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28-11.29일에 전남 여수로 간다. 서울의 단미 오빠 내외와 울산의 단미 여동생 내외, 그리고 우리 합하여 6명이 단미 오빠의 고향인 맛의 고장, 여수에서 만나기로 하였다. 사전에 내가 여수시 돌산도에 있는 양질의 펜션을 잡아 놓았고, 여수의 맛집은 단미 오빠가 안내하기로 했다. 그리고 우리는 28일 아침부터 서둘러 여수로 출발했다. 서울에 계시는 단미 오빠는 새벽 5시에 출발했다면서 현재는 군산을 지나가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울산의 최정남이는 회사 일 때문에 부득불 빠질 수 밖에 없다고 연락이 와서 우리를 실망시켰다. 요번에 여수에 데려가서 실컷 놀려먹으려고 했는데 말이다. 최정남이도 고향이 전남 곡성이라서 사실은 고향길이었을텐데.............
처음부터 비틀어지기 시작한 이번 여행은 갈수록 꼬였다. 아침에 출발하여 점심 즈음에 여수에서 단미 오빠와 만나기로 했으나 남해고속도로 진주 문산휴게소에서 우리 차가 고장이 나서 2시간 반이 지체되었다. 그리고 여수에서 이틀 내내 비가 왔으며, 경주로 돌아오는 길은 극심한 정체로 여수-경주까지 9시간이 걸렸다. 나름 고생으로 점철된 여행이었지만, 실제 여수에서는 그렇지 않았다. 우리는 전국적으로 유명한 여수의 맛집을 고루 섭렵해가며 맛을 즐겼다. 하루가 지난 지금도 내 혀에서는 여수의 맛들의 여운이 가시지 않고 있다.
아침 8시 반경에 경주를 출발하여 경부고속도로에 올려 울산-양산-김해-창원-마산을 지나며 진주 문산휴게소까지 잘도 갔다. 시간은 예정대로 였고 오후 1시 전에 여수에 도착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리고는 문산휴게소에 내려 휴식을 취하며 커피를 한잔 마셨다. 문산은 진주시 문산읍이다.
날씨도 풀리고 여수에서의 점심을 맛있게 먹기 위해서 일부러 아침부터 굶고 점심도 생각하지 않았다. 간단하게 커피를 마시고 다시 차에 올라타고 시동을 걸었으나 시동이 잘 걸리지 않았다. 미치겠구나! 여기서 어쩌지? 6년전 이 XG그랜져를 사고는 오늘까지 딱 두번 고장이다. 할 수 없이 동양메리츠화재보험에 전화를 걸어 비상출동을 부탁했더니 진주에서 정비 렉카차가 날라왔다. 그리고는 진주에 들어가 차 정비를 하게 되었다. 기화기에 붙은 공기유량조절 센서가 고장이라나..........그래서 공기가 너무 많이 흡입되어 시동이 꺼져버린다고 했다. 방법이 있겠냐? 고스란히 18만원을 주고 센서를 2개 갈고 여수로 급히 달린다. 이미 시간은 늦어 여수에는 오후 3시 반에야 도착한다. 단미 오빠 태환씨를 돌산대교 앞에서 만난다. 멤버 한 가구가 빠지고 오다가 차 고장도 있었지만 가까스로 만나게 된 우리는 그때부터 희희락락이다. 자! 먹으러 가자. ㅋㅋㅋ 도착하자 마자..............
진주에서 차를 고치고 부리나케 달려 진주-사천-하동을 지나 단숨에 섬진강 하구에 있는 섬진강휴게소로 와서 연료를 주입한다.
옷 매무새를 다시 고치고 한숨을 쉬고는 다시 차를 달려 단숨에 광양으로 날라가 남해고속도로를 탈출하여 순천, 여수 방향으로 달린다. 그리고는 오후 3시 반 즈음에 여수에 들어가 돌산대교 앞에서 단미 오빠 내외를 만난다.
단미오빠는 보자마자 배 고프지? 하면서 바로 우리를 맛집으로 안내했다. 처음으로 간 집이 돌산대교 건너기 직전 우측에 있는 봉산동에 있는 <갯마을장어전문>집이다. 태환 형님은 말한다. "부산 기장의 양념바른 장어는 비교도 안돼. 여기서 먹어 봐. 완전히 다르지."............그랬다. 맛은 완전히 달랐다. 바다장어를 크게 좋아하지 않는 나로서도 맛이 있었다. 우선 국내산인 장어감이 좋았고 거기다가 굽은 기술이 달라 바싹바싹한 것이 아주 고소했다. 소스도 일품이었고..........달리 여수음식이겠냐? 뭔가 있으니까 여수음식, 여수음식들 하지.
장어는 커야 맛이 좋단다. 여기서 나오는 장어는 큼직했다. 1인분(1마리)에 13,000원이라는데 여수의 유명한 장어탕도 서비스로 나온다고 했다. 하지만 장어탕은 먹지 않았다. 배를 좀 아껴두어야 한다. 먹거리는 이제부터 시작인데............경주에서 까스활명수를 1박스나 싣고 왔다. 한가지만 먹을 수는 없지. ㅋㅋㅋ
우리가 말하는 이 바다장어는 아나고로 많이 알려져 있는데, 옴뱀장어목 붕장어과의 원통형 바닷물고기이다. 아직 생태에 밝혀지지 않은 부분이 많으며 회나 구이가 유명하다. 살 이외의 부분들도 모두 활용할 수 있는 중요한 수산자원이라고 한다. 이 바다장어는 지역마다 이름이 달라 참장어, 아나고, 바다뱀장어, 짱애 등으로 부르는데 통칭 바다장어라고 하자.
참고로 우리가 자주 먹는 장어는 크게 3가지로............민물장어(뱀장어), 바다장어(아나고), 먹장어(곰장어)........로 부른다. 그 이외에 칠성장어, 갯장어 등이 있다.
바다장어가 살살 익는다.
바다장어의 몸은 원통형으로 가늘고 길며, 어릴수록 얕은 내만에 서식하다가 4년생 이상은 먼 바다로 나간다고 한다. 낚시보다는 저층트롤어업과 통발어업 등으로 어획되며, 어획량의 90% 정도가 10~4월에 잡힌다. 바다장어는 필수 아미노산을 고루 함유하고 있으며 EPA와 DHA가 풍부하며, 회나 구이가 유명한 주요 수산자원이다.
척추뼈 부분은 기름에 튀겨 안주로 먹고 머리와 내장은 탕을 끓여먹으며 껍질은 피혁제품을 만드는데 쓰이는 등 버리는 부분이 하나도 없다고 한다. 연중 맛의 차이가 별로 없다고 하는데, 정약용의 형 실학자 정약전의 <자산어보>에는 '눈이 크고 배 안이 묵색(墨色)으로 맛이 좋다'는 기록이 남아있다.
자, 먹자. 짭짭짭! 적절하게 익히고 소스도 별미여서 아주 맛이 있다. 나는 원래 민물고기인 뱀장어를 좋아하는데 이렇게 먹으니 거기에 뒤지지 않는다.
오랜만에 웃는 단미. 거울에 비친 사람이 단미 오빠 태환씨이다. 여수에서 사업을 한 분이었는데 사업의 큰 실패가 있어서 지금은 서울에서 직장생활을 하고 있다. 사람이 좋기로 소문이 나서 주변에 친구들이 많은데 유별나게 나한테 잘해 줘서 나도 늘 고마워하고 있다.
바다장어를 잘 먹고 이제 배를 소화시키기 위해 숙소인 펜션으로 이동한다. 우리들의 펜션은 여수에서 돌산대교를 건너 돌산도에 들어가 우두리, 무슬목해수욕장을 지나 평사리에로 있다. 무슬목해수욕장에서 왼편 길로 들어가 계동 가는 길로 가다가 바닷가에 우리의 목적지인 <하늘보라 펜션>이 있다. 여수 전체 펜션을 다 조사해 보고 가장 최근에 지은, 가장 깨끗한, 그리고 가장 비싼 펜션을 잡은 것이다.
야경으로 보면 멋들어지는 이 돌산대교는 전남 여수시 돌산섬(돌산읍) 앞바다에 위치하며 길이 450 m로 1984년에 완공되었다. 이 다리로 연결된 여수 앞바다는 조류속도가 대단히 빠르고, 여천 석유화학공단과 여수항에 출입하는 대형선박의 주요항로이기 때문에 양쪽 해안에 높이 62 m의 강철교탑(鋼鐵橋塔) 1개씩을 세우고, 56∼87 mm 강철 케이블 28개로 다리를 묶어 지탱하는 사장교 형식을 취해, 수면 위 높이가 20 m나 된다.
돌산대교에서 바라다보는 여수 앞바다 가막만
여수시 돌산읍 평사리에 위치한 하늘보라 펜션. 가장 최근에 지은 펜션으로 깨끗하고 전망도 좋다. 실이 전부 4개인데 1층 2개, 2층 2개이다. 1층 실이 넓어 18만원으로 비싸다. 우리 4명이 들어가니 너무나 넓다.
단미와 단미의 올케가 이야기를 나눈다. 시누, 올케 사이는 별로 좋은 사이가 못 되는 것이 일반적인데 이 두사람의 사이는 친 자매같이 친하다. 음식에 일가견이 있는 올케는 김치부터 시작하여 많은 음식물을 수시로 경주로 공수해 준다. 저 올케가 이 돌산도 출신이다.
펜션에서 바라다 본 저녁녘의 여수만
베란다도 있고 바베큐장도 있지만 우리가 쓸 일은 없다. 우리는 여수에 왔고 전국적으로 유명한 여수의 음식을 먹으로 밖으로 나간다. 여수에 와서 삼겹살 구워먹는다면 바보들이다. 실제로 옆 실에서 삼겹살을 굽고 난리를 피우고 있다.
장어로 채운 배를 소화시키고는 여수 여객선터미널이 있는 중앙동으로 나간다. 말 그대로 여수의 중앙, 서울로 치면 명동이다. 그리고는 음식점 골목으로 간다. 수년전 천관-팔영산 등반하러 왔을 때 저기 보이는 스카이모텔에서 하루를 먹었지? 그때는 대갈치와 금풍쉥이, 서대회를 먹었었다. 아, 참! 전종성이가 떡돔(샛서방고기)를 먹어랬지? 물어보니 떡돔이 바로 금풍쉥이 였다. 지금은 크기가 작아서 다른 것으로 먹는다.
삼치사시미로 전국적으로 유명한 사시사철식당으로 간다. 여수에는 농어, 광어, 갯장어, 금풍쉥이, 대칼치, 정어리, 전어 등 먹을 것이 많이 있지만 오늘은 삼치회로 나간다. 지금 시즌이 삼치사시미란다.
본 게임이 시작되기 전 나온 먹을거리들. 꼴뚜기 회가 보이는데 오징어류로 오징어보다 작은 크기이다. 꼴뚜기는 4-5월 경에 남해에서 많이 잡히며, 주로 젓갈을 만들어 먹는다. 하지만 오늘 생으로 먹는 새끼 꼴뚜기는 맛이 시원하다.
꼴뚜기의 눈알이 붙어 있어 바로 씹으려니 좀 징그럽지만 그냥 씹는다. 싱싱한데다 구수하고 시원한 맛이 난다.
꼴뚜기는 정약전이 쓴 자산어보(玆山魚譜) 에, 오징어와 비슷하나 몸이 좀 더 길고 좁으며 등판에 껍질이 없고 종이장처럼 얇은 뼈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선비들이 바다에서 나는 귀중한 고기라 하여 '고록어(高祿魚)'라고 불렸다고 써있다. 꼴뚜기는 수명이 1년이며, 연안에 많이 서식하고 이동을 많이 하지 않아 유영능력이 떨어진다. 그래서 근육이 덜 발달되어 있고 오징어보다 훨씬 연하고 부드럽다.
아래에 시꺼먼 것이 해조류 톳이다. 경상도에서 톳이라 부르는 것은 사실 톳이 아니라 모자반이다. 톡톡 터지는 구슬같은 것이 있는 해조류 말이다.
잘 보이지는 않지만 위의 왼편에 살짝 보이는 것이 간재미다. 간재미는 맛이 아주 좋아 막 먹어치웠는데 홍어목 색가오리과의 바닷물고기이다. 이른바 노랑가오리다. 바다의 바닥생활에 적응하여 몸이 위아래로 납작하다. 살이 맛이 있어 회나 찜을 해서 먹는다.
그리고 오른쪽이 오징어회이고 중간이 아까 본 꼴뚜기이고 아래 우편이 삶은 오징어이다.
위가 바다가재이고 중간이 피조개이다. 지역에 따라서는 참꼬막이라고 부르는 곳도 있다.
피조개는 다른 조개에 비하여 단백질이 많고 지방이 적다. 타우린이 많이 함유되어 있어 시력회복 및 당뇨병 예방에도 효과가 있다. 글리코겐, 단백질,비타민,미네랄 등의 성분이 균형을 이루고 있어 빈혈치료에 효과가 있다. 피조개는 꼬막류 중에서 가장 크고 육질이 연하여 예부터 식용했으며 양식을 해 왔다. 육질이 연하면서도 씹히는 맛이 꼬들꼬들하며 발과 관자부분이 특히 맛있다. 주로 날로 먹거나 구워먹으며, 살아있는 것을 그대로 일본에 수출한다. 단 날것으로 먹을 때에는 비브리오패혈증에 주의해야 한다.
자! 본 게임이 나왔다. 삼치사시미라...............
삼치의 영어 이름이 Japanese Spanish mackerel 이라, 그럼 고등어라는 얘기인가? 일본애들이 좋아해서 저런 이름이 붙었는가? 어쨌든 삼치는 농어목 고등어과의 바닷물고기이다. 삼치는 살이 약해 회로 뜨기가 어렵기 때문에, 대개는 살짝 얼려서 회를 뜬다. 지방 함량이 높은 편이나 불포화지방산이기 때문에 동맥경화, 뇌졸증, 심장병 예방에 도움이 된다. 이 식당에서는 삼치 등의 회들을 아침에 가져와서 살짝 얼렸다가 설어내기에 약간 숙성되어 맛이 매우 뛰어나다. 주로 일본에서 이런 식으로 사시미를 먹는다고 한다.
왼편 은백색이 나는 고기는 병어이다. 그리고 삼치 아래에 있는 고기가 감성돔이다.
아름다운 항구도시 여수에는 먹을거리도 풍부하다. 여수에는 달(月)마다 먹거리가 달라진다고 할만큼 산물이 많은 곳인데 요즘같은 초겨울에 여수의 가장 대표적인 음식이 삼치회란다. 다른 지역에선 구이로 먹어도 비린 생선인데, 여기선 최고의 횟감으로 통한다. 여수에서도 삼치회를 먹기 시작한 것은 20년 정도에 불과하다고 한다. 거문도 부근에서 잡힌 삼치는 씨알이 1m 이상 나갈 정도로 굵어 대부분 일본으로 수출된단다. 일본에선 삼치를 선어 상태로 보관했다가 즉시 회로 내놓는다고 한다. 삼치잡이 선원들만 그동안 삼치회를 맛봤던 별미다. 여수에서도, 아직 전국적으로도 이 사시사철 식당이 삼치회로 가장 유명한 집이라고 했다.(061-666-1445)
감성돔은 일본에서는 구로다이(흑돔)라고 부른다. 갯바위 낚시로 잡거나, 낚시줄에 여러 개의 낚시를 달아 얼레에 감아 물살을 따라서 감았다 풀었다 하여 잡으며, 옆으로 길다란 사각형의 그물을 고기떼의 통로에 수직으로 펼쳐서 고기가 그물코에 꽂히게 하여 잡기도 한다. 가을에서 겨울 사이가 제철인데 주로 회로 먹는다. 한점 먹어 본다. 살 녹는다~~~~~~~!
중앙동을 벗어나 돌산도로 들어가면서 2차! 를 외쳤다. 음식 먹는데 2차도 있냐? 여튼 들어갔다. 굴구이.......먹으러. 여수를 위시한 남해바다는 굴 양식이 대단하다. 이 집은 주인이 직접 여수만에서 굴을 양식한다고 했다. 그리고 바로 직송한다고.....
자! 드디어 먹자! 굴이다. 영어로 oyster 라고 하지?
굴을 불위에 올려놓고 뜨겁게 하면 슬슬 입을 벌린다. 그렇지 않으면 입을 꼭 다물고 있으니 벌리기가 쉽지 않다. 굴은 연체동물의 한 종류로 석화(石花)라고 부르기도 한다. 굴이 식용이 된 역사는 오래되었으며 한국에서도 선사시대부터 조개무덤에서 많이 출토되었다.
굴은 왼쪽 껍데기로 바위 등에 붙으며, 오른쪽 껍데기는 좀 작고 볼록해지는 정도도 작다. 두 껍데기의 연결부에 이빨은 없고, 검은 인대(靭帶)로 닫혀 있다. 굴이 얼마나 고단백이면 '굴은 먹은 량만큼 ㅈ ㅁ이 된다'......라는 말이 있다.
열심히 굴을 까고 있는 단미와 단미 올케. 굴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은 단미 오빠 뿐이다. 우리는 예전에 고흥에서 짠 굴구이에 질리는 바람에 여전히 짠 맛의 굴에는 손이 선뜻 가지 않는다. 먹어도 그날의 공포가 여전히 남아 있음을 발견한다.
돌산도로 돌아오는 길에 돌산대교를 건넌다. 유리창에 반사가 되어 아름다운 돌산대교의 모습은 잘 보이지 않는다.
돌산대교를 건너서 잠시 차를 세워 촬영해 보지만 여전히 잘 보이지 않는다.
밤새 술을 마시다가 아침에 느즈막히 일어나 보니 여수 바다가에 비가 나린다. 촉촉히 젖은 바다가의 풍경도 여전히 아름답다.
돌산도 평사리의 여수만. 바닷가에 마을이 있는 것 같지만 아니다. 앞에 보이는 건물 하나를 제외하곤 아무 것도 없다.
밖에서 산책을 하자 부리나케 베란다로 뛰어나오는 단미.
비가 차가워서 집으로 도피하는 단미.
여수만에는 양식 굴이 바다에 깔려 있다.
단미 오빠가 또 물었다. 오늘 아침에는 무엇을 먹으러 갈까? 조기매운탕-생선모듬 구이에 갈까? 아니면 아구탕-대갈치구이-서대회로 갈까? 아니면 또 다른 곳으로 갈까? 그는 여수 음식에 대해서는 완전히 꿰차고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여수 출신이 아닌가? 아구라는 말에 나는 아구탕-서대회-대갈치구이로 갑시다, 했다. 그리고는 우리는 다시 중앙동으로 들어갔다. 그리고는 여객선터미널 정문 바로 앞에 있는 생선 요리 전문 음식점인 구백식당에 들었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인터넷 속에서도 전국적으로 이름난 음식점이었다.
구백식당에는 메뉴로 서대회무침(1인분: 10,000원), 군평선이구이(1인분: 10,000원), 거문도갈치구이(1인분: 10,000원), 아귀찜(1인분: 15,000원), 아귀탕(1인분: 8,000원), 아귀대창찜(1인분: 20,000원)이 있으며 포장 판매도 하고 있었다. 구백식당 맛의 비결은 국내산 생선을 주재료로 하여 신선한 재료를 사용하고, 좋은 양념으로 간을 잘 맞추는 데 있으며, 여수의 토속적인 맛을 잘 내고 있었다.
구백식당은 2007년에 전라남도가 지정한 ‘남도음식명가’로 선정되었다. 자! 일단 들어가서 먹고 보자!
내부는 이렇지만 구석구석으로 방들이 많이 있다.
아귀탕이다. 보기에는 텁텁하게 보이지만 천만의 말씀이다. 저 국물이 죽인다. 어떻게 저런 맛을 내었는지 신비스러운 맛이다. 너무나 맛이 있어 입에 감친다.
그리고 서대회........이건 내가 좋아하는 음식이다. 서대는 경상북도의 가자미와 생김새와 맛이 비슷하지만 다른 점은 더 질긴 맛이 있다는 것이다. 그러니 건어물을 요리할 때나 회로 먹을 때에도 줄깃줄깃한 것이 가자미보다 맛이 한 수 위다.
서대는 정확히 말하자면 참서대라고 한다. 가자미목 참서대과에 속하는 바닷물고기로, 모양은 가자미와 비슷하지만 약간 긴 편이다. 최대 몸길이 24㎝이고, 몸은 혀 모양으로 옆으로 매우 납작하다. 서대는 여수에서 즐겨먹는 생선으로 맛이 담백하고 부드러운 것이 특징인데 제철은 6~10월이다.
서대는 예로부터 여수를 비롯한 남해안에서 잡히던 물고기였다. 참서대는 서대류 중에서도 가장 맛이 좋으며, 흰살 생선으로서 회뿐만 아니라 조림, 구이, 찜, 찌개 등으로 먹으며, 제사상에는 주로 찜으로 올린다. 서대회는 막걸리를 삭혀서 만든 식초로 야채와 함께 양념하여 무쳐낸 한여름철의 별미이다. 공기밥에 무친 서대회를 넣고 썩썩 비벼 먹으면 항상 냉장 보관 상태에서 조리하는 서대 자체의 시원한 맛과 매콤하면서 새콤달콤한 그 맛이 가히 일품이다.
<자산어보>에는 ‘장첩’이라 하고, 모양이 가죽신 바닥과 비슷하다 하여 속명을 ‘혜대어’라 하였다. <임원경제지> 전어지(佃漁志)에는 ‘셔대’라 하고 설어(舌魚)로 기록되어 있으며, <제물보>에는 서대·북목어(北目魚)·혜저어라고 기록되어 있다. 서대회는 임금님의 수라상에까지 오른 가장 귀한 음식이었다고 한다.
맛이 좋은 서대회를 밥에 넣어 비벼 보았다. 그것도 일품이었다.
거문도 갈치구이다. 이 것은 여느 갈치와는 다르다. 우리가 구입하는 갈치는 수입산이 많은데 이 것은 거문도에서 잡은 순 국산 갈치이다. 굵은소금을 확 쳐서 구워낸 것인데 굽는 것도 남다른 기술이 있겠지? 아뭏든 맛이 그만이다. 고향에서 갈치를 간혹 먹지만 이런 맛은 아니다.
맛이 좋아 모두가 허겁지겁 먹는 아침상이다. 구백식당 주인이 한참 먹고 있는 우리 곁에 와서 말을 건다. "맛이 좀 괜찮은가요? 우리집은 생선이 완전히 순 국산이라서 맛이 좀 다를 겁니다." 단미 오빠는 주인을 잘 알고 있었다. 주인이 저렇게 말을 건다는 것은 맛에 자신이 있다는 말이다. 말하자면, "우리 음식 맛있지요? 어디 다른 데서는 이런 맛을 못 볼걸요?".........이런 뜻인 것 같았다.
여수 중앙동의 시장에서 장을 좀 본다. 서대, 양태, 뽈락 등의 생선을 사고, 갓김치, 고들빼기 김치 등을 사서 차 트렁크에 싣는다. 그리고 중앙동 시장에서 단미 오빠네와 아쉬운 이별을 한다. "2주 뒤에 서울에 올라갈께요. 아주머님 생신 선물 사 가지고요............", "그래 뿌더라고. 이번에 재미 있었어. 잘들 가더라고..........!" 넉넉하게 생긴 단미 오빠의 안면에 웃음이 가득하다.
비가 오니 남해고속도로도 좀 한산하지 않을까? 하고 남해고속도로로 차를 올린다. 그리고는 단숨에 섬진강 휴게소로 달려오지만 희극은 여기까지다. 이제부터 비극이 시작된다. 낮 12시에 출발한 우리 차가 경주에 도착한 것은 밤 9:30분이었다. 그것도 종일 비속에 달려........
곧 닥칠 고생을 현재 단미는 모른다. 결국 진주에서 대전-통영 고속도로로 올려 88고속도로로 빠져나오는 것이 정답이었다. 하지만 우리는 마산 방면으로 달린다. 그리고 곧 차는 정차하고 만다.
우리는 남해고속도로를 달려 광양 지나 하동, 사천, 그리고 진주까지는 무사히 지났다. 진주 지나 문산에 들어가니 서서히 밀리기 시작했다. 이번 여행의 테마는 '문산'이다. 문산에서 차 고장나고 길 막히고..........하는 수 없이 문산 지나서 나오는 진성까지 정체를 겪다가 진성에서 2번 국도로 내려온다. 함안을 지나 마산 진전에서 진동방면으로 나아가 마산 지나서 다시 남해고속도로를 탈 생각이었다.
이 구간에서 우리는 3시간을 넘게 붙잡힌다. 오히려 고속도로에 그대로 있는 편이 나았다. 진전은 마산-통영을 연결하는 국도가 지나가는 곳인데 그곳은 모든 차가 모이는 장소였다. 비는 여전히 나리는데 우리는 어두워져서야 마산에 들어가고, 그것도 마산 시내를 관통해 나와 서마산에서 다시 남해고속도로로 진입하여 경주로 오는데에 그 과정에서도 여러 곳에서 정체가 있었다. 밤 9:30분 경에 경주에 도착하니 서울로 간 단미 오빠는 여전히 서해안고속도로 홍성에서 잡혀 있다고 했다. 여수에서의 행복했던 시간들은 오고 가는 과정에서 많이 꺾였지만 맛의 고장에서 즐겼던 음식들은 여전히 머리 속을 맴돌았다.
섬진강휴게소 뒤를 보면 섬진강이 유유히 흐르고 있다. 아마 지금도 남한에서는 가장 깨끗한 강이지? 인적이 없는 임진강 빼고........
첫댓글 꼴뚜기가 고록어라는 것을 오늘 알았습니다 충청ㅇ도 사람들이 꼴두기 생으로 먹는 것을 꼬륵이라고 하던데 아마 그말에서 나온 것 같네요, 하나빠진것은 고등어 갓김치찜이 아마 지금 제일 맛나는것 같은데.........
선생님 건강하신것 같아서 기분이 좋네요...........
어크, 상근이구나. 살아 있으니 서로 연락이 되네.
여수 여행은 완전히 맛난거 드시로 가신거네요,, 살이 좀 쪘겠심더 ㅎㅎㅎ
먹는 즐거움이 크지요. 오늘 제대로 고문당하고 갑니다. 저도 제 아내랑 맛기행 한번 하려고 구상중입니다.
미국에서도 맛 기행이 가능한가?
한국 함 가려구요.
점심 안 먹고 있는뎅... 군침 넘어 가는데요~~ㅎㅎㅎㅎㅎ
수원, 맞죠?
ㅎㅎㅎ~ 네~~수원 ~입니다~
선생님 이제야 맞추시네요 ㅋㅋㅋ
ㅎㅎ 순옥춘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