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여러분. 일단 시계를 봅시다.
다섯시 오십오분? 아니죠. 무려 네시 오십오분.
이 시간에 깨 있는거야 뭐, 익숙한 일이에요.
항상 주말에는 낮밤이 바뀌는 나니까요.
하지만 오늘은 달라요. 유달리 배가 고팠고 우연히 냉장고에는
제윢볶음을 해먹고 싶구나 하는 생각에 재료가 있었죠.
그러니 만듭니다.
일단 재료.
다진마늘, 고춧가루, 고추장, 양파, 돼지고기 뒷다리살
거기에 사진에는 안나왔지만
간장, 물엿, 그리고 잡내 제거용 미림. 뭐 이정도면 충분해요.
생각보다 더럽게 쉽다고요
일단 양파 반통을 손질합니다.
아니, 손질이랄까, 그냥 반 자르고 양쪽 꼭다리 조금씩 잘라놓고
적당한 크기의 부채꼴로 썰어주세요.
뭔소린지 모르겠다면 적당히 알아서 화이팅
그리고 다음은 돼지고기 뒷다리네요.
대충 1인분이라 생각되는 양을 꺼냈어요.
많다고 생각하는 분들께 말하자면 제육볶음은 말 그대로 제'육'볶음이잖아요
고기 육자라고. 근데 고기보다 야채가 더 많다는게 말이나 되냐고요
밥 한술을 뜨면 밥반 고기반은 돼야 제육덮밥이 아니겠냐는 말입니다.
그러니까 저만큼 그냥 다 넣겠다는 말이에요.
뭐, 고기 싫어하시면 적당히 줄여서 넣어도 되지만
고기를 싫어한다는 시점에서 이미 반란종자라는 말이죠.
그러니 대충 많지 않을까 하는 정도로 썰어 넣으세요
그렇게 만든 주재료 두개를 투샷
핫-챠
자, 이제 양념을 합시다.
아무거나 담을수 있는거에 둘다 집어 던져 넣으세요.
저는 스뎅보울에 넣습니다. 커쇼의 직구처럼 집어 던져넣으면
재료가 튕겨나갈테니 적당히 넣으세요.
하지만 저는 슬램을 해서 넣었지.
자, 그리고 이제 양념을 위한 고추장을 한 큰술...
한큰.... 술.....
와 저게 언제 다 떨어졌었지. 고추장 그렇게 자주 안썼는데 말이죠.
아무튼 싹싹 긁어내니 한큰술 정도 나오네요.
작은 고추장이라도 한 통 사야하나..
아무튼 그렇게 고추장 한 큰술에서 시작해서
다진마늘도 한큰술
고춧가루 두 큰술까지
챡챡 넣어주세요.
너무 짜다싶어도 안좋지만 싱거운것보다는 짠게 좋지 않을까 싶으니
뭐, 적당히 알아서 화이팅.
참고로 저는 저것보다 조금 더 많다 싶게 넣었어요.
그리고 이걸 버무리기 위해
간장 두큰술
물엿(올리고당) 두큰술
그리고 잡내제거를 위해 미림 적당히 넣어주세요.
미림은 없으면 안넣어도 되지만 가능하면 작은거 하나쯤 사 두면 좋아요.
비중으로 치면 많이 쓰는데 요리 한번에 들어가는 양은 많지 않으니
지금까지 내가 만든 요리중에 미림이 들어간 건
갈치조림, 콩나물 불고기, 그리고 제육덮밥까지
어지간한건 다 들어가네요.
아, 그거 말고 다른건 미림이 없어서 맛이 없었나....
자, 그럼 버무려야겠죠. 숟가락으로 버무리려 했지만
이거 안되겠네 싶으니 위생장갑을 낍니다.
덩치큰 남성치고 섬섬옥수를 쭉 펼친 다음
철푸덕 철푸덕 버무려줍시다.
비빔면은 아니지만 오른손으로 비비고
왼손으로 비비면 맨손에 묻으니까 오른손으로 비비고
비비고
비비고
BB고
BBGo
그렇게 완전히 버무려 졌다 싶으면
이렇게 전체적으로 적당한 색깔이 만들어지면 좋네요.
양파며 고기며 적당히 철푸덕거려주세요
그리고 이렇게 잘 버무려진
먹음직스러운 재료를
달궈진 후라이팬....
달궈진....
안달궈졌으니 불켜고 달굽시다.
강불에서 적당히 팬이 뜨거워 질 때까지 멍때리고 있으세요.
이럴땐 노래라도 불러주세요
맛있는건 정말 참을수 없어어
누구나 맛을 보면 이렇게
쿠우 맛있었는데 요즘도 파나요?
오렌지맛 엄청 좋아했는데
이렇게 별 의미 없는 생각하다보면 팬으로 열기가 올라옵니다.
그럼 그 팬에
카-서프라이즈드-오일을 적당히 뿌려줍니다.
재미없다고요?
ㅇㅇ 그럴거 같았어요.
드립에 재미있고 재미 없는게 중요한가요.
시간때우기용인게 당연하잖아.
아무튼 달군 팬에 카놀라유를 두르고 휙휙 휘둘러서 펼쳐주세요
그리고 아까 만들어둔 재료를 던져주세
기름튄다아아아아아아아아!!!!!
기름이.. 기름이 튄다!!!!!!!
그래서 무장을 하고 왔어요. 긴팔 져지 입고 복싱할때 끼는 장갑도 끼고
휙휙 저어줍시다.
타지 않게 이리저리 저어주세요.
아 몰랐는데 후라이팬에서 뭐 조리할때 쇠젓가락 가능하면 쓰지 말래요
요즘 후라이팬이 전부 코팅돼서 나오는데 그게 다 벗겨진다네요.
꺄아 벗겨진다니 야해
그러니 여러분은 저의 이런 개드립 듣기 싫으면
적당히 나무젓가락으로 휙휙 해주시라는 거에요.
어차피 환경 호르몬을 마시고 싶지는 않잖아.
적당히 익었다 싶으면 물을 적당히 부어줍니다.
구워진 제육볶음은 별로니까요
물을 적당히 넣어서 약간은 끓여 삶는다는 느낌으로 합시다
나도 내가 뭔 소리 하는건지 모르겠으니 그냥 물 부으세요.
제육볶음이든 제육덮밥이든 소스 없는건 별로잖아요
그러니 소스라고 생각하고 물 붓고 끓여주세요.
그래도 물이 안들어간 부분이 있으니
고기는 적당히 휙휙 해주시고요
익지 않았을까 하면 한점 정도 먹어줍시다.
참고로 이거 덜익었었어요.
약간 질기게 씹히더라고.
그래도 거의 다 익었잖아 하며서
국물 졸이면 다 익겠지 생각하며
익히고 익혀줍시다.
아, 참고로 여기서 개인 취향 좀 들어갈텐데
이런 볶음요리에서 야채들이 익혀는 정도에 따라서 물 적당히 부으세요.
제 경우는 입에 들어가는 순간 녹아버리는 강도의 야채를 좋아하니
물도 더 붓고 했지만
이런 요리에서 야채가 아삭아삭 씹히는거 좋아하시는 분들은
물 양 조금 줄이세요.
아 그리고 맛 보면서 짜다 싶으면 물엿 조금씩 더 넣어주시구요.
만약 달다면 어쩌면 좋지?
사실 이건거에 소금넣는건 전 별로 안좋아하니까요.
에잇 그러니까 아까 소스 만들때 조금 짜게 만들라니까요.
아무튼 이게 다 익었다 싶으면
밥 위에 부어줍시다.
역시 이번에도 양 조절 실패.
좀 많았네요.
그래도 맛은 괜찮았어요.
매콤하고 달콤하니 생각보다 맛있었네요.
차라리 재수학원에서 해 줬던 그 제육볶... 아니, 야채볶음보다 나았어요.
그러니 여러분, 사먹지 말고
직접 해 먹어라.
출처 - 나(다른 출처일 경우 수정해주세요!)
첫댓글 일어나서 본 첫글이 제육볶음이라니!!!! 오늘점심으로 먹어야겠네요
마늘이 들어가면 누린내도잡아주고 감칠맛이 더 살거같으네요
진간장 한스푼추가하면 양념이 깊이가더살아요 소금간은 ㄴㄴ해
맛있겠다ㅜㅜㅜㅜㅠㅜㅜㅜ
아침도 안먹었는데 엽혹진들어와서 첨본글이 제육볶음이라니ㅣ...
뚜껑닫고 작은불로 조리면 물안부어도되요
야채많이넣으면 물필요없고 약간싱겁게 간해야 다됐을때 안짜요 식으면 짠맛이 확올라옴--식은거먹어보면 얼마나 짜게먹는지 알수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