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티가 빛나는 밤에 (연이말2)에서 작성된 글입니다. 지우지마세요 |
'그대를 사랑합니다.' 영화를 보고 싶었지만 친구의 강력 추천으로 기대 하지 않고 봤다가 악 소리 날 만큼 히치콕 영화 이후로 가장 충격적이고 놀라움을 경험했습니다.
서론 건너 뛰고 우선 제목에 호기심으로 클릭했다가 기대치 못하고 나가시는 분들께는 죄송해요... 제가 관심있는 분야로 영화를 다시 보기 하면 재미있을 것 같아서 그저 순수한 마음으로 즐겁게 웃고 넘어가 주셔요.ㅎㅎㅎ
영화는 순수하고 깨끗하기만 할 것 같은 아름다운 발레리나가 주인공입니다. 그러나 사실 그 내면을 보면 자신의 포기한 꿈을 보상 받기 위해 딸에게 투사하고 광적으로 집착하는 병리적인 어머니가 있습니다. 영화 속 니나의 말로 보면은 아마도 이 엄마는 계획되지 않은 임신으로 꿈을 접어야만 했던 것 같습니다. 그에 대한 분노와 그래서 더 딸에게 집착할 수 밖에 없었던 엄마의 사정도 관객에게 설명해 주려는 것 같네요.
자기중심적으로 키워온 어머니는 니나에겐 너무나도 거대한 존재이기에 반항이라는 단어는 생각할 수 조차 없었죠. 우리가 성장하기 위해서는 부모로부터 독립도 하고 자기 욕구가 수용되는 경험이 필요한데 니나는 무서운 절대적인 존재인 엄마와의 관계속에서 트라우마를 경험하며 12세 정도 나이에 자아성장이 멈춘 듯 합니다.
방 안에 꾸며진 핑크공주 인테리어는 마치 '난 아직 12살의 소녀에요.'라고 말하며 침대 옆 돌아가는 오르골 인형은 현재의 그녀 상태를 말해주는 것 같습니다. 자신의 처한 환경을 그녀는 엄마에게 아무렇지도 않은 듯 방긋 방긋 웃지만 사실 그녀 안에는 그러한 현실에 분노와 스트레스를 느끼며 엄마 눈을 피해 자신의 몸 일부를 자해합니다.
발레단에서 프라마돈나였던 선배가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동료들에게 차가운 시선을 받을 때도 함부로 말 하지마! 나이 들어서도 멋진 춤을 추는 사람도 있어 라며 선배를 감싸지만 사실 그건 진짜 속 마음이 아니었죠.
그녀 혼자 고고한척을 하지만 선배가 엉망으로 만든 방에서 그녀의 물건을 훔치며 그녀의 위치를 차지하고 싶은 욕망을 드러냅니다.
여기서 훔치는 물건들이 립스틱, 향수, 칼 그 외에 잘 생각은 안나지만 이러한 물건들은 아이에서 어른이 되기 위해 여성의 sexual 한 상징성을 잘 나타내는 것 들이죠. 그녀가 되고 싶은 매력적인 성인 여성이며 또한 프리마돈나의 위치, 이 모든 것의 욕구가 그녀에게 숨어져 있습니다.
각색된 백조의 호수의 내용에서 재미있는 사실은 백조와 흑조가 쌍둥이라는 것인데 정신의 고고한 상징이 백조라면 흑조는 본능적이며 그것은 인간의 가장 어두운 욕망이자 추악한 다른 모습입니다. 이 둘다 우리 모두 갖고 있지만 우리가 무엇을 주로 사용하느냐에 따라 니나처럼 지나치게 억압하기도 하고 때로는 지나치게 본능적으로 사는 짐승같은 흉악범들도 있겠죠.
니나는 자신이 살아온대로 순수한 백조는 매우 잘 표현해내지만 흑조 연기에 어려움을 겪게되는데 이 때 그녀의 억압된 무의식을 건드리는 인물이 단장과 릴리입니다. 니나가 단장에게 마음이 있지만 자신에게 집착하는 엄마에게 그 사실을 들키면 그 대상을 엄마가 어떻게 할 것 같은 불안에 엄마 앞에서는 안 그런척 자신의 마음을 숨깁니다. 릴리가 니나에게 '너 단장 좋아하지?' 라고 찌르니 왈칵 화를 내며 가는 모습에 허를 찔렀나보네요.ㅋㅋㅋ
흑조를 연기하면 할 수록 자신을 조여오는 엄마에 대한 분리 욕구가 더 강해지며 결국 릴리와 일탈을 하게 됩니다. 릴리는 약도 하고 남자와의 연애도 가르쳐주고 엄마가 하지 말라는 금기 사항은 다 하고 가르쳐주는 그녀에게 필요한 존재였기에 처음 전철에서 봤을 때 부터 무의식적으로 끌렸을지도 모르죠.
그녀와의 동성애적인 건 릴리가 말한대로 환타지가 맞는 것 같아요. 아마 동성애도 우리 사회에서 소외되고 어두운 일면으로 취급한다는 것으로 봤을 땐 금기시 된 행동을 함으로써 엄마에게 처음으로 대항하는 주제로써 적합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그정도로 병리적인 대상을 깨부수기 위해선 이정도는 되어야 하지 않겠나 싶더군요. 가출은 약하고 남자와의 사랑은 너무 뻔하잖아요?ㅎㅎㅎ
니나는 릴리에게 많은걸 투사하는데 금기된 것을 할 수 있는 자유의 존재, 내가 사랑하는 대상(단장님)을 뺏아가는 나쁜 계집애, 내가 성공해서 이루고자 하는 위치를 위협하는 불안 존재 등등...
안타깝게도 갑작스러운 그녀의 행동 변화는 자아가 취약한 그녀에게는 감당하기 힘든 소용돌이와 같았고 결국엔 환타지와 현실의 경계가 모호해져 망상까지 와서 반 미쳐버리는 상태까지 갑니다.
프리마돈나가 되어야 하는 자신을 위협하는 모든 존재는 불안으로 다가오고 '살인'이라는 주제의 환타지로 모두 죽여버립니다.
극적으로 치닫는 그녀의 정서불안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백조의 호수를 완벽하게 연기함으로써 보상 받아야만 했을 겁니다.
그래야만 자신의 이러한 행동이 스스로 납득이 되겠죠.
니나가 자해하는 버릇 중에 하나가 어깨를 반복적으로 긁는다던지 지나친 신경증으로 히스테릭한 모습을 보여준 손톱 뜯기 등 강박적인 모습을 보이는데 이 장치 또한 재미있는건 자해하는 신체 부위가 어깨 날개뼈 부분이라는 겁니다. 감독의 의도일 수 있다는 생각은 조금 드네요. ㅎㅎㅎ
엄마를 뿌리치고 무대로 돌아와 광기어린 흑조로 한 몸이 되어 완벽한 무대를 선보이며 관객석에서 자신의 연기를 보고 눈물 흘리며 박수치는 엄마를 보는데 이것 또한 그녀에겐 현실인지 환타지인지 저도 헷갈리네요. 어쩌면 두려웠지만 한편으로는 엄마한테 인정 받고 싶었던 자신을 보여주고자 하는 의미일 수도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문득 드는군요. ㅎㅎㅎ
소름 돋는 니나의 흑조 연기가 끝나며 흑조가 거대한 날개를 펼치는 그림자는 이제 그녀는 억압된 무의식에서 해방되어 자유를 되찾았음을 상징적으로 나타냅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그녀의 망상 속에서 그토록 죽였던 대상은 엄마도 아니고 릴리도 아닌 바로 자신이었다는 것입니다...
니나의 오르골 인형이 반토막 난 장면은 그녀가 스스로 파괴로 치닫는 그 끝의 모습을 보여주네요...
같이 영화 본 제 친구는 '자살한거 맞는거야?' 라고 묻는데 자살로 끝나야 이 영화의 의미가 있다고 봅니다.
자살은 인간 본능의 파괴적인 부분이 잘못된 채널로 나가서 결국 자신을 파괴하는 극단적인 행위이기 때문이죠.
영화 보는 내내 나탈리 포트만의 연기를 보며 내가 저 연기를 하면 난 아마 영화 끝나고 미쳐버렸을 것 같아 라고 생각이 들 정도였어요. 이런 연기를 할 수 있다니 진정으로 무섭고 대단하네요...
첫댓글 저도 나탈리포트만 자아분열증 안걸렸나 의심될 정도로소름끼치는 연기였다고 생각해요. 처음의 백조에서 거울속에 흑조가 점점 나타나는 것부터 결국 흑조를 제대로 표현해 내기까지의 심리를 잘 표현한 거 같아요~
잘 읽었습니다~ 몇 가지는 모르고 그냥 봤었는데 글 읽으니깐 이해가 딱 되었어요!!
글 잘읽었어요!ㅎㅎ 정말 저두 나탈리포트만 미쳤을 거 같아..라고 할정도 였어요.ㅎㅎ
나탈리포트만 정말..레옹봤을때부터 봐왔는데 진짜 소름끼치게 연기잘하는것같아요...ㅎㅎㅎㅎ
꼭 볼테야!!!!!!!!!영화보기 전인데도 글 읽고나니 더 보고싶어요ㅋㅋ잘 읽었습니다~^^
영화를 보고 나서 한동한 멍 했었네요.. 연기력이 너무 뛰어났고 내용도 좋았지만 전 너무 무서웠고.. (그날 밤 악몽꿈.ㅠ)좀 찜찜한마음..? 그냥 알수없는 묘한 마음에 불편했어요...;;
222.............. 전..진짜......ㅜㅜ별로였음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저는 나탈리포드만이 참으로 어려운 연기를 했구나 싶었어요 신체적으로도 정신적으로.....나탈리가 영화도 잘만나서 상복도 받았다고 생각했구요
룸메이트가 보길래 옆에서 같이 봤는데, 나탈리 포트만의 연기력에 정말 놀랐어요.
저는 개인적으로 이 영화가 그리 재미있었다 멋있었다 이런 느낌보단 발레하는 것 밖에 기억에 안 남았지만 나탈리 포트만의 연기는 정말 경악스러울만큼 멋졌어요
나탈리 포트만이 하버드대 심리학전공했었죠 아마..
잘 읽었습니다. 영화를 새로운 방식으로 이해하게 되는 느낌이에요. 참고로 백조의 호수는 영화 내에서 각색되어서 백조 흑조가 쌍둥이로 나오는 게 아니라, 원래 원작에서 백조와 흑조는 쌍둥이(또는 백조를 복사한 존재)고, 발레극 백조의 호수에서는 한 사람의 발레리나가 연기하게 되는 역할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