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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전모임 | 첫 만남부터 지각하기 싫어서 일찌감치 공주에서 천안으로 출발하였습니다. 천안시외버스터미널에 도착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버스를 한 번 잘못 탔습니다. 맞은편에서 타야 목적지에 갈 수 있다는 기사님의 조언을 듣고 ‘여쭤보길 잘했다!’ 안심하였습니다. 두 번째 탄 버스가 약속 장소 반대 방향으로 가고 있는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설마 하였더니 역시 설마가 사람 잡았습니다. 다른 버스로 갈아타기 위해 정류장으로 가는 동안 타야할 버스가 ‘쌩-’ 지나갔습니다. 결국 택시를 탔습니다. 아예 처음부터 택시를 탔다면 참 좋았을 텐데. 10분 정도 늦은 저를 따뜻하게 맞아준 병문 오빠, 미 언니, 준화 오빠, 지은이, 지윤이, 가연이 덕분에 세상이 아직 살만함을 느꼈습니다. |
합동연수 | 4박 5일 ‘밥’팀으로 활동한 구슬팀. 평생 씻은 쌀 양보다 합동연수하며 씻은 쌀 양이 더 많았습니다. 작은 밥솥, 큰 밥솥, 엄청 큰 밥솥. 다양한 밥솥에 밥을 짓는, 흔하지 않은 기회 실컷 누렸습니다. ‘밥’팀의 권위로 남는 반찬 이것저것 모아서 ‘마구잡이’비빔밥도 만들어 먹었습니다. 쭉 먹었던 김치와 김에 고추장만 더해졌을 뿐인데 구슬팀 모두 행복을 맛보았습니다. |
생일도 | 매 끼니마다 새로운 반찬을 맛보았습니다. 사모님께서 닭볶음탕 해주신 날. 오랜만에 먹은 닭고기 덕분에 구슬팀 모두 감격하였습니다. ‘모두’인 줄 알았습니다. 식사 마치고 김세진 선생님께서 “고기 먹었어요?”라고 물으셨습니다. 처음엔 농담하시는구나 하였습니다. ‘무슨 말씀이세요?’라는 표정으로 선생님을 계속 바라보았습니다. ‘아, 진심이시구나.’ 죄송함과 민망함이 합쳐져 당황스러움이 되었습니다. 이때 느낀 당황스러움 덕분에 활동 중간 중간 유혹에 흔들리지 않고 자제할 수 있었습니다. 생일도는 ‘사랑’이었습니다. |
생일도 모기가 가장 독하고 강력했습니다. 생일도에서 모기 물린 부위는 2주가 지나도 가려움이 남았습니다. 섬모기의 무서움을 알았습니다. 생일도에서는 승철 오빠가 모기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습니다. | |
순천 | 꽃잎이 부모님께서 하시는 흙 향기 나던 도예방. 곳곳에 장식되어 있는 돼지 장식이 무언가 특별한 의미를 가지고 있나 궁금하여 여쭈었더니 어머님께서 “내가 돼지를 좋아해~”하셨습니다. 좋아하는 일을 하며 기호를 좇고, 행복을 좇으시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꽃잎이와 꽃잎이 부모님 덕분에 멋스러운 자기에 밥도 담고 반찬도 담고 숭늉도 담고. 풍요롭게 순천 잘 누렸습니다. |
순천 꽃잎이네에서는 잠시, 아주 잠시 밖에 나가 있으면 꼭 두 방씩 모기에 물렸습니다. 가려움이 오래 가진 않았습니다. | |
여수 | 베타니아에서 첫 식사. ‘베타니아, 베타니아’ 하던 성욱 오빠의 이야기를 이해하였습니다. 네 그릇 반의 역사를 썼다는 박유진 언니의 이야기에도 수긍이 갔습니다. 달짝지근한 감자조림과 매실을 끼얹은 샐러드, 손수 만든 담백한 두부 앞에서 절로 고개가 끄덕여졌습니다. 베타니아는 밥부터 국, 반찬, 샴푸, 린스, 바디워시까지 모두 ‘친환경’ 그 자체였습니다. |
오동도에서 바위에 앉아 바라본 파도가 기억에 남습니다. ‘너울성’ 파도가 저런 것일까? 하였습니다. 큰 배들이 다니는 곳이라 기름과 거품이 조금씩 보이긴 하였지만, 분명 파랗던 바닷물이 바위에 부딪히는 순간 하얗게 부서지던 모습은 잊을 수 없을 겁니다. | |
오동도에서 본 모기가 활동 기간 동안 본 모기들 중에서 가장 컸습니다. 새끼손가락 손톱 만 했습니다. | |
지리산 둘레길 | 쭉 뻗은 팔을 오른쪽 왼쪽으로 휘두르며 힘차게 고개를 올랐습니다. “이렇게 걸으니까 좀 덜 힘든 것 같아!”라는 동료의 말에 그저 순간적으로 기운을 좀 더 냈을 뿐이라고, 기분 탓이 분명하다고 생각했음에도 그 모습이 재밌고, 동료들과 함께 있는 순간이 즐거워 ‘인민군처럼 걷기’에 동참하였습니다. |
‘보호수’가 나타날 때마다 그늘 아래서 조각잠을 청했던 기억이 떠오릅니다. 한참을 걷다가 ‘소진 되겠다’ 싶으면 마을 정자에서든 길에서든 일단 눕고 보았지요. ‘윙 - ’ 온갖 날벌레들이 사방으로 비행하는 소리를 들으며 길에서 낮잠 잤습니다. | |
선화 언니와 하하 헤헤 만으로 빵빵 터지며 고동재 올랐습니다. 미 언니, 가연이도 “그럼 난 호호.”, “그럼 저는 흐흐 할게요.”하며 장단을 맞춰주었습니다. 웃음의 공식이 따로 있지 않음과 그 공식이 복잡하지 않음을 알았습니다. | |
지리산 둘레길에서 만난 모기들은 몸통에 흰 줄이 두 줄 나있는 ‘아디다스’모기였습니다. 여수 오동도에서 본 모기들만큼은 아니었지만 컸습니다. 어떤 날은 지은이를 다른 날은 저를 번갈아가며 집중적으로 물었습니다. 하루에 두 세 방씩은 꼭 물렸습니다. | |
진주 | 진주박물관에서 편하게 자려고 들어갔던 입체영상관. 3D 영상 ‘진주대첩’과 ‘명량대첩’의 매력 때문에 잠들 수 없었습니다. 김시민 장군과 이순신 장군 목소리에서 차이를 찾을 수 없는 매력이 있었습니다. 정작 진주하면 딱 떠오르는 ‘촉석루’를, 연달아 영상을 두 편 보느라 구경하지 못했습니다. ‘아쉬움이 남아야 다시 올 수 있다.’라는 말로 위안 삼았습니다. 촉석루는 감상하지 못했지만 입구에서 동료들과 점프샷 찍으며 여행의 즐거움을 누렸습니다. |
곡성 | 3-4년 물릴 모기를 곡성에서 다 물렸습니다. 지금까지 차곡차곡 적립해두었던 마일리지를 한꺼번에 받는 느낌이었습니다. 어디에 있어도 누구와 있어도 하루에 세 네 방씩은 꼭 물렸습니다. 상한 마을 모기들은 후각에 둔한지 모기향을 피우고, 모기 기피 스프레이를 뿌려도 전혀 움츠러드는 기색 없이 용맹하게 저와 동료들에게 달려들었습니다. 예전 저를 돌아보게 하였습니다. 기숙사 앞에서 모기에게 한 방만 물려도 짜증 가득이었던 저를 반성하였습니다. 이제 모기 한 방 정도는 씩 웃으며 넘길 수 있는 사람으로 성장하였습니다. 한 방이면 다행입니다. |
오송 | 대학생이 된 이래로 가장 오래 컴퓨터 앞에 앉아있었습니다. 대학교에서 레포트를 쓸 때도 조별과제를 할 때도, 게임을 하거나 영화를 보더라도 이만큼 긴 시간 컴퓨터를 한 적이 없었는데. 김규림 기네스북에 기록해둘 만합니다. 구슬팀 2기 활동은 제게 여러모로 ‘레전드’로 남을 겁니다. |
서울 가연이네 | 가연이네에서 수료사와 최종보고서를 쓰는 동안 다섯 방 모기에게 물렸습니다. 문 줄도 몰랐는데 가려워서 긁어보면 모기에게 물린 자리가 부풀어있었습니다. 귀신같은 모기들이었습니다. |
서울 한덕연 선생님 댁 | 한덕연 선생님 댁에서 잠시 눈 붙이는 동안 양손에 두 방씩 모기 물렸습니다. 한덕연 선생님 댁에서 모기에게 물린 것이 활동 마지막 모기 물림이었습니다. 모기와 작별하였습니다. |
2. 구슬 2기 활동 비전과 개인 비전
1) 구슬 2기 활동 비전
<사회사업 근본 공부> 「복지요결」, 「복지야성」, 「복지소학」
- 마음에 특별히 와 닿거나 새기고픈 부분에 포스트잇을 붙였습니다.
「복지요결」
“사회사업 정도로 행하려면 사회사업 철학으로써 중심을 잡아야 하지 않을까요? 철학이 없으면 이리저리 권도나 부리다 결국 사도에 빠지게 되지 않을까요?” |
: 아래에 “‘사회사업, (어떻게) 하겠다!’ 세우자.”라 짤막하게 써놓았습니다.
“인사하고, 묻고 의논하고 부탁하고, 감사하기” |
“물어볼 뿐 아니라 의논하고 부탁하여 당사자가 그 일을 이루게 돕는 겁니다.” |
“이 관계 속에 이것저것 나누거나 빌려 주거나 함께하거나 도와주는 정이 흐르는 겁니다.” |
: 사회사업가로서, 사람으로서 삶에 녹여내고 싶은 문장들입니다.
복지관 사회사업 – 7. 노인복지 |
대학생 실습지도 - 7. 실무 준비와 구직 |
: 현장으로 나갈 시간이 가까워오고, 노인복지 분야에 관심이 많은 제게 아주 와 닿았습니다. 잘 읽고 준비하겠습니다.
「복지야성」
직업윤리 |
단편 – 14. 노인요양시설 – 각주 79) - 노인복지 분야 사회사업가 필독서 |
: 실무 준비를 잘 해보고 싶습니다. 어르신들을 잘 돕는 사회사업가가 되고 싶습니다.
“사회사업 가치 이상 철학에 부합해야 합니다. 또한 기관의 정책과 사회사업가의 처지와 역량에 알맞아야 합니다. 조사도 해석도 적용도 중립적일 수 없습니다. 조사자의 지식과 의도와 처지와 역량에 따라 묻습니다. 그렇게 물으니 그렇게 대답합니다. 해석 또한 해석하는 사람의 경험과 지식과 소신과 처지에 따라 달라집니다. 그렇게 보기 때문에 그렇게 보입니다. 적용도 마찬가지입니다. 저마다 자기 이상과 철학, 역량과 처지에 따라 적용합니다.” |
: 개인비전 풀어가며 어떻게 묻는 것이 옳은지 고민하였습니다. 가치중립적일 수 없기 때문에 더 잘 물어야 합니다.
“사회사업가는 남을 이롭게 함으로써 자신을 이롭게 하는 사람이요, 남을 이롭게 하기 위해서 자신을 이롭게 하는 사람입니다.” |
: 나와 남을 이롭게 하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나와 남이 가진 가능성과 선의를 보아 돕고 싶습니다.
「복지소학」
복지소학에서 가장 와 닿았던 부분은 포스트잇만 붙이지 않고 일부를 수첩에도 적었습니다.
“文章做到極處, 無有他奇, 只是恰好. 人品做到極處, 無有他異, 只是本然. 菜根譚 前集 102 문장주도극처, 무유타기, 지시흡호. 인품주도극처, 무유타이, 지시본연. 문장이 지극한 경지에 이르면 기이하지 않고 적절할 뿐이며, 인품이 지극한 경지에 이르면 특이하지 않고 자연스러울 따름입니다.” |
: 사회사업도 지극한 경지에 이르면 자연스러울 뿐이겠지요? 방향을 알려주는 문장입니다. 마음에 새기겠습니다.
- 질문들이 생길 때마다 수첩에 메모하였습니다. ‘꼭 묻고 싶다!’한 질문들에는 붉은색 형광펜을 덧칠하였습니다. 공부하며 생긴 질문들을 틈틈이 김세진 선생님께 여쭈었고, 생일도에서 목섬 둘레를 걸을 땐 김동찬 선생님께 ‘센터 밖에서 긍정적인 관계를 맺고 발길을 끊은 아이가 있다면 어떻게 하시는지’ 여쭈었습니다. 박시현 선생님, 임우석 선생님께서 곡성에 오셨을 때는 일터에서 동료들과 하나의 가치를 좇을 수 있는 비결을 여쭤보았습니다.
- 지리산 둘레길을 걷는 동안 성욱 오빠와 승철 오빠의 도움으로 복지요결 줄거리 중 '개념, 이상, 철학'을 외웠습니다. 틀리지 않고 막힘없이 줄줄 읊고 싶어서 뒷사람들이 외울 때 속으로 함께 따라 외웠습니다. 사회사업 개념 이상 철학 외우게끔 도와준 성욱 오빠, 승철 오빠에게 고맙습니다.
- 사회사업 근본 공부 핵심 중에서 ‘인사와 감사’를 잘 실천하고자 노력했습니다. 합동연수에서 만난 동료들과 생일도, 순천, 남원, 지리산 둘레길, 하동, 곡성, 오송에서 만난 좋은 분들께 인사‧감사를 잘하려 했습니다. 특히 인사할 때 '솔'톤으로 '안녕하세요.'하였습니다. 감사할 때는 왜 감사한지 구체적으로 밝히려 하였습니다.
<사회사업 관련 주제 공부> 「사회복지사 김세진의 독서노트」, 「복지관 사례관리 공부노트」
- 「사회복지사 김세진의 독서노트」, 「복지관 사례관리 공부노트」 배움 하며 생긴 질문들을 수첩에 기록하였습니다. 동료들에게 묻고 의논하였습니다. 카페 기록을 통해서도 물었습니다. 단순히 질문이 생겼음에 만족하지 않았습니다. 좀 더 깊이 고민하고 싶은 궁금증들을 개인 비전에서 해소하고자 하였습니다.
- 핸드폰이 고장 나서 틈틈이 배움 기록하기 어려웠습니다. 당장 핸드폰을 쓰고 있지 않은 동료에게 도움 받았습니다. 동료들보다 조금씩 늦게 자며 기록하였습니다. 모든 동료들이 핸드폰을 쓰고 있는 상황에서는 틈날 때 미뤄둔 기록을 빠르게 올리고자 수첩에 부지런히 기록하였습니다. 순천에서 곡성까지 기록 밀리지 않도록 도와준 미 언니, 가연이, 꽃잎이에게 고맙습니다. 김세진 선생님께도 고맙습니다.
- 「복지관 사례관리 공부노트」 읽으며 찾아뵙고 싶은 선생님들 성함에 표시 하였습니다. 형광펜으로 야무지게 표시해 두었습니다. 사회사업 관련 주제 공부의 연장으로 생각하고 실천 현장에 계신 선생님들을 찾아뵙고자 합니다. 성욱 오빠, 상언이에게 함께 찾아가자 하였습니다. 여쭙고 싶은 질문도 이미 생각해두었습니다. 개인 비전 ‘물음표 4’를 설명하고 여쭐 것입니다.
<동료>
- 동료 ‘섬김’을 배우고 싶어서 이를 위한 개인 비전을 세웠습니다. <개인 비전>에서 자세히 설명하겠습니다.
- 저는 좋아하는 사람들을 그릴 때 즐겁습니다. 동료들을 한 명 한 명 그림으로 옮기려 하였습니다. 그림을 그릴 수 있는 역량과 처지가 갖춰질 때 동료를 그렸습니다. 모든 동료를 다 그리진 못했지만 제 그림을 좋아해주고 영광입니다 라 말해주는 동료들이 있어 고마웠습니다.
- 감사 평가 때, 되도록 모든 동료에게 감사 전하려 하였습니다. 고마웠던 일을 잊을까봐 수첩에 기록하였습니다. 동료의 ‘사소함’, ‘지나가는 말 한 마디’에서도 감사할 부분을 찾았습니다.
- 활동 시작 전, 동료들 자기소개서를 읽고 같이 이야기 나누고 싶은 부분들을 열쇠말로 기록해두었습니다. 생일도에서 바위를 타고 넘을 때, 순천에서 산을 오를 때, 일대일로 대화할 때 열쇠말을 구실로 이야기 나누었습니다.
<청년시절 낭만, 자연>
- 아름다운 자연을 좀 더 자세히 보고 기억에 오래 남기기 위해 그림으로 남겼습니다. 그리는 동안 지지와 격려 아끼지 않았던 동료들에게 고맙고 그림 그리는 저를 사진으로 남겨준 준화 오빠에게 고맙습니다.
- 멋진 풍경이 나타날 때마다 “우와~!” 감탄하였고 산딸기가 나올 때마다 자연에 감사하였습니다.
- “와! 언니 저것 좀 봐요!” 혼자 보기 아까운 풍경이 보이면 동료와 함께 보려 하였습니다. 사진을 잘 찍는 준화 오빠에게 놓치고 싶지 않은 광경이 펼쳐질 때 사진으로 남겨주길 부탁하였습니다.
- 해수욕, 비, 길에서 자기. 자유로움과 자연을 마음껏 즐겼습니다. 기회를 놓치지 않고 다 누렸습니다.
2) 개인 비전
<동료 '섬김' 배우기 : 감사 쪽지>
- 모든 동료에게 감사 쪽지 전하였습니다. 매번 쑥스러워서 급히 도망치거나, 동료를 등 돌리게 하고 감사 쪽지를 읽어주기도 하였습니다. 고맙다며 포옹해준 동료들 덕분에 마음이 훈훈했습니다. 제 개인 비전을 수행하였을 뿐인데도 감사 평가 때 고마웠다고 말해준 동료들 고맙습니다. 카드홀더에 감사쪽지 끼워둔 꽃잎이, 사진 찍어 올려줄 수 있는지 물었을 때 흔쾌히 가지고 있던 감사 쪽지 꺼내준 모든 동료에게 고맙습니다.
- 동료에게 감사 쪽지를 잘 읽어줄 수 있는 순간을 포착하려 노력하였습니다. 상언이에겐 순천에서 동료와 거리 두고 한 명씩 걸을 때, 가연이에겐 가온누리 민박에서 달빛 아래 불러내어, 성욱 오빠에겐 태백산맥 문학관 한산한 전시실에서 감사 쪽지 전하였습니다. 준화 오빠에게는 베타니아 복도로 나오도록 하여, 지은이에겐 홍수진 선생님 댁에서 가방 놓아두던 방 문을 조용히 닫고, 미 언니에겐 벽송사 고개 너머 냇가에서, 꽃잎이는 하루 산행 끝날 무렵 혼자 걷고 있을 때, 선화 언니는 싱크대 앞에 서 있을 때, 승철 오빠는 떠나는 날, 비 오던 아침에 전하였습니다.
<‘물음표’를 ‘느낌표’로 바꾸는 사회사업 질문 5가지 생각하기>
물음표 1. 당사자에게 묻고 의논할 때 가치중립적일 수 있을까요?
물음표 2. 당사자의 자기결정권, 어디까지 존중해야 할까요?
물음표 3. 사회사업가의 '진정성'은 무엇이며, 어떻게 다듬어야 할까요?
물음표 4. 노인과 다른 세대를 이을 수 있는 '평상'은?
물음표 5. 사회사업가가 돌려야 할 '물레'는?
- 처음 ‘반 쪽 분량으로 의문에 관한 제 생각을 정리하여 쓰겠습니다.’라고 정했던 비전 분량이 고민하고 덧붙이고, 조언 받고 수정하는 동안 ‘한 쪽 넘는 분량’이 되었습니다. 넓은 종이를 채우지 못할까봐 ‘반 쪽’만 쓰겠다 했었는데, 스스로 정한 한계를 뛰어넘었습니다.
- 글 다듬으며 2013년 여름방학, 겨울방학 때보다 훨씬 자주 「복지요결」과 「복지야성」을 읽었습니다. 뽀얗던 「복지요결」과 「복지야성」이 꼬질꼬질해졌습니다. 여러 번 펼치는 동안 표지와 책장도 조금 꾸깃꾸깃해졌습니다.
3. 강점
체력이 좋습니다. 산을 오를 때, 노래를 혼자 흥얼거리기도 하고 동료들과도 함께 불렀습니다. 배움 하는 동안 졸지 않았습니다. 체력을 바탕에 두고 공부하고 실천하겠습니다.
긍정적이지 않은 상황에서도 ‘긍정’을 발견합니다. 바지에 반찬 국물을 쏟았을 때 인상 쓰지 않고 “맛있는 냄새 난다!”하며 즐거워하였습니다.
재밌게 표현하고, 재밌게 즐기려 합니다. ‘하하’, ‘호호’만으로도 동료를 웃게 합니다. 말하는 사람이 신이 나서 술술 이야기하게끔 하는 편안함이 있습니다.
‘고맙습니다.’ 감사를 부지런히 합니다. 맛있는 음식에 감사합니다. 화개장터에서의 ‘우와~’, ‘와~!’ 덕분에 빙어 튀김을 덤으로 먹을 수 있었습니다. 동료에게 감사합니다. 하루를 마치는 감사 평가 때 한 명 한 명 모든 동료에게 감사하였습니다. 감사 쪽지로 동료와 따뜻한 마음을 나누었습니다.
맡은 일을 묵묵히 해냅니다. 찾아 일하려 하였습니다. 동료들을 도울 수 있는 일을 찾았습니다.
수첩에 기록을 열심히 합니다. 고장 난 핸드폰 때문에 기록이 어려운 상황을 ‘순간 기록’으로 극복하였습니다.
고민이나 궁금한 점이 있을 때 선생님들께 잘 여쭙습니다. 자투리 시간이 있으면 궁금하였던 점을 선생님들께 찾아가 여쭈었습니다.
제 사소한 행동 하나 하나를 기억하고 강점이라 알려준 동료들에게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
4. 희망
- 휴학
: 휴학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휴학하지 않고 학교로 바로 돌아가면 어떨지 생각했습니다. 남은 4학년 2학기를 마치고 나면 취업의 압박을 느낄 테지요. 급한 마음에 어떤 일이든 손에 안 잡히고 막연한 불안감에 시달릴 겁니다. ‘구인’하는 기관이나 시설이 있으면 잘 알아보기 전에 이력서부터 넣지 않을까요.
휴학하고 실무 준비할 것입니다. 어르신들과 함께 있을 때 여느 사람살이처럼 자연스러운 제 모습이 좋아 노인복지하고 싶습니다. 그러나 아직 경험이 적고 지식도 거의 없는 것이 부끄럽습니다. 부끄러움을 희석하기 위한 휴학 계획을 세우겠습니다. 허송세월 보낼 생각이 아닙니다.
- 인사
: 사람과 사람 관계의 시작이자 사회사업 절반을 넘는 ‘인사’ 잘 해보고 싶습니다. 집 밖 50m 내에서 만나는 어르신, 아이, 아주머니, 아저씨께 인사하겠습니다. 어르신들께서 평상에 모여 앉아 이야기 나누고 있으시다면 가던 발걸음을 멈추고 인사할 겁니다.
- 「복지야성」 ‘단편 – 14. 노인요양시설 – 각주 79) - 노인복지 분야 사회사업가 필독서’
: ‘노인복지 분야 사회사업가 필독서’를 읽겠습니다. 경험이 적은 노인복지 분야를 책을 통해 간접적으로나마 경험하고 싶습니다. 지식도 쌓고 싶습니다. ‘노인복지 분야 사회사업가가 되어 일할 때 어르신들 잘 거들고 싶다.’라는 마음으로 필독서 읽을 것입니다.
- 블로그에 ‘밑줄 노트’ 기록
: 책에서 찾은 사회사업 가치와 철학, 이상을 블로그에 기록하겠습니다. 영화를 보다 발견한 사회사업 가치와 철학, 이상도 블로그에 기록합니다. 매일 올리겠다고 장담은 하지 않겠습니다. 읽을 수 있는 만큼, 감상할 수 있는 만큼, 기록할 수 있는 만큼 조각글이라도 써나가겠습니다.
- 발품 팔기
: 노인복지 뜻 있게 실천하고 계신 선생님, 기관을 찾아가고 싶습니다. 방문 전에 연락드리고, 여쭙고 싶은 질문도 미리 알려드리고자 합니다. 잘 대답하실 수 있는 질문을 하겠습니다. ‘노인복지에 뜻을 두고 있는 사람이라면 꼭 이 책을 읽었으면 좋겠다.’하시는 책이 있다면 추천해 주십사 부탁드리겠습니다.
5. 감사
1) 격려의 글 써준 사람들
공주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김보미, 김단비. 최예지 언니. 기댈 생각 하지 말라던 지정현. 깜짝 격려의 글로 놀라게 한 류지형. 여민동락 공동체에서 일하고 있는 남슬기 언니. 사랑하는 동생 김경록. 고맙습니다. 활동하다 지칠 때 격려의 글 읽으며 다시 마음을 다잡았습니다. 그대들이 있어 든든하였습니다.
2)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
피가 되고 살이 되는 강연 해주신 베타니아 김종호 이사장님.
베타니아에 머무는 동안 배불리 먹여주신 원장님.
지리산 둘레길 시작하고 첫 고개를 넘겼을 때 댁에서 물 떠주신 어르신.
남원 양묘사업장 앞에서 시원한 얼음물 두 통 주셨던 어머님.
아침으로 먹을 빨간 감자와 매실액 챙겨주신 가온누리 민박 사장님.
아름다운 상한 마을에서 지낼 수 있도록 집을 내어주신 홍수진 선생님.
맛있는 백숙과 부추전 반죽, 채소, 과일 대접해주신 홍수진 선생님 시어머님.
한 상 푸짐히 누리도록 차려주신 상한 마을 이장님과 부녀회 어머님들.
고맙습니다. 덕분에 풍요로움 속에서 공부할 수 있었습니다. 감사합니다.
3) 지지방문 선배님들
구슬 2기보다 더 자연을 온전히 누리는 모습으로 자극이 되어준 대익 오빠.
베타니아에서 선배와의 대화로 구슬팀에 경험 나눠주신 김다희 선생님.
비전에 대한 귀한 조언 들려주신 박시현 선생님과 임우석 선생님.
상한 마을 작은 콘서트, MC용 선생님과 박경희 선생님.
맛있는 떡볶이와 좋은 이야기 선물해준 병문 오빠, 유진 언니, 다정, 유리, 지윤.
고맙습니다. 구슬팀을 위해 귀한 시간 내주셔서 고맙습니다. 힘이 났습니다.
4) 구슬 2기 동료들
5주 동안 함께 부대끼는 행복을 알려준 선화 언니, 성욱 오빠, 미 언니, 준화 오빠, 지은, 상언, 꽃잎, 가연이에게 고맙습니다. 2주를 함께한 승철 오빠에게도 고맙습니다.
5) 선생님
전국 구슬들을 모아주신 김세진 선생님. 인정이 있고 즐거움이 있는 동료들과의 추억 선물해주셔서 고맙습니다. 선생님께서 나눠주신 배움의 기회와 지혜를 통해 활동 전보다 성장한 김규림이 될 수 있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수료사 김규림
몰랐습니다.
적으면 네 시간, 많으면 여덟 시간을 읽고, 나누고 토론하며 공부할 수 있는 사람인지
반바지와 슬리퍼 차림으로도 바위를 타넘고 풀숲을 헤쳐갈 수 있는지
여름에 윗옷 두 벌, 아래옷 세 벌로 보름을 버틸 수 있는지
비 내릴 때 피할 곳을 찾지 않고 “시원하게 아예 퍼부었으면 좋겠다.”할 수 있는지
샴푸로 머리부터 발끝까지 씻고 좋은 향이 난다며 행복해할 수 있는지
하루 열두 시간씩 온갖 짐이 들어있는 배낭을 메고 걸을 수 있는지
그냥 걷기도 숨찬 오르막을 노래 부르며 오를 수 있는지
누울 수 있고 머리만 댈 수 있으면 길이고 바위고 어디서든 잘 수 있는지
멀리 보이는 작은 점 같은 집을 보고 “가깝네, 껌이네.”라 말할 수 있는지
발이 닿지 않는 깊은 물에 빠져 허우적대면서도,
“카누 타며 즐길 수 있는 건 다 즐겼다!”하며 웃을 수 있는지
혼자만의 동굴에 들어가지 않고, 5주 동안 여덟 동료들과 24시간 내내 붙어있을 수 있는지
저를 몰랐습니다.
저는 몰랐습니다.
함께였기에 알았습니다.
큰소리 내거나 ‘쥐었다 폈다’ 강약조절하지 않고, 웃으며 동료들을 자연스레 이끄는 이가 있음을
‘하고 싶음’과 ‘해야 함’을 하나로 만들고 동료들과 나누며 ‘즐거움’으로 승화시키는 이를
포기하지 않고 다시 발을 내딛는 모습만으로 동료들에게 힘과 용기를 불어넣는 이를
부드러운 배려로 단단한 마음을 감싸고, 바람과 비에도 묵묵히 동료 곁을 지키는 이를
사소한 듯 어깨 한번 으쓱하며 해가 지고 바람이 부는 일처럼 동료를 섬기는 이를
깊은 보조개처럼 깊은 안목으로 동료의 가능성을 바라보고 자존할 수 있도록 돕는 이를
가뭄으로 갈라진 논바닥에 흘러드는 물 한 줄기처럼 동료들을 귀하게 바라봐주는 이를
5년 후 10년 후 모습이 궁금한, 나이는 그저 숫자에 불과할 뿐임을 온몸으로 증명하는 이를
좋은 사람들을 알았습니다.
좋은 사람들은 알았습니다.
길 위에서 배웠습니다.
시장이 반찬임을, 매실이 들어가면 무엇이든 맛있어짐을
비는 내리는 소리만 들어도 좋고, 맞으며 흠뻑 젖어도 좋음을
핸드폰이 없다고 관계가 끊어지고 홀로 떠있는 섬처럼 고립되지 않음을
슬리퍼를 잃어버리고, 시계를 잃어버려도 잃은 것보다 얻은 것에 감사하면 마음이 가벼움을
알아온 시간은 적더라도 한 뜻을 나눠가지면 같이 씻어도 민망하지 않음을
‘이건 내가 할게’, ‘저건 내가 할게’ 서로 조금이라도 더 일하려 할 때의 즐거움을
‘사소함’ 속에서 선의를 찾아내는 사람들과 있으면 마음이 풍요로워짐을
좋은 옷, 멋진 머리 모양, 공들여 화장한 낯이 아니더라도 서로를 귀하게 여기는 이들이 있음을
‘꿈’과 ‘뜻’을 나누는 진지한 대화에 눈을 빛내며 귀를 기울이는 사람들이 있음을
그날의 일정과 그날의 목적지가 그날그날 정해지는 즉흥적 삶 속 설렘을
세상 곳곳에 여전히 이웃이 인정이 있는 마을과 사람들이 있음을
사람살이가 무엇인지 배웠습니다.
사람살이 어떻게 살아야하는지 배웠습니다.
선화 언니, 성욱 오빠, 미 언니, 준화 오빠, 지은, 상언, 꽃잎, 가연.
흔들리며 함께 걸어와 주어
고맙습니다.
김세진 선생님.
귀한 땔감 나눠주셔서 고맙습니다.
걷다 문득 떠올리면 미소 지을 수 있는,
생각하면 가슴 울렁거릴
추억 만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모두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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