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도에 이은 두 번째 남도 골프기행은 골프의 불모지라 할 수 있는 전라북도로 떠났다. 정식 개장한 골프장이라고 해봐야 고작 4개가 전부인 전북지역은 경기도의 용인이나 여주 지역에 스무 개 가까운 골프장이 있는 것과 비교하면 이 지역 골퍼들이 안쓰럽게 여겨질 정도다. 하지만 전북지역의 골프장은 일당백을 담당할 정도로 모두 명문코스로 만들어졌다. 전통의 익산 상떼힐CC와 태인CC를 비롯해 새롭게 문을 연 무주CC는 수도권에 위치했더라면 명문 골프장이란 평가를 들을 정도다.
지난해 정식 개장한 군산CC는 지역 골퍼는 물론 수도권 골퍼들까지 몰려들 정도로 호황을 누리고 있다. 국내 최다인 81홀의 거대한 코스는 국내 대부분의 골프장이 어려운 마운틴형 코스인 데 반해 옛 염전을 개척해 만든 평지형 코스라 초보자들이 플레이하기 편하고, 81홀 중 63홀은 퍼블릭 코스로 운영돼 부킹이 쉽다는 점에서 내장객의 절반 가까이가 수도권 골퍼일 정도로 높은 인기를 자랑하고 있다. 또한 전주와 고창에는 전주 샹그릴라CC와 선운레이크CC 등 그럴싸한 골프장이 새롭게 조성되고 있어 마침내 불모지에도 골프 붐이 시작되는 기운이 감지되고 있다.
전북지역 골프 붐의 절정은 베어리버CC로 이어지고 있다. 36홀 규모의 토너먼트 코스로 조성되고 있는 베어리버CC는 이미 18홀이 모두 완공돼 시범 라운드를 실시하고 있다. 나머지 18홀은 막바지 공사가 진행 중이며 내년 초면 완벽한 모습을 갖추게 된다.
정식 개장을 하지는 않았지만 미리 코스를 경험한 골퍼들 사이에서 터져 나오는 원성은 사상 최악(?)이다. 7087m가 넘는 초대형 코스는 직접 경험해야 그 위용을 느낄 수 있다. 그 악명은 그동안 골프 좀 친다며 폼 잡아 온 골퍼들의 어깨에서 힘을 완전히 빼놓게 만든다.
전북이 골프 불모지라는 말은 이제 옛말이 되고 있다. 그동안 다른 지역 골퍼들이 호사스러운 골프를 즐기는 것을 부럽게 바라만 봐야 했던 전북지역의 골퍼들이었지만, 이젠 상황이 다르다. 특색이 넘치는 코스가 속속 들어서고 있으니 새로운 골프의 메카가 될 날이 멀지 않았다.
남도 골프기행 ‘호남편’의 첫 번째 방문지는 투어프로들조차 힘들다며 혀를 차는 베어리버CC로 향했다. 아직 정식 개장은 하지 않았지만 전체 36홀 코스 중 18홀이 완공돼 시범 라운드를 실시하고 있는 베어리버CC는 탄생 전부터 소문이 무성하다. 어떤 골퍼는 ‘악 소리 나는 난코스’라며 손사래를 치는가 하면, 어떤 골퍼는 ‘그래, 이 정도는 되어야 골프 칠 맛나지’ 하며 고개를 끄덕인다. 그 소문의 진상을 눈으로 확인하고 몸으로 체험하기 위해 첫 번째 코스로 익산의 베어리버CC를 선택했다.
베어리버CC가 다소 험난한 코스로 만들어진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다름 아닌 골프장의 수장이 바로 전 한국프로골프협회 회장이자 한국 골프의 신화 김승학 프로이기 때문이다. 어찌나 꼼꼼하게 다지고 신경을 썼는지는 단 한 홀을 플레이하고 난 후 그 깊은 뜻을 알 수 있었다.
베어리버CC의 악명(?)은 첫 홀부터 이어졌다. 내리막의 긴 파4 홀로 드라이버샷부터 아이언, 숏게임까지 완벽하지 않으면 파 세이브의 기쁨을 누릴 수 없다. 골드티(백티) 기준으로 410m인 이 홀에서는 세컨드 샷으로 최대한 그린 앞까지 보내는 것이 중요하다. 그 이후 어프로치로 핀을 잘 공략하면 파 세이브 기회도 맞을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첫 홀부터 더블보기에 가까운 스코어를 만들어 울상을 짓게 만든다.
‘베어리버CC가 정도인가’라고 생각했다면 오산이다. 1번 홀은 겨우 몸풀기 수준에 불과하다. 2번 홀부터는 더욱 험난한 여정이 기다리고 있다. 일단 눈에 보이는 장애물은 일단 피하는 게 상책이다. ‘악마의 입’처럼 벌리고 있는 벙커와 워터해저드는 무조건 피해야 한다. 그렇다고 페어웨이만 따라다니는 것도 좋은 공략법은 아니다. 어찌나 코스가 긴지 파4 홀에서 스푼을 꺼내 드는 건 예삿일이다.
그렇다고 파3 홀에서 숨을 고를 수 있는 것도 아니다. 4개의 파3 홀 중 3번은 롱아이언이나 우드를 잡아야 온 그린을 시도할 수 있을 정도로 길고, 짧은 홀의 경우도 미들 아이언은 잡아야 공략이 가능하기 때문에 한순간도 긴장감을 풀지 못한다. 파5 홀 역시 파온은 꿈에 가까운 난코스로 백 속에 들어 있는 클럽을 쉴 새 없이 들락거리게 만든다.
18홀 내내 이어지는 베어리버CC의 험난함은 골퍼에게는 적절한 자극과 승부욕을 고취시켜 홀을 거듭할수록 가슴을 벅차오르게 한다. 특히 460m에 이르는 파4 홀에서 환상적인 세컨드 샷으로 온그린에 성공시킨 후 찾아드는 뿌듯함은 마치 이글 퍼트라도 터트린 듯한 환희를 가져다 준다.
7000m가 넘는 험난한 코스에서의 플레이를 마치고 나니 ‘정말 대단한 놈을 만났다’는 느낌이 들게 했다. 스코어카드에 적혀 있는 숫자만 보면 어떻게 플레이했는지 상상하기 싫게 만들지만 ‘그래도 대단하고 험난한 코스를 무사히 정복하고 끝을 맺었구나’ 하는 안도는 스코어에 대한 아쉬움을 달래 주기에 충분하다. 베어리버CC가 개장도 하기 전에 유명세를 타고 있는 이유는 비단 7000m가 넘는 악명 높은 코스 때문만은 아니다. 홀마다 새롭게 펼쳐지는 레이아웃도 골퍼의 마음을 들뜨게 만든다. 그린 주변을 태극기 모양으로 조경한 파3 4번 홀과 대한민국 지도를 형상화해 만든 8번 홀은 잠시나마 골퍼에게 흐믓함을 제공하고, 그린보다 넓은 벙커는 볼을 찾아 헤매는 진풍경까지 연출해 색다른 즐거움을 느끼게 한다. 지역적 특색을 감안해 만든 그늘집은 이색적이다. 춘향전의 한 장면을 연상시키듯 전통 한옥으로 지어진 그늘집에 들어서면 마치 풍악이라도 울려야 할 것 같은 착각은 불러일으켰다.
호남 골프기행의 두 번째 고지 점령을 위해 덕유산국립공원 자락에 위치한 무주 컨트리클럽으로 향했다. 무주CC가 골퍼들에게 첫선을 보이기 시작한 것은 2000년대 초반부터이다. 시범 라운드 실시로 세간의 이목을 끌기 시작한 무주CC는 다녀온 골퍼들 사이에서 코스 좋기로 소문이 자자해지면서 금세 전북, 충청권에 이어 수도권으로까지 명성이 번지면서 의혹의 대상이 됐다.
아놀드 파머가 설계한 골프장으로도 유명한 무주CC는 골퍼들의 평가 또한 다양하다. 어떤 골퍼는 “마치 자연휴양림 속에서 플레이하는 듯한 편안함을 준다”고 하는가 하면, 어떤 골퍼는 “수십 년 된 오래된 코스처럼 기품이 느껴진다”고 말한다. 이처럼 세간에 떠도는 풍운에 의한 무주CC의 명성은 수준급 이상이다.
기대가 컸다. 베어리버CC에서 워낙 험난한 플레이를 펼쳤던 탓인지 무주CC에 대한 도전은 의욕이 앞섰다. 하지만 이런 기대는 무참히 짓밟혔다. 9월이지만 하루 걸러서 내리던 비가 전북지역을 강타하며 장맛비보다 더 심한 폭우로 돌변했다. 전날 밤부터 계속된 비는 오전에 더욱 빗발이 강해지더니 정오에 가까워지면서는 바람까지 동반해 실낱같은 희망까지 앗아가 버렸다.
그렇다고 가만히 서서 눈앞에 펼쳐진 페어웨이를 넋놓고 바라만 보는 것은 용납되지 않았다. 페어웨이 한복판에서 그린을 향해 멋진 샷을 날릴 수는 없지만 페어웨이라도 한번쯤은 밟아 보고 가야 직성이 풀릴 것 같았다. 만약을 대비해 준비했던 비옷을 골프백 속에서 꺼내 단단히 무장하고 전동카트를 대동해 코스 순례에 나섰다. 백문이 불여일견이라고 했던 것처럼 소문만 들어왔던 코스를 그냥 뒤로 하고 다음 행선지로 이동하기에는 마음이 너무 무거웠다.
클럽하우스를 뒤로 하고 코스로 들어서는 진입로부터 예사롭지 않았다. 왼쪽으로 넓게 펼쳐진 큰 호수가 멋진 풍광을 연출했다. 아마 화창한 가을하늘이었다면 기분 좋은 라운드의 예감이 들 수 있었으련만 호수에 떨어지는 빗방울을 바라보고 있으려니 하늘이 원망스럽게 느껴졌다.
해발 900m의 고원지대에 위치한 무주CC는 거대한 야생공원 같은 느낌을 주었다. 고원지대의 자연지형을 최대한 살려 만든 코스는 싱글 핸디캡의 골퍼라도 감히 정복하기 쉽지 않은 난이도를 지녔다. 또한 울창한 숲에 포근하게 자리하고 있는 코스는 마치 오거스타내셔널의 거대한 나무 숲을 옮겨 놓은 듯한 착각이 들게 했다.
파릇함의 절정을 이루고 있는 페어웨이는 몹시 가누기 힘든 욕구를 치밀어오르게 했다. 당장이라도 5번 아이언을 꺼내들어 멋진 샷을 날리고 싶은 충동을 불러일으켜 마음을 달래기가 무척이나 힘들었다.
비 때문인지 기온은 평소보다 더 차갑게 느껴졌다. 긴소매 옷에 비옷까지 차려 입고 있었지만 사이사이로 느껴지는 한기는 완연한 가을 날씨처럼 차갑게 느껴졌다. 골프장 관계자는 “무주CC는 여름에도 서늘한 그늘이 드리워진 곳이 많아 평균 3~5℃ 정도 낮아 시원하고 쾌적한 라운드가 가능하다”고 한다. 그래서 “일반 골프장의 경우 4월부터 성수기가 시작되지만 이곳은 7월부터가 본격적인 성수기에 접어든다”고 설명했다.
홀을 지나면서 몇 가지 특이한 점을 발견했다. 티잉그라운드 주변에 설치된 푯말에 ‘절세미인’, ‘사모곡’, ‘일편단심’, ‘고향산천’ 등 코스의 이름을 지어 놓아 기억하기 쉽게 했다. 그 뿐만이 아니었다. 어떻게 된 사연인지 골프장에서 쉽게 볼 수 있는 OB 말뚝과 해저드 말뚝이 보이지 않았다. 대신 코스 주변으로 크고 작은 돌담이 싸여 있었는데 이 역시 기분 좋은 라운드를 위한 골프장 측의 배려로 말뚝 대신 돌담을 쌓아 OB와 해저드 구역의 경계를 표시하고 있었다. 큰 배려는 아니지만 골퍼를 생각하는 무주CC의 세심하고 정성어린 마음을 엿볼 수 있는 현장이었다.
최근 새롭게 문을 연 골프장마다 ‘명문’이라는 간판을 달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기울인다. 하지만 명문은 골프장의 노력만으로 이룰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무주CC처럼 골퍼들에 의해 만들어지는 명문이야말로 가장 의미 있는 명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예상치 못한 비로 인해 예정된 일정을 소화하기엔 무리가 따랐지만 그렇다고 취소할 수는 없었다. 쉬지 않고 거침없이 쏟아내는 빗줄기를 뚫으며 남도 골프기행 호남 ‘전북편’의 마지막 체험 코스인 군산컨트리클럽으로 향했다.
지난해 말과 올해 초 이미 두 차례 본지에서도 소개된 바 있는 군산컨트리클럽은 총 81홀 중 대중제 63홀과 회원제 18홀을 보유하고 있는 초대형 골프장이다. 두 번에 걸쳐 대중제 코스의 체험기를 다루었기에 이번에는 회원제 코스로 향했다. 역시나 비는 그치지 않았다. 오전에 잠깐 빗줄기가 멈추는 듯해 골프백을 내려 경기진행팀에 옮겨 놓기는 했지만, 이내 거센 빗줄기가 쏟아지더니 페어웨이와 그린을 점령하고 말았다. 마지막 일정까지 비 때문에 포기할 수 없었기에 무작정 기다려 보기로 했다. 클럽하우스에서 내려다본 코스는 대중제 코스와는 사뭇 다른 느낌을 주었다. 대중제 63홀이 평평한 느낌을 준 반면 회원제 18홀은 페어웨이 업다운이 감지되고 모든 홀이 좌우로 워터해저드를 끼고 돌아 만만치 않은 공략을 요구했다.
코스를 둘러보며 30분, 1시간을 넘게 기다렸지만 더욱 강하게 퍼붓는 빗줄기는 끝내 라운드 포기라는 절망을 안겨 주었다. 할 수 없이 무주CC에서 시도했던 방법을 다시 쓸 수밖에 없었다. 채 마르지도 않은 비옷을 다시 입고 카트를 빌려 골프장 관계자와 함께 코스로 향했다.
쏟아지는 빗줄기 때문에 앞이 잘 보이지 않을 정도였지만 그럴수록 더욱 꼼꼼하게 코스를 살펴보았고, 관계자로부터 공략 방법에 대한 세세한 설명을 들었다.
화이트 티를 기준으로 했을 때 코스 전장은 5973m로 길게 느껴지지 않았지만, 블루 티(6231m)와 블랙 티(6687m)의 경우 아마추어 골퍼가 플레이하기에는 다소 부담스러운 거리였다.
오른쪽으로 긴 호수를 끼고 도는 1번 홀 (핸디캡 1·380m· 화이트 기준)은 제법 거리를 내도 파 세이브가 쉽지 않아 보였다. 골프장 관계자는 “어지간한 골퍼라면 보기만 해도 충분히 만족할 만한 난이도를 지녔다. 첫 홀에서 기운을 빼앗기면 다음 홀에서 공략이 난감해질 수 있으니 1번 홀에서 안전하게 3온 작전을 구사하는 것이 무난한 공략법”이라고 설명했다.
파5, 2번(475m) 홀 또한 쉽지 않아 보였다. 전반 9홀 가운데 코스 세팅이 두 번째로 쉽게 설정되어 있기는 하지만 슬라이스가 나면 카트도로 쪽에 위치한 벙커에 빠지기 쉬워 유리한 세컨드 샷 지점을 확보하기 힘들고, 페어웨이에서도 직접 그린 공략이 어렵게 조성됐다.
대중제 코스가 초보자들도 넉넉하게 플레이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면, 회원제 코스는 매 홀 한 가지 이상의 위험요소와 싸워야 하는 험난한 코스로 조성됐다. 파4, 5번 홀은 전반 9홀의 최대 고비이다. 373m의 긴 전장과 워터해저드를 두 번 건너 쳐야 하는 부담 때문에 무리한 파온은 스코어를 망치는 지름길이다. 홀아웃까지 긴장감을 늦추지 않고 안전하게 플레이하는 것이 상책이다. 시그너처 홀이라고 할 수 있는 8번 홀은 아름다운 아일랜드 홀이 잠시나마 여유를 갖게 했다. 128m, 파3 홀로 길지 않아 정교한 아이언샷이 뒷받침되면 버디 기회를 노려볼 만한 유일한 홀이었다.
후반 9홀 역시 전반과 비슷한 난이도로 조성됐다. 페어웨이 좌우측으로 5개 벙커가 도사리고 있는 11번 홀과 166m의 파3 홀은 최대 난코스로 일단 벙커에 빠지지 않도록 주의하고 그린에서는 한 번에 넣는다는 욕심을 버린 붙이기 작전을 구사해야 좋은 성적을 기대할 수 있다.
군산CC 회원제 18홀의 특징은 모든 홀이 워터해저드의 위험이 노출되어 있고 그린이 페어웨이보다 약간 높은 곳에 조성되어 있으며, 그린의 크기도 넓지 않은 편이어서 실수를 최대한 줄이는 평균 스코어를 유지하기 위한 최선의 방법이었다. 카트를 이용해 18홀을 도는 동안 빗줄기는 더욱 거세게 몰아쳤다.
베어리버CC, 무주CC, 군산CC에서 이어진 남도 골프기행의 두 번째 호남 전북편은 비로 인해 제대로 일정을 소화하지 못해 아쉬움을 남겼다. 하지만 이번 기행을 통해 둘러본 세 골프장에서 전북 골프의 미래를 엿보기에는 충분했다. 그동안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취약점 때문에 전북지역의 골프장은 고립된 면이 있었다. 그러면서 지금까지는 골프의 불모지라는 불명예를 안고 있었다. 하지만 기존 골프장과 새롭게 조성되고 있는 골프장의 절묘한 조화는 수십 개씩 즐비한 여타 지방에 비해 전혀 뒤떨어질 게 없어 전북 골프의 화창한 미래를 예견했다.
총 길이 7087m의 챔피언십 코스를 보유한 베어리버CC는 자신의 실력을 다시금 되짚어 보기에 적절한 코스이다. 까다롭다고 소문난 코스에서 라운드해 보면 페어웨이가 좁거나 그린의 업다운이 심한 경우가 대부분인 데 반해 베어리버CC의 경우 긴 코스와 함께 수준 높게 설계된 코스 세팅이 정확한 플레이를 요구하기에 실력을 과신했다가는 큰 코 다치기 십상이다. 얼마 전 베어리버CC에서 개최되었던 프로테스트에서도 많은 프로들이 어려운 코스에 고개를 가로 저었다는 후문이다.
고원 골프의 진수를 맛볼 수 있는 무주CC는 그동안 즐겨 왔던 골프와 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다. 국내 대부분의 골프장이 마운틴형 코스로 조성되어 있지만 산 능선에 자리 잡고 있어 위에서 아래로 내려다보이는 곳이 많은데 무주CC는 경우 거의 모든 홀이 숲 속에 감싸이듯 자리하고 있어 아늑한 느낌을 준다. 또한 한여름에도 시원해 지치지 않고 라운드가 가능해 굳이 해외로 나가지 않고도 쾌적한 플레이를 즐길 수 있는 국내 몇 안 되는 코스로 만들어졌다.
81홀의 어마어마한 규모를 자랑하는 군산CC는 이미 수도권 골퍼들에게 인기 골프장으로 자리 잡고 있다. 내장객의 절반 가까운 인원이 수도권 골퍼일 정도로 지리적인 위치만 빼면 분위기는 수도권의 한 골프장에 있는 것 같은 느낌마저 준다. 한두 번 플레이만으로 군산CC의 매력을 모두 알 수 없다는 것이 가장 큰 매력이다. 18홀 골프장의 경우 두세 번 가보면 코스 공략이 뻔하지만 군산CC의 경우 전체 81홀을 모두 경험해도 그 정체를 쉽게 알 수 없는 묘안 매력을 지녔다. 특히 시시때때로 변화하는 날씨는 복병으로 골퍼들의 머리를 복잡하게 만든다.
개장을 앞둔 골프장까지 모두 합해봐야 전북지역의 골프장은 7개에 불과하다. 하지만 그 어떤 골프장을 경험해도 지금까지 느끼지 못했던 새로운 재미를 제공한다. 올가을 높은 하늘을 배경으로 짜릿한 골프의 진수를 맛보고 싶다면 지금 당장 호남의 관문 전북으로 발걸음을 재촉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