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 많은 분들이 공감하실 내용일 겁니다.
그냥 저희 집 꼬맹이들 이야기를 소개드리자면 아이들 취학 전 한글 익히기에 큰 공을 들이지 않았습니다.
사실 한글을 익히지 못하고 입학했습니다. 큰 걱정은 하지 않았습니다.
초등학교 1학년 수업내용에 한글 배우기가 있기 때문입니다.
초1 받아쓰기 할 때 20점을 받았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그 때 아이가 혹시나 자신은 공부를 못하는, 능력이 모자란 사람으로 인지할 까봐 이 부분을 신경썼었습니다.
"받아쓰기 했어? 몇 점 받았어?"
"20점 받았어."
"기분이 어때?"
"한글 어려워, 선생님께서 틀린 문장 몇 번씩 써오래."
"그래 그럼 쓰자.“
초1학년 아이가 연필을 똑바로 쥐기는 어렵습니다.
사실 연필 쥐는 법부터 익혀야 했습니다.
하지만 이 부분도 그리 애써서 가르치지 않았습니다.
다만 아이가 틀린 문장을 계속 쓰는 것 자체가 힘든 일이었기에 지치지 않게 구슬려가며
다독여가며 숙제를 잘 해낼 수 있게 도왔습니다.
100점을 한번이라도 받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하면 되는구나.'를 느끼게 해주고 싶었습니다.
허나 공부는 아이가 하는 것이라 억지로 시킬 수는 없었습니다.
그렇게 저희 집 꼬맹이는 받아쓰기를 계속 했고 어느 날 60점을 받았습니다.
"아빠, 나 오늘 60점 받았다!"
"우와 대단하네. 연습 많이 했네?“
"응 엄마가 해라고 해서 몇 번 썼었어. 근데 3번, 아는 거였는데 틀렸어."
"그럴수도 있지, 그래도 엄청난거야. 저번엔 20점이었잖아. 대단해. 그래 그렇게 하면 되는거야."
시간은 흘렀고 어느 새 1학년 마지막 쯤이 되었습니다.
"아빠 나 90점 받았다."
"우와! 많이 노력했구나. 축하해. 정말 대단한데. 공부한다고 수고했으니 오늘 저녁은 치킨 먹자."
"와!!! 신난다."
이랬던 꼬맹이가 벌써 2학년이 되었고 요즘은 곱하기, 나누기, 구구단 공부하고 있습니다.
따로 닥달하지 않았습니다.
어린 시절 중요한 경험은 100점을 받는 것이 아니라
학습, 배우는 것의 소중함을 경험하게하고 싶었습니다.
최소한 공부한다고 지치게 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저희 집 꼬맹이는 방과 후 피아노와 태권도를 배웁니다.
피아노도 이제 곧잘 칩니다. 태권도는 다음 달 품띠에 도전합니다.
뭔가를 배워와 아빠에게 보라고 할 땐 만사를 제치고 봅니다.
그리고 달라진 점, 노력한 점을 크게 칭찬합니다.
배움이 귀찮은 것이 아니라 알아가는 기쁨을 익히게 하고 싶었습니다.
아이의 배움이 늦다고 큰 걱정 하지 않으시길 바랍니다.
공부는 노력만 한다고 되는 것이 아닙니다.
하워드 가드너는 인간은 9가지의 지능이 있다고 했습니다.
이것이 다중지능이론입니다. 가드너가 말한 9가지 지능은
언어지능, 논리-수학지능, 공간지능, 음악지능, 신체운동지능,
인간친화지능, 자기성찰지능, 자연친화지능, 실존적지능입니다.
모든 인간이 시험에 필요한 지능만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내 아이가 어떤 지능이 발달했는지는 관찰하면 아실 수 있습니다.
부모님께서도 본인은 어떤 지능이 발달했는지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각자 다른 아이를 시험이라는 하나의 기준만 가지고 비교, 평가, 강요하는 것은 맞지 않습니다.
몸에 맞지 않는 옷은 입는자도, 입히는 자도 서로 불편합니다.
내 아이는 어떤 옷이 잘 맞는지, 천천히 생각해보시기를 추천드립니다.
고등학생이 되면 언제 한글을 익혔는지, 구구단을 언제 익혔는지 기억도 나지 않습니다.
다만 공부하면 떠오르는 이미지가 더 강렬합니다.
아이들이 잘 자랄 수 있게 어른의 역할을 잘 찾아하면 좋겠습니다.^^
<꿈키움학교 김용만선생님의 글을 발췌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