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은영의 논문을 고마운 마음으로 옮깁니다. 표가 깨져서 보기 불편할 수 있는데, 네이버 검색을 통하면 온전한 형태로 볼 수 있습니다>
정의: 국내에 거주하고 있는 국제결혼 가정으로 부모 중 한쪽이 한국인으로 구성된 가정
주요용어: 다문화 사회, 이주의 여성화, 결혼 이주 여성, 언어 소통, 사회적 편견, 생활습관 및 문화의 차이, 육아 및 자녀 양육, 스트레스, 안정된 적응, 사회적 지지
분류: 여성 심리학
본문
1.개요
1990년대 이후로 꾸준히 국제결혼이 이어지면서 한국 사회는 다문화 가정을 이룬 사회로 접어들었다. 주로 아시아 여성들이 한국인 남성과 결혼하여 한국사회에 편입되는 형태로 다문화 가정이 형성되고 있다. 다문화 가정은 국가, 성, 계급 등의 결합을 포함하는 개념이므로, 다문화 가정에 대해 알아보려면 언어 및 문화 적응을 포함한 결혼 이주 여성의 한국 사회 적응, 다문화 가정 내 부부 관계 및 부모자녀 관계의 형성, 다문화 가정의 사회 내 적응 등의 문제를 중요하게 살펴보아야 한다.
2.다문화 가정의 형성
한국 사회는 1990년대 중∙후반을 기점으로 다문화 사회로 접어들기 시작했다. 이는 세계화에 따라 인구의 국가 간 이동이 활발해지면서 나타나는 현상이기도 하지만, 한국에서는 주로 혼인 적령기를 놓친 농촌 지역의 미혼 남성 위주로 국제결혼이 이뤄지고 있다(이현주, 2013). 우리나라에서 여성 결혼 이민자의 증가는 세 단계를 거쳐 확산되었다. 1990년대 초 중국과 수교 이후 조선족 여성들이 대거 유입한 것이 첫 단계이며, 일본과 필리핀, 한족 등 특정 종교의 신도로, 또는 더 나은 삶의 조건을 찾아 한국 남성과 결혼한 것이 두 번째 단계이며, 2000년 이후 필리핀, 베트남을 중심으로 한 동남아 여성들이 사설 결혼 중개업체를 통해 대거 입국하고 있는 것이 세 번째 단계이다(설동훈, 한건수, 2005).
통계청의 2010년 인구조사자료에 의하면 다문화 가정은 38만 6977가구로 나타났으며, 아시아 지역에서 일어나고 있는 ‘이주의 여성화(feminizationofmigration)’는 한국 사회에도 영향을 미쳐 다문화 가정은 대부분 한국 남성과 외국 여성의 결혼으로 구성되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결혼 이주 여성의 한국 체류 목적은 한국인과의 혼인을 통해 한국 사회에 편입하여 구성원이 되는 것이다. 또한 한 가정의 아내이자 2세를 출산하여 한국인 남편과 함께 아동을 양육해야 하는 모성의 역할도 수행해야 한다(이현주, 2013). 그래서 그들의 결혼생활은 언어 소통의 어려움뿐만 아니라 사회적 편견, 문화의 차이에서 오는 혼란, 육아 및 자녀 교육에서 겪는 곤란, 부부 갈등 등의 문제를 겪게 된다. 이들이 겪는 문제들을 부부 관계, 결혼 이주 여성 개인의 적응, 부모 역할과 부모자녀 관계 측면에서 살펴볼 수 있다.
3.다문화가정의 주요 주제 - 부부 관계
국제결혼을 통해 한국에 거주하고 있는 여성 결혼 이민자는 자국 문화와 한국 문화의 차이, 언어 소통의 어려움, 생활습관 및 사고방식의 차이를 경험하게 된다. 특히 결혼 초기에는 한국어를 잘 구사하기 어렵기 때문에 부부 간, 가족 간에 오해가 생기기 쉽다. 또한 전통적으로 남편 중심적인 생활문화를 가지고 있는 한국에서 가족 내 문화 충돌을 일으키기도 한다. 또한 이 여성들은 대부분 가정주부로 지내거나 남편과 함께 농사일을 하므로 한국사회에 참여할 기회가 거의 없는데, 주위의 다른 사람들과 어울리거나 사회활동을 하지 못한 채 주로 남편이나 시집 식구와만 지내기 때문에 한국 문화와 사회에 적응하는 것이 더욱 어려워진다(윤형숙, 2005; 이혜경, 2005; 김이선 외, 2007; 문경희, 2006; 송미경 등, 2008). 또한 결혼 이주 여성은 시부모와 의사소통하기 어렵고 시부모의 간섭을 받을 수 있다.
특히 결혼 이주 여성의 출신 국가가 한국 사회보다 경제적 수준이 낮을 경우, 이에 대한 편견으로 상처를 받기도 한다(설동훈 등, 2005). 또한 이들의 국제결혼 동기 중 큰 요인이 본국 가족들에게 경제적으로 도움을 주고 싶은 것도 있으나, 기대했던 것과 달리 한국에서의 가정 내 경제 수준은 낮은 편으로 이로 인해 부부 갈등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이혜경, 2005; 이윤애, 2004).
결혼 이주 여성들은 이와 같은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모국에 있는 친구나 가족들에게 하소연하는 경우가 많았으나(설동훈 등, 2005; 김갑성, 2006), 배우자와 보내는 시간이 가장 많고 가까이에서 도움을 줄 수 있는 대상이 배우자이기 때문에 배우자와의 만족도가 다문화 가족에게 매우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한다(김현수 등, 2012). 또한 남편의 지지와 이해뿐만 아니라 시집 식구들의 이해와 노력도 이주 여성들이 한국 생활에 적응하며 겪는 스트레스를 경감시킬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노하나, 2007; 이태욱, 2006; 박수원, 2003; 최경숙, 2006). 그래서 다문화 가정 이주 여성이 한국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가정을 꾸리고 사회에 통합될 수 있기 위해서는 그 가정의 사회, 심리, 문화적 적응에 대한 관심과 노력이 지속적으로 필요하다(노하나, 2007).
다문화 가정 부부가 문화적 차이와 가족 내 갈등을 겪는 것은 사실이나, 부부가 다문화 가정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긍정적인 미래 계획을 세우면서 지역사회에 참여하면 안정적으로 적응할 수 있다. 이러한 성공적인 적응을 위해서는 다문화주의적인 이해를 함께 가지고 서로 맞춰가는 것이 필요하며, 이와 동시에 다양한 계층의 지지가 중요하게 작용할 수 있다(강유미 등, 2010).
다문화가정 부부의 성공적인 적응 과정(강유미 등, 2010)
적응 단계
내용
문화 차이와 갈등 단계
국제결혼 이후 결혼생활을 시작하면서 현실을 알게 되는 단계이다. 결혼 전 한국에 대해 가졌던 막연한 동경과 달리 언어가 통하지 않아 생활에서 어려움을 느끼고 외국인이라는 편견적인 시선과 차별을 당하고 남편의 환경과 성격도 결혼 전 생각과 달라 갈등을 겪는 단계이다. 결혼 전 정보가 얼마나 충분하고 배우자와 얼마나 동질성을 가지고 있었는가에 따라 문화 차이와 갈등의 양이 다르다.
이해하고 노력하는 단계
문화 차이를 줄이기 위해 외국인으로 느끼는 고충을 이해하고 서로 다름을 인정하며 개방적인 자세를 갖고 천천히 적응해 갈 수 있도록 배려해주며 서로 다른 문화를 배우고 노력하는 단계이다.
서로 맞추어가는 단계
부부 간에 문제나 오해가 발생하면 적극적인 대화를 시도함으로써 문제를 해결하고 긍정적으로 행동을 바꾸며 서로 맞추어가는 단계이다. 배우자의 지지, 가족의 지지, 사회적 지지가 매우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안정된 적응 단계
부부가 결속력이 강해지며 가족 정체성이 강화되는 단계로, 부부는 함께 긍정적인 미래를 설계하고 가족과 사회의 공동체 구성원으로 사회에 참여하는 모습을 보인다.
4.다문화 가정의 주요 주제 “결혼 이주 여성”
결혼 이민자는 대한민국 국민과 혼인한 적이 있거나 혼인관계에 있는 재한 외국인을 지칭한다(재한외국민 처우 기본법 제2조 3항). 최근 통계에 따르면 한국인 여성과 결혼한 외국인 남성은 결혼 이민자 중 대략 25%를 차지하고, 한국인 남성과 결혼한 외국인 여성은 75%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08-2011년 통계청 자료). 이처럼 여성 결혼 이주자가 더 많아서 이들의 한국 사회 적응에 대한 다각적인 관심이 대두되고 있다.
다문화 가정의 구성 유형
성별
유형별
2008년
2009년
2010
2011
남자
외국인
8,041
8,158
7,961
7,497
여자
외국인
28,163
25,142
26,274
22,265
계
36,204
33,300
34,235
29,762
결혼 이주 여성의 출신국 또한 갈수록 다양해지고 있어서 2000년 초에는 중국, 일본, 필리핀 출신이 다수였으나, 최근에는 베트남, 태국, 몽골, 우즈베키스탄, 러시아 등 다변화 경향을 나타내고 있다(주은선 등, 2012). 이 여성들은 결혼을 통해 자신이 성장한 국가가 아닌 다른 국가에서 생활하기 때문에 결혼생활에 대한 적응뿐 아니라 서로 다른 문화에 대한 적응이라는 과제를 가지고 있다(임은미 등, 2010).
결혼 이주 여성들은 언어가 달라서 생기는 의사소통의 어려움, 문화적 차이로 인한 적응 문제(이금연, 2003; 권복순, 차보연, 2006)를 가장 큰 어려움으로 꼽고 있다. 또한 이들은 주로 결혼정보업체를 통하는데, 이 업체들이 국제결혼을 성사시킬 목적으로 한국 남성에 대한 과대포장이나 허위 정보를 제공하고 급속도로 결혼을 추진하는 경향이 있다. 결혼 이주 여성들이 맞선을 보고 한국 남성과 결혼에 이르는 데 불과 5-6일이 걸린다는 조사가 있다(김오남, 2006). 또한 결혼 이주 여성들은 이중 문화로 인한 정체성 혼란 등의 심리적 측면의 어려움(설동훈 등, 2005)을 호소한다.
결혼 이주 여성들은 초반에 언어적 어려움을 가장 많이 호소하고,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경제적 어려움과 가족관계의 어려움을 더 많이 호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최운선, 2007). 특히 경제적인 풍요를 꿈꾸며 한국에 온 여성들은 한국의 비싼 물가와 남편의 낮은 경제력, 사교육비 부담에서 불만족을 경험한다. 이는 대부분의 다문화 가정이 농촌에 있거나 도시 하류층일 가능성이 높아 사회경제적으로 취약하기 때문이다.
오세걸(2010)의 연구에서 결혼 이주 여성은 한국어 교육 다음으로 가정생활 안정과 관련해서 의료, 생계, 주거비 지원이 가장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2009년 다문화 가족 실태 조사에 의하면, 빈곤 경험 조사에서 전체의 30%가 ‘사회보험료 미납 경험’,‘공과금 미납으로 인해 전기 수도 등이 끊긴 경험’,‘생활비가 모자라서 돈을 빌린 경험’,‘경제적 이유로 인한 치료 중도 포기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김승권 등, 2010).
또한 국제결혼은 국가와 성, 계층, 문화의 결합이기 때문에 여성 결혼 이민자는 문화 차이로 스트레스를 경험한다. 특히 문화와 사고방식, 음식의 차이, 외국인이라는 편견과 차별로 인해 스트레스를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송미경 등, 2008). 또한 한국 문화나 예절을 익히는 것에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이순형 등, 2006). 한국 특유의 가부장적인 문화와 가족 내 며느리의 위치, 한국인 남성과 시어머니의 관계 등이 이해하기 어려운 문화인 것으로 나타났다(한건수, 2006).
동남아시아 국가 출신의 여성 결혼 이민자는 양계 중심적 가족 구조에 익숙하기 때문에 (한국여성개발원, 2006), 부계 중심의 가부장적인 한국 문화는 시집과의 갈등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한건수, 2006). 특히 가족 돌봄과 가사 노동 및 남편과 시집의 요구들을 수행하는 도구적 역할에 상당한 비중을 두는 여성 결혼 이민자에 대한 역할 기대는 스트레스 요인이 되고 있다(나임순, 2008; 정기선 등, 2007).
또한 필요할 때 적절한 도움을 받을 만한 정보의 부족, 주변인들의 편견과 차별은 적응의 어려움을 더욱 가중시키는데 도시보다 지방에서 어려움이 더 큰 것으로 드러났다(송미경 등, 2008). 또한 이 여성들은 결혼생활에서 겪는 어려움을 호소할 만한 부모나 친구가 곁에 없을 가능성이 높다(김현수 등, 2012). 따라서 의논할 수 있는 대상이나 여가 활동을 함께할 수 있는 사람들은 이주 여성들이 한국사회에 적응하거나 어려움을 이겨내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김현수, 최연실, 2012).
5.다문화 가정의 주요 주제 “부모 역할 및 부모자녀 관계”
다문화 가정의 외국인 여성들은 한국 사회에 적응하는 시기와 자녀 육아의 시기가 겹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중매업체를 통해 교제 기간 없이 결혼한 후 바로 한국에 입국한 경우에는 배우자와의 문화 차이와 언어 이해의 어려움으로 자녀 양육에도 이중적으로 어려움을 겪게 된다(이윤호, 2007; 조미영, 2010). 게다가 육아에 대한 준비가 충분치 않은 결혼 초기에 아이를 가질 경우, 자녀 육아 시기와 문화 적응 시기가 겹쳐 혼란이 가중될 수 있다. 또한 한국 사회는 자녀 양육 문제에서 아버지의 역할보다는 어머니의 역할에 더 많은 비중을 두기 때문에 결혼 이주 여성은 육아의 고충도 함께 경험하게 된다(인봉숙, 2002; 이현주, 2013).
이러한 어려움은 자녀의 성장 과정에 필요한 발달 과업을 이해하고 지원하는 것에 대한 어려움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 예를 들어, 자녀들의 발달 단계에 적합한 놀이감이나 책을 구입하는 것에 대한 정보가 부족할 수 있다(노미향, 2009). 또한 자녀의 발달 과업이 이주 여성의 출신국에서 나타나는 모습과 달라 자녀와 갈등이 생기기도 한다. 따라서 다문화 가정의 자녀들은 아동기에서 청소년기로 성장하는 과정에서 학업, 또래 관계, 정체성 등의 발달 과제와 더불어 부모에게조차 이해받지 못하는 이중 부담을 갖기도 한다(조미영, 2010).
한편으로 다문화 가정 여성들의 자녀에 대한 애착은 높은 편인데, 결혼 후 한국에 와서 자신에게 일어난 가장 좋은 일을 자녀의 출생이라 꼽는 여성이 많았고, 한국 생활을 하는 데 자녀가 심리적 거점이자 희망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김민정, 2002; 김상임, 2004; 송미경 등, 2008). 또한 자녀 관련 문제를 의논하는 상대로 남편이나 시집 식구, 친정 부모나 친구를 이용하고 있어(김오남, 2006; 인봉숙, 2002), 이 여성들에게 사회적 지지가 중요함을 알 수 있다.
다문화 가정에서 부모 역할에 대해 이 여성들은 ‘한국에서의 적응 돕기’와 ‘좋은 부모 되기’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신이 자라온 문화권에 대해 교육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자녀가 한국 사회에 적응하고 교육에 잘 따라가도록 돕는 것을 우선시하는 것을 볼 수 있다(송미경 등, 2008). 자녀들이 초등학교에 입학하면 다문화 가정에 위기가 올 수 있는데, 자녀들이 혼혈인에 대한 차별적 문화를 맞닥뜨릴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다문화 가정 자녀는 외모에 예민한 반응을 보이게 되고(이금연, 2003), 부모가 이에 적절하게 대처할 수 있는지, 사회적 지지망을 활용할 수 있는지 여부가 앞으로 다문화 가정 자녀의 학교 및 사회 적응에 영향을 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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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문화 가정 여성의 자녀 그리고 가족의 양육 경험(한상영, 2011)
집필 : 김은영(동서울대학교 교양학과)
참고문헌>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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