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에서 강원도 양양까지 32피트 요트 항해기
레이디버드호는 시즈오카에서 출발하여 5일간 항해후
부산에 도착하여 통관수속을 마치고 2015년 6월5일 부산 요트경기장을
출발하여 3박4일 일정으로 강원도 양양의 수산항을 향해 출발했다.
이번항해의 참가자는 부산의 강선생님, 인천의 정오현선장님(예인선)
서울의 루더님과 김진우님 모두 4분이 참가하였다.
3분은 이미 요트 면허가 있고 정오현님은 바다생활을 오래하였고
딩기경험도 있어 모두 요트는 낮설지 않은 상태이다.
출발하는 첫날 아침 5시에 일어나 기상을 체크해보니 맞바람에 비다.
큰 바람은 없을것으로 예상되어 정상적으로 출발하기로 하였다.
아침8시경 신당출장소에 찾아가 임시항해허가와 원거리 수상레저 신고를
마치고 요트장으로 갔다.
비가 제법 많이 내린다.
우산을 써고 배로 찾아가 짐을 실는다.
'오늘 바다 상태가 안좋으니 밥하기도 힘들거야!'
이렇게 생각하고 느긋하게 남비밥을 짓는다.
가스버너를 켜놓으니 눅눅한 실내에 온기가 돈다.
이어 하나둘 전사들이 모여든다.
인사를 나누고 항해시 주의사항밑 알아야 할 사항들에 관해
1시간 가량 이야기를 나눈뒤 11시경 요트장을 출발한다.
첫날은 맞바람으로 고전하는 항해였다.
그래도 출발하는 마음만은 신난다.
시야도 안좋고 비마저 내리니 첫날부터 심난하다.
하지만 목표지점은 양포
7노트의 속력이라면 어둡기 전에 들어갈수 있을 것이다.
맞파도에 배가 펀칭을 시작한다.
미리 밥을 해놓기를 잘했다.
A조가 먼저 식사를 하고 B조도 흔들리는 실내에서 식사를 한다.
요트경험이 있어 이 정도 쯤은 아무것도 아니다.
근데 어찌 표정이 그다지 밝지않다.
요트면허를 취득했지만 항해경험이 적어
준비가 미흡하다.
부산에서 오신 강선생님
내 비옷 바지를 넌지시 쳐다보며
'선장님 그 비옷 바지 하나 없습니꺼?'
요트복 위에 비옷까지 입은 윤선장
'없습니더! 바다는 마 준비해온 것 이외는 누릴수 없는겁니더
오늘 고생 좀 하입시더, 그래야 앞으로 준비를 잘 할깁니더'
야속하지만 견딜수 밖에 없다.
장거리 항해에는 비옷과 여벌옷이 필수품이다.
어제만 해도 초여름 날씨였는데 계속되는 비바람에 체온이 뚝뚝 떨어진다.
울산앞바다를 지날때는 정풍이 되어 지그재그로 올라가니
속도가 떨어진다.
이대로 양포까지 갈수 있을까?
1.5-2미터의 맞파도에 수도없이 많은 펀칭을 하며 올라간다.
파도를 조금만 잘못타면 속도가 1-2노트로 떨어지고 속도를 더 내려고
각도를 더 주면 거리가 멀어진다.
시야가 흐리니 바람과 파도만의 느낌으로 각도를 유지하고 올라가는일이
경험이 많지 않은 세일러로서는 쉬운일이 아니다.
미포 현대조선소 앞바다를 지날무렵 크루 한분이 키친타올로 변기를
닦은뒤 변기에 넣었다.
키친타올은 어딘가에 막혔고 배수가 되지않는다.
수동펌프를 분해해도 문제의 키친타올은 보이지 않는다.
수리를 포기하고 항내에서 다시 시도하기로 한다.
이때 당직을 마치고 선실에서 누워 자고 있던 루더님이
멀미를 한다.
벌떡일어나 밖으로 나가려고 했지만 입구에 정오현씨가 앉아 있는 바람에
신속히 나가지 못하자 휴지통으로 사용하고 있던 비닐봉지에 시도했지만
정확히 조준이 안되어 바닥에 좌-악~
화장실을 수리하고 있다 뒤 돌아 보니 이미 바닥은 폭격으로 어지럽다.
이 정도 파도에 멀미는 안하지만 다른 사람이 해놓은 것은 보고 있으니
속이 좋지는 않다.
옆 침상에서 자고 있다 이 상황을 지켜보던 강선생님이 급히 봉투를 찾는다.
쓰레기봉투를 하려고 사용하고 난 비닐 봉투를 여기 저기 둔것이 기적을 만들었다.
손을 뻗었는데 그기에 봉투가 있었고 강선생님은 안도했다.
멀미를 하고난 루더님은 속이 편해졌고 자신이 아침에 먹은 음식이 무엇인지
하나 하나 확인하며 뒤처리를 할수밖에 없었다.
도와 주고 싶지만 내속도 강철은 아니다.
휴지를 풀어주는 정도의 서포트밖에 할수없다.
멀미를 하고 나니 속이 편해졌다고 한다.
이렇게 조금씩 조금씩 바다에 적응하면서
세일러가 되어 가는 것이다.
루더님 강선생님 , 예인선 선장으로 30년가까이를 바다에서 보낸 정오현님도
흔들림이 다른 요트에 속이 편치는 않다.
비를 맞아 춥우니 몸의 컨디션이 더 나빠진다.
양포가 요트를 정박하기도 좋고 양포지기인 이진철 선장이
마중을 나오겠다고 했지만
정자항으로 입항하기로 결정한다.
젊음으로 잘 버틴 김진우님이다.
정자항은 배를 정박할 곳이 여의치 않았지만
어부한분의 조언으로 편하게 정박한다.
어선들이 3시경 나가기 때문에 어선옆에 붙여놓기가 꺼려지던차
급유소앞에 계류하면 업무가 시작되는 9시까지는
문제가 없다고 한다.
배를 급유소 앞에 묶어두고
식당에서 저녁식사를 했다.
추위에 시달렸던 크루들은 뜨끈한 숙소를 찾아가 자고
난 혹시하는 마음에 배에서 잠을 청했다.
일찍 자니 일찍 일어난다.
3시경 일어나 밥을 짓고 된장국을 끓여두었다.
둘쨋날이다.
뜨끈한 방에서 몸을 데우고 나니
컨디션이 회복되었다.
어선들은 이미 새벽에 나가고 없다.
정오현 님이 엔진을 점검하고 있다.
시원한 새벽 공기를 가르고 동해바다로 나선다.
비가 안오니 그게 제일 반갑다.
조타는 4시간에 1시간꼴로 당직이 돌아온다.
아무리 감각이 좋은 사람도 단시간에 조타능력이 향상되지는 않는다.
그러니 가장 빨리 익숙해지는 길은 많이 해보는 것이다.
조타를 담당하지 않은 크루는 견시를 맡는다.
동해는 특히 정치망과 부표가 많다.
지피에스 플로터가 탑재된 테블릿을 보면서
항로를 의논하고 있다.
어제 그렇게 고생시키던 바다가 오늘은 장판이다.
'어제 멀미로 고생했는데 오늘 컨디션은 어떻습니까?'
'굿 입니다.'
바람이 거의 없어 기주로 달린다.
사진도 찍고
홈피에 소식도 올린다.
그래도 밋밋한 항해
'선장님 뭐 재밋는일 없을까요'
루더님의 표정을 보니 뭔가 쇼킹한 사건을 만들지 않으면 안될듯....
포항앞바다에 조업중인 어선으로 다가가
횟거리를 조달해보기로 한다.
다행히 흔쾌히 응해주는 어선 선장님
고급어종은 아니지만 횟거리로 사용해도 된다며
3킬로쯤 되는 생선을 양파자루에 담아준다.
'얼마미꺼?'
'한 3만원만 주고 가이소'
이런 이벤트가 생기니 활기가 돈다.
장만해볼려고 하니
도마도 없고 칼도 과도 뿐이다.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
양파자루 위에서 포를 뜨기로 한다.
고기가 많으니 손실이 조금 있어도 큰 문제는 아니다.
포를 뜬 생선을 키친타올로 닦은뒤
먹기 좋게 썬다.
'뭐 이 정도는 눈감고 안 합니꺼?'
회를 다 장만하고 나니 아뿔사 초장이 없다.
다행히 간장이 있다.
깻잎김치와 김 그리고 간장을 적절히 이용해
회 한접시를 꿀꺽
둘째날은 후포 요트학교 폰툰에서 신세를 좀 지려고 했는데
자리가 없어 그 보다 조금위 오산항을 소개받아
찾아갔다.
들어가는 입구에 모래톱이 있어 배 밑바닥이 살짝 걸린다.
'크루는 모두 포트사이드로 가서 배를 눕혀주세요'
다시 돌아나와 바같쪽 방파제가 아닌
안쪽 방파제에 접근하여 들어간다.
안쪽은 OK
항 남쪽편에 20석 규모의 폰툰이 있었지만
어선과 보트들이 이미 차지하고 있어
갓쪽 보트옆에 이중계류를 할수 밖에 없었다.
친절한 오산 해경파출소 소장님 덕분에 식당도 소개받고
연료도 편하게 구입한뒤
3일째 항해를 위해 다시 출항
요트 계류장에서 배를 이동해 해경파출소 앞으로 왔다.
루더님이 저녁 산보를 통해 알아낸 정보로 여기에 오면
배에 물을 채울수있고 화장실도 사용할수있다고 한다.
반가운 의견이 아닐수 없다.
아침에 조금 늦게 움직였더니 벌써 일출이 시작된다.
오늘 아침은 라면이다.
바다에서 먹는 음식은 뭐든 꿀맛이다.
'오늘 컨디션은 어떻습니까?'
'최곱니다. 하하하'
적응하는 속도가 빠르다.
'어때요 김진우씨는?'
'정말 좋은데요 캬~'
오늘은 뒤 바람이 조금 강하게 민다고 예상되는 날씨다.
남풍을 타고 7노트로 북상중인 레이디버드호
오늘은 출항후 하루종일 제대로 된 세일링이다.
삼척 덕산항에 잠시 들러 점심식사를 하기로 한다.
삼척에서 맛본 물회
포항과 다른점은 물회에 물을 붓는 것이 아니고
과일즙같은 살얼음이다.
식사를 마치고 항을 한바퀴 돌고 있다.
다시 바다로 나감
삼척에서 부산에서 오신 강선생님이 하선한다.
예인선 선장인 정오현씨
역시 포스가 ....
정동진
정동진 호텔
뱃사람으로서 저기에서 한번쯤은 자 주어야 하는데...^^
안목항에 도착
짚세일 폴링 잘안되 내리고
메인세일은 잦은 자이빙으로 샤클이 날라감
뒤 바람에 7노트 나오는 제법 강한바람
계류도 겨우....
안목항 마리나
아직 빈 자리가 많다.
강릉항 요트 마리나 건물
강릉항 마리나 주변의 가정식 백반집
백반 8000원
생선구이 10000원
2인분 2인분 시키면 푸짐해서 소주한잔 할수 있을 것 같아 주문
좀 허접^^
마지막 날 항해이다.
옅은 해무로 시정이 좋지않다.
루더님의 조타능력 집중 배양시간
아! 벌써 헤어질 시간인가!
제일 열심히 항해공부에 임해주신 루더님과 찰칵
호주에 워킹홀리데이 가서 요트를 사서 한국까지 오겠다고 한
멋진 청년과 함께 한컷
이 청년은 현재 속초에서 스쿠버다이빙 강사로 일하고 있다.
'이제 조타는 내게 맞겨라!'
캡틴으로 승격한 루더님^^
'나에게 더이상 지그재그는 없다!'
마지막 목적지인 양양 수산항
입구 등대가 보인다.
3박4일간 동해안 200마일 항해를 함께한 참가자 분들과 인정샷!
수고 많았습니다.
또 뵙겠습니다.
멋진 항해였습니다.
제가 입고 있는 요트복은 하이투젠이라는 국산메이크에서 생산한
제품입니다. 저는 길(Gill) 사 제품과 무스토 제품을 사용해본 경험이 있는데
1년정도 입어보니 외국제품과 비교해도 큰 차이점이
없었습니다.
첫댓글 이날 양포항으로 마중가려 하였서나 못갔더니 다행이였네요. ㅎ
얼굴 잊어 버리겠습니다, 한번 보입시다....^^
[준비한 것이외에는 누릴 수 없다.] 다시 한번 명심하겠습니다.
저도 가끔 잊고 까불다가 다시한번 상기시키는 말이기도 합니다...^^
윤선장님,강선생님,루더님,김진우님 함께 하는동안
행복했습니다 윤선장님의 준비한것 외에는 누릴수 없다는 그말 기억해두고
앞으로 준비를 철저히 하겠습니다 모두 감사했습니다 ~~~
또 뵙겠습니다...저도 덕분에 즐거웠습니다. 오랜 바다생활로 베테랑이신데도 불구하고 잘 협조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청년 시절에는 멀미를 안 했는 데, 저도 가끔 멀미를 하더라구요.. 자꾸 타다 보면 나아지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