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방 건강이야기]‘미시와 아줌마’ 산후조리가 좌우
2009-03-30 오후 12:34:40 게재
대한민국의 아줌마들에 대한 우스개 얘기는 상당히 많은 편이다. 그 중에 유명한 말 하나는 아줌마는 버스나 지하철을 타면 자리확보를 위해 일단 가방부터 던진다는 얘기다. 체면이고 뭐고 없이 일단 엉덩이부터 들이민다는 얘기도 있다.
그렇다면 아줌마들이 원래부터 그랬을까? 당연히 절대 아니다. 아줌마들도 아가씨일 때는 옷 구겨질까 봐 설령 자리가 있어도 앉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아이를 낳고 산후에 조리를 잘 못했거나 유산 후에 관리가 제대로 안되어 몸을 상했으니, 이제는 서있고 싶어도 서있을 수가 없게 된 것이다. 어떻게 보면 우스개 얘기가 아니라 슬픈 얘기인 것이다.
산후조리약만이라도 꼭 먹어라
필자는 진료실에서, 여성의 경우 임신과 출산을 전후해서 네 번 정도는 한약을 먹어야 한다고 얘기한다. 그 첫 번째가 임신이 잘 되고 또 열 달 동안 아이를 잘 기를 수 있게끔 쓰는 임신전 한약이다. 두 번째는 평소 위장이 약하거나 친정식구 중에 입덧을 많이 한 사람이 있으면, 입덧 예방을 위해 한약을 쓰라고 애기한다. 세 번째는 자연분만을 잘 할 수 있도록 힘을 기르기 위해 출산 바로 전에 한약을 먹으라고 얘기한다. 그리고 마지막이 바로 이 산후조리약이다.
이 네 번의 권장 시기 중에서 빠질 수 없는 하나를 꼽으라면, 바로 이 마지막 산후조리약만이라도 꼭 먹으라고 얘기하는데,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산후풍(産後風)’부터 시작해서, ‘무릎으로 바람이 든다’라든지 ‘밑이 빠지는 듯이 아프다’든지 하는 증상과 ‘요실금’및 소위 ‘갱년기증후군’이라고 이야기하는 모든 증상들이 다 이 정확한 산후조리의 여부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기 때문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정확한 산후조리여야 한다는 것이다. 필자가 보통 산후조리가 제대로 되지 않았다고 얘기를 꺼내면, 본인은 너무너무 잘했다고 하는 이가 꼭 있다. 시댁이나 친정에서 용하다는 한의원 찾아가서 한약 지어다 줘서 잘 먹었다는 것이다. 또는 산후조리원에서 공통으로 달여서 주는 산후조리약을 잘 먹었단다.
도대체 잘하긴 뭘 잘했단 말인가! 산후조리에 대해 ‘동의보감’을 끝까지 제대로 읽어보면, 산후에 먼저 몸에 남아있는 노폐물을 제거시키지 않고 함부로 기혈을 보해주면 몸에 해롭다고 씌어 있다. 따라서 한의원 원장님들은 철저한 진맥과 상담을 하고, 그에 알맞게 어혈이나 노폐물을 제거하면서 기운을 보강시키는 한약을 처방하는 것이다. 진단도 없이 대강 처방 받거나, 남들 다 먹는 똑 같은 한약을 먹었다면, 오히려 산후 조리를 제대로 못한 것이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이다.
살 찔 염려는 할 필요 없다
따라서 산후보약을 지을 때는 반드시 주치 한의원이나 가까운 한의원에 찾아가 상담하고 처방을 받아야만 하는 것이다. 혹시라도 살이 빠지지 않을까봐 걱정해서 산후조리 한약을 못 먹는 엄마들도 있다. 그러나 앞서 말한 바와 같이 한의사의 경우에는, 몸에 있는 오로와 노폐물을 제거 시키면서 몸을 보하는 한약을 쓰기 때문에, 살 찔 염려는 할 필요가 없다. 꾸준히 산후조리약을 먹고 가벼운 운동을 곁들이면 오히려 체중이 감소한다.
장동민 하늘땅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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