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층간소음 문제로 낫을 휘두르고 몸싸움을 해 병원에 실려가는 등 끔찍한 누스를 보았는데요... 저희도 지난해 살전 아파트를 전세놓고 이사온지 몇일 만에 겪은 아래층 아줌마의 "난동"을 생각하면 가슴을 쓸어내립니다.
저는 잠시 당황했지만 문제를 잘 해결했고, 지금은 서로 선물을 주고 받으며 층간소음과 관련해 큰 애로사항을 느끼지 않고 살고 있답니다.
그 일을 잠시 소개합니다.
이사 온지 약 2주 정도 된 지난 해 1월 오후 5시반쯤이었는데요.
마침 전에 살던 곳의 이웃 한분이 다니러 오신 날이었답니다. 저는 저녁을 짓고 아이는 "할머니"처럼 따르는 이 분과 "창 밖을 보라" 등등을 신나게 부르며 하하호호 웃고 있었는데요.
잠시 후 경비실로부터 인터폰이 왔답니다.
아래층에서 항의가 들어왔으니 뛰지 말라고 하더군요.
뛰지는 않았지만 알겠다고 하고 혹시나 해서 관찬을 했는데 뛰지 않았고 그냥 큰 소리로 할머니와 둘이서 노래를 부르며 웃고 떠들고 할 뿐이었답니다. 그런데 다시 인터폰이 왔고, 그렇게 인터폰은 총 3차례 왔답니다.
저는 경비아저씨께 죄송하다고 말하고 뛰지 않았고, 앉아서 노래 불렀다고 했더니 아무튼 아래층에서 시끄럽다고 항위가 들어왔다고 하더군요. 인터폰을 끊고 이번에는 저도 참여했는데요.
곧이어 초인종소리가 울립니다.
"누구세요?"하며 문을 열자마자 앙칼진 여자의 목소리가 귀청을 뚫고 들어오네요.
"지금 뭐하는 거예요? 지금뭐하는 거냐고? 한번 해보자는 거야? 지금 뭐하는 거냐고?"
악을 쓰며 고래고래 고함을 치는 통에 저는 순간 아무 말도 못했답니다. 아이도 얼어서 무서워하고 있어서 저는 밖으로 나가 아주머니를 진정시키면서 아래층 계단으로 내려갔답니다.
아래층으로 내려가서 저는 아무 말도 하지않고 그 아주머니가 하는 말을 조용히 모두 들어주었답니다. 고개를 끄덕여 주고, "그래겠네요" "예, 속상하셨겠어요"라는 말을 진심으로 하면서 더 이상 할 말 없을 정도로 하고 싶은 말을 모두 하도록 했답니다.
누구든 멱살잡이를 하고 엉겨붙어 힘자랑을 할 것처럼 길길이 날뛰던 아주머니는 약 한시간 이상 자기 이야기를 정신없이 쏟아낸 후에는 더 이상 할 말이 없는지 온순해졌는데요.
그 분 말의 요지는 이런 것이었답니다.
"우리 집에는 대학생과 올 해 고2 되는딸이 있다. 7살 딸이 있다면 발꿈치 들고 다니도록 교육하고 엄마가 무섭게 야단을 쳐서라도 아이를 잡아야 한다. 전에 이 집에는 고등학생 자녀를 둔 맞벌이 교사부부가 아주 조용했는데, 그 분들이 이사 가고 새로 이사온 부부에게 아이가 3명 있었는데 너무 시끄러워서 그 집과 갈등을 많이 빚었다. 결국 이 부부는 이사 온 지 1년도 못돼서 나가고 댁이 새로 이사 온 거다. 이 곳에서 아이 키우고 오래 살려면 조용히 해야 한다."
"내가 마루바닥에 귀를 대고 들오보니 아까부터 계속 "창밖을 보라 창밖을 보라" 노래하고 시끄럽게 떠드는 소리가 들리더라. 아파트들이 다 그렇겠지만 여기도 위층의 소리가 다 들리니 조심해야 한다"
그 분의 태도를 보니 정말 시끄러워서라기 보다, 새로 이사 온 윗집에 "엄포"를 놓고 "길들이려는" 심산이었다는 걸 알 수 있었답니다.
상식적으로 겨울 저녁 5시30분 전후의 시간에 주부라면 저녁을 준비하고 다소 분주한 시간 일텐데 그 시간에 마루바닥에 누워 귀를 대고 위층에서 무슨 소리가 들리나 듣고 있다가 냉큼 인터폰을 3차례나 하고 나중에 뛰어 올라오기까지 한 것이 이해가 가지 않았답니다. 무엇보다 쿵쿵거리며 뛰지 않았고, 앉아서 노래한 것이 전부인데 말이죠.
아주머니의 말을 진심으로 전부 들어주고 고개를 끄덕여 준 후 저는 이렇게 말했답니다.
아주머니 마음 충분히 이해가 갑니다. 그동안 정말 힘드셔겠네요.
그런데 저는 TV에서 층간소음으로 서로 칼부림하고 병원에 실려가는 뉴스를 많이 봤답니다. 그때마다 저는 아래층과 위층이 서로 친하게 지내고 좋은 이웃으로 지내야한다는 생각을 했답니다. 그렇게 되면 서로 신경이 날카로워져서 본의 아니게 비극적인 일이 생길 수도 있어서 저는 늘 조심하는데요.
집이 휴식의 공간이 되고 이웃이 반갑고 좋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서로 예쁘게 봐주고 서로 이해하다 보면 작은 것들은 그냥 넘어가게 되고, 이해하는 마음이 생기지만 신경이 곤두서면 사소한 것도 날카롭게 대립하게 되고 그러다보면 위층아래층이 다 불핼하고 힘이 들 수가 있죠.
저도 아파트 생활 오래했지만 층간소음으로 분쟁벌인 적 없답니다.
왜냐하면 상식적으로 납득 갈 만큼 저는 조심하거든요.
아이는 뛰지 못하게 하고 밖에 가소 뛰다가 들어옵니다.
하지만 아이가 어리기에 잠시 다다닥, 하고 현관쪽으로 뛰어가거나 엄마가 다른일을 하는 동안 쿵, 소파에서 뛰어내릴 수는 있어요. 하지만 그게 반복되지는 않는다고 약속할 수 있어요. 잠시 시끄럽더라도 저를 믿고 엄마가 아이를 곧 제지시킬거라고 생각하시고 기다려 주세요.
어차피 집이 절간이 될 수는 없잖아요. 생활의 소음이 전혀 없는 곳은 없어요. 거리에 나가도 음악소리, 자동차소리 시끄럽고요. 그런데 위층에 아무 소리도 안나는 걸 원하신다면 저 아니라 누가 이사와도 갈등을 빚을 수 밖에 없을 거예요. 교사부부처럼 맞벌이 부부로 고교생 아들만 있어서 하루종일 집에 아무도 없다면 몰라도 말입니다.
오늘 같은 날 저의 남편이 없어서 다행인데요. 남자들은 오늘 아주머니처럼 이렇게 하면(난동수준으로) 참지 않아요.
저희 남편은 욱하는 성격이 있어요.(정말 욱하는 성격입니다^^)
저는 아주머니 말씀 잘 알아들었고요. 공부하는 자녀가 둘이나 있으니 얼마나 힘드실지 알 수 있답니다. 저는 상식적으로 사는 사람입니다. 저를 믿으시고요. 마음을 푸세요. 그리고 좀 너그럽세 봐주세요.
저도 오래 아파트에 살았지만 한번도 위층에 인터폰하거나 올라가지 않았답니다. 인터폰을 하거나 위층에 올라가기 시작하면 그때부터 "불행"이 시작되는것 같아서요.
"뭐야! 내가 조용히 하라고 했는데 또 시끄럽게 해" 하는 생각이 들면 그때부터 집이 아니라 지옥이 되고 서로 힘들어 지거든요.
물론 너무 심하다면 정중히 항의해야겠지만 말입니다.
완곡하고 부드럽게 제가 말을 마치자 아주머니는 이미 많이 누그러졌고요. 저에게 이렇게 덧붙이더군요.
"오늘 내가 오버한 느낌이 드네요. 전에 살던 집하고 1년 동안 너무 스트레스를 받아서 그런거니 이해해 주세요"
그리고 이런 말도 하시더라구요.
"확실히 예전 집과는 달라요. 사실 그 정도는 살면서 소음 날 수밖에 없는데, 이 놈에 아파트가 부실시공해서 그런건지"
그 후 저희는 평소대로 했고, 저를 볼 떄마다 아주머니는 무슨 이유에서인지 "고마워요"라는 말을 자주 하더라구요. 봄에는 시골서 가져왔다며 대파를 잔뜩 가져다 주시기도 했답니다.
저희도 시댁에서 농사지은 양파와 마늘을 가져다 드리기도 했고 지난 가을엔 호박고구마를 아이와 함께 아래층에 드렸답니다. 그랬더니 아이 과자랑 올리브유를 저희 현관문에 걸어놓고 가셨죠. 저희 딸은 과자를 잘 먹었다는 편지와 그림을 그려서 아래층 우편함에 넣었고요. 지금은 종종 만나면 덕담을 건네며 지내는데요.
아래층에서 층간소름으로 항의를 할 때 맞고함 치며 싸우는 건 치혜롭지 못하다는 생각을 합니다. 그 분들의 고충을 충분히 들어주고 정말 신경써서 배려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아이들이니 당연히 뛰어 다니고 놀고 그러는 거지"하는건 좀 아는듯하고요.
다만 경고성 "멘트"는 필요하다고 봅니다.
피차 극한의 대립까지 가길 원하는 사람은 없으니까요.
살다보면 신경이 너무나 예민하고, 우리는 절대 아주 작은 피래도 보지 않고 살겠다고, 사사건건 날카롭게 대응하고 사람들이 있는데요. 이때 함께 싸우는 건 어리석은 일이고요. 갈 때까지 가는 것은 피차 괴로운 일이니 서로 조금씩 양보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도록, 기분 나쁘지 않게 알려주는 것이 필요한 것 같아요.
물론 아래층을 위해 배려해야 하고요.
그러다보면 조금씩 앙보하면서 나름대로 페이스를 찾아갈 수 있다고 봅니다.
그런데 저희도 누군가의 아래픙인데요. 저의 위층 18층은 피아노 개인교습을 하시고 있어서 정말 시끄럽거든요.
그래도 저는 따로 항의를 하지 않았답니다. 조금은 불편을 감수하고 사는 것이 아파트 생활이고 조금 이해하는 마음을 가지니 크게 화가 나거나 신경이 곤두서지 않더라구요.
다만 아래층에 사시는 분들이하면 이런 방법을 써보세요.
관리사무소에 연학해서 매일 층간소음 분쟁 발생하지 않도록 서로 조심하자고 안내방송을 하도록 하고요. 1층 게시판이나 엘리베이터에 서로 주의하자는 안내문을 붙이도록 하는 거죠.
그래도 너무 심해서 견딜 수 없다 싶으면 정중하게 항의해야겠지만 즉각적으로 분노해서 그때그때 반응하면 피차 많이 피곤해지고 나중에는 어느 한쪽이 이사를 가든지, 더 나쁜 상황이 발생하기도 하는데요.
이성적으로 대처하고 직접 대면해서 분노를 발하기 보다 중재자를 통해 서로 배려하도록 독려하는 거죠
특히 아래층에서 "마구" 들이댈 때는 그분들의 고충은 충분히 들어주되, 감정적으로 대처하면 서로 벼랑까지 갈 수도 있으니 사이좋게 지내자는 메시지를 전달하는것이 좋을 듯 합니다.
그러나 어던 경우에도, 상식적으로 통용될 수준의 요구를 하고, 소음발생이 최소한이 되도록 노력해야겠죠.
함께사는 공동주택은 서로 조금씩 양보하고 조금씩 불편을 감수할 수 밖에 없어 보이거든요. 본의 아니게 조금씩 피래도 주고 폐도 끼치고, 나 또한 조금은 피해를 보며 살아가는 거라는 생각을 갖는 것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나는 조금도 폐를 끼치지 않고 살아간다고 누구도 장담할 수 없죠. 그리고 나는 조금도 피해를 볼 수 없다고, 상대방에게 끝도 없이 권리만을 주장하는 것도 욕심이라고 봅니다.
첫댓글 아파트에서 새벽1시부터 큰소리로 노래 부르는 양반은 어떻게 대처 해야되져?
밤늦게 노래 소리가 들리시면...경비실에 전화하지 마시고요.. 관리사무실에 당직자가 있으니... 관리사무실로 전화하셔서 해결해 달라고 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