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활동을 통해 대중들에게 한층 더 가깝게 다가온 로열 파이럿츠(Royal Pirates). 그들은 현실을 탓하며 안주하지 않고 자신들의 음악을 들려주기 위해 자신들만의 방식으로 활동하고 있다. 그동안 조금 지쳐있었던 이들이지만 다시 한 번 음악으로 초심을 되찾았고, 새롭게 시작할 힘을 얻었다. 대화하면 할수록 다양한 매력으로, 하나처럼 보이는 여럿이 아닌 멤버 각각이 선명하게 보인다. 조금 다른 밴드에 목말라 있던 대중은 행운을 잡은 것이다.
취재 한은정 | 사진 김일권
> 두 번째 EP 음반을 내고 열심히 활동 중이다. 스케줄이 바빠서 힘들겠다
문 정신적으로는 즐겁고 기쁜데 잠을 좀 못자니까 조금 힘든 것 같다.
수윤 너무 재밌고 즐겁게 활동하고 있다. 나랑 제임스는 그래도 노래를 안 부르니까 괜찮은데 문 형은 목 관리가 힘들 것 같다.
> 이번 앨범은 어떤 얘기를 담고 있나
수윤 주제가 사랑이다. 처음부터 그렇게 의도한 건 아니었고. 멤버들이 쓴 곡들로 구성했는데 수록해놓고 보니까 공통적으로 사랑얘기를 하고 있더라. 다양한 종류의 사랑, 1번 트랙은 풋풋하고 막 시작한 사랑, 2번 트랙은 저돌적이고 당돌한 유혹하는 사랑, 그리고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자기애적인 사랑도 있고, 사랑에 실패해서 후회하는 그런 내용도 있고, 그런데 장르는 모두 다르다. 조금 더 록 적인 부분도 있고 록발라드도 있고 댄스, 팝적인 요소도 있다.
> 어떻게 다 사랑얘기를 하게 됐을까
문 많은 작곡가들이 사랑에 대해 쓰지 않나. 사람은 항상 사랑을 가지고 살아가고, 또 그것을 필요로 한다. 뭔가 특별한 주제가 아닌 이상 제일 감성을 건드리는 게 사랑인 것 같다.
수윤 20대 중반이다 보니까 아무래도 사랑에 관심이 많다.
> 멤버 모두 작사, 작곡에 참여했는데 특별히 수윤 씨의 곡이 타이틀로 정해진 이유는
수윤 우선 두 친구들은 해외에 가있어서 내가 그나마 집중해서 곡을 쓸 수 있었다. 일단 처음 쓸 때부터 타이틀로 생각하고 썼다. 우리 밴드의 타이틀곡에 필요한 요소들이 무엇인지 고민했다. 방송을 해야 많이 알려지고 알려지면 알려질수록 라이브 무대에도 많이 설 수 있다. 공연도 많이 하고, 방송할 것도 생각해서 쉽게 따라 부를 수 있고 쉽게 이해하고 호흡할 수 있는 노래를 만들려고 했다. 보컬이 노래를 부르니까, 문 형의 캐릭터와 맞아야했다. <도시의 법칙>의 플레이보이 캐릭터 같은 가사도 쓰고 그 애티튜드에 어울리는 분위기로. 사실 6~7월쯤 여름에 나오려고 했다. 그래서 좀 더 신나고 밝은 경쾌한 사운드를 많이 넣었는데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하게 되면서 7~8월 예능 때문에 해외에 갔다 오고 그러다보니 발표 시기가 늦어졌다.
> 반응은 좋은 것 같나
수윤 약간 호불호가 갈린다. 한국에서 데뷔하기 전부터 우리를 좋아해주던 분들은 록 적인 요소가 많이 없어져서 아쉬워하기도 하고, 새로운 어린 팬들과 대중 분들은 좀 더 좋아해주시는 것 같다.
> 로열 파이럿츠 팀명이 문득 궁금해졌다
문 사실 우리가 뜻을 생각하고 만든 건 아니다. 그땐 제임스가 합류하기 전인데 수윤이가 우리 집에서 자다가 같이 밴드명을 만들자는 얘기가 나왔다. 수윤이가 로열이란 단어가 좋다 했다. 나는 그때 <캐리비안의 해적>을 되게 좋아하던 때였다. 조니 뎁 팬이었는데. 그래서 나는 파이럿츠가 좋다 그랬다. 다른 거 다 조합해보다가 로열 파이럿츠가 가장 좋은 것 같아서 그렇게 결정했다.
수윤 로열 닌자도 있고 그랬다.
문 로열 엠파이어도 있었고.(웃음) 의미는 그 후에 부여했다. 꿈보다 해몽이라고. 우리 음악이나 캐릭터가 로열한 클래식하면서 고급스러운 것도 가져가지만 파이럿츠의 거침없고 자유분방한 그 두 느낌을 같이 가져가자, 두 느낌을 살리는 밴드가 되자, 그런 의미를 부여했다.
수윤 처음 한국에서 데뷔할 때 이름이 너무 어려워서 바꿀까 고민도 했는데 이때까지 3년 정도 이 이름으로 활동했으니 그냥 그대로 쓰는 걸로 했다.
제임스 합류하기 전에 만들어서 내 의견은 하나도 없다. 하지만 이 팀명을 사랑한다.
문 발음하기 힘들면 줄여서 ‘알피’라고 불러주시면 된다.
> 멤버들끼리 있을 때는 영어로 말하나? 그게 더 편할 것 같다
문 제임스랑 있을 때는 셋이 영어로 하고, 수윤이와 둘이 있을 때는 한국말로 한다.
> 미국이 그리울 때도 있을 것 같다. 계속 거기서 살다가 왔으니깐
제임스 가끔씩 음식과 친구들이 그립지만 제일 보고 싶은 것은 부모님, 가족! 가족들이 다 한국 왔으면 좋을 것 같다.
문 다행히 수윤이와 우리 부모님은 다 한국에 오셨다.
> 그래도 제임스는 데뷔 초에 비하면 한국어가 많이 늘지 않았나
수윤 엄청 많이 늘었다. 거의 소통이 안됐었는데.
문 성인이 된 후에 배우는 게 쉽지 않더라.
제임스 공부도 열심히 했다. 한국어 하면 자꾸 놀린다.
문 원래 영어할 땐 되게 멋있는데 한국말하면 굉장히 귀여워진다.
제임스 말하고 싶은 것 다 할 수가 없다. 그래서 답답하고 이해 안가는 상황도 있고 그렇지만 조금씩 늘고 있어서 다행이다.
> 일하기 바쁠텐데 한국 관광은 해봤는지
문 많이는 못하고 거의 서울에서만 있었다. 한국에 다른 어떤 곳이 있는지 가보고 싶다.
제임스 부산 너무 가보고 싶다. 미국에서 수구 선수였다. 그래서 바다를 자주 갔는데 한국 오니까 바다 안간지 3년 정도 된 것 같다. 바다냄새를 까먹었다. 그런데 <정글의 법칙>가니까 바닷가 밖에 없더라.(웃음)
> 일본 공연 중 참여한 아이스 버킷 챌린지에서 한국·중국·일본의 지도자들을 지명했다
문 우리가 아는 연예인 친구들은 다 했더라. 일단 우리가 동북아시아고, 다함께 교류하고 화합하고 친하게 지내야하니까 이런 좋은 일을 같은 목적으로 하는 모습이 보기 좋을 것 같았다. 굉장히 좋은 일이고 이거 하면 되게 재밌겠다 싶었는데. 물론 바쁘시고 여러 가지 상황이 안 될 수도 있지만 하게 되면 사람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는 좋은 취지라고 생각해서 지목했다.
수윤 때마침 우리가 일본에 있었고 이탈리아 총리도 했고 뉴욕 대통령도 했으니 할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일본이랑 중국에서도 기사가 났더라.
문 젊을 땐 패기가 있어야 한다.(웃음)
> 최근 예능프로그램 등 방송활동을 했는데 소감이 어땠는지. 다시 기회가 온다면 어떤 프로그램에 출연하고 싶나
문 데뷔 200일 밖에 안됐을 때 <도시의 법칙>에 캐스팅 됐다. 진짜 갓 데뷔한 신인인데 공중파 예능에 출연하다니 너무 감사한 일이었다. 그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잘 해야겠다는 다짐을 하고 갔고 완벽하게 만족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내 몫을 어느 정도는, 도움을 드리고 온 것 같아 다행이라 생각한다. 거기서 제작진분들과 <도시의 법칙> 가족들, 사람들과 인연을 만난 게 가장 크게 얻은 것 같다. 또 하나 얻은 것은 굉장한 휴식이 됐다는 것. 한국에서 1~2년 동안 계속 반복되는 생활을 해야 했다. 내 성격이 시간에 속박되고 이런 걸 싫어해서 멘붕이 오는 상태였는데 기회가 생겨서 새로운 사람들과 떠나고 경험을 한 게 힐링이 됐다. 한국 와서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욕심나는 프로그램도 많다. 일단 토크쇼도 나가고 싶고 내가 말을 조금 잘하는 것 같다.(웃음) <무한도전> 가요제도 나가고 싶고,
‘무도’ 멤버들과 콜라보레이션 하고 싶다. <우리 결혼했어요>도 재밌을 것 같다.
수윤 나도 <우리 결혼했어요> 하고 싶고 케이블에도 좋은 프로그램이 많으니깐. 또 <정글의 법칙>도 자연, 동물을 좋아해서 관심 간다. 온스타일 같은 채널의 스타일을 다루는 방송도 재밌을 것 같다.
제임스 <정글의 법칙> 한번 가면 다들 도움 많이 될 것 같다. 상상하는 것보다 훨씬 더 고생할거다. 진짜 상상할 수 없다. 얼마나 힘든지. 정글 갔을 때 되게 신기한 느낌이었다. 자기 자신을 찾고 자신감이 생겼다. 정글 다녀와서 시야도 많이 넓어졌다. 한국어도 많이 배웠고, 한 번 더 가자하면 바로 갈 것 같다.
> 버스킹도 한다고 들었는데
문 이번에 처음 해봤다. 항상 하고 싶었는데 초반에는 일단 우리 곡도 많이 없어서 못하다가 ‘서울 촌놈’ 노래가 나오면서 서울에서 버스킹을 했다. 게릴라식으로 준비하고 장소 섭외도 안하고 가서 팬들한테 공지하면 거기로 모이고 그런 식으로 했다. 좌충우돌 에피소드도 많고 즉흥적으로 즐거운 버스킹이었다.
> 버스킹을 하고 싶었던 특별한 이유는
수윤 일단 한국에 밴드들이 설 무대도 많이 없고 그러다보니 팬들과 얼굴 마주 볼일이 거의 없더라. 그래서 우리가 그런 기회를 마련해보자. 음악도 더 들려드리고 팬들도 직접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직접 만들어보자 해서 하게 됐다. 사실 얼마나 올까 걱정 많이 했다. 2~30명 오실까 했는데 100명 넘게 오셔서 너무 즐겁게 공연했다. 끝나고 나니 뿌듯하고 하기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문 예전에는 공연하기 전 걱정이 많이 됐다. 불안하고. 이제는 빨리 보여드리고 싶다. 우리가 즐기는 모습! 자신감이 많이 생긴 것 같다. 버스킹을 자주 하고 싶은데 어떤 공연은 팬 분들이 300명 거의 500명이 와서 통제가 안 될 정도였다. 이제는 섭외를 해서 야외공연 식으로 해야 할 거 같다.
수윤 지방 2번까지 합하면 7번을 했다. 일주일에 두어 번씩 하다보니 항상 같은 세트리스트, 같은 곡을 들려드려야 했다. 앞으로는 준비할 시간이 좀 필요할 것 같다. 새로운 곡들로 준비해서 좋은 모습 보여드려야 할 거 같다.
문 그런 게릴라 버스킹을 한다면 공지 하나도 안 하고 우리끼리 가서 연주하는 게 좋을 것 같다.
> 음악을 만들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점이 있다면
문 솔직함, 진심이 담긴 곡, 전달하고자 하는 바가 정확히 확실한 곡. 로맨틱한 곡이면 로맨틱해야. 전달하는 게 불확실하면 들었을 때 와 닿지가 않더라.
수윤 콘셉트와 분위기, 내가 들었을 때 좋은 곡, 대중들이 좋아할 거니까 나도 좋아 이게 아니라 내가 좋으니까 대중들도 좋아할거야 이런 마인드.
제임스 메시지가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문 어떤 곡 들어보면 퀼리티가 참 좋은데 가사를 맛있는 말로 꾸며낸 게 있다. 사실 나도 예전에 그렇게 많이 썼다. 멋있어 보이는 단어, 문장을 조합해서 만들고. 지금은 조금 투박하더라도 그대로의 가사, 멋진 말로 포장 안 해도 있는 그대로의 마음을 전하는 게 오히려 더 세련되고 좋더라.
> 공감을 주는 가사를 찾기 위해, 영감을 얻기 위해 따로 노력하는 게 있는지
문 마음을 많이 여는 편이다. 새로운 게 다가오면 막기보다 다양한 경험을 해보려 한다. 거기에서 오는 영감이 많은 것 같다. 상처받았다고 자신을 닫아버리는 게 아닌 상처를 통해 내가 성장하고 배우며 더욱 성숙해지고 감성이 풍부해진다.
제임스 어떤 걸 느낄 때 바로 적는 게 중요하다. 녹음을 하던지, 그 순간의 감정을 잊으면 안 된다. 바로 하는 게 중요한데 쉽지 않다.
수윤 다양한 경험을 쌓기 위해 노력했다. 그 경험을 토대로 곡을 많이 쓴다.
> 여러 공연을 하면서 가장 잊을 수 없었던 최고의 순간, 최고의 무대는
제임스 ‘시티브레이크’ 공연을 하면서 다시 태어난 느낌이었다. 그전엔 내가 나 자신을 잊은 느낌이었다. 한국에 와서 성공할 수 있을까, 연예인으로 잘 할 수 있을까, 계속 다른 연예인과 비교하고 있었다. 근데 ‘시티브레이크’ 하기 전에 <정글의 법칙> 다녀와서 수윤이와 많은 얘기를 했다. 우리가 진짜 잘하는 것에 집중하자, 음악에 집중하고 비교하는 것보다 우리가 최선을 다할 수 있는 일을 열심히 하다보면 성공할 수 있는 기회 생길거다, 그런 얘기들을 했었다. 그 후 ‘시티 브레이크’ 공연을 했다. 우리 팀이 이른 시각에 공연을 했는데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와주셨고 무대 위에 있을 때 내가 하늘을 나는 기분이었다. ‘아 내가 어렸을 때 이것 때문에 한국에 왔구나’ 그런 생각을 했다.
수윤 우리가 공연할 때 팬분들이 춤춰주고 이름 불러주고 우리가 작곡한 노래를 따라 불러줄 때 제일 희열을 느낀다.
문 버스킹 처음 했을 때 한강에서 시작했다. 그날 비가 오다가 안 오다가 우리가 공연할 때 딱 그쳤다. 햇빛도 있고 비온 직후라 무지개도 떴다. 또 해질 시간이라 석양도 아름다웠는데 그때 앉아서 다 같이 노래를 따라 부르고 분위기가 무르익는데 너무 아름다운 공연이었다. 또 ‘시티브레이크’도 기억에 남는다. ‘시티브레이크’는 우리가 즐기고 있다는 느낌, 한강은 팬 분들과 같이 무르익었던 공연.
> 밴드로서 꼭 한번 서고 싶은 꿈의 무대가 있나
문 올림픽 주경기장에서 공연 하고 싶다. 거기를 한국 팬 분들로 꽉 채우고 싶다. 국민적인 밴드가 되고 싶다. 해외에도 진출하고 싶지만 우선 한국에서 우리 음악을 먼저 인정받고 싶다.
수윤 ‘시티브레이크’ 할 때 마룬파이브 무대를 봤다. 월드컵경기장에서 했는데 우리도 월드컵경기장에서 우리 팬으로 꽉 채우고 공연 하고 싶다. 마룬파이브 무대 보면서 초심을 찾았다. 그런 희열을 느낀 게 고등학교 이후로 처음인 것 같다.
> 대중음악을 만드는 사람으로서 우리나라의 대중가요 전망은 어떻게 보나? 밴드로서 느끼는 바가 많을 것 같은데
수윤 솔직히 말해서 암울하다. 아직까지는 다양한 장르들이 다 비주류로 속해있고.
문 인스턴트 음악이 너무 많지만 그 속에서 또 희망이 있는 게 TV 보면 재능 있는 분들이 너무 많다. 우리나라는 자원도 없고 지금까지 클 수 있었던 건 사람 덕분이다. 뛰어난 사람들이 너무 많은데 그 사람들을 사회적으로나 국가적으로 서포터해주고 그런 사람들이 탤런트(talent)를 찾고 개발할 수 있는 시스템이 생긴다면 한국은 미국 팝 시장보다 더 크게 클 수 있는 가능성 있는 나라다. 일단 가무를 좋아하고 노래 잘하는 사람이 너무 많다. 그중에서도 독특한 색깔을 가지고 있는 사람도 분명 있고 그래서 그런 것만 잘 개발한다면 한국 가요계가 빛을 발하지 않을까.
수윤 아이돌 음악들도 너무 발전해서 좋은 곡들이 많다. 예전에는 무시했던 경우도 많은데 지금은 아무리 인스턴트지만 맛있는 인스턴트라고 해야 하나. 그런데 아무래도 비주류 음악 하는 분들이 똑똑해질 필요가 있는 것 같다. 한국 음악시장을 탓하기 보다는 우리들이 하는 것처럼… 우리도 비주류라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있다. 우리만의 무대도 우리가 알아서 만들어내고 좀 더 똑똑하게 우리만의 음악을 추구하면서 비주류 음악을 주류로 만들려는 노력을 해야 할 거 같다.
> 어떤 밴드들을 동경했나
문 지금 지구 최고의 밴드는 콜드플레이와 마룬파이브다. 음악적으로나 대중적으로 생각했을 때 그 두 밴드가 지구 최고의 밴드다. 그래서 항상 동경하고 있다.
제임스 개인적으로는 다프트 펑크 존경하고, 요즘 ‘레이지 어게인스트 더 머신’도 다시 듣고 있는데 제일 중요한 것은
‘레이지 어게인스트 더 머신’은 메시지가 확실하니까 언제든지 잘 들을 수 있는 것 같다. 우리도 그런 음악을 하고 싶다.
문 사실 ‘레이지 어게인스트 더 머신’을 너무 좋아하지만 우리가 그렇게 되지는 않을 것 같다. 그 사람들은 사회에 대한 화가 너무 많은 사람들이다. 우리는 우리의 감성을 가지는 거다. 하지만 그렇게 확실한 메시지를 가진 밴드는 되고 싶다.
수윤 나도 그런 음악들 좋아하는데 시기가 있는 것 같다. 지금 ‘레이지 어게인스트 더 머신’ 같은 밴드가 나온다면 잘될 수 없을지도 모른다. 시대의 흐름을 잘 타는 밴드가 되고 싶고 대중들이 공감할 수 있는 밴드가 되고 싶다.
같이 콜라보레이션 하고 싶은 뮤지션이 있다면
문 아이유.
수윤 래퍼? 지 드래곤.
문 ‘레이지 어게인스트 더 머신’ 같은 강한 음악을 프로젝트 앨범처럼 해보고 싶긴 하다. 래퍼 분이 랩을 강하게 하고 우리는 연출만 하는 거다.
> 앞으로 해보고 싶은 음악이 있다면
문 어제 얘기 했던 건데 비틀즈는 블랙 앨범, 화이트 앨범이 있다. 우린 로열 앨범, 파이럿츠 앨범을 하나씩 만드는 거다. 로열 앨범은 우리의 감성을 담고 파이럿츠는 거침없는 면을 담아서 콘셉트 앨범처럼 발매해도 좋을 것 같다.
제임스 이거 비밀이다.(웃음)
수윤 아니다. 잡지에 써주면 이게 현실화 되지 않을까.
문 말에는 힘이 있으니까.
> 음악 외적인 부분에서 관심 가는 분야는
문 <삼국지>, 영화광이다. <삼국지>를 연구하는 게 재밌다. 역사를 배경으로 한 소설인데 진짜 역사는 어떻게 써 있나 읽어보고, 다른 사람들이 커뮤니티에서 써놓은 생각들을 읽고 토론하는 것도 재밌고.
> 최근에 재미있게 본 영화는
문 <비긴 어게인> 너무 재밌지 않나. 내 인생의 영화가 됐다.(에디터와 한참을 <비긴 어게인> 얘기를 한 문은 인상적이었던 장면들을 하나하나 설명해주기까지 했다) 내 인생의 영화가 <비긴 어게인>, <다크 나이트>다. <다크 나이트>는 열 번 봤을 정도다. 볼 때마다 좋다.
제임스 크리스찬 베일 연기 너무 잘한다.(<다크 나이트> 영화 속 장면을 직접 시범해주기도 하는 제임스)
수윤 나는 옷 입는 거 좋아하고, 애니메이션 <원피스>에 빠져있다. 순수하고 철학적인 면도 담겨있고, 그래서 일본어도 빨리 배우고 싶다. 더 잘 이해하기 위해서.
문 만화가 굉장히 비현실적인 전개로 사람의 순수함을 건드린다고 생각한다. <슬램덩크>도 볼 때마다 가슴이 불탄다. 열정이 생기고 눈물 난다. 실제로 누가 게임을 하다가 “왼손은 거들 뿐” 이 얘기를 하겠나. 근데 만화라서 가능하다. 극적인 순간에 그런 대사를 할 수 있는 건 만화 뿐이다.
제임스 운동에 빠져있다. 요즘 시간이 없어서 힘들긴 한데 약간 운동 중독이다. 운동을 못하면 스트레스 받는다.
** 더 자세한 인터뷰 내용과 풍성한 사진이 <스타에이지> 10월호에 담겨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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