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 조종사 노조 파업 3일째, 언론은 일제히 연봉 1억원이 넘는 고액연봉 노동자의 배부른 파업으로 매도하면서 총공세에 나서고 있다. 평균 1억원이 넘는 연봉도 과장된 수치이지만 더욱이 년 간 1000시간 비행시간과 적정한 휴일, 휴식시간 확보를 통한 비행안전 보장이라는 요구를 외면하고 부차적인 단체협약 내용을 침소봉대하여 조종사들의 투쟁 정당성을 폄하하고 국민들로부터 고립시키려 하고 있다. 그런 방식으로 파업을 빨리 끝내게 하려 한다. 그러나 지금 언론이 퍼붓는 왜곡선전은 오히려 조종사들의 분노를 촉발시켜 항공파업을 장기화하고 그 불씨는 지속시키게 만들 뿐이다.
따라서 조종사 파업으로 인한 손실은 1차로 회사가 제공했지만 이를 더욱 부채질하여 가중시킨 것은 자본언론과 정부여당의 책임이다. 이제 아시아나 뿐만 아니라 대한항공조종사 노동자들의 연대파업도 예상되고 있다. 국내와 국제선을 이용하는 승객들뿐만 아니라 화물수송에서도 차질이 예상된다. 오늘날 운수분야에서 항공기의 역할은 매우 지대하다. 따라서 항공회사들의 비중이 커지는 만큼 조종사들의 역할도 중요하게 부각된다. 그런데 폭주하는 승객과 물류를 책임지고 있는 조종사들의 피로가 누적되어 조종사들의 건강은 물론 비행안전에도 적신호가 나타나고 있는데도 이를 감추는 데만 급급하고 있다. 이번 조종사들의 파업은 이런 누적된 문제들의 표출로 봐야 한다.
조종사들이 일반노동자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임금이 높다고 해서 파업을 해서는 안 된다고 몰아붙이는 비이성적 욕설이 난무하고 있다. 오늘 자 한겨레(7.19) 신문이 대체적으로 조종사들의 근무형태에 대해 자세하게 실었다. 최소한 여타 신문이나 방송도 조종사들이 어떤 조건과 상황에서 노동하고 있으며 그들이 최소한 노동자의 권리로서 주장하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를 정확하게 국민들에게 알려야 한다. 그러나 무조건 고액연봉자이기 때문에 귀족노동자이고 따라서 파업을 해서는 안 된다는 논리다. 다시 한 번 얘기하지만 노동자가 파업을 할 수 있는 연봉의 경계가 어디인가? 그 경계 이하의 노동자들은 그 경계선에 다다를 때 까지 계속 파업을 하더라도 인정하고 격려할 자신이 있는가? 천박한 언론들에게 묻는다.
그런데 또 하나 이해할 수 없는 주장은 휴가철에 파업을 벌여 승객들에게 불편을 끼치므로 또 귀족노동자라는 것이다. 한국 국민들 중에 휴가를 정상적으로 향유하는 사람이 누구이며 그 중에서 비행기를 타고 휴가를 갈 수 있는 사람은 얼마이며 특히 비행기를 타고 해외여행을 갈 수 있는 사람들은 전체의 몇 퍼센트가 되는가? 여기서 이 불경기에 비행기 타고 해외로 떠나려는 사람들을 귀족이라 불러도 되겠는가? 조종사가 파업중이면 다른 교통편을 이용하면 될 일 아닌가? 비행기 타고 해외 여행하는 귀족이 비행기 조종을 직업으로 하는 조종사가 불편한 점이 있어 정당한 노동3권을 행사하는데 대해 귀족노동자라 욕할 수 있는가? 자신의 얼굴에 침 뱉는 행위에 다름 아니다.
자본언론이나 권력이 ‘휴가객을 볼모로 파업을 벌여 사측을 압박함으로써 요구조건을 관철시키지 말고 즉각 업무 현장으로 복귀하라’고 협박하고 있다. 이에 조종사들도 분노의 목소리를 낼 수 있다. 조종사 협박하여 해외여행을 즐기려는 사람들은 다른 교통수단을 사용하거나 한국경제도 어렵고 극소수의 사람들이 즐기는 해외여행이나 포기하고 국내에서 여름 휴가를 보내는 게 어떻겠느냐고 말이다. 자신의 권리가 소중하면 남의 권리도 소중한 법이다. 경총이 초법적인 긴급조정권과 필수공익사업장 지정을 요구하고 나선 것도 노동자들은 무조건 시키는 대로 일하라는 자본의 속성을 여지없이 드러낸 점이다. 여기에 빌붙은 자본언론들의 보도행태는 파업을 더욱 부채질하고 장기화한다. 불난 집에 부채질해서 무슨 이득을 보려하는가?
첫댓글 노동자가 돈 좀 많이 받는다고 귀족이면 도대체 재벌들은 뭐죠? 신족이라 불러야 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