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운동장이 남학생들의 전유물은 아니잖아요. 우리도 운동장에서 맘껏 뛰어 놀고 싶어요." 전주시 양지초등학교 어린이 회의에 참석한 여학생들은 양보할 기세가 아니었다.
남녀 학생들은 논란을 벌인 끝에 매일 점심시간(12시30분∼1시30분) 운동장을 요일별로 정해 사용하자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다.
회장 서민형(12)양은 "남자들이 축구를 하면서 운동장을 독차지하는 바람에 전교생의 절반을 차지하는 여학생들은 한쪽 구석으로 밀려 줄넘기를 하거나 얘기나 나누는 수 밖에 없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여자 어린이들의 학생회장 진출이 두드러지면서 그동안 소외됐던 여학생들의 권리 찾기가 본격화하고 있다.
전주시내 초등학교의 경우 올해 전체 58개교 가운데 절반을 넘는 31개 학교에서 여학생이 어린이 회장으로 뽑혔다.
2천여명이 재학중인 인후초교는 최근 여학생들의 요구에 따라 운동장 활용문제를 놓고 사이버 설문조사를 했다.
학년별로 매일 돌아가면서 사용하자는 방안에서부터 5-6학년은 월-수요일, 3-4학년은 목-금요일에 이용하자는 방안, 운동장을 모두 차지하는 축구 금지 등 여러방안을 놓고 실시한 조사에서 37%의 어린이들이 축구장 사용을 제한하는 데 찬성표를 던지기도 했다.
북초교는 이런 여학생들의 요구에 맞춰 최근 발빠르게 운동장 재구성 작업을 벌였다.
운동장 대부분을 차지하던 축구장 면적을 줄이는 대신 배드민턴장, 농구장, 배구장 등 남녀 어린이가 공동으로 사용할 수 있는 운동시설을 설치했다.
이 학교 이재봉(52) 교감은 "도시지역 학교 대부분은 체육활동 공간이 부족해 운동장 활용을 놓고 앞으로 학생들간, 특히 남녀간에 논란이 벌어질 것"이라면서 "과거 축구장만 있던 것을 공간을 재배치해 다양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들어 여학생은 물론 주민들도 크게 환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첫댓글 학교 공간은 자꾸만 건물로 채워지는데 학생들의 생각은 놀이공간 확보에 있으니 정책따로...., 현장의 목소리 따로 인가...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