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일주일이 시작되는 월요일, 일주일의 첫 단추는 잘들 끼우셨는지요. 오늘도 날씨가 무척 무덥습니다. 지금부터 월요일 7월 첫째주(7.6)에 산행한 강원도 철원, 복계산 산행기를 써보겠습니다. 저의 산행기를 읽으시고, 우리님들 입가에 미소를 띄우며 더위가 조금 이라도 가셨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7월 6일, 06:50, 미아 삼거리 000백화점 앞에 도착하니 1호차 , 2호차 관광버스 두 대가 나란히 도열해 있었습니다. 지인 들과 반갑게 해후를 한후 1호차를 올라가니 1호차에는 자리가 없고, 2호차 맨뒷 좌석에만 자리가 있었습니다. 항상 중간 좌석을 선호하는데, 할 수 없이 맨 뒷자리에 가서 앉았더니, 동갑 네기 남, 여, 두친구가 다른 사람들과 자리를 바꾸어 제 옆으로 와서 앉으니 기분이 좋았습니다.
07:15, 0산악회 90여명을 태운 관광 버스 두 대는 미아 삼거리에서 수유리 → 도봉동 → 동부간선도로를 거쳐, 의정부 용현동 → 장현동 쪽으로 빠져나와 09:00, 운악산 입구 휴게소에 도착하여서 조반을 들었습니다.
조반을 들고, 10:00, 철원 복계산을 향해 제 출발, 회장, 고문님께서 다른 산악회에서 많이 와주셔서 고맙다는 인사말과 다른 산악회에서 오신 회장님들 두분의 인사말이 있었습니다.
복계산 가는 길에 드넓게 펼쳐진 논에 파란 벼들이 정겹게 자라나고 있는 모습을 보니 올해도 풍년가를 부를 수 있을 것 같은 예감이 들었습니다. 10:30, 강원도 철원군 금남면 장곡 1리 복계산에 도착, 작년 7월에 복계산을 왔다 갔으니 딱 1년 만에 이산에 온 셈이지요.
중식은 백숙을 제공한다고 하여, 준비 위원 10여명만 남고, 80명이 산행을 했습니다.
잠깐 산행에 앞서 산행코스를 살펴볼까요?
◎ 선암폭포 → 매월대 → 삼각봉 → 헬 기장 → 정상 → 계곡 → 임꺽정 세트장→ 주차장
복계산을 작년에 이어 두 번째 오면서, 가장 보고 싶은 사람, 아니 사람이 아니라, 개 입니다. 복계산 초입의 가계에서 키우는 애꾸눈 진돗개인데, 산행에 따라 나서서 등산객들을 앞에서 안내해 주는 영리한 개로 텔레비전에도 소개 되었던 유명한 개 입니다. 작년에 정이 들어 보고 싶은데, 어쩐 일인지 그 개가 보이지 않았습니다. 궁금하기는 하지만 하산하면 알 수 있겠지! 생각하고 선두그룹에서 산행을 시작했습니다. 다른곳은 밤꽃이 지은 지가 오래 되었는데, 복계산에는 밤꽃이 한참 향기를 그윽하게 풍기고 있었습니다.
밤꽃 향기에 취해 10:40, 선암폭포에 도착하니 높은 절벽에 장쾌하게 흐르는 폭포수가 가히 장관입니다. 폭포 밑에 서니 가슴속까지 시원하고, 조금 과장하여 10년묵은 체중이 내려갔습니다! (^o^)
10:50, 가파른 고개를 숨을 헐떡 거리며 올라가니 앙증맞은 다람쥐들 서너 마리가 소풍을 나왔는지 즐겁게 뛰어 놀고 있었습니다. 울울창창 우거진 원시림 숲 을지나 11:20, 매월대에 도착, 595m에 위치한 높이 40m의 깎아 세운 듯한 층층 절벽인데 매월당 김시습을 비롯한 아홉 명의 선비가 매월대 에서 바둑판을 새겨 놓고 바둑을 두며, 단종의 복위를 도모했다고 전해집니다.
11:30.삼각봉을 지나 헬기장에 도착후 잠시 휴식을 취한 후, 비 오듯 흐르는 땀을 닦으며, 노송과 암봉이 어우러진 곳을 지나, 선두 그룹 5명은 12:00, 복계산 정상에 도착, 철원군에서 세운 하얀 표지석에는 복계산 1,057m라고 새겨져 있습니다. 산행을 하기 전에 잘아 는 지인 한데 12:00면 무조건 정상을 도착할 수 있으니 전화를 하라고 했더니, 정확하게 12:00에 제 휴대폰이 울렸습니다(^_^) 산 정상에서 받는 전화는 또 다른 색다운 맛을 느끼게 합니다.
복계산은 비무장 지대와 가장 근접한 최북단의 산으로 대성산(1,175m)이 눈앞에 펼쳐지고, 북녘의 산하가 아스라하게 조망됩니다. 남쪽으로는 복주산 (강원도 화천 1,152m), 국망봉( 경기도 포천 1,168m), 화악산( 경기도 가평 1,468m)이 펼쳐지고...복계산 정상에 서니 마치 산의 나라에 온 것 같습니다. 올망졸망한 봉우리들이 누가 키가 더 크나 키재기 하듯이 하늘을 향해 불쑥, 불쑥 솟아 있습니다. 오가피주로 정상주를 한잔 마신 후 12:30, 하산, 하산 길은 다래넝클과 이름 모를 수목들이 얼마나 우거졌는지 하늘을 가려 정글 속을 거니는 것 같았습니다.
철쭉 군락지에 오니 철쭉이 연분홍 화려한 시절을 회상하며 조용히 미소를 띄고 있고.하늘말나리가 청초한 모습으로 산꾼들을 반겨 주었습니다.
하산 길은 상당히 가파른 길이 많았는 데 아가씨 같기도 하고, 아줌마 같기도 한 분이 쏜 살 같이 가로질러 뛰어 가는데, 비호같이 잽싸고 빨랐습니다.
사나이 자존심이 있지, 저도, 죽으라고 뛰어 갔는 데 아무리 뛰어도 그분을 따라 갈 수가 없었습니다. 제가 뛰어 가니까 뒤에 있는 몇 분도 덩달아 뜀박질을 하시며, 어디 호떡집에 불이 났나? 왜! 그렇게 뛰나고 했습니다(^O^) 흐르는 땀을 닦으며 13:30, 맑은 옥류가 흐르는 계곡에 도착, 계곡에 발을 담그며 세수를 하니 시원하고 피로가 확 풀렸습니다. 저보다 한참 연배로 보이는 남자 분들 몇 분은 계곡 상류 쪽으로 가더니 아예 벌거숭이가 되어 물 속으로 첨벙 뛰어 들고,저도 뛰어 들었냐고요?
에이,남사스럽게 양반 체통이 있지(^*^)
계곡에 물이 워낙 청아하니 송사리가 즐겁게 노래하고, 바위를 들추어보니 가재들이 춤을 추며, 여유 있게 망중한을 즐기고 있습니다. 산새같이 훨훨 자유자제로 나르는 여자분께 도대체 나이가 몇 살이고, 등산은 몇 년 했는데, 그렇게 날라 다니냐고 물어 보니, 나이는 35세이고, 초등학교 3학년때 부터 산행을 시작하였다고 하면서 웃었습니다. 오매, 기죽어,
하긴 저도 초등학교 5학년때 덕유산 정상에 올라갔습니다(^o^)
계곡에서 휴식을 취하고, 복계산 입구에 도착하니 14:00가 조금 넘었습니다. 백숙으로 맛있게 점심 식사를 한후, 1996년 SBS특집으로 한참 인기를 끌던, 임꺽정 연속극 오픈 세트를 구경했는데, 초가집, 너와집,지개등, 모든 모습이 마치 타임 머신을 타고 조선 시대로 되돌아간 느낌입니다. 또한, 뜰 앞에 예쁘게 미소짓는 봉숭아, 백일홍, 그리고 접시꽃이 너무 보기 좋았고.....
참! 서두에 이야기했던 진돗개는 가계 주인한테 물어보니 4개월 전에 어떤 몰지각 한 인간이 차에다 싣고 가져갔다고 합니다.그말을 들으니 무척 서운했습니다.
첫댓글 운산님의 산행기를 읽으면 저도 같이 산행을 한 느낌이 듭니다. 잘보았습니다.오늘도 즐겁고 보람있는 하루가 되시길 빕니다.
오늘도 이 산속에 빨려 들었답니다 부러워요 언제나 나도 운산님 처럼.......좋은날 행복하세요
생생한 산행기 잘 감상 했습니다^*^
늘...신비로운 자연의 품에 안겼다 오시는운산님 넘 부럽습니다..그리고 장장한 언어들로 표현 하심에 감탄~~~합니다....^^*
잘보고 갑니다 운산님,언제나 행복하시길...
손가락 아프시겠당 ^^* 생생하고 정성스러운 산행기 잘 읽었습니다 어떻게 다 기억을 하시는지 놀랍습니다 ^^* 글구 안내견 진돗개의 행방이 너무 궁금 해요 ...에구 불쌍해라 ~~ 늘 언제나 건강하시구여 행복 하소서 !
가지않아도 온산의 정기와 계곡의 시원함과 정상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느껴지는듯합니다...잘읽고갑니다..저도 한번 데려가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