정부모님께서 무척 좋아하셨고 자랑스러워했다고 한다. 좋은 일엔 항상 ‘공자께서 도우셨나봐요.’를 외치는 이 젊은 중국 여인에게 말로 형언할 수 없는 친근감이 들었다.
앞으로 안동시의 공무원으로서 역할과 포부도 남다를 그녀다.
“안동을 중국에 많이 홍보해서 중국관광객들을 많이 오도록 해야겠지요. 중국관광객들이 한국에 와서도 서울시내 쇼핑이나 제주도, 경주까지는 관광을 다니는데 안동은 관광코스에 포함되어 있지 않아요. 아직은 안동이 잘 알려져 있지 않거든요.”
“중국관광객들을 안동으로 오게 할 수 있는 왕위 씨만의 대안이나 묘책이 있어요?”
“중국은 공자를 성인으로 존경하고 있지요. 그런 만큼 유교문화가 가장 많이 남아있는 안동이라는 것을 홍보하면 가장 효과가 클 것 같아요. 그리고 안동의 자연 경치와 고택체험 등을 잘만 소개한다면 안동으로 관광을 많이 올 것 같아요!”
왕위는 도산서원 입구에 있는 공자의 후손 공덕성이 친필로 쓴 추로지향(鄒魯之鄕) 기념비에 대해서도 자세하게 알고 있었다. 추로지향이란 말은 공자가 노나라 사람이고 맹자가 추나라 사람인데서 유래된 말로 공자, 맹자와 같이 학문에 뛰어난 성현이 태어난 지역을 높여 부르는 말이며 도산서원의 추로지향 기념비는 공자의 77대 종손인 공덕성(孔德成) 박사가 도산서원을 방문, 알묘한 후 친필로 휘호한 내용이다. 그 공덕성이 2008년에 77세로 돌아가셨으며 장례식 때는 안동시청에서도 참가했다는 이야기를 그녀는 전해 주었다.
사투리는 억수로 힘드네요
얼마 되지는 않았지만 안동생활 중 가장 어려운 점은 사투리라고 한다. 한국말을 능숙하게 구사하는 왕위에게도 사투리는 경험에 의해 익히게 되는 터라 아직 익숙하지 않다고 한다. “안동사투리는 정말 어려워요. 직장에서 여자직원들은 대부분 표준말을 써서 잘 알아듣는데 남자직원들이 쓰는 안동사투리는 정말 알아듣기 어려워요!"하며 웃는다.
안동사투리 중에서 아는 것이 있는지 묻자 웃으면서 잠시 생각을 더듬는다.
“억수로가 무슨 뜻인지 몰라 한참 헤매서 그런지 지금은 확실하게 알아요.”
업무 시작하면서 갖게 되는 문화적 차이점도 몇 가지 있다고 한다.
“언어 자체가 중국어와 차이가 많이 나서 참 어려워요. 예를 들면 중국어는 존댓말 자체가 없는데 한국말은 존댓말뿐만 아니라 같은 뜻을 가진 낱말들이 너무도 다양해서 언어를 구사하는데 한계를 느낄 때가 많아요. 더군다나 그 많은 낱말들을 익혀서 글로 표현하기는 더 어려울 것 같지만 열심히 공부하고 있어요!”
그리고 덧붙여 안동은 예의가 참 바른 것 같아 매사에 조심스럽다며 다시 두 손을 앞으로 여민다.
그녀가 시청에서 주로 하는 일은 중국에 안동을 홍보하는 일이다.
“아직 얼마 되지 않아서 중국관광객 안내와 팸플릿을 중국어로 번역하는 일을 해요. 출근한지 얼마 되지 않아 모든 게 어렵고 힘들지만 같은 부서 직원들이 많이 도와주고 있어요. 특히 게이코 언니가 많이 도와주고 있어요.”
오가타 게이코는 2007년 본지에 ‘신안동인으로 소개도 되어 익히 잘 알고 있는 분이기도 하다. 일본인으로서 최초로 안동시 공무원으로 근무하면서 안동을 일본에 많이 소개 했고, 특히 일본관광객들을 유치하는데 그녀의 성과가 크다. 그리고 올해 5월 웅부공원에서 전통혼례로 안동남자 그것도 같은 시청 직원과 결혼을 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같은 부서 옆자리에 근무하고 있고, 언니처럼 잘 대해주고 있어요. 게이코 언니가 지난 몇 년간 근무하면서 일을 너무 잘해서 안동시장님을 비롯하여 모든 직원들이 저에게도 언니만큼의 기대를 하는 것 같아 잘할 수 있을지 부담스러워요!”
안동남자와 결혼한 외국인 새댁이라는 공통점을 가진 그녀들이기에 짦은 시간에 쉽게 친해질 수 있었다. 옆에서 늘 마음 든든히 도움이 되고 있다고 한다.
글로벌 시대를 살아가면서 왕위 씨도 게이코 씨처럼 중국관광객들을 많이 유치해서 안동시의 공무원으로 큰 업적을 남겼으면 하는 마음이다.
가을날의 병산서원, 잊지 못해요
“안동음식 중에서 가장 좋아하는 것이 있어요?”
“네, 안동찜닭은 서울에 있을 때부터 좋아했는데 안동 와서 먹으니 더 맛있고요. 삼계탕도 좋아하고 안동의 모든 음식들이 입에 잘 맞아 다행이에요.”한다.
“안동에서 가본 곳 중에 가장 마음에 드는 곳은 어디였어요?”
“도산서원, 하회마을, 병산서원, 봉정사를 가 봤는데 처음에 도산서원이 좋았는데 병산서원에 가보고 나서 병산서원이 더 좋아졌어요. 주변 풍광이 너무 아름답고 특히 가을의 병산서원이 가장 아름다운 것 같아요.”
이래저래 시작하는 것이 많은 그녀이기에 아직 특별히 즐기는 취미생활은 없다고 한다.
“아직 업무 익히느라 취미생활은 꿈도 못 꾸고 있어요. 휴일 날은 남편과 함께 공부도 할 겸 해서 하회마을이나 도산서원 등 안동주변의 문화재나 관광지를 돌아봐요. 오가는 길에 음악을 크게 틀고 드라이브 하는 것이 취미라면 취미예요.”
“한국 음식이나 안동 음식 중에서 잘 하는 것이 있다면 어떤 음식이에요?”
입을 막고 웃기만 하다가 자신 없게 말한다.
“아직 잘 할 줄 몰라요. 주로 외식을 하거나 남편이 많이 해주는 편이에요.”
그러면서 신랑이 좋아하는 중국 음식은 가끔 요리할 때도 있다고 한다. 제삼선(地三鮮)이라는 요리인데 땅에서 나는 세 가지 신성한 야채(가지, 고추, 감자)를 튀겨서 먹는 음식이라고 자세하게 소개를 했다.
“한국 남자, 특히 안동남자들은 참 무뚝뚝한데 왕위씨 남편은 어때요?”
“네, 잘 해줘요. 무뚝뚝하지도 않고 설거지도 잘하고 집안 청소도 하고 잘 해줘요.”한다. 신랑 하나만 믿고 중국에서 안동까지 와서 사는 어여쁜 색시에게 무엇인들 해주지 못하겠는가 하는 마음이 들었다.
가능하면 1남 1녀를 낳아 한국과 중국문화에 능통한 인재로 키우고 싶다는 왕위. 어릴 때 장래희망은 교사였다. 영어교사 자격증도 따고 열심히 공부한 그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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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따자 하우~~ 워 지아 피아오 쓰 용!!! 한국을 위해 홧팅입니다~~^*^ 짜이 지엔~~^*^
고향 안동 소식 올려 보았습니다..
처녀가 아니었네요? 에구 아깝당..ㅋㅋ
이런~!!!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