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전역에 신종 로또 복권단말기가 깔린 곳은 모두 4000곳. 그 중에서 타이페이시 중경남로 상가내 장문신씨의 판매점은 대만에서 유명하다. 수많은 판매점 중 최고의 판매 실적을 올려 장씨는 일약 유명인사가 되었다.
“복권 팔기에도 눈코 뜰새 없이 바쁘지만 신문 잡이에 인터뷰하기도 바쁩니다. 작년까지만해도 의류장사가 잘 안돼 다른 직종으로 바꿀까 생각했는데 올초 로또 단말기를 들여놓으면서 상황이 180도 바뀌었어요.”
장씨의 판매점은 일단 목이 좋다. 타이페이 기차역이 연결되는 지하상가로 내왕인구가 하루 수만명을 넘는다. 7,8평 규모의 의류판매점 매장의 30% 면적을 복권코너로 만들었는데 현재 일일 매출액이 2000만원. 8%의 수수료 수입만 해도 하루 160만원이다. 처음엔 혼자서 담당하다가 이젠 복권판매를 전담하는 판매보조원을 2명이나 고용했다.
대만에서는 온라인 복권 로또를 컴퓨터 단말기를 이용한 복권이라해서 ‘電腦彩券’이라 부른다. 사행적인 놀이를 즐기는 중국인들이 이 신종 복권에 보여준 반응은 한마디로 대단했다. 발매 즉시 대히트를 기록했다. 올해 1월 16일 대만 최대은행 타이페이 은행에 의해 발매가 시작돼 즉석식과 함께 두 종류만 발행하고 있다. 판매 비중은 로또가 75%, 즉석식 복권이 25%로 약 3:1의 비중. 전국의 판매점 수는 로또가 4000곳에 달하며 즉석식 판매점은 이보다 많은 1만 여곳 정도.
1인당 로또 복권 구입량은 대부분 3~4매(1매당 5게임)이상이며 많은 경우 수십매씩 구입하는 사람도 허다하다. 미국의 경우처럼 당첨금이 시시각각 상승하는 추첨이 임박할 시간일수록 판매점 앞 대기고객은 급격히 증가하며 구매자는 회사원, 주부, 자영업자, 일용직 근로자 등 남녀, 직업불문하고 모든 계층의 사람들이 구매를 하고 있을 정도로 대중화되고 있다.
대만로또의 게임 형태는 6/42게임이며 주2회(매주 화요일, 금요일)추첨이 진행된다. 42개의 숫자중에 고른 6개 숫자(6/42)가 모두 맞으면 1등(잭팟)이며 42개중 5개가 맞고 보너스 숫자 1개(5/42+1/42)가 맞으면 2등, 42개중 5개가 맞으면 3등이다. 추첨은 매주 2회 화요일, 금요일저녁 8시에 TV생방송 추첨쇼를 통해 이뤄진다. 방송매체는 엔터테인먼트 채널인 파워TV(채널 41)이며 케이블 TV망과 전국 네트워크를 이용해 방송된다. 지난 1회 추첨때에는 운영주체인 타이페이 은행 총재가 직접 추첨쇼에 출연해 행운의 1등 추첨을 진행하기도 했다.
초기 발매 당시 로또 구입용지(OMR카드) 1매에는 1게임만 할 수 있게 했으나 소비자들이 금방 익숙해지자 현재는 5게임을 할 수 있게 모두 바꾸었다.
로또 복권의 1매의 가격은 대만달러 50원(NT$, 약 1900원)이며 등위별 당첨금은 최하위당첨인 5등 당첨금을 뺀 금액을 100%로 했을 때 1등에게 38%, 2등에게 12%, 3등 15%, 4등 35%가 각각 돌아간다.
당첨금에 대한 세금은 대만달러 2000원(약 7만6000원) 초과 당첨시 당첨금액의 20%를 원천과세를 하고 있다. 당첨금의 교환은 대만달러 1000원(약 3만8000원)이하는 일선 판매점에서 가능하고 대만달러 1000만원 이하는 타이페이 은행 지점 및 위탁금융기관에서, 1000만 대만원 이상은 타이페이은행 건성지점 한곳에서만 교환 가능하다.
1등 당첨금은 처음부터 상한금액 제한을 하지 않았고, 최소당첨금도 별도로 정하지 않았으나 초기 발매시 가능한 판매예상치를 감안해 대만달러 4000만원(약 15억 2000만원)으로 설정했다. 그러나 실제 판매액이 예상을 훨씬 상회, 1등 당첨금은 51억원까지 치솟아 기우였음이 드러났다. 첫 회차 1등은 아무도 당첨번호를 맞히지 못해 2회차로 이월됐다.
로또 도입 당시 발행주체인 타이페이 정보의 재무성에서는 매출 1000억원에 이르기까지는 약 6개월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했었다. 그러나 첫회부터 로또 열풍이 불기 시작해 불과 4주째에는 1482억원의 매출을 기록할 만큼 급성장세를 보였다. 이 때문에 정부에서는 과열현상을 막기 위해 광고를 규제하는 등 억제책을 쓰기도 했다. 재무성에서는 로또 매출치가 당초 목표를 30% 이상 초과하고 있다며 이런 추세라면 연간 5조~7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대만의 로또 판매점은 입간판, 현수막 등 POS물을 최대한 사용함으로써 광고효과를 극대화 하고 있는 점이 공통적이다 판매점은 일정한 형태가 없이 편의점, 옷가게, 수공예점, 간이식당, 잡화점 등 다양한 업종이 기존 점포에 판매대 및 단말기를 설치, 영업하는 사례가 일반적이며 기 업종 가운데서 아예 복권만 취급하도록 전업하는 경우도 상당수다.
주된 POS물로 타원형 네온사인 표지판, 깃발형 배너, 현수막, 간판, 점멸등 입간판과 1등 상금 및 당첨번호 표시판 등을 설치해 일반 소비자의 눈길을 끌고 있으며 각 판매대의 비치대에는 로또 게임방법을 설명하는 각종 브로셔와 구입용지, 복권봉투, 스티커가 비치되어 용지 기입, 단말기 사용에 익숙치 않은 구매자들을 위해 편의를 제공하고 있다.
대만에서의 로또 판매점은 법적으로 장애인에게만 허가가 된다. 하지만 단말기 조작 등 기기관리가 불가능한 장애인은 그 권한을 일반인에게 권리 이양을 하거나 위탁 관리를 하기도 한다.
초기 모집 판매인은 총 5000명에게 달했으나 자격요건, 지역안배문제 등으로 2700명만 승인이 났으며 4월말 현재 4000명 선으로 불어났다. 판매인은 소정의 교육을 통해 단말기 사용법을 익혀야하며 기기 고장 발생시 서비스팀과의 핫라인을 통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하지만 조작이 단순해 실제 기기 고장은 거의 없는 편이다.
대부분의 판매점은 소비자의 접근이 편리하고 유동인구가 많은 지역에 위치하고 있으며 판매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9시까지 12시간. 판매인 수수료는 8%로 미국 등 선진국에 비해서는 많은편.
로또 판매점에서 가장 핵심적인 장비인 단말기 터미날은 비용부담이 없이 무상 제공되며 대신 판매에 따른 예치금만 적립해두면 된다. 일정액 판매대금 정산은 예상 판매량에 대한 사전 보증금을 예치하고 추후 판매량에 따라 부족금액을 충당하되 판매도중 초과금액은 다음날 12시까지 예치하게 하고 있다.
현재 회계정산은 예치금제를 이용하고 있다. 즉 판매인이 일정한 금액을 사업운영기관 관리계좌에 예치하고, 판매액은 실시간으로 계좌에서 운영기관으로 빠져나가게 되어있어 판매인은 예치금 잔액이 ‘제로’가 되지 않도록 일정금액(권장금액1200만원)을 유지해야 하며 잔액 ‘제로’시 판매가 중단된다.
로또 판매에 따른 판매인 수수료도 이 구좌로 실시간 송금되며 단말기를 통해 예치금 잔액이 항상 조회가 된다.
로또 발매 초기부터 일정기간 동안은 TV와 신문, 잡지에서는 로또에 대한 홍보기사, 흥미유발 기사가 거의 매일 게재되거나 전파를 타고 있다. 잭팟에 터뜨려 수십억원의 횡재를 한 당첨자의 사연, 복권판매점 앞에서 로또 복권을 사기 위해 장사진을 이루고 있는 사진들. 신문, 잡지 가판대에는 당첨운세를 점치는 각종 인쇄물들도 여러 종류가 꽂혀져 있다.
운영기관 자체적으로 복권 판매증대를 위한 공익성 홍보에도 힘을 기울이고 있다. 즉 복권 수익금이 실제로 어떤 분야에서 쓰이고 있는지 활용사례 등 복권의 공공성 홍보와 함께 온라인 단말기를 이용한 현대식 복권시스템에 대한 이해를 돕는 다양한 홍보자료의 제작 배포를 통해 보다 많은 계층에서 복권구매가 이뤄지도록 유도하며 대중적인 호응을 얻기 쉬운 각종 이벤트도 병행하고 있다.
광고?홍보는 시스템 사업자인 LTSC에서 연간 계획을 수립하면 타이페이 은행이 이를 승인하는 방식으로 집행하며 광고예산 규모는 매출액의 0.5%~1%선에서 이뤄지고 있다.
발매 초기부터 로또 복권시장 과열로 매스컴에서 우려의 목소리를 내기 시작하자 정부에서는 최근 과열현상을 억누르고 지나친 구매욕구를 자제시키기 위해 로또 광고를 잠정 중단하게 하고 있다.
또 다른 방편으로 복권 추첨일 조정도 고려하고 있다. 소관부처인 재무성은 현재 평일인 화요일과 금요일로 되어 있는 로또 복권 추첨을 수요일과 토요일로 바꾸기로 했는데 이는 업무 시간 중에 밖으로 나와 로또 복권 구매를 위해 장시간 줄을 서는 사람이 늘어난데 따른 것이다. 또 새로 인쇄하는 구입용지에 경고문구를 삽입해 지나친 구매 억제를 유도하기로 했다.
대신 온라인 복권의 낮은 당첨확률을 부각시켜 구매 열풍을 진정시키는 한편 복권의 사회복지 기금조성 측면을 강조할 것을 운영기관에 요구하고 있다.
로또 출시로 긍정적인 면도 있다. 로또 복권 출시에 영향을 받아 불법 도박이 크게 줄어드는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나기도 했다. 특히 대만에는 불법도박이 성행하고 있는데 거액의 당첨자가 탄생하는 로또복권이 성행하자 불법도박 이용 고객들이 로또를 구입하기 위해 발길을 돌리고 있다는 것.
이 때문에 파산 상태에 이를 한 불법도박 시설 운영업자가 TV추첨을 하는 방송사를 폭파시키겠다는 위협을 가해 경찰들이 방송사 주위를 삼엄하게 경비하는 가운데 추첨이 진행되는 해프닝이 벌어지기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