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피는 봄, 서울은 모터쇼 열기로 한창이다. 이번 서울모터쇼엔 총 243대의 자동차가 무대를 꾸몄다. 새롭게 등장한 신차만 42종에 달한다. 오늘은 그중에서 모터사이클과 컨버전 업체의 자동차를 뺀 총 170대의 차를 5개의 장르(세단, SUV, 해치백, 스포츠카, 크로스오버)로 나눴다. 포르쉐 파나메라와 메르세데스-AMG GT 콘셉트는 세단으로 간주했다. 또한, 레이스 카인 재규어 I-타입은 스포츠카로 분류했다. 어떤 장르가 가장 많았을까?
1위 : SUV, 34.1%
예상했던 결과가 나왔다. 이번 서울모터쇼의 핵심은 SUV다. 가령, 푸조는 신형 3008 SUV를 내세웠고, 쌍용차는 G4 렉스턴을 올렸다. 또한, 캐딜락 에스컬레이드, 랜드로버 디스커버리, 랜드로버 레인지로버 벨라, 혼다 CR-V 터보, 미니 컨트리맨 등 각 부스의 메인을 장식한 차가 대부분 SUV다. 여기에 인피니티 Q30과 같은 크로스오버까지 포함하면 SUV의 비중은 불 보듯 뻔하다.
체급별 자존심 내건 싸움도 볼만하다. 특히 3~4천만 원대 SUV간의 경쟁이 치열하다. 푸조 3008 SUV와 혼다 CR-V 터보, 미니 컨트리맨 등 3개 차종이 주인공이다. 이들은 가격과 덩치가 사뭇 비슷하다. 그러나 추구하는 방향은 꽤 다르다. 예컨대 푸조 3008 SUV는 기존의 크로스오버 느낌을 지우고 선 굵은 SUV로 다시 태어났다. 매력적인 안팎 디자인이 강점이다. 반면, 혼다 CR-V 터보는 강력한 엔진 성능과 내구성을 으뜸으로 내세운다. 또한, 미니 컨트리맨은 특유의 활기찬 느낌으로 똘똘 뭉쳤다.
비슷한 가격으로 눈을 돌리면 걸출한 국산 SUV가 시야를 가득 메운다. 바로 쌍용자동차 G4 렉스턴이다. 길이 4.9m에 달하는 차체, 20인치 알로이 휠, 메르세데스-벤츠 7단 자동변속기, 9.2인치 터치스크린 등 남자들의 취향을 정 조준했다.
윗동네에선 랜드로버와 캐딜락이 한 판 붙었다. 레인지로버 벨라와 에스컬레이드가 주인공이다. 벨라는 레인지로버의 네 번째 식구다. 레인지로버의 든든한 뼈대를 밑바탕 삼아 안팎 디자인을 날렵하게 다듬었다. 가령, 눈매와 루프 라인은 쿠페처럼 날렵하다. 실내는 큼직한 터치스크린을 위아래로 심어 미래적인 느낌을 담았다.
반면 에스컬레이드는 풀사이즈 SUV의 넉넉함을 뽐낸다. 네모반듯한 차체에 V8 6.2L 가솔린 심장, 천연가죽과 원목 등 호화로운 장비를 가득 담았다. 레인지로버뿐 아니라 메르세데스-벤츠 G-클래스와의 대결도 궁금하다.
2위 : 전통의 강자, 세단 28.2%
2위는 전통의 강자 세단이 차지했다. 그런데 세단 중에서도 강력한 엔진 품은 스포츠 세단이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먼저 BMW M760Li x드라이브다. 이 차의 성능은 람보르기니처럼 공포스럽다. 가령, 보닛 속에 V12 6.6L 가솔린 트윈 터보 심장이 똬리를 틀었다. 최고출력 609마력, 최대토크 81.6㎏·m를 뿜는다. 소위 ‘제로백’이라고 부르는 0→시속 100㎞까지 가속 성능은 무려 3.7초. 과연 M 배지를 붙일 만하다.
라이벌 메르세데스-벤츠는 AMG GT 콘셉트를 선보였다. 포르쉐 파나메라와 성격이 비슷한 4인승 스포츠 세단이다. 심장엔 V8 4.0L 가솔린 트윈 터보 엔진과 전기모터를 짝지었다. 시스템 총 출력은 무려 816마력, 0→시속 100㎞까지 가속 성능은 3초 이내다. 또한, 포뮬러 원에서 얻은 노하우도 잔뜩 스몄다. 예컨대 ‘EQ 파워+’는 주행 중에도 에너지를 거둬 배터리를 충전한다. 공기역학 설계 역시 F1에서 힌트를 얻었다.
포르쉐는 2세대 파나메라를 무대에 올렸다. 그중에서도 가장 강력한 파나메라 터보다. 포르쉐는 “럭셔리 세단의 편안함과 스포츠카의 강력한 주행성능을 겸비한 4도어 스포츠카”라고 설명한다. 보닛 속에 자리한 V8 4.0L 가솔린 트윈 터보 엔진은 8단 듀얼클러치 변속기와 함께 최고출력 550마력, 최대토크 78.5㎏·m를 뿜는다. 최고속도는 시속 306㎞. 특히 파나메라 터보는 독일 뉘르부르크링 서킷을 7분38초 만에 주파한다.
기아자동차 스팅어는 이번 모터쇼의 메인 중 하나다. 스팅어는 기아차가 빚은 뒷바퀴 굴림 스포츠 세단이다. 트림은 3.3 트윈 터보 GDi, 2.0 터보 GDi, 2.2 디젤 등 총 세 가지로 나눈다. 특히 V6 3.3L 가솔린 트윈 터보 엔진은 최고출력 370마력, 최대토크 52.0㎏·m를 자랑한다. 0→시속 100㎞까지 가속은 단 4.9초에 마친다. 역대 기아자동차 가운데 가장 빠른 성능이다.
3위 : 거침없이 막 해치지, 해치백 17.6%
의외의 결과가 나왔다. 해치백이 스포츠카를 제치고 3위를 차지했다. 특히 쉐보레 볼트 EV와 토요타 프리우스 프라임 등 주로 전기모터 품은 자동차가 눈에 띈다. 가령, 볼트 EV는 쉐보레가 빚은 순수 전기차다. 1회 충전 주행가능 거리 383.17㎞를 뽐낸다. 일 평균 출퇴근 거리가 3~40㎞라면 약 열흘 동안 충전 없이 달릴 수 있는 셈이다. 차 값도 합리적이다. 기본 가격은 4,779만 원이다. 여기에 각종 보조금을 곁들이면 2천만 원대에 구입할 수 있다.
토요타 프리우스 프라임은 전기모터와 가솔린 엔진을 짝지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자동차다. 전기모터만으로 시속 135㎞까지 달릴 수 있고, 복합연비는 1L 당 37㎞(미국 기준)에 달한다. CO2 배출량은 32g/㎞.
한편, 르노삼성자동차는 소형 해치백, 클리오를 전면에 내세웠다. 혹자는 우리나라를 ‘해치백의 불모지’라고 부르지만 르노삼성은 자신감이 넘친다. 클리오는 유럽 소형차 시장에서 판매 1위 단골손님이자, 전 세계적으로 1,300만 대 이상 팔린 효자이기 때문이다. 또한, 경쟁 차엔 없는 풀 LED(발광다이오드) 헤드램프, 보스 프리미엄 서라운드 시스템 등 호화 장비를 뽐낸다. 과연 현대 i30가 실패한 해치백 시장을 어떻게 개척할지, 앞으로의 행보가 궁금하다.
4위 : ‘부릉부릉’ 스포츠카, 14.1%
4위는 스포츠카가 차지했다. 제조사 중엔 메르세데스-AMG가 총 7대의 스포츠카를 전시했고 뒤이어 BMW 5대, 포르쉐 3대, 재규어 3대, 렉서스 3대의 ‘화끈이’를 선보였다.
하이라이트는 단연 메르세데스-AMG GT R이다. 이 차의 별명은 ‘그린 헬(Green Hell).’ 뉘르부르크링 24시간 경주에 투입해 우승한 GT3의 일반 도로용 버전이다. ‘그린 헬’은 바로 녹색 지옥인 뉘르부르크 링을 뜻한다. 보닛 속엔 V8 4.0L 가솔린 트윈터보 심장을 얹고 최고출력 585마력, 최대토크 71.3㎏·m를 뿜는다. 아래 급인 AMG GT S보다 각각 75마력, 5.1㎏·m 더 높다. 0→시속 100㎞까지 가속은 3.6초, 최고속도는 시속 319㎞에 달한다.
강력한 심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공력 성능도 다듬었다. 가령, 범퍼의 공기 흡입구를 키우고 차체 밑엔 ‘액티브 디퓨저 엘리먼트’를 심었다. 레이스 모드에서 시속 80㎞ 이상 달리면 디퓨저가 앞으로 40㎜ 튀어나온다. 때문에 시속 250㎞에서 앞바퀴의 양력이 최대 40㎏까지 줄어든다. 또한, 뒷범퍼 양쪽에도 공기구멍을 뚫었고 꽁무니엔 CFRP(탄소섬유강화플라스틱) 스포일러를 달았다. 그 결과 고속에서 다운포스(공기 역학적으로 차체를 노면 쪽으로 짓누르는 힘)를 155㎏ 더 만든다.
두 번째는 렉서스 LC500h다. 그림 속에서 뛰어나온 듯한 LC500h는 렉서스가 빚은 하이브리드 스포츠카다. 이른바 ‘멀티 스테이지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V6 3.5L 앳킨슨 사이클 엔진에 전기 모터 2개와 자동 4단 변속기를 맞물렸다. 시스템 총 출력은 354마력. 0→시속 97㎞(시속 60마일) 가속을 4.7초에 끊고, 최고속도는 시속 250㎞다. 또한, 전기모터만으로 시속 140㎞까지 달릴 수 있다.
변속기는 모터와 자동변속기를 합쳤다. 일반적인 렉서스 하이브리드는 전기모터와 유성기어를 맞물려 무단변속기(CVT)처럼 쓴다. 그래서 e-CVT라고 부른다. 그런데 LC500h의 멀티 스테이지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e-CVT에 4단 자동변속기를 추가로 붙여 가상의 10단을 만들었다.
뼈대는 고장력 강판과 알루미늄, CFRP(탄소섬유강화플라스틱)을 섞어 빚었다. 스페어타이어를 빼고 배터리를 트렁크로 옮기는 등 무게 배분을 52:48로 맞췄다.
5위 : 크로스오버, 5.8%
신차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녀석은 인피니티 Q30이다. Q30은 메르세데스-벤츠 GLA와 뼈대를 나눈 이란성 쌍둥이다. 물살 가르듯 휘몰아치는 보디 라인, 강력한 2.0L 가솔린 터보 엔진, 3,000만 원 후반대부터 시작하는 합리적 가격 등 뛰어난 상품성으로 출격 준비를 마쳤다.
날렵한 디자인을 뽐내지만 적재 공간도 충분하다. 기본 용량은 430L다. 트렁크 넓기로 소문난 쌍용 티볼리(423L)보다도 크다. 또한, 뒷좌석을 60:40으로 나눠 접을 수 있어 공간활용성이 뛰어나다.
Q30의 보닛 속엔 직렬 4기통 2.0L 가솔린 터보 심장이 자리한다. 최고출력 211마력, 최대토크 35.7㎏·m를 뿜는다. 특히 최대토크 나오는 구간이 인상적이다. 1,200rpm부터 4,400rpm까지 지속하기 때문. 따라서 실용영역부터 화끈한 가속성능을 느낄 수 있다. 엔진의 실린더 블록과 헤드는 알루미늄 합금으로 빚어 경량화와 내구성을 모두 만족시켰다.
첫댓글 멋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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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따끈따끈한 정보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