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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과 북의 태권도는 고구려 시대의 수박(手拍)에 뿌리를 두고 있지만 현재 남한은 세계태권도연맹(WTF. 총재 김운용), 북한은 국제태권도연맹(ITF. 총재 최홍희)의 규칙을 따르고 있어 양측 태권도는 기술ㆍ경기규칙에서 많은 차이가 있다.
남한에서는 태권도 경기를 할 때 머리ㆍ가슴ㆍ낭심 보호대를 착용하지만 북한의 태권도는 남한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격렬한데도 불구하고 보호대를 착용하지 않는다.
남한과는 달리 북한 태권도는 경기용 장갑과 신발을 착용하도록 돼 있는데 남한의 태권도에서는 주먹으로 몸통공격만 허용되는 반면 북한에서는 주먹으로 얼굴을 가격할 수 있기 때문에 경기용 장갑을 끼도록 하고 있다.
북한 태권도 역시 남한과 마찬가지로 기본동작과 틀(품새), 맞서기(겨루기), 호신술, 위력(격파) 등으로 짜여져 있는데 호신술과 격파는 남북한 사이에 큰 차이가 없으나 품새와 겨루기는 일정한 차이가 있다.
품새의 경우 남한은 유급자 품새(태극 1∼8장)와 유단자 품새(고려∼일여) 등 1 9개의 품새로 이뤄져 있지만 북한은 24개의 품새로 이뤄져 있으며 동작 역시 3천200 개로 다양하다.
겨루기에는 남북한 모두 상대방과 동작을 약속한 후 하는 약속겨루기와 임의로 하는 자유겨루기가 있지만 북한의 자유겨루기에는 1대 2 겨루기도 있고 매우 격렬 하다.
이 때문인지 경기방식도 남한의 3분 3회전과는 달리 북한은 3분 2회전으로 경기를 치른다.
체급별 경기도 남녀 일반의 경우 각각 8체급인 남한과 달리 북한은 5체급으로 나뉘어져 있으며 단별(段別)로 1-2단 경기와 3-4단 경기가 있다.
도복의 경우 북한 도복에는 상ㆍ하복에 모두 ITF라는 글씨가 뚜렷이 새겨져 있고 사범의 도복에는 상의 어깨에서 손목까지 검은 선을 둘렀으며 선수복에는 아무런 표시가 없다.
북한의 태권도 수준은 상당히 높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북한이 태권도 선수를 양성하기 시작한 것은 최 ITF 총재가 북한에 들어간 80년대 초반으로 북한 언론도 '조선에서 본격적으로 태권도가 보급된 것(선수를 양 성하기 시작한 것)은 1982년부터'라고 소개하고 있다.
북한은 태권도 발전을 위해 `정일봉상 전국태권도선수권대회', `정일봉상 전국청소년학생 태권도경기대회', `전국과외국방체육학교 태권도경기대회' 등 국내 경기를 정기적으로 치르고 있으며 지난 96년부터 평양에서 세계 청소년태권도 선수권대회를 개최해오고 있다.
현재 태권도는 북한 청소년들에게 가장 인기가 높은 스포츠 종목으로 자리잡고 있으며, `건강 태권도'라는 이름 아래 생활체육의 하나로 널리 보급되어 주민들의 건강증진에 기여하고 있다.
북한 태권도는 ITF 주관으로 지난 87년 그리스에서 열린 제5차 세계선수권대회에 참가한 이후 국제무대에서 줄곧 우수한 성적을 거두고 있고 특히 지난 7월 ITF가 개최한 이탈리아 태권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금메달 17개, 은메달 5개를 각각 따내 종합 우승했다.
세계 64개국에서 700여명의 선수가 참가한 이 대회에서 북한 선수단은 남녀 품새, 여자 겨루기와 격파 등 단체경기에서 1위를 차지했으며 신혜성(여)이 개인 특기, 김경실(여)이 격파에서 우승하고 로성희(여)는 대회 기술상을 받았다.
북한은 또 지난 99년 심판 자격과 선수들에게 `단'을 수여하는 기관인 태권도기술센터를 설립했으며 이를 내세워 '우리나라가 태권도의 본보기로서 공식적인 인정을 받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